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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뮤직의 중심은 DAC다! MBL 1611F

2024.01.16. 16: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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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MBL

지금부터 약 30년전쯤, 이 땅에 처음으로 하이파이 오디오 쇼가 힐튼 호텔에서 열렸다. 그간 책이나 사진으로 봤던 제품들, 인터넷조차 변변치 않아 그냥 풍문으로만 들었던 숱한 명기들이 한 자리에 모였던 것이다. 당시 행사장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특히, 인기 부스의 경우 길게 줄을 서는 모습도 낯설지 않았다.

아, 언제 이런 열기가 다시 재현될 수 있을까?

아무튼 이때 나는 처음으로 MBL이라는 생소한 브랜드를 만났다. 1990년대만 해도, 독일에서 하이엔드 오디오를 만드는 줄 몰랐다. 또 아시아 지역에선 거의 소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스가노씨의 칼럼을 보면, 음악을 좋아하고,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하며, 한때 클랑필름, 지멘스 등 찬란한 오디오 문화를 갖고 있는 독일이 언젠가는 이쪽 시장에 진입할 것이다,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대부분 무슨 헛소리인가,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새천년에 들어와 저먼 오디오의 공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마치 전격전에 공략당한 프랑스마냥 우리의 오디오 환경이 확 바뀐 것은 사실이다. 그 주역중의 하나가 바로 MBL인 것이다.


101의 충격

MBL 101E MKII 스피커
MBL 101E MKII 스피커

당시 행사장에서 나는 정말 기묘한 스피커를 하나 만났다. 무슨 버섯 모양으로 생긴 데다가, 반짝반짝 빛나는 금속 재질이 둥그런 형태로 되어 있어서 낯설기만 했다. 심지어 메이커에서 는 이것을 라디에이터라고 불렀다. 당시 전방향 스피커라는 개념이 생소했고, MBL의 음향 철학이 뭔지 몰랐을 때인 만큼, 그냥 귀로 듣는 음에만 의존해서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정말 말도 안되는 분해력에 어마어마한 다이내믹스 그리고 현미경과 같은 해상력. 와우, 역시 벤츠와 라이카와 첨단 의료 기기를 제작하는 독일답구나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종합 오디오 메이커

이때 나는 MBL이 스피커뿐 아니라 앰프도 만들고, CDP도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종합 오디오 메이커였던 것이다. 심지어 2000년대 후반, 미국 CES 쇼에 갔을 때 넓은 부스에서 창립자인 볼프강 멜레츠키 씨가 SACD용 트랜스포트를 출시하면서 시연까지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즉, 소스기 그것도 디지털 쪽에 정말로 진심이었던 것이다.

MBL 제품으로 구성된 시스템
MBL 제품으로 구성된 시스템

사실 스피커, 앰프, 소스기 등을 모두 만드는 회사가 의외로 적지 않다. 매킨토시, 쿼드, 버메스터, 레가, 최근의 JBL 등 꼼꼼히 따져보면 그 리스트가 상당히 길다. 이런 회사를 만나면, 주력기가 스피커 혹은 앰프라고 칠 때, 나머지는 그에 부수되는 별책 부록 정도로 생각한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일단 해당 메이커의 제품들로 라인업을 꾸미면, 음색이나 음향 철학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고, 매칭이라는 면에서도 무척 편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MBL의 스피커나 앰프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일단 MBL의 라인업으로 꾸미는 것을 권장한다.


MBL의 음향 철학

MBL의 스피커뿐 아니라 다른 컴포넌트 모두 같은 음향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이것을 오럴 스페이스(aural space)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실제 콘서트장에서 접할 수 있는 음향 공간을 재현한다는 것이다. 만일 공연장에 가서 음악을 듣는다고 치자. 과연 악기들이 연주하는 소리만 듣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이런 직접음 외에 공연장의 바닥, 옆면, 천장 등에서 반사되는 음까지 다 섞여서 나온다. 이런 간접음까지 고려한 것이 MBL의 음향 철학인 것이다.

이런 독자적인 컨셉은 창업자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멜레츠키씨는 말러의 열렬한 찬미자였다. 또 베를린의 토박이. 그래서 어릴 적부터 베를린 콘서트 홀을 자주 다녔고, 다양한 음악을 실황으로 접했다고 한다. 바로 이런 라이브 사운드를 홈에서 재현하기 위해 1979년에 창업한 것이 MBL인 것이다.


