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는 역시 해상도가 깡패“라는 믿음으로 32형 4K 모니터로 교체한지 어언 3년. 언제부턴가 눈이 침침하다. 받침이나 중성이 조금 복잡한 텍스트는 한글임에도 글자를 알아보기 어렵다. “제길, 시력이 나빠졌구나”
한창 나이대라면 32형 4K 모니터도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겠지만, 신체의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는 연령대의 소비자라면 32형 화면에 4K 고해상도는 상당히 까다롭다. 특히, 시력에 의존해야 하는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급격한 시력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
물론, 윈도우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작은 화면에 너무 많은 정보가 집약돼 인식이 어려운 경우 화면의 배율을 조정하거나 텍스트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돕는다. 다만, 100% 이외의 배율을 사용하는 경우 이미지나 아이콘의 테두리가 성글어지는 것은 기본. 텍스트 크기를 조절하면 앱이나 웹페이지에 따라 윈도우의 설정이 적용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애매한 이질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해야 한다.
# QHD 모니터 두 대를 사용하거나, 라익미 울트라 와이드 WU49를 사용하거나
이미 모니터를 구매했다면, 다시 바꾸기 보다는 현재의 모니터를 최대한 내게 맞게 조율하는 것이 의당 가장 좋은 답이다. 다만, 아직 사용할 모니터를 선택하지 못하고 27 ~ 32형, QHD와 UHD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다면, 필자는 27형 QHD 모니터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특히, 30대 이후의 사용자라면 더더욱.
27형 QHD 모니터를 선택하면 작지 않은 크기, 그리고 누구나 어려움 없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딱 좋은 크기의 텍스트와 아이콘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더구나 가장 대중화된 크기와 해상도이기에 모니터의 가격도 깜짝 놀랄 만큼 저렴하고 말이다.
다만, 여러 영역에 걸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요량이라면 아마도 QHD 해상도로는 정보의 표시량이 부족하다 느낄 수도 있는 일이다. 이럴 땐 동일한 모니터 두 대를 연결해 멀티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한 대의 4K UHD 모니터보다는 두 대의 QHD 모니터로 구성한 멀티 디스플레이 환경이 활용성도 높고 말이다.
아, 다른 선택지도 있다. 이제 소개할 라익미 울트라 와이드 WU49 5K 커브드 60도 꽤나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수 있는 제품이다. 요즘 모든 제품이 그렇지만, 참 이름이 길다. 다 쓰기엔 쓰는 사람도, 읽는 독자도 불편하니 편하게 WU49라고 부르자.
가로로 겁나게(?) 긴 디스플레이를 가진 WU49는 16:9 화면이나 몇 년 전부터 사용자가 서서히 늘고 있는 21:9 비율의 모니터만 보아온 소비자라면 다소 생소한 비율이다. 무려 32:9 비율의 모니터인데, 최근 이 규격의 모니터가 속속 출시되고 있어 멀티 디스플레이를 구성할 예정인 소비자라면 눈 여겨 볼 만하다.
모니터의 비율은 TV 규격과 항상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HDTV 시대가 개막하며 4:3 비율이던 TV 화면이 16:9로 변경됐고, 모니터 역시 이 기준을 따르기 시작했다. 아날로그 시절부터 꽤나 오랫동안 4:3 비율을 사용해온 사용자라면 새로운 모니터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더 편리한 건 언제나 쉽게 적응하는 법이기 때문이었을까? 시장은 순식간에 16:9 비율로 전환됐고, 사용자들 역시 어려움 없이 적응했다. 이후 영화 등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21:9 비율의 모니터 역시 출시돼 현재는 일정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32:9는 21:9 비율보다 가로로 더 긴 울트라 와이드 비율의 모니터. 16:9 비율 모니터 두 대를 나란히 배치한 것과 완벽하게 똑같은 비율의 모니터이다.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으며, 하나의 모니터로 두 대의 모니터를 멀티 디스플레이로 구성한 것과 완벽하게 같은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테두리도 없으니 활용이 더 편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26형. 또는 27형 QHD 모니터 두 대를 나란히 배치할 때는 가로가 그렇게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이것과 같은 크기와 해상도의 WU49를 책상에 올려놓으면, 정말 무지막지하게 길게 느껴진다. 물론, 실제로는 26형 QHD 모니터 두 대를 나란히 배치한 것 보다 오히려 살짝 짧다. 개별 모니터들이 가진 베젤이 하나로 통합돼 있으니 그만큼 짧아진다.
해상도는 5K(5120 x 1440)을 지원한다. 중앙을 중심으로 모니터를 좌우로 나누면, 좌우 각각 QHD(2560 x 1440) 해상도다. 그러니 QHD 모니터 두 대를 나란히 이어 붙인 것과 완벽하게 동일한 사용 환경을 하나의 모니터로 구현할 수 있는 셈이다.
