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플레이어. 그리고 마란츠.
Compact Disc. 즉 CD라는 매체는 LP 시대를 종결하는 새로운 시대의 산물이자 음악의 매개체로서 자리를 잡아갔었다. 휴대가 편하고 반영구적이며 환경적인 변화에 변질되지 않는 매체로 각광을 받는 것은 당연했고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각 유명 오디오 메이커들이 CD 플레이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중에서도 마란츠라는 거대한 메이커는 언제나 선두주자였다. CD 매체의 개발 주자 중에 하나였던 필립스사의 모델 CD 100을 분석하여 보다 뛰어난 탑로딩 방식의 명기 CD 63을 만들어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SACD 시대로 접어들면서는 SA 라인업까지 무수한 플레이어들을 만들어내어 이 시대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메이커로 자리 잡게 된다.
이는 진공관 앰플리파이어 시대부터 거대한 왕국으로 자리 잡은 명가 ‘마란츠’에서 보다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기준점으로 자리 잡아가는 마란츠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였다.
이들은 한 번도 퇴보한 적이 없다. 음악적인 재생. 그것을 모토로 앰플리파이어, 리시버 및 각종 플레이어를 꾸준히 생산해 왔으며, 이것은 고도의 노하우와 보편적인 하이파이를 통한 음악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함을 모토로 하였기 때문에 언제나 그들의 제품은 완성도가 뛰어날 수밖에 없었다.
마란츠의 향수에 빠지다.
세대를 모두 담은 디자인의 계승.
얼마 전부터 패밀리룩을 완성시킨 이 디자인은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과거에 생산된 플레이어들 및 앰플리파이어들은 대부분 ‘랙커’형태의 설계로 알맹이만 있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고급스러운 우드케이스나 잘 짜진 틀에 들어가게끔 디자인돼 있었다. 요즘 시대에는 불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 ‘IN CASE’화 되어 있는 고유의 모습이 ‘마란츠’라는 이미지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부각시켜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샴페인이나 실버 또는 블랙 마감의 잘생긴 패널. 그와 어우러져 둘러 있는 케이스는 친화적이고 효율적이며 낭만적이었다. 이 미장센을 그대로 계승한 디자인이 지금의 모습에서 고스란히 살아있다.
정면 중심부에는 고유의 직사각의 패널이 반짝이며 배치되어 있고 그 주위에 단차를 두어 오목하게 생긴 금속 케이스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느낌이다. 이는 세련되고 모던한 외관. 그 안으로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계승되어 섞여 있는 이미지 그 자체인 것이다.
회전형 노브 또는 버튼의 촉감과 질감은 잘 정돈되어 배치되어 있고 오래된 전통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균형 있는 배치로 심미적인 안정을 도모하고 있으며 트레이의 비율, 디스플레이 표시 방식 또한 본연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클래시컬한 이미지가 계승되어 온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운드 철학.
마란츠 플레이어의 사운드는 섬세함과 예리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단 이것은 날카롭기만 한 이미지는 아니어서 그 모습이 거칠거나 투박하지는 않다. 단정하고 실키한 고역과 매무새가 잘 정돈되어 있는 저역. 그리고 안정적인 밸런스는 듣는 이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줄 수 있고 섬세하게 표현되는 음상들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리 넓은 무대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안정적이고 리드미컬한 매력을 잘 표현해 주며 빠른 반응으로 매끄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고유의 광채에 최신 기술이 더해 자연스럽게 풀어가고 있는 이것은 본연의 사운드를 안정적으로 심화한 느낌이다.
Feature
최신 스펙에 대응하기 위해 32비트 고성능 D/A 컨버터가 장착되어 있다. 이는 ESS9016K2M을 사용한 서킷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것은 낮은 지터와 122DB의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자랑하는 것으로 상위 모델인 ND8006과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보다 안정적이고 정확한 시그널을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며 상위 모델에서의 노하우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게다가 상위 모델인 SACD-30n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독자적인 디지털 필터 MMDF(Marantz Musical Digital Filtering) 역시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30n의 디스크리트 MMM-Stream에서 사용되는 것을 답습하여 만든 것으로 PCM 입력신호를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것으로 보다 세밀하거나 부드럽게 스테이지를 만들 수 있는 톤 또는 레이어의 변화를 줄 수 있으며 빠른 전환과 표정을 바꿀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보다 큰 메리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날로그 출력단은 상위 모델과 동일하게 풀 디스크리트 회로를 채용하였고 독자적인 고속 모듈인 HDAM, HDAM-SA2 역시 포함되어 있다. THD를 개선. 저왜곡을 실현하였으며 저잡음 및 고속 버퍼에 의한 완충작용으로 보다 풍부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놀라운 사운드를 실현하였다.
