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US를 대표하는 인텔 칩셋 메인보드, 막시무스 시리즈가 신형 모델로 업그레이드 됐지만 APEX나 ENCORE 같은 리프레시 모델만 투입된 건 아니다.
1기 라인업에선 제외됐던 포뮬라가 막시무스 Z790 시리즈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
APEX나 ENCORE 같이 14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최적화된 막시무스 Z790 포뮬라가 어떤 사양과 기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는지 이미 확인해 본 소비자들도 있을텐데 지금부터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 커스텀 수냉을 위한 메인보드
ASUS의 막시무스 시리즈는 다양한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해 왔다. 그 중에서도 포뮬라는 커스텀 수냉이 필요한 시장에 특화된 모델로 개발되어 왔으며 이번에도 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기능과 사양을 탑재해 제품화 됐다.
막시무스 Z790 포뮬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이 부분은 HybridChill이라 소개된 커스텀 수냉용 워터 블럭을 말하는데 공냉 기반으로 설계된 PWM 히트싱크와 달리 냉각제가 흘러갈 수 있는 입수구와 출수구가 있어 외형만 봐도 다른 모델과 다르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공기와의 접촉면을 최대한 넓히기 위한 냉각핀도 안보이고 무언가를 덮고 있는 금속 커버만 보이지만 그 안에는 100% 구리로 설계된 수로와 냉각핀이 배치된 워터 블럭이 자리하고 있다.
ASUS는 이 워터 블럭을 10um 두께의 무전해 니켈로 처리해 냉각 효율이나 열 방출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써멀 패드도 열 전달에 최적화 된 고전도성 소재를 사용, 쿨링 능력을 극대화 했다. 이 써멀 패드는 교체용 여분까지 패키지에 포함되어 제공된다.
커스텀 수냉이 만능은 아니다. 냉각 성능을 높이기 위해 무거운 워터 블럭을 사용하면 PCB가 휘거나 오랜 스트레스로 결함에 노출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제품에는 메탈 소재의 백플레이트가 필수적인데 다행히 막시무스 Z790 포뮬라는 이를 기본 사양에 포함시켰다.
막시무스 Z790 포뮬라의 후면을 보면 거의 전체 면적을 커버하는 메탈 소재의 백플레이트가 부착되어 있으며 PWM 쿨링을 담당하는 HybridChill 워터블럭이 나사로 이어지고 고정되는 구조여서 PCB로 전달되는 스트레스를 백플레이트로 분산시킬 수 있다.
■ 20+1+2 파워 스테이지, 고출력/고품질 전원부
막시무스 Z790 포뮬라는 커스텀 수냉 사용자에 적합한 사양을 제공한다. 하드코어 오버클럭에 준하는 미친 사양을 실현하진 않았지만 일반 수냉이나 캐주얼 사용자를 넘어선 고성능, 고출력에 요구되는 사양과 신뢰성을 실현한 것인데 그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전원부 출력이다.
팀드 파워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이 전원부는 다른 막시무스 시리즈와 뼈대가 동일하다. 기술적인 구조도 다른건 없다. 충분히 검증되고 오랜 기간 신뢰성이 확보된 기술과 사양이니 당연한 선택이다.
다른 점은 출력량과 그에 맞춰 설계된 페이즈 구성이다.
막시무스 Z790 포뮬라의 전원부는 20+1+2 페이즈로 구성됐다. 여기서 20은 CPU에 전력을 공급하는 페이즈 구성을 말하는데 각각의 파워 스테이지 출력이 105A라서 14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감당하고도 넘칠 만큼의 파워를 자랑한다.
참고로, 이 출력 소자는 막시무스 Z790 시리즈 중에서도 포뮬라와 함께 등장한 APEX ENCORE나 먼저 투입된 익스트림에만 적용된 바 있다.
전원부를 구성하는 다른 소자들도 마찬가지다. ASUS가 사용하는 캐퍼시터 중 가장 내구성과 신뢰도가 높은 10K 블랙 메탈릭 캐퍼시터가 막시무스 Z790 포뮬라에 사용되었으며 초크 또한 45A를 처리할 수 있는 고투과성 합금 초크가 적용됐다.