화면을 부드럽게 휘게 만들어 몰입도를 높이는 것도 가로 폭이 넓은 모니터엔 필수적인 요소. 다만, 곡률이 너무 크면 의외로 이질감이나 왜곡을 경험하게 되고, 그렇다고 너무 완만하면 커브드의 느낌이 살지 않는다.
WU49는 약 3800R의 곡률을 적용했다. 이 모니터의 곡률을 따라 가상의 연장선을 이으면, 반지름이 약 3.8m짜리 원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이다. 가로 폭이 넓다고 곡률을 높이면 공간활용도도 나빠지고 이질감도 커진다. 때문에 글쓴이의 경우 이렇게 살짝 굽은 정도를 꽤나 선호하는 편인데, 사용자에 따라 선호하는 곡률이 크게 갈리므로 좋다 장단을 평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최근 출시되는 모니터의 경우 스탠드와 디스플레이의 연결과 분리가 꽤나 간단하게 만들어진다. 구조 자체가 이런 트렌드와 맞닿아 있어 WU49 역시 그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이 제품은 액세서리로 제공되는 4개의 볼트를 VESA 마운트에 단단히 체결해 주어야만 하는 방식이다. 일반 QHD 모니터 두 대 크기와 무게를 가진 제품인 만큼 안정적인 거치에 주안점을 둔 구조라 생각되는 부분이다.
가로가 워낙 길고,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탓에 모니터를 세로로 세워 사용하는(피봇, Pivot) 기능을 사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높낮이 조절(앨리베이션, Elevation), 좌우 각도 조절(스위블, Swivel), 상하 각도 조절(틸트, Tilt)는 모두 지원한다.
스탠드의 장력이 디스플레이의 무게보다 미세하게 높은 수준으로 조정돼 있어 높낮이나 각도 조절 시 거의 힘을 들이지 않아도 간편하게 최적의 높이와 각도로 조절할 수 있다. 워낙 거대한 크기 탓에 설치 시에는 고생을 좀 하지만, 일단 스탠드를 제 위치에 놓은 후에는 매끈하고 부드럽게 최적화할 수 있다.
글쓴이는 바보다. 모니터를 설치할 때면 항상 위치를 잡고 내려놓은 후에야 전원과 DP 케이블 등을 연결하려 낑낑댄다. 하다하다 안 돼 결국 설치했던 위치를 이탈시켜 겨우겨우 연결기 일쑤다. 대부분 WU49처럼 각종 포트가 모니터 후면에 아래쪽 방향으로 배치돼 있기 때문.
그렇다고 직각 방향으로 커넥터를 배치하면 모니터와 벽 사이에 반드시 안전한 수준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또 오랜 시간 사용하면 케이블 무게로 인한 처짐으로 접촉불량이 발생할 수도 있다. 모니터 측면에 배치하면? 연결이야 편리하겠지만, 평소 사용 시에도 모니터 옆으로 주렁주렁 매달린(?) 케이블을 감상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브랜드가 나온다면 아마도 대단한 반향을 일으키지 않을까? 아무튼, 모든 점을 고려하면 결국 연결이 조금 불편하긴 해도 결국 WU49 방식이 현재로선 최선이란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기능은 최신 모니터의 그것을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Type-C 포트와 연결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다. 게임 콘솔 등과 연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삼성 DeX, 미러링 지원은 기본이다. 모니터 후면의 USB 포트는 KVM 기능을 위한 것이다. 워낙 거대한 모니터인 덕분에 다양한활용이 가능한데,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KVM 기능이 기본이다.
우측 후면의 멀티펑션 스위치를 이용해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지만, 사실 이만한 모니터를 설치하고 나면 모니터 뒤로 손을 뻗을 만한 공간이 확보될지도 미지수. 그렇다고 걱정할 건 없다 매끈한 리모컨이 함께 지원되니 이를 이용해 모든 기능을 제어하면 오히려 편리하다.
# 화질이야 뭐… LG NANO IPS에 국내생산인데!
다방면으로 활용할 모니터라면 최고의 선택은 여전히 IPS다. 화질이나 색감, 시야각 등 모든 면에서 추천할 만하다. 그런데, IPS라 해서 모두 똑 같은 건 아니다. IPS 방식이지만 I 사의 패널은 초록, 오렌지 등 유채색이 마치 형광색인 듯 색이 날티가 나고, B 사의 경우 모니터 전체의 균일한 밝기나 색감에서 약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A 사의 경우 추천할 만하지만, 가격이 이미 국산 급이다.