장인 정신의 찬란한 계승

1986년 론칭한 MBL 6010 프리앰프(왼쪽)와 1993년 출시한 MBL 9010 파워앰프(오른쪽)
1986년 론칭한 MBL 6010 프리앰프(왼쪽)와 1993년 출시한 MBL 9010 파워앰프(오른쪽)

MBL은 자신의 음향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창업 때부터 라디에이터 형태의 스피커를 만들었고, 그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후 1986년에 전설적인 6010 프리앰프를 론칭하고, 93년에는 대망의 9010 파워가 나왔다. 이로써 하나의 완결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MBL의 수석 엔지니어 위르겐 라이스(Jurgen Reis)
MBL의 수석 엔지니어 위르겐 라이스(Jurgen Reis)

한편 1982년에 베를린의 IFA 쇼에서 출품된 이 제품을 만난 당시 학생이던 위르겐 라이스 씨가 깊은 감명을 받고 MBL과 인연을 맺게 된다. 멜레츠키가 은퇴한 지금, 라이스씨가 MBL을 이끌어가고 있으니, 이런 대목에서 독일만의 독특한 장인 정신을 만날 수 있다.

만일 어떤 분야의 장인이 후계자를 정한다고 할 때, 대부분 아들이나 딸을 꼽을 것이다. 그러나 자식들이 이쪽 분야에 관심이 없다면 어떻게 하는가? 그럴 땐 최고의 실력을 가진 후학이 그 자리를 잇는 것이다. MBL 역시 이런 전통을 이으면서, 최초에 기획했던 음향 철학과 기술을 꾸준히 연마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뮤직의 코어 DAC

요즘 디지털쪽을 살펴보면, 정말로 다양한 옵션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과 20년전만 해도 CD 혹은 SACD가 주력이었는데, 현재는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스트리밍쪽이고, 그 외에 휴대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해서 음악을 듣게 되었다. 물론 NAS도 빼놓을 수 없고.

MBL 1611F DAC
MBL 1611F DAC

그러므로 이쪽 분야를 주력으로 삼는다고 할 때, 제일 먼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바로 DAC다. 이쪽 분야는 하루가 멀다하고 진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로 그 음에 있어서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CD의 경우 16/44가 기준이다. 요즘에는 24/96, 24/192를 넘어서서 32/384 혹은 32/768 등이 나오고 있다. 대체 어디까지 진화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


24/96이면 충분하다

일단 인간의 귀를 기준으로 하면, 예전에 AES(Audio Engineering Society)에서 조사한 부분이 있는데, 통상 22.5 비트급이라고 한다. 참고로 인간의 지각은 아날로그의 환경에서 이뤄지지만, 이를 뇌에 전달할 때에는 디지털로 전환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24비트급 샘플 레이트면, 우리의 청각에는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볼 수 있다.

MBL 1611F DAC
MBL 1611F DAC

또 전문적인 녹음 스튜디오의 사양을 보면 24/96이다. 이 정도로 해도 차고도 넘친다. 실제로 제대로 된 24/96 파일을 재생해보면, 굳이 LP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물론 LP를 운용하는 데에는 음질 의외의 요소가 있으니, 이 부분은 애호가들이 잘 알 것이다.

오히려 본 제품을 위시한 진짜 하이엔드 DAC를 보면, 꼭 스펙에 매달리는 상황은 아니다. 24/96을 제대로 구현하려고 하면 실제로 엄청난 기술과 노력이 소요된다. 즉, 음악성을 갖춘 제대로 된 DAC를 만든다고 하면, 24/96만 해도 충분한 것이다. 이번에 만난 MBL의 1611F도 24/96의 스펙을 갖고 있지만, 실제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여담이지만, 1980~90년대를 호령했던 DAC를 가끔 다시 들어볼 때가 있다. 기껏해야 16/44 사양에 불과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음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또 부드러운 데에 놀라기도 한다. 디지털은 결코 숫자만의 놀음이 아닌 것이다.


황금빛 신전의 위용

1611F는 외관부터가 남다르다. 전통적인 MBL의 디자인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레퍼런스 라인에 속한 제품인 만큼, 물량투입과 만듦새가 남다르다. 참고로 MBL은 그 밑으로 노블 라인과 카덴자 라인을 론칭하고 있다. 당연히 MBL의 DAC 중에는 본 기가 플래그쉽에 속한다.

MBL 1611F DAC
MBL 1611F DAC

거대한 몸체의 모서리에 각각 4개의 황동 기둥이 서 있고, 그 자태는 마치 어떤 신전처럼 보인다. 여기서 음악의 신 뮤즈에게 경배를 드린다고나 할까? 아니면 오르페우스에게? 이 네 개의 기둥은 크롬 혹은 황금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이왕이면 황금이 낫지 않을까? 게다가 상부에도 커다란 황금의 플레이트를 설치할 수 있다. 금을 쓴다는 것이 자칫 잘못하면 오버하거나 혹은 천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본 기의 수려한 황금빛 광채를 만나게 되면, 뭔가 접신한 느낌을 받게 된다. 바로 음악의 신과 말이다.

