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뜨거웠던 수냉쿨러 열풍이 조금은 잠잠해지는 느낌이다. 높은 성능과 화려한 비주얼 덕분에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관리의 어려움과 누수의 위험성, 기대만큼 조용하지 않다는 사실 등이 경험자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다시금 공랭쿨러로 회귀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느낌이다.
여기엔 인텔 울트라 200S 시리즈의 공로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빠른 성능만큼 높은 전력을 소모하는 프로세서는 필연적으로 그만큼의 발열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인텔이 하반기에 투입한 신제품 울트라 200S 시리즈는 공정 개선을 통해 공랭쿨러로도 충분한 사용이 가능할 만큼 발열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사용의 편리함과 함께 공랭쿨러가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 Thermalright Peerless Assassin 140 공랭 쿨러 SPEC
형태: 듀얼타워형 공랭
재질: 구리 베이스, 알루미늄 방열판, 6mm 구리 히트파이프 6개
호환 소켓: 인텔 LGA1851, 1700, 1200, 115x, 2066, 2011 / AMD AM5, AM4
크기: 140mm(W) x 158mm(H)
쿨링팬: 140mm + 120mm, 최대 1500RPM, 소음 25.6dBA, PWM 지원
부가기능: non-LED, 써멀컴파운드 포함(열전도율 12.8 W/m·K)
A/S 기간: 6년
수입/유통 : 서린씨앤아이
# 공랭쿨러 기강 잡아야지! Thermalright Peerless Assassin 140
반도체 발전에 비하면 느리긴 하지만, 구조의 개선을 통한 공랭쿨러의 성능 향상도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이제 고성능 프로세서라 해도 푸시풀 방식의 듀얼 타워 쿨러면 능히 감당할 만큼 성능도 좋아졌다. 한 번 장착하면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재조명받고 있고 말이다.
그 점에서 써멀라이트는 참 도깨비같은 브랜드다.
쿨러 분야에서는 이미 일가를 이루었음에도 전혀 조심성이 없다. 이만한 수준에 올라선 브랜드는 자칫 제품 하나만 잘못 내놔도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 써멀라이트의 발상은 비범할 정도다. 새로운 컨셉의 제품을 시도하는데 거침이 없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과정을 즐기는 눈치다. 이런 기조 덕분에 우리는 써멀라이트의 우수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소개하는 Peerless Assassin 시리즈는 이미 공랭 쿨러의 끝판왕급 성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제품이고, 그 명성만큼이나 대단한 성능으로 마니아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엇, 무엇인가 살짝 다른데?” 하는 느낌을 받았다면, 눈썰미가 좋은 마니아일 것이다.
얼핏 보면 Peerless Assassin 120 같지만, 어딘가 다른 이 제품은 Peerless Assassin 140이다. 디자인만으로 전작인 120 시리즈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추었을 것임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제품이다. 이 제품이 등장한 이상 아마도 모든 공랭쿨러의 서열을 재정립해야 할지도 모를 만큼 시장에 던지는 파급력 역시 만만치 않을 제품이다.
전작보다 더 거대해진 히트싱크가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한다. 공랭쿨러로 실현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히트싱크에 육박했다는 느낌이 절로 들 만큼 중량감을 키웠다. 쿨링팬 역시 140mm를 적용해 정숙함과 강력한 성능을 모두 확보했다.
Peerless Assassin 120이 110x125x155mm(LxWxH) 크기의 히트싱크를 사용한 것에 비해 Peerless Assassin 140은 132x140x158mm 규격의 히트싱크를 사용한다. 차지하는 면적도 훨씬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높이 역시 일반적인 미들타워 케이스가 지원하는 최대 높이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실물을 마주하면 압도적이란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거대해진 히트싱크의 위용에 압도당하고 만다.
전작 역시 발군의 성능을 발휘했지만, 덩치가 컸던 탓에 자신이 사용할 하드웨어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사용자들의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가격비교 사이트의 제품 의견란을 보면 제품에 대한 장단점을 논하는 글보다 자신의 메인보드와 호환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덩치 큰 히트싱크를 가진 쿨러를 구매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메모리 슬롯과의 간섭일 것이다.
