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기계식 키보드가 주류였던 몇 해전과 달리 커스텀 키보드의 장점을 흡수한 지금의 키보드의 많은 것이 달라졌다.
소음, 타건감, 디자인, 기능성 그리고 소재까지 더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게 됐고 그 만큼 비싼 제품이 시장에 출시하게 됐다.
물론, 그런 특징들을 가지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 제품들이 없는 것은 아닌데 오늘 그 중 한 제품을 소개해 볼까 한다.
얼마 전 출시 된 COX CNK103PRO LL가 바로 그 제품이다.
■ 풀사이즈 포기 못해? COX CNK103 PRO LL
최근 키보드 트렌드는 풀 사이즈가 아니다. 87이나 84키 같이 방향 키나 숫자패드를 삭제한 컴팩트 디자인을 더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 공간 활용이나 시각적으로도 풀 사이즈 보다 낫고 굳이 숫자패드는 필요치 않다는 소비자들이 많기에 이런 흐름을 계속될 것이다.
물론, 방향키나 숫자패드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도 여전히 많기에 키보드 크기는 줄이면서 풀 사이즈 키보드에 준하는 키 구성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필요했는데 그래서 다시 주목 받는게 1800 배열이다.
1800배열은 과거 체리사가 만든 G80-1800에서 적용됐던 배치다.
이 배열의 특징은 숫자패드와 문자키 사이 공간을 좁히고 숫자패드의 0 키 길이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스페이스바와 Ctrl,ALT 길이를 조절해 방향키를 배치할 공간을 만든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방향키 위에 배치했던 insert와 Home, End 등 6개 주요 키와 PrintScreen 같은 3개 키 모두를 숫자패드 상단으로 옮긴 것이 1800배열이다.
이렇게 배치하면 일반 풀 사이즈 배열 보다 상하 길이가 조금 늘어나지만 좌우폭이 방향키 배열만큼 줄어들어 공간을 덜 차지하게 만들 수 있지만 잘 채택하지 않는 배열였다.
아무래도 풀 사이즈가 주력이던 시절이라 이런 키 배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았았던 것 같은데 시대가 변하면서 다시 주목 받게 됐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COX CNK103 PRO LL는 오리지널 1800 배열을 최대한 반영하여 설계되었으며 실제 레이아웃은 103키로 배치됐다.
■ 레트로 컬로로 고급화
COX CNK103 PRO LL은 마치 오리지널 1800 배열 키보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 1800배열의 오리지널 배치를 최대한 살려내면서 1990년대 키보드의 컬러 조합을 베이스로 디자인 했기 때문인데 여기에 더해 ESC와 엔터, 스페이스를 오렌지 컬러로 배치해 보다 현대적이면서도 레트로 한 고급 키보드 느낌을 잘 구현해 놨다.
ESC 키 옆에 배치한 LED도 보다 레트로 한 느낌이 강하도록 넓은 직사각형 바로 배치했으며 프레임 또한 각이진 느낌을 최대한 살려놨다. 키캡의 소재 또한 이색사출 PBT라서 내구성과 디자인 면에서 나무랄 것이 전혀 없는 제품이다.
■ 알루미늄 보강판과 윤활, 타건감
COX CNK103 PRO LL의 내부 구조는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 프레임의 체결 방식이 나사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라서 분해 시 손상이 우려 됐기에 어쩔 수 없었다.
제품 설명에는 아노다이징 처리한 알루미늄 보강판을 사용했다고 나와 있어 그 부분만 확인이 가능한데 실제 키캡을 분리하면 알루미늄으로 추정되는 은색 보강판을 볼 수 있다. 실제 키를 눌러보면 지지력이나 진동에서 메탈 보강판 만의 느낌을 확인할 수 있다.
타건감은 전형적인 무접점 키보드와 다르지 않다. 러버돔이 지탱하는 구조라 기계식 같은 깊이감은 있지만 쫀쫀한 반발력을 느끼긴 힘들다.
대신, 스위치 자체가 윤활 처리된 상태여서 타건음 자체는 꽤 조용한 편이었다. 텅 빈 공간에서 울리는 듯한 가벼운 경질 소리도 아니고 윤활 처리된 기계식 스위치로 잘 만들어진 키보드 소리와 다르지 않았다.
■ 더 민감하고 더 빠르게
COX CNK103 PRO LL는 겉과 속이 많이 다른 키보드다. 시각적인 디자인은 얌전하고 이쁜 고급형 키보드의 하나로 생각될 뿐이지만 내부에는 게이밍 키보드의 심장이 들어있다.
32비트 ARM 프로세서로 처리하는 고속 센싱 기술과 동시 처리 능력 덕분에 유,무선 제한 없이 완전한 동시 입력이 가능하고 원하는 입력 깊이에 맞춰 키 값을 인식하는 트리거 조절 기능도 제공한다.
이 기능은 사전에 세팅된 3가지 옵션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COX CNK103 PRO LL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다이나믹 래피드 트리거가 활성화 되면서 보다 세분화 된 커스터 마이징이 가능하게 된다.
입력값을 보다 빠르게 센싱하기 위한 폴링레이트도 최대 8000Hz까지 높일 수 있다. 트리거 조절로 입력 속도가 빨라지면 그 만큼 센싱 속도 또한 빨라질 필요가 있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8K 폴링레이트다.
■ 유선과 LL 무선, 블루투스를 모두 지원
COX CNK103 PRO LL은 유무선이 자유로운 키보드다.
키보드 내부에 3,000mAh 고효율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어 LL 무선과 블루투스 5.2로 다양한 디바이스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LL 무선은 동봉된 USB 동글 전용이기에 주로 데스크탑 PC나 노트북에 사용하겠지만 블루투스 5.2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가전기기에서도 사용하니 TV나 프로젝터 등과 연결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필자는 간단히 스마트폰에 연결해 정상 이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해 봤다.
■ 디자인과 기능성, 속도에 올인한 무접점 키보드
COX CNK103 PRO LL는 풀사이즈 키보드의 기능성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더 컴팩트한 디자인을 찾는 이들을 위한 고급형 키보드다.
일반 풀 사이즈나 84키 같은 컴팩트 디자인이 주력인 세상에서 흔하지 않지만 시장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이다.
거기다 유무선 복합 지원이나 게이밍 키보드에 준하는 속도와 성능을 갖추고 있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프리미엄 디자인까지 채택하고 있어 일반 키보드 보다 비쌀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를 선택할 소비자 층이 많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만큼 잘 만든 제품인 건 분명하다.
모두에게 추천할 제품은 아니지만 프리미엄 무접점 키보드로써 풀사이즈 키보드의 기능성과 게이밍 키보드의 성능, 유무선의 장점을 모드 누리고 싶은 이들은 분명 만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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