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가산의 밤. 낮 동안 빼곡히 채워졌던 인파는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차가운 대륭테크노타운 위로 조용한 흰빛이 내려앉는다. 유난히 고요한 이 공간에 마리아 타케우치의 Plastic Love가 흐르고 있다.
오래된 노래지만 시대를 초월한 세련됨을 간직한 곡. 잔잔한 리듬이 작업실을 가득 채우며, 문득 생각이 스친다. 사랑이 단지 게임이라면, 고독한 삶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 순간, 손에 들린 클레브 어베인 V RGB(Urbane V RGB)가 시야에 들어왔다. 메모리를 바라보다 불현듯 떠오른 생각. 이것이 시티팝을 하드웨어로 표현한 모습이 아닐까?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세련됨을 담고 있는 물건.
날렵한 방열판의 질감과 은은하게 퍼지는 RGB 조명은 도시의 네온사인처럼 매력적이다. 단순히 기능을 뛰어넘어 감성을 담고 있는 디자인. 시티팝이 음악으로 남아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발산하듯, 이 메모리도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감각을 유지할 것이다.
이 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온기를 남기는 존재. 고독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ESSENCORE KLEVV DDR5-6000 CL30 URBANE V RGB 패키지 서린 (32GB(16Gx2))
동작클럭: 6000MT/s
종류: DDR5
램타이밍/전압: CL30-36-36-76 / 1.35V
오버클럭 옵션: 인텔 XMP 3.0(O.C), AMD EXPO
용량: 32GB(16GB x2)
# 어베인은 세련됐다는 뜻이다
클레브는 매번 새로운 놀라움을 선사했다. 앞서 리뷰할 당시에도 세련되고 멋진 제품을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대를 단숨에 뛰어넘는 신제품을 또다시 내놓는다. 천외천, 표현 그대로다. 이번에 다룰 ESSENCORE KLEVV DDR5-6000 CL30 URBANE V RGB 패키지 서린(이하 클레브 어베인 V RGB)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이 제품의 슬로건은 "비교 불가한 완벽한 속도"다. 놀라운 점은 디자인이 이렇게 세련됐음에도 속도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이다. 보통 외형부터 강조할 법한데, 성능까지 빈틈없이 채운 제품이다. 리뷰할 모델은 6,000MHz(48,000MB/s), 램타이밍 CL30-36-36-76이며, 6,400MHz(51,200MB/s), 램타이밍 CL32-38-38-78 모델도 선택 가능하다. 두 모델 모두 16GB×2 듀얼 킷 구성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후술하겠지만,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입체감 있는 디자인, 세련된 마감, 그리고 깔끔한 조형미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막상 PC에 연결하면 또 다른 느낌이다. 차분한 듯하면서도 강렬하게 빛나는 RGB 조명, 마치 공작새가 깃털을 펼치는 순간처럼 다채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어떻게 이런 디자인과 성능을 하나로 녹여낼 수 있을까? 그 자체가 신기할 정도다.
정제된 예술 작품에 독특한 형태의 RGB 바를 합친다면
클레브 어베인 V RGB는 단순한 메모리가 아니다. 이 제품은 RGB LED 하나에서도 차별성을 보여준다. 흔한 방식처럼 LED 위에 반투명 플라스틱을 덧씌운 것이 아니라, 중앙을 가로지르는 알루미늄 가이드 라인을 따라 두 개의 빔이 부드럽게 확산되는 더블 빔 RGB 디자인을 적용했다. 점잖으면서도 세련된 느낌. 단순한 화려함이 아니라, 정제된 아름다움이다. 이 녀석, 뭔가 다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클레브 시리즈는 대체로 깔끔하고 정돈된 직선형 디자인을 추구하는데, 어베인 V RGB는 예외다. 모서리는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꺾여 있고,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과는 확연히 다르다. 고품질 알루미늄 히트싱크를 이렇게 곡선 형태로 정교하게 가공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유려한 외관으로 이어졌고, 보는 순간 ‘잘 만들었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외형만 멋진 것이 아니다. 겉치레가 아니다. 2mm 두께의 히트싱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발열 해소에도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 순백의 히트싱크는 매트한 질감을 지니고 있으며, 직선적으로 뻗은 리니어 패턴과 조화를 이루어 ‘어베인’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세련된 감성을 만들어냈다.
