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리뷰 : 강풀의순정만화 (SKT/ Mob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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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녀도 엘리베이터를 탈까?
그녀를 만났으면 좋겠다.
그녀를 만났다.
우린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났다.
"아, 조때따'
그녀의 첫 마디..
인터넷을 이용하는 젊은 누리꾼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강풀의 순정만화. 필자도 강풀의 순정만화를 보긴 했지만 가끔씩 단편적으로 보곤 해서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아마도 이 순정만화가 나오기 전 강풀의 단편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서 이 만화를 기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게임이 나오고 나서 필자는 '강풀의 순정만화'를 전권(?) 독파할 수 밖에 없었고, 이후 진한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다. 혹여 이 만화를 모르는 이가 있다면, 그리고 필자와 같은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따라가서 만화를 보기 바란다. 많은 시간도 아니고 30분 정도면 독파할 수 있다.
1편을 읽고 계속해서 2편(좌측)으로 이동하면 전권을 다 읽을 수 있다. 모두 42편으로 되어 있으며, 만화를 다 읽었다면 이제 게임으로 들어가보자. 이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얼마나 잘 풀어 놓았을까? 개발사는 마나스톤.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다작으로 유명한 꽤 인지도 있는 개발사이다.
게임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많이 보던 인물이 등장한다. 연우와 주인공이 살던 그 아파트 중간에 살던 청년이다. 이사 온 첫날 연우는 담배를 끊었는데 대신 담배를 피다가 연우 엄마에게 걸려 혼나는, 그리고 마트에 출근하는 작가 강풀. 이 강풀 작가가 유저들에게 게임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게임은 시작된다. 플레이어는 만화 속 장면들을 생각하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데, 게임의 형태는 동급생가 비슷하다. 심지어 게임 진행도 비슷하다.
[강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규철과 연우가 친구고,
연우 상사와 수영 선생님이 부부라는 설정은...
아, 그랬어? 라는 감탄사를 나오게 한다]
텍스트로 체험해 보는 게임 진행
우선 4명의 캐릭터 중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선택해야 하며, 이에 따라 시나리오가 달라진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4명의 캐릭터는 다음과 같다.
* 김연우 : 회사원으로 혼자 아파트에서 지낸다. 아래층의 여고생 한수영을 만나 외로움을 잊고 산다. 규철과는 고교 시절부터 친구다.
* 한수영 : 고3으로 아파트 위에 사는 12살 띠동갑 연우를 좋아한다, 강숙과는 같은 고교에 다닌다. 아파트 부녀회 회장을 엄마로 두고 있다.
* 강 숙 : 수영과 같은 고3이며, 벤치에 앉아 담배 피는 하경을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다. 고교생인데도 터프함이 몸에 배어 있다.
* 권하경 : 옛 남자 규철을 잊지 못한 상황에서 고3 강 숙의 등장이 혼란스러운 30대 여성.
우선 연우가 되어 게임을 시작해 보는데, 캐릭터마다 시작 위치가 다 틀리다. 연우는 8층에 살고 수영은 같은 아파트 7층에 산다(원작과는 좀 틀리다, 가운데 층에 강풀이 살아야 하는데 층이 없다 ^^;). 아파트를 나왔다면 원작과는 달리 출근은 안 해도 된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WOW처럼 머리 위에 물음표가 뜨는 NPC만 골라 말을 걸어 보자. 서브퀘스트를 줄 것이다.
이 퀘스트를 해결하려면 마을을 꿰고 있어야 한다. NPC들이 내주는 퀘스트는 다양하다. 그 중 물고기 잡아오라는 종류가 참 많은데 물고기 잡기가 엄청 힘들다(드래곤로드의 물고기 잡기와는 차원이 틀리다. 드래곤로드는 낚시대를 담구기만 하면 건져 올렸는데, 강풀의 낚시는 물고기가 걸려든 상태에서 연타를 해야 하며, 여간해서는 범위 내에 들기가 힘들고 거기다 물고기가 붉게 물드는 과정이 하나 더 남아 있으니 무척 어렵다). 이 외에 미로를 통과하는 퀘스트도 있고, 단순한 전달 심부름도 있다.
[내 방에서 시작을 하고, 그녀를 만난 것은 엘리베이터 안이었다]
[작가 강풀은 매점 종업원이다]
이렇게 서브퀘스트를 풀다가 오른쪽 상단에 'Q' 글자가 반짝거리면 얼른 맵(*)을 열어서 메인퀘스트 발생 위치가 어딘지를 살펴야 한다. 보통 연우가 사는 아파트나 회사 근처가 많다. 그럼 바로 그곳으로 달려가야 게임이 진행된다. 물론 딴 짓을 해도 되지만 시나리오를 풀어가려면 메인 퀘스트를 해결해야 한다.
'해결'이라고 표현했지만 해결해야 할 것은 거의 없다. 그냥 여고생 '연우'를 만나기만 하면 메인퀘스트는 끝이 난다. 아쉬운