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케이스 디자인에도 유행이 있다. 아무리 쿨링 성능이 좋고 기능성이 뛰어나도 유행에 뒤쳐진 디자인은 선택 받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내부가 다 보이는 사이드 패널 디자인도 그랬고 최근 유행하는 측면 팬 구조도 그렇다.
누구나 인정하고 선호하는 구조와 디자인을 갖어야만 PC 케이스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데 최근 이런 흐름을 반영해 놀랍도록 변신한 제품이 있어 소개해 볼까 한다.
마이크로닉스에서 출시한 ML-420 View BTF가 바로 그 제품이다.
■ 대세는 개방감, 확 달리진 마이크로닉스 ML-420 View BTF
PC 케이스 디자인 트렌드는 개방감을 얼마나 살리느냐에 있다.
케이스 내부를 최대한 보이게 만들면서 복잡하지 않고 심플하면서 고급지게 보이는 디자인이 선호되고 있는데 그게 오늘 소개하는 ML-420 View BTF의 핵심이다.
ML-420 View BTF은 개방감을 살리기 위한 강화유리 패널을 사이드에 배치한 것에 더해 전면까지 강화 유리로 만들었다.
앞서 출시한 ML-420 BTF가 전통적인 구조에 맞춰 흡기를 위한 매시 패널을 선택한 것과 달리 오로지 개방감을 살리고자 이를 완전히 삭제한 구조로 만든 것이다.
거기다 측면에서 전면으로 이어지는 강화 유리 패널의 일체감을 살리고자 프레임까지 삭제한 과감한 구조를 채택했는데 덕분에 어설프게 디자인만 흉내냈던 타 제품 보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진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마치 투명하게 내부가 다 보이는 관상어 수족관 같은 느낌이라서 내부에 설치된 주요 부품의 특징과 멋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
■ 튼튼한 프레임 샤시는 기본
마이크로닉스 ML-420 View BTF의 개방감은 측면에서 전면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핵심이다.
측면과 전면 사이에 존재해야 할 프레임을 삭제하지 않았다면 이런 개방감을 결코 실현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프레임 삭제는 내구성이나 강성을 약화시킬 수 있어 일반 PC 케이스 보다 프레임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행히 마이크로닉스 ML-420 View BTF의 기본 프레임은 메이커 스펙 상 0.8T 두께의 소재를 사용한 덕에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였다. 도장 두께 때문으로 보이지만 실측으로는 1.29T 정도로 측정될 만큼 저가 PC 케이스의 프레임 두께 보다는 훨씬 두꺼웠다.
그래도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구조로 삭제한 프레임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을텐데 측면과 전면 강화 유리 패널이 상부 무게를 나눠서 지탱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진짜 심각하게 무거운 물체만 올리지 않는다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강화 유리 패널을 뺀 상태에서 삭제된 프레임 부분을 위에서 어느 정도 힘주어 눌러봐도 뒤틀리거나 휘어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 쿨링 성능에 문제는 없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구조를 실현하면 전면 패널을 통한 흡기나 배기가 불가능해진다. 오직 바닥과 우측면에 배치된 3개의 흡기 포트를 통해서만 외부 공기를 안으로 빨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닉스 ML-420 View BTF는 PSU가 바닥에 설치되는 구조라서 바닥에 설치 가능한 3개 팬 중 1개만 정상 이용이 가능하다. 그럼 흡기용 팬은 바닥 1개와 우측면 3개가 전부라서 전면 패널의 부제가 아쉬울 수도 있는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우측면 팬 3개 모두 140mm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거기다 설치된 팬과 우측 패널의 타공 포트 거리가 비교적 가깝게 설계되어 내부 공기도 재순환 시키면서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적절히 빨아들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물론, 전면 패널을 통한 흡기 구조가 더 확실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구조를 위한 선택이니 현재로썬 이 정도가 최선이다.
CPU 쿨링은 상단에 수냉 쿨러용 라디에이터를 설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건 다른 PC 케이스도 마찬가지라서 크게 관심있을 건 아니지만 장착 가능한 라디에이터 크기가 420mm 까지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라디에이터 크기가 크면 그 만큼 냉각 성능이 높아지니 커스텀 수냉 기준으로 420mm는 혜자일 수 밖에 없다.
거기다 라디에이터를 장착해야 할 브라켓과 메인보드 사이 공간이 일반 PC 케이스 보다는 좀 넓은 편이고 상단 브라켓을 분해 후 라디에이터를 장착하고 본체에 연결하는 구조다 보니 좁은 공간에서 겪게 되는 그런 불편함도 없는 제품이다.
참고로, AIO 수냉 쿨러는 420mm 짜리가 드물지만 커스텀 수냉에선 420mm가 흔한 편이다.
■ BTF도 장착되는 하이브리드 구조
마이크로닉스 ML-420 View BTF는 모델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요즘 핫한 BTF 타입의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도 장착할 수 있게 설계됐다.
기본 구조는 ATX나 mATX, E-ATX 같은 일반적인 메인보드와 부품들을 장착할 수 있지만 우측 패널을 열고 메인보드 쪽 플레이트 나사와 지저분한 케이블이 보이지 않게 막아둔 고무 몰딩 부분을 제거하면 BTF 메인보드 후면으로 위치를 옮긴 다양한 커넥터와 USB 포트 등이 걸리지 않고 그대로 장착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필자는 ASUS TUF Z790-BTF WIFI를 직접 설치해 봤으며 사진으로 보이듯이 아무 문제 없이 장착할 수 있었다.
BTF 뿐만 아니라 최근 트렌드인 그래픽카드 수직 장착도 가능하다. 케이스의 PCI 슬롯을 분리한 후 수직 장착 방향으로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고 설치된 그래픽카드가 안전하기 고정될 수 있도록 내부에 그래픽카드 지지대로 설치되어 있다.
그래픽카드 지지대도 기본은 수평 장착에 맞게 설치되어 있지만 분리한 후 바닥의 PSU 공간 위쪽에 설치하면 수직 장착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 대세 디자인으로 환골탈태
솔직히 마이크로닉스 ML-420 BTF는 그렇게 끌릴 디자인이 아니었다. 구조적인 장점과 쿨링에 더 좋다는 건 알겠지만 누구나 선호할 디자인은 아니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 아니니 솔직히 전혀 관심 대상이 아니었는데 그런 ML-420 BTF를 이렇게 바꿔 놓다니 진짜 환골탈태란 말이 아깝지 않은 제품이다.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구조 하나로 이렇게 시선을 끌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디자인 변경만으로 제품 평가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기본적인 장점과 특징들은 앞선 제품으로 충분히 평가 됐으니 더 이상 할 말은 없고 오늘은 디자인 하나로 끝낼까 하는데 저 디자인을 보고 지갑을 열지 않을 PC 게이머는 없지 않을까 생각될 만큼 마이크로닉스 ML-420 BTF는 너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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