출력이나 품질이나 신뢰성이나 모두 막시무스 시리즈 중 최고급에 해당되는 것이 막시무스 Z790 포뮬라다.
■ AEMP II로 메모리 오버클럭을 쉽고 빠르게
ASUS의 대표 기술 중 하나가 AEMP다. AEMP는 오버클럭을 하기 힘들거나 아예 모르는 소비자들도 한 두번의 클릭만으로 메모리를 오버클럭시켜 주는 ASUS만의 핵심 기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DDR5 4800 같은 표준 메모리도 DDR5 6000 같은 고가의 튜닝 메모리 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시스템 안정성이나 신뢰성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그렇다고 100% 완벽하다고는 자신할 수 없지만 AEMP가 2세대 기술로 진화하면서 그 동안 축적된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 신뢰성과 안정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도, 하이닉스 DDR5 4800 16GB 표준 메모리(M다이)를 막시무스 Z790 포뮬라에 듀얼 채널로 설치해, AEMP II 기술로 DDR5 6600 처럼 동작시켰으며 이를 통해 더 나은 성능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메모리 대역폭 증가, 지연 시간 감소 같은 원천적인 부분의 개선 뿐만 아니라 게임의 FPS 증가 같은 실질적인 혜택도 경험했다.
AEMP II 없이 메모리 오버클럭이 가능한 사용자들은 더 높은 클럭 달성도 가능하다. 필자는 같은 메모리로 DDR5 7200에 도달했으며 안정성 검사도 모두 통과했다. 성능은 AEMP II로 세팅한 DDR5 6600 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
메모리 오버클럭 사용한 CPU와 그래픽카드는 코어 i5 13600K와 지포스 RTX 4080 슈퍼다.
■ CPU 오버클럭, AI OC가 대신해 준다
하이엔드 메인보드라면 고출력 전원부는 기본이고 오버클럭 능력도 좋아야 한다. 하지만 오버클럭 능력이 메인보드에 따라 차이가 큰 것도 아니라서 이런 능력을 검증하기란 쉽지 않다. 요즘처럼 CPU 자체에서 클럭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세상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CPU 오버클럭을 얼마나 쉽게 할 수 있고 변화된 세상에 적합한 조건을 실현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ASUS 막시무스 시리즈는 그런 변화에 맞춰 AI 오버클럭 기능을 도입했으며 AEMP II 처럼 한 두번의 클릭만으로 CPU 클럭을 최적화 시킬 수 있다.
이 기능이 활성화 되면 P 코어와 E 코어의 최대 클럭을 실행하는 작업 시나리오에 맞춰 가변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기본 사양 보다 향상된 성능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안정성에 문제가 될 만큼 CPU 클럭을 높이진 않고 개별 CPU의 고유 특성이나 수율에 맞춰 최적 값을 적용하게 된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ASUS 자체적으로 CPU 수율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를 수치화해 쿨링 능력과 연계해 시스템 안정성에 문제가 없는 세팅을 적용하는 것이다.
필자는 13세대 코어 i5 13600K를 설치한 후 AI OC를 사용해, 라이트와 헤비 로드에서 5.8GHz / 5.5GHz로 동작하는 세팅 값을 적용하였으며 AEMP II와 병행 사용해 게임과 시네벤치2024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능 향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 공냉 쿨러가 아닌 AIO 수냉이나 본래 목적에 부합한 커스텀 수냉 조건에서는 이 보다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다.
■ 속도 빠른 M.2 SSD, 최대 5개 설치 가능
막시무스 Z790 포뮬라에는 최대 5개의 M.2 SSD를 설치할 수 있다.
CPU로 직결되는 PCIe 5.0 M.2 슬롯은 PCIe x16 1번 슬롯 옆에 위치한 한 개 뿐이지만 PCIe 4.0 M.2 슬롯이 4개나 더 있으니 번거롭게 각종 확장 카드를 설치하거나 제거 후 재설치 할 필요가 없다.