어베인은 디자인에 집중하면서도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히트싱크 높이 42.5mm, 절묘한 균형이다. 덕분에 대부분의 타워형 CPU 쿨러와 간섭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미학과 실용성,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마무리도 확실하다. 전용 온도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시스템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10층 PCB 기판을 적용해 노이즈를 최소화했다. 단순한 멋이 아니라, 완성도까지 갖춘 제품. 어베인 V RGB는 디자인과 성능,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 더블 빔 RGB 조명 뒤로 6000MHz 성능 발휘
어베인 V RGB의 RGB 기능을 활용하려면 메인보드의 조명 제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된다. LED 바의 빛 확산 속도, 밝기, 색상 전환 패턴 등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특정 게임이나 작업 환경에 맞춰 조명 효과를 동기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 애즈락 폴리크롬 싱크
지원되는 소프트웨어는 애즈락 폴리크롬 싱크를 시작으로 아우라 싱크, RGB 퓨전 2.0, 미스틱 라이트 싱크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RGB 설정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RGB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어베인 V RGB가 점등되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너무 강렬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빛이 퍼지는 모습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처럼 느껴진다. 마치 심야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졸음이 쏟아질 무렵, 흐릿하게 스쳐 지나가는 위태로운 할로겐 라이트처럼, 어딘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INTEL Core Ultra 7 265K
② M/B - 애즈락(ASRock) Z890 Taichi
③ RAM - ESSENCORE KLEVV DDR5-6000 CL30 URBANE V RGB 32GB
④ SSD - 마이크론 크루셜 T705 Gen5 2TB NVMe SSD
⑤ VGA - 애즈락(ASRock) Arc B570
⑥ 쿨러 - 공랭
⑦ 파워 - 1050W
⑧ OS - Windows 11 Pro 23H2
이번에 다룬 어베인 V RGB 32GB는 동작 클럭 6,000MHz(48,000MB/s), 램타이밍 CL30-36-36-76을 갖춘 모델이다. 쓸만한가? 답은 간단하다. 쓸만하다.
현재 시장에서 오버클럭 메모리의 주력 라인은 6,000MHz다. 용량 또한 32GB 듀얼 킷이 대세다. 이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가장 적절한 선택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성능을 살펴보면, 기본 DDR5-5600 메모리보다 높은 동작 속도를 제공하며, 램타이밍 역시 표준 제품 대비 조여져 있어 반응 속도가 더 빠르다.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테스트 결과를 통해 차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체감 성능에서도 차이가 난다.
참고로 오버클럭이 필요하다면, XMP(인텔)나 AMD EXPO(라이젠) 프로필을 활성화하면 된다. 별다른 설정 없이 간단하게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안정성 또한 충분히 검증된 방식이다. PC를 몰라도 할 수 있다.
** 편집자 주
클레브 어베인 V RGB는 단순히 빠른 메모리를 넘어선다. 속도와 성능을 넘어 디자인과 감성을 담아낸 제품이다. 차가운 기계 부품 속에서조차 ‘순수미’라는 개념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낼 만하다. 메모리는 보통 성능으로 평가받지만, 어베인 V RGB는 그 이상을 추구한다.
깔끔한 외관과 세밀한 디테일, 그리고 기존의 틀을 깨는 독창적인 디자인은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게 만든다. 단순히 ‘빠른 메모리’가 아니라, ‘세련되고 강력한 메모리’를 찾는 사용자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 제품은 그런 기준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유통망을 갖춘 점도 강점이다. 서린씨앤아이가 유통을 담당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안심할 수 있다. 서린씨앤아이는 오랜 시간 동안 주요 PC 부품의 수입 및 유통을 맡아오면서 안정적인 서비스와 철저한 사후 지원을 제공해왔다.
신뢰성이 확보된 유통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품 선택의 기준이 달라진다. 메모리는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다. 오래 사용할 제품이라면,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사후지원이다. 그런 점에서 클레브 어베인 V RGB는 뛰어난 선택지가 된다.
이렇게 어베인 V RGB에 대한 리뷰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제품의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름답지만 덧없는 이 밤이 지나가고, 다시 또다른 아침이 찾아올 것이다. 밤과 낮, 그 중간 어디쯤에서 잠시 쉬어가는 순간, 책상 위의 어베인은 조용히 빛나고 있다. 메모리는 단순한 부품이지만, 어베인 V RGB는 그 이상을 꿈꾼다. 세련되고 강렬한 존재감, 그것이 이 제품이 가지는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