기계식 키보드, 그것도 숫자키패드가 빠진 텐키리스 디자인은 보통 베이지 컬러를 떠올리지만, 앱코의 게이밍 기어 브랜드 콕스(COX)에서 출시한 CK87 PBT 션샤인 그라데이션 키보드(이하 CK87 PBT SUNSHINE GD)를 보고 있으면 마치 여름 휴가라도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6가지 컬러 키캡이라는 디자인 요소 하나만 가지고 매력을 어필하는 제품도 아니다. 많은 사용자들에게 검증된 게이트론 스위치를 탑재하고 JWK 소켓으로 스위치 자가 교체도 가능하며, 오래 사용해도 각인이 지워지지 않는 내구성 강한 PBT 키캡을 적용했다.
또한 1,000Hz의 빠른 전송률과 모든 키 무한 동시 입력 가능, 체리식 스테빌라이저 적용, 장시간 사용할 때도 편안한 스텝스컬쳐2, 그리고 어두운 곳에서 은은한 분위기를 내주는 화이트 백라이트까지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의 기본기도 충실히 갖췄다.
■ 그라데이션 컬러가 들어간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
CK87 PBT SUNSHINE GD의 외형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6가지 컬러 키캡으로 만든 그라데이션이다. 과하지 않은 채도의 은은한 컬러 매치를 보면 마치 노을 진 해변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숫자키패드가 빠진 87키 레이아웃으로 깔끔한 디자인에 자리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며, 안티고스팅(Antighosting) 지원으로 모든 키에 대한 완전 무한 동시 입력과 1,000Hz 폴링레이트의 빠른 전송률로 게임 플레이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한다.
CK87 PBT SUNSHINE GD는 키캡 위에 폰트를 인쇄하는 방식이 아닌 화이트 키캡 위로 컬러 키캡이 결합된 이색 사출 PBT 키캡으로 오래 사용해도 각인이 지워지지 않고 오랜 기간 선명하게 유지가 가능하다.
게이트론 기계식 스위치 가운데 황축 리니어 또는 갈축 넌클릭 스위치가 들어가는데, 리뷰 제품에 사용된 황축 리니어 스위치는 적축과 흑축의 중간 정도의 50 GF 키압과 쫄깃한 키감을 제공하며 5천만 회의 스위치 수명과 1ms의 반응속도를 가졌다. 게이트론 축 타이핑을 위한 실리콘 재질 EVA 흡음재를 사용하여 타이밍 소음도 크지 않은 편이다.
특히 키캡 뿐만 아니라 스위치까지 사용자가 자가 교체할 수 있는 JWK 소켓을 더하여 스위치 불량 또는 특정 키만 다른 스위치 옵션으로 변경하고 싶을 때 손쉽게 커스텀이 가능하다. 다만 키캡에 비해 초보자가 스위치 교체시 파손 위험이 크기 때문인지 제품 박스에는 스위치 리무버는 동봉되지 않는다.
백스페이스, 엔터, 시프트 등 일반 키보다 긴 특수 키들은 축이나 키캡의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해 체리식 스테빌라이저를 적용했다. 스페이스 바처럼 좌우 길이가 매우 긴 경우에도 양쪽 끝으로 스테빌라이저를 배치하여 어느 부분을 누르더라도 동일한 키감과 압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라데이션 컬러에 이색 사출된 PBT 키캡의 깔끔한 디자인을 살리기 위해 키보드 전면에는 브랜드 로고나 다른 일체의 글자가 들어가지 않았으며 Caps Lock과 Scroll Lock 상태를 알려주는 LED도 별도 설명 없이 Del 키 아래에 2개의 점처럼 화이트 LED를 넣었다.
평평한 디자인의 일반 키보드는 받침대를 쓰지 않으면 적당한 타이밍 각도를 맞추기 어려운데, CK87 PBT SUNSHINE GD는 키보드 열에 따라 키캡의 높이 및 각도가 달라지는 스텝스컬처2 방식으로 장시간 사용시 피로감을 덜어준다. 물론 키보드 각도 조절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2단계 높이조절 받침대도 달려있다.
FN키와 F1~F12키까지의 조합으로 미디어 기능과 이메일, 계산기, 전체 키 잠금 및 Win 키 잠금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 또한 FN와 방향키 상/하 조합으로 키보드의 화이트 LED 조명도 켜고 끌 수 있다.
■ 손쉬운 키보드 설치 및 관리
CK87 PBT SUNSHINE GD는 USB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유선 키보드지만 본체와 케이블이 분리된 방식이라 설치 및 관리가 편하다.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를 지원하여 USB 포트가 있는 곳이면 별도의 드라이버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하고 키보드 후면에 USB Type-C (USB-C) 포트를 써서 기본 케이블 외에도 다른 USB-C 케이블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제공되는 USB Type-C to A 케이블이 부드러운 패브릭 질감에 1.8m의 넉넉한 길이는 물론 깔끔한 선 정리를 위한 벨크로 타이가 달려있어 굳이 다른 케이블을 사용할 이유는 없을 듯 하다.
키보드 본체 무게는 약 1.1kg에 케이블 포함 1.16kg 정도로 묵직하고 키보드가 쉽게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단 5군데에 미끄럼 방지용 고무패드가 붙어있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받침대는 2단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각각 미끄럼 방지용 고무패드가 달려있어 높이를 조절해도 키보드가 단단히 고정된다.
6가지 그라데이션 키캡 컬러와 황축 키감을 잘 느낄 수 있도록 별도의 키스킨은 제공되지 않으며 항상 키보드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키캡 리무버와 청소용 브러시가 제공된다.
COX CK87 PBT SUNSHINE GD는 앱코로부터 제품 구입일 기준 1년 무상 A/S를 제공하며, 제품 보증서와 함께 A/S 접수증이 포함되어 사용자가 쉽게 A/S를 신청할 수 있다.
■ 은은한 화이트 백라이트로 감성 충전
CK87 PBT SUNSHINE GD에 적용된 백라이트는 어두운 곳에서 키캡의 문자를 표시하거나 메인보드와 연동되는 RGB LED 효과 같은 게이밍 키보드스러운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키캡 뒤에서 빛나는 화이트 LED로 키 레이아웃을 심플하게 보여줄 뿐인데, 재미있는 건 조명이 꺼진 어두운 환경에선 이색사출 키캡 사이에서 마치 컬러 LED가 적용된 것처럼 보인다.
따로 LED 조명 효과는 들어가지 않았으며 FN키와 방향키 상/하 조합으로 LED를 끄거나 2단계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 시원한 여름휴가 기분을 낼 수 있는 키보드
COX CK87 PBT SUNSHINE GD는 6가지 컬러의 키캡으로 화려함과 동시에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름 휴가라도 온 것 같은 감성 충전이 가능한 제품이다. 게이트론 황축 스위치와 이색사출 PBT 키캡으로 성능과 내구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타이핑 작업부터 게임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키보드 매니아들은 본인 취향에 따라 스위치 종류나 디자인에 맞춰 여러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은 올 여름 시원한 바닷가에서 노을을 감상하는 느낌으로 컬렉션에 하나쯤 추가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물론 키캡 교체가 가능한 키보드로 비슷한 컨셉을 직접 구현할 수 있지만, 거기에 필요한 나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키캡 구매 비용까지 고려하면 그냥 CK87 PBT SUNSHINE GD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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