편의성과 확장성을 위한 USB-A 타입의 슬롯도 전면부에 배치하였다. 이것은 고용량 파일을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DSD나 (2.8MHZ/5.6MHZ) PCM (24/192 KHZ)에 완벽히 대응하며 최신 트렌드의 파일 유저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고품질 헤드폰 앰프를 내장하여 헤드파이 유저들을 위한 청감의 다변화도 꾀한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마란츠’라는 명오디오의 메카를 이어가며.
‘레드북’ 시장이 아직 건재함을 증명하듯 선보인 이 플레이어는 무수한 오디오 브랜드 속에서 아직도 건재함을 나타내는 ‘마란츠’의 표상처럼 상징적인 것이며, 이 자신감 있는 이유의 배경으로는 놀라운 기술의 축적과 그들만의 확고한 아이덴티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트렌드를 따라서 가는 것이 아닌 트렌드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녹여서 만들어 가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명오디오의 메카이자. 시대를 거슬러온 집약체인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이 제품은 ‘레드북’이라는 과거의 플레이어를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여 만든 하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각시킨 제품이기에 이미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Jackie Evancho - Angel
Dream With Me
재키 에반코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데이비드 포스터 덕분이었다. 10살이 채 안 된 어린 꼬마 아가씨가 노래를 부른다고 나왔을 때는 단지 귀엽거나 맑은 보이스. 정도의 상상으로 마주했겠지만 에반코의 ‘Angel’을 들었을 때 그 모든 생각이 단번에 바뀌었다.
사라 맥라클란이 보여주는 그 투명한 수반 위에 돌이 던져진 것 같은 공허함과 애잔함과는 전혀 다른 굴곡과 음영이 드리워진 Angel이 그려진다. 놀라운 중역의 뻗음과 자연스러운 발성의 표현이 두드러지며 빠른 반응과 적절하게 가미된 투명함이 더욱 감동스러운 무대를 만들어 준다.
Charlie Haden & Pat Metheny - Spiritual
Beyond The Missouri Sky
놀라운 정위감과 사실적인 디테일을 토대로 낭만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는 찰리 헤이든과 펫 메쓰니의 이 음반은 이미 많은 유저들이 테스트용으로 쓸 만큼 안정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기타의 투명한 울림과. 베이스의 사실적인 피킹은 놀라운 정위감으로 정확한 위치에서 들려온다. 뛰어난 다이내믹스와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넉넉한 공간감은 그저 이 아름다운 낭만에 스며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복되며 자칫 늘어질 수 있는 페이즈를 흐트러지지 않고 심지 있는 사운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빠른 반응과 그 특유의 미장센으로 깔끔하고 여유 있는 사운드로 마무리된다.
Konrad Ragossnig, Peter-Lukas Graf
Miniatures for Flute & Guitar
클라베 레이블의 간판주자 중 한 명인 그라프 교수의 플루트는 맑고 투명하며 빠른 패시지에서도 음이 무너지지 않고 아름다운 음색으로 곡을 그려낸다. 이것은 놀랄 만한 다이내믹스와 빼어난 정위감 그리고 여유 있는 공간감을 보여 줄 수 없는 기기라면 곧 이 스케일의 환상은 무너질 것이다.
실키한 톤을 유지하며 그 발걸음의 행보가 지저분하지 않다. 여유 있는 공간감까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러운 인상은 심어주기에 충분하며 싱그러움을 유지한 채 이 표정을 그대로 유지해 나간다. 플루트의 약동하는 울림까지 놓치지 않고 빠르게 전달해 주는 기본에 충실한 사운드를 보여주고 있다.
Ariana Grande - 7 rings
7 rings
아리아나 그란데의 7-ring은 안정적인 공간감에서 울려 퍼지는 놀라운 정숙성. 그리고 이어지는 정위감과 탄력 있게 치고 빠지는 저역이 매력적인 곡으로 오디오 테스트용으로 많이들 쓰이는 편이다. 초반 부분에서부터 긴장감을 보여주는 샘플링의 다이내믹스. 이 부분부터 물러서는 것이 전혀 없다.
부드럽지만 또렷한 정위감으로 무게감을 실어 가고 있으며 굴곡의 음영을 빠르게 잡아내어 길게 늘어진 레이어 속에서도 공간감을 잘 유지하고 있다. 상당히 입체적인 뉘앙스의 발돋움이 기분 좋은 청음을 돕고 있으며 해상력 또한 괄목할 수준이다.
버튼
<저작권자 ⓒ 하이파이클럽(http://www.hificlu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