그러니 덩치가 더 커진 히트싱크를 가진 Peerless Assassin 140은 오죽할까. 비슷한 질문글이 쇄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부분은 사용자의 메인보드와 메모리 등을 따져 보아야만 호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덩치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호환성은 오히려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더 커진 히트싱크를 채용하며 메모리 슬롯과 간섭이 발생할 수 있는 부위는 과감하게 컷팅했다. 전반적인 덩치가 커진 만큼 히트싱크가 시작되는 위치도 약간 위로 조정돼 슬롯과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후면은 120mm 팬을 장착 자연스레 팬의 이동 공간 확보를 가능케 했다. 더 큰 140mm 히트싱크 상단에 장착 위치를 맞추게 되면 하단에는 자연스레 그만큼의 공간이 늘어나게 된다. 덕분에 화려한 ARGB 효과를 위해 높이를 극단적으로 높인 메모리만 아니라면 대개의 경우 호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히트싱크를 사용하면서도 호환성을 개선한 점은 이 제품이 공랭 끝판왕이 될 만한 자질 중 하나라 할 만하다.
써멀라이트의 AGHP 기술은 수직 및 수평 등 전방향으로 냉매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히트싱크가 배치된 모든 방향으로 열을 분산하고, 이를 두 개의 쿨링팬이 빠르게 식히는 구조이다. 때문에 쿨러를 세워 장착하거나 눕혀 장착하는 등 케이스에 따르는 각기 다른 방향의 장착에도 성능의 편차가 거의 없다.
니켈 도금된 6개의 6mm 히트파이프가 사용된다. 묵직하고 위압적인 느낌은 히트파이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데, 이 사이즈의 쿨러에 넣을 수 있는 최대 수량이 아닐까 싶은 느낌이다.
쿨링팬 조합은 역시 서멀라이트답다는 말로 갈음할 수 있다. 항상 새로운 시도에 두려움이 없는 브랜드답게 크기가 다른 두 개의 쿨링팬을 조합하는 시도가 더욱 참신해 보인다.
히트싱크 사이에 장착되는 쿨링팬은 140mm 규격으로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며, 우측면의 쿨링팬은 120mm로 크기를 줄였다. 앞서 설명한 대로 메모리 슬롯과의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전작에서 S-FDB 베어링을 접해본 소비자라면 이 쿨링팬이 성능에 비해 얼마나 압도적인 정숙성을 제공하는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를 일. 두 쿨링팬은 모두 최대 1500RPM 남짓으로 동작하는데, 이때의 소음은 고작 25.6dBA 수준이다. 수치만으로는 어느 정도의 소음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25.6dBA 정도의 소음은 옆에서 귀에 대고 소곤거리는 수준의 소음이다. 사용 시 쿨러 때문에 소음을 느낄 일은 없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런 극강의 정숙성은 많은 소비자들이 수냉을 버리고 공랭으로 회귀하게 만든 여러 요인 중 하나이다. 더구나 Peerless Assassin 140 같은 제품은 성능까지도 웬만한 2열 수냉을 앞설 정도라 생각하면, 그동안 펌프의 소음으로 머리 아팠던 소비자를 다 끌어안고도 남음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 이정도는 돼야 끝판왕 소릴 듣지!!
극도로 작은 시스템을 추구하는 ITX 메인보드 등이 아니라면 대개의 보드와 호환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낮아진 점, 그럼에도 히트싱크의 덩치가 더 커진 점, 조용하고 정숙한 두 개의 140/120mm 쿨링팬을 적용한 점 등을 고려하면 Peerless Assassin 140은 성능이 나쁘면 안 되는 제품이다. 아니, 이런 혁신적인 구조와 만만치 않은 가격의 제품이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건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는 일이다. 이 제품은 무조건 성능이 좋아야 한다. 이 외에 어떤 핑계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 인텔 시스템 세팅
◆ AMD 시스템 세팅
역시, 예상대로 메모리 호환성이 오히려 좋아진 것이 확인된다. 이상스레 높은 히트싱크를 전원부에 적용한 고급형 메인보드나 일부 ITX 등에서는 여전히 호환성의 여부를 확인해야겠지만, 전반적인 호환성은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됐다고 평할 수 있다.