WU49에는 LG의 NANO IPS 패널이 적용된다. IPS 계열 패널 중에도 최상급이라 할 만한 패널이니 화질이나 이미지 퀄리티는 굳이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화면을 다시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은 사실 아무 의미 없는 일이긴 한데, 그럼에도 WU49가 가진 우수한 퀄리티를 확인할 수 있다. 명암이나 색상비의 확인을 위한 챠트를 띄우면, 0%부터 100%까지 모든 명암과 색조가 명확하게 구분된다. 10bit 색상 지원은 기본이고, DCI-P3 98%를 지원한다.
워낙 퀄리티가 좋은 패널을 사용해 사용자가 조절할 필요가 거의 없지만, 또 의외로 사용자에게 최적화할 수 있는 세세한 옵션들을 모두 지원한다. 색조, 포화도, 응답속도, 노이즈 감소, 블랙 이퀄라이저 등 다양한 조정을 이용해 내게 딱 맞는 화면을 만들 수 있다. 동적명암비, HDR 역시 지원하며, Low Blue Light 등 시력 보호를 위한 기능도 충실히 지원한다.
플리커 프리, FreeSync, G-Sync 등 게임을 위한 기능 역시 충실하다. 여기에 조준선 모드, 블랙 레벨 모드, 백라이트 디밍 모드, 다이나믹 루미넌스 컨트롤 모드 등 즐기는 게임의 종류에 따라 최적화된 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프리셋도 지원한다. 아쉬운 건 역시 60Hz의 주사율만 지원한다는 점인데, 아무래도 게임보다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가성비 높은 5K 모니터를 지향하기 때문으로 풀이되는 부분. 게이밍에 좀 더 최적화된 고주사율의 라익미 5K 모니터도 조만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가로로 광활한 모니터는 하나의 모니터로 듀얼 디스플레이의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 꽤나 많은 모니터들이 PIP나 PBP 등을 지원하지만, 역시 WU49와 같은 화면의 모니터에서 활용도가 배가되는 느낌이다.
예컨대, 두 대의 PC를 동시에 WU49에 연결하고 PBP 기능으로 화면을 절반으로 나누면 WU49 좌우에 각기 다른 PC의 화면을 띄울 수 있다. 이렇게 좌우로 두 개의 화면을 띄워도 각각의 화면은 QHD 해상도를 사용하게 되므로 위화감이 없으며, 콘텐츠 감상 시에도 정확히 16:9 비율이므로 절반을 꽉 채운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내장된 KVM 스위치를 이용하면 두 대의 PC를 사용한다 해서 두 개의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할 필요도 없다. 하나의 키보드와 마우스로 두 대의 PC를 넘나들며 작업할 수 있다는 의미. 이렇듯 16:9 모니터 두 대를 가로로 붙여 놓은 화면비율은 의외로 활용도가 높다. 이밖에 CCTV 화면 등의 지속적인 재생이 필요한 경우라면 PIP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 듀얼 같은 싱글로 가시죠?
WU49는 QHD 모니터 두 대를 구입하는 것보다 비싸다. 27형 QHD가 워낙 대중화됐고, 찾는 소비자도 많아 가성비 높은 제품이 꽤나 많이 출시돼 있기 때문. 하지만, 32:9 비율의 NANO IPS 패널을 사용한 모니터 치고는 꽤나 저렴한 수준이다. 아울러 동일한 패널을 사용한 QHD 모니터의 가격이 30만원 대 이상에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해 보이기도 한다.
물론, 동일한 패널을 탑재했다 해서 모니터의 성격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WU49의 경우 다양한 용도, 넓은 멀티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모니터로 해결하는 컨셉의 제품이므로 게이밍이 주가 되는 환경이라면 고주사율을 지원하는 QHD 모니터가 나은 선택지일 수 있다. 각각의 장단이 명확한 만큼 선택의 기준을 조금은 명확히 정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WU49는 16:9 비율의 QHD 모니터가 줄 수 없는 분명한 이득도 있다. 하나의 모니터를 듀얼 디스플레이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PBP와 KVM 등을 이용해 다양한 기기를 동시에 연결해 활용도를 높일 수도 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입이 떡 벌어질 만큼 광활한 디스플레이는 그 자체로 감탄스럽다. NANO IPS의 우수한 화질 역시 만족스럽고 말이다.
32형 모니터에 QHD는 다소 성글어 보이고, 반면 4K UHD는 확실히 눈에 부담이 크다. 그래서 4K 모니터라면 38~40형 정도를 추천하고 싶으며, QHD라면 25~27형 크기에서 가장 보기 좋은 느낌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글쓴이의 느낌이다. 각자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크기와 해상도가 있으니 말이다. 다만, 글쓴이와 비슷한 느낌을 공유하는, 게임보다는 다방면으로 활용한 멀티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환경이라면 WU49는 분명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제품이다.
By 오국환 에디터 sadcafe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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