알루미늄 블록을 정밀하게 절삭 가공한 섀시는 보기만 해도 믿음직스럽다. 내부는 전원 트랜스와 부품으로 꽉 차 있다. 덕분에 무게가 23Kg나 나간다. 어지간한 파워 앰프의 무게인 것이다.


트루 피크(True Peak)

흔히 다이내믹 레인지를 이야기할 때, SN비를 거론하곤 한다. 디지털 기기의 중심이 되는 CD를 보자. 16/44라고 표기되는 것처럼, 정확히는 16비트, 44.1KHz의 사양이다. 여기서 각각의 비트는 6dB의 SN비를 보여준다. 총 16 비트인 만큼, “16X6=96”, 다시 말해 96dB라는 다이내믹 레인지가 구현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DAC 칩 제조사들은 이것을 기준으로 설계한다. AKM, ESS, TI(버 브라운) 등이 그렇다. 하지만 MBL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실제 음악을 들을 때의 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신 팝을 녹음하는 프로듀서들은 아주 파워풀한 레코딩을 실시한다. 자신의 음악을 크게, 다이내믹하게 틀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실제로 디스코 덱이나 클럽에서 엄청난 볼륨으로 플레이되는 광경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따라서 CD의 기준으로 다이내믹 레인지를 설정하면, 오리지널 아날로그의 음원 중에 고역부와 저역부, 이른바 피크가 되는 부분을 잘라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을 감안해서 MBL이 새롭게 고안한 기술이 바로 트루 피크. 이를 위해 무려 117dB라는 SN비를 구현하기에 이른 것이다. 덕분에 레코딩 당시 아날로그 신호가 갖고 있던 다이내믹 레인지는 물론, 광대역, 해상도, 음색 등 모든 부분이 제대로 재생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터 대책

본 제품의 특이한 점은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전환할 때, 1비트 델타 시그마 방식과 멀티 비트 방식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이다. 즉, 각각의 방식이 갖고 있는 강점을 모아서 최적화시켰다고 보면 된다. 아주 특별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지터를 저감하기 위해 DA 필터를 새롭게 개발했다. 이로써 그룹 딜레이를 완벽하게 정리하면서 정교한 타이밍을 구축했다.

MBL 1611F DAC
MBL 1611F DAC

USB 인풋의 경우, 데이터를 전송받으면 본 기의 마스터 클록에서 클록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PC나 그 밖의 다른 기기가 갖고 있는 클록의 열악함을 생각할 때 무척 합리적인 처사이고, 이로써 지터가 자연스럽게 저감되는 것이다. 한편 본 기는 PC, MAC은 물론 아이폰, 아이패드, USB 등을 연결할 때 별도의 드라이버가 필요없다. 바로 인식해서 작동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치해놓은 것이다.

전기적인 부분도 많은 고안을 했는데, 아날로그부, 디지털부, 디스플레이부에 각각 별도의 전원을 공급하도록 설계했다. 만일 하나의 전원 장치로 공급할 경우 상호 간섭이 발생하는 바, 이 부분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옵션으로 룬 레디 카드를 선택하면, 각동 디지털 파일을 읽을 때 매우 퀄리티가 높은 재생음을 확보할 수 있다. 본 기를 구매한다면 당연히 선택해야 할 옵션이다.

다양한 입출력단

플래그쉽 DAC답게 다양한 입출력단을 지원한다. 특히, 입력단은 추가 옵션이 있어서, 더 많은 입력단을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안하는 단자만 해도 충분할 것같다.

MBL 1611F DAC 후면
MBL 1611F DAC 후면

일단 AES/EBU XLR, SPDIF RCA, SPDIF BNC, 토스링크, USB 링크 등이 각각 하나씩 제공된다. 신기하게도 디지털 아웃풋 단이 RCA 한 조 제공되는 바, 이 기능을 쓸 분은 거의 없으리라 예상하지만, 없어서 못 쓰는 것과 있어도 안 쓰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지 않은가? 아날로그 출력단을 RCA가 2조, XLR이 1조 제공되고 있다.