소음 역시 황홀하다. 최고 속도로 동작해도 고작 1500RPM 수준의 쿨링팬이 소음을 내봐야 얼마나 내겠는가? 더구나 Peerless Assassin 140에 적용된 쿨링팬은 내부의 윤활유가 베어링의 역할을 하는 S-FDB 베어링과 자기 안정화기술이 적용돼 팬 블레이드가 발생시키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니 귀로 느껴질 만한 소음 자체가 아예 없는 수준이다. 테스트는 오픈된 상태였기에, 실제 케이스에 담겨서 사용을 한다면 소음 차폐는 더욱 효과가 클 것이라 예상한다.
아, 내 프로세서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인텔의 115X, 1200, 1700, 1851, 2011, 2066은 물론 AMD AM4/AM5를 모두 지원한다. 설치에 필요한 고성능 써멀 컴파운드도 함께 제공하므로 별도의 액세서리를 준비하지 않아도 설치에 문제가 없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INTEL Core Ultra 7 265K
② M/B - 애즈락(ASRock) Z890 Taichi 대원씨티에스
③ RAM - 팀그룹 T-Force DDR5-6400 CL32 XTREEM ARGB 32GB(16Gx2) 서린
④ SSD - 마이크론 크루셜 T705 Gen5 2TB NVMe SSD 대원씨티에스
⑤ VGA - option
⑥ 쿨러 - 써멀라이트 Peerless Assassin 140 서린
⑦ 파워 - 1000W
⑧ OS - Windows 11 Pro 23H2
▲ 일상적인 용도에서 측정한 소음. 29.7 데시빌
▲ 시피유에 풀로드를 걸고 측정한 소음. 43.1 데시빌
▲ 인텔 코어2 울트라 7 265K 시피유에서 평균 29도 최대 84도 범위내에서 냉각했다. 쿨링 능력이 우수해 풀로드를 지속적으로 걸어놨으나 쓰로틀모드는 가동되지 않았다.
Peerless Assassin 140은 예상 그대로 공랭 끝판왕급 성능을 발휘한다. 놀랍도록 정숙하고, 놀랍도록 뛰어나다. 단점이라면 놀랍도록 높은 가격 정도일까? 도무지 흠을 잡을 만한 부분을 찾기 어려울 만큼 이 제품은 전작의 성능을 뛰어 넘는 수준의 성능에 도달해 있다.
이만한 성능이라면 최근 출시되고 있는 AMD나 인텔의 고성능 프로세서에 적용해도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오버클럭 등이 더 곁들여지는 환경이라면 결국 수냉을 고려해야겠지만, 공랭으로 이만한 성능에 도달해 있는 쿨러는 극히 드물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더구나 매우 조용하다. 도무지 소음이라는 걸 느낄 수 없을 만큼 정숙하다. 언제 누수가 발생할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완벽하게 조용하고, 인상적일 만큼 뛰어나다. 단점이라면 단 하나, 가격 역시 상당히 뛰어나다는(?) 점 정도일까?
** 편집자 주
120mm 모델을 사용해온 소비자라면 자연스레 140mm 쿨링팬이 적용된 새 모델로의 업그레이드를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런 소비자 대부분이 Peerless Assassin 140의 가격이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저렴한 3열 수냉쿨러 수준에 맞닿아 있다는 점이 유일한 걸림돌이다.
조금만 더 저렴한 가격에 출시됐더라면 공랭쿨러 시장을 씹어 먹었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어디 좋은 제품이 그리 쉽게 좋은 가격을 허락해 주던가? 일정부분 그만큼 뛰어난 냉각 성능을 가지고 있다. 라고 받아들이면 되겠다.
아무튼, 써멀라이트 Peerless Assassin 140은 가격 말고는 흠잡을 곳을 찾기 어려울 만큼 모든 면에서 진일보한 제품이다. 더 커진 히트싱크와 쿨링팬에도 호환성은 높아졌고, 성능 역시 덩치가 커진 만큼 확연히 좋아졌다. 무소음PC에 사용해도 좋을 만큼 소음 역시 성능과 함께 끝판왕급이다. 이제는 공랭쿨러의 서열을 다시 정리해야 하는 의미 있는 제품이 시장에 등장한 느낌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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