M.2 SSD의 발열도 M.2 슬롯 전체 면적을 커버하는 메탈 히트싱크가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열로 인한 쓰로틀 현상까지 보고된 PCIe 5.0 M.2 SSD도 두꺼운 막대 처럼 많은 열을 흡수해 방출하는 전용 히트싱크가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만약, PCIe 5.0 M.2 SSD를 하나 더 설치해야 한다면 PCIe x16 슬롯이 하나 더 있으니 여기에 라이저 카드 형태의 확장 보드를 추가해 설치하면 된다.
■ 유무선 네트워크 모두 5Gbps 이상
Z790 칩셋을 그대로 품고 리프레시된 메인보드의 주요 특징은 네트워크 사양이다. WiFi6e가 대세였던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시절과 달리 지금은 WiFi7 사양이 표준화 됐고 이를 지원하는 컨트롤러가 이미 시장에 투입됐다.
그래서 대다수 리프레시 메인보드에는 WiFi7 사양이 탑재 됐는데 막시무스 Z790 포뮬라도 마찬가지다.
막시무스 Z790 포뮬라는 네트워크 사양을 WiFi7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안테나 또한 6GHz 대역에 최적화된 모델로 교체했는데 기존 세대 안테나 보다 6%나 무선 신호 수신율이 개선된 것으로 소개됐다. 2.4GHz와 5GHz 대역도 기존 보다 18% 개선 됐으며 최적의 안테나 방향을 찾기 위한 패스트 체크와 디렉션 파인더 기능도 추가됐다.
유선 이더넷 사양도 포뮬라 등급에 맞게 세팅됐다. 익스트림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들이 2.5Gb 이더넷을 채택한 것과 달리 5Gb 이더넷을 탑재한 것이다.
컨트롤러가 리얼텍 5G 라는 점이 살짝 아쉽지만 유무선 모두 5Gbps 이상의 초고속 연결이 가능한 제품은 막시무스 Z790 중에서는 포뮬라가 유일하다.
■ 화이트 컬러와 아우라 싱크의 조합
막시무스 시리즈에 화이트 클러는 포뮬라만의 전유물였다. 하지만, 막시무스 Z790 APEX가 화이트 컬러로 등장하면서 포뮬라는 끝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있었는데 다행히 막시무스 Z790 포뮬라가 다시 화이트 컬러로 등장했다.
전통적인 블랙 컬러 PCB에 화이트 컬러의 히트싱크와 커버들로 무장한 전통적인 포뮬라의 모습 그대로였고 여기에 아우라 싱크와 2인치 라이브대쉬 OLED로 포인트를 줬다.
아우라 싱크는 백패널 커버 위에 ROG 글자를 새겨 넣은 방식이라 익스트림이나 히어로 같은 화려함은 적지만 화이트 컬러의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와 잘 매칭됐다.
2인치 라이브대쉬 OLED는 부팅 시 각종 오류 코드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PC 사용 시 CPU 온도나 출력, 부하 상황 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기능성과 시각적인 효과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인데 컬러 OLED가 적용된 익스트림과 달리 포뮬라에는 흑백 OLED가 적용됐다.
화려함 보다 심플함을 추구하는 화이트 컬러 조합에는 컬러 OLED 보다는 기능성에 충실한 이쪽이 더 나은 선택으로 보인다.
■ 늦었지만 존재감은 확실한 막시무스 Z790 포뮬라
커스텀 수냉 시스템이 필요한 이들에게 ASUS 막시무스 포뮬라는 하이엔드로 선택 가능한 최고이자 최선의 선택였다.
익스트림 그 이상에 포진하는 풀 수냉 버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 커스텀 수냉에서 CPU 블럭은 사용자 선택에 달렸기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도 막시무스 포뮬라였다.
그런 포뮬라가 늦게나마 Z790 메인보드 시장에도 출시하게 됐으니 참으로 다행이고 어떤 면에선 참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Z790 칩셋이 한번 더 삶을 연장하게 된 것이 예고된 상황에서 1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함께 출시하는 것이 소비자에게던 더 이득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 가능한 메모리 속도도 더 높아졌고 최신 네트워크 사양도 적용 됐으니 너무 늦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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