참고로 레퍼런스 라인의 제품을 보면, 본 기의 최고 파트너 1612A라는 CDT가 보이고, 정평 있는 6010D 프리와 9008 A 혹은 9011 파워 등이 선택 대상이다. 스피커는 당연히 101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본격적인 시청

MBL 1611F DAC 매칭 시스템
MBL 1611F DAC 매칭 시스템

이번 시청은 하이파이클럽의 메인 시청실에서 이뤄졌다. 설치된 기기들의 라인 업부터가 마치 무슨 항공모함급 프로젝트를 연상케 한다. 일단 스피커는 피에가의 마스터라인 소스2. 이것을 바이 앰핑으로 구동하는데, 중고역에는 골드문트의 텔로스 440 모노블록, 저역에는 MBL의 9008A를 각각 매칭했고, 총사령관격인 프리앰프는 MBL의 자랑 6010D가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소스기는 본 기 1611F를 활용했는데, 룬 레디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이 기능을 주로 사용했다. 참고로 시청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말러 ⟨교향곡 2번 1악장⟩ 번스타인 지휘
  • 모차르트 ⟨레퀴엠 중 Introitus and Kyrie⟩ 콜린 데이비스 지휘
  • 빌 에반스 ⟨Autumn Leaves⟩
  • 다이애나 크롤 ⟨Temptation⟩

지휘   Leonard Bernstein
오케스트라   
New York Philharmonic
곡   
Symphony No. 2 "Resurrection" - 1. Totenfeier. Allegro Meastoso
앨범   
Mahler: The Symphonies

우선 말러부터. 번스타인이 DG에서 행한 녹음으로, 그의 두 번째 전곡 녹음에 해당한다. 매우 유장하고, 느릿느릿한 전개가 눈에 띄는데, 번스타인만의 개성이 더해진 해석이라 보인다. 서서히 악단이 기지개를 켜면서 점차 편성이 거대해지다가 폭발하는 일련의 과정이 눈에 보일 정도로 리얼하다.

수많은 악기들의 음색이 휘황찬란하게 펼쳐지고 또 살아서 꿈틀거린다. 실제 공연장에 가도 이 정도 음은 들을 수 없다고 본다. 과연 궁극의 DAC에 다다르면,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면서, 자연스런 음을 만날 수 있다. 정말 노련하고, 음악성이 풍부하다.

지휘   Sir Colin Davis
오케스트라   London Symphony Orchestra
   Requiem in D minor, K626: No 1, Introitus and Kyrie - Requiem and Kyrie
앨범   Mozart: Requiem

이어서 모차르트. 초반에 스멀스멀 등장하는 날카로운 현악의 울림과 서서히 고조되는 코러스의 움직임. 사실 대규모 편성이지만, 정확하게 레이어를 분해하고, 각 악기와 합창단의 위치가 정확하게 드러내는 대목에서 MBL다운 실력이다, 찬탄하게 된다.

라이스씨의 내공이 갈수록 올라가서, 매우 스피디하고, 정확하면서도, 진공관 음색이 가미된 듯, 매우 유연하고, 포근한 면모도 갖추고 있다. 엄청난 정보량을 가진 소스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처리하는 대목에서 계속 놀라고 말았다.

아티스트   Bill Evans Trio
   Autumn Leaves
앨범   Portrait In Jazz

빌 에반스 피아노 트리오의 특징은, 스캇 라파로와 함께 할 무렵, 피아노와 베이스가 대등한 위치에서 플레이했다는 점이다. 이런 편성은 주로 피아노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천재 베이스 주자를 만나면서, 아예 공동 운영권을 줘버린 것이다.

과연 끊임없이 피아노와 베이스가 대화하는 부분이 절묘하며, 마치 눈앞에서 연주하는 듯 생생하다. 가히 영혼의 대화라 할 만하다. 드럼의 경우, 브러쉬와 스틱을 번갈아 사용해서 효과를 높이고 있는데, 그 부분이 정확하게 캐취된다. 특히, 심벌즈 레가토에서 펼쳐지는 화려하고, 빠른 음향은 가히 눈이 부실 정도다.

아티스트   Diana Krall
   Temptation
앨범   The Girl In The Other Room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 일단 정교한 포지션이 보이고, 심지어 연주자들의 표정까지 드러난다. 보컬로 말하면, 풍윤하면서 표현력이 우수하고 무엇보다 강한 뱃심으로 내지르는 모습에서 아주 리얼한 느낌을 받았다.

드럼의 다채로운 움직임, 베이스의 정확한 피치 등 인상적인 대목이 많으며, 특히 전반에 피아노, 후반에 올갠으로 갈아탄 크롤의 손길을 곡에 더욱 활력과 다채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전망이 좋고, 스케일이 크며, 매우 정교한 음을 만날 수 있다.

결론

DAC의 세계는 참 오묘하다. 결코 숫자나 스펙으로만 해명할 수 없는 성격을 갖고 있다. 본 제품은 각종 완벽한 지터 대책, 놀라운 SN비 구현, 피크 퍼펙트 기술 도입 등이 융합되어, MBL 특유의 오럴 스페이스를 구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입출력단도 돋보이는 만큼, 주목해볼 만한 제품이라 생각한다. 이런 급수의 DAC를 만나면, 계속 한숨이 나온다. 뭐하러 LP와 CD에 몰두했는지 후회가 될 정도다. 정말로 열렬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종학(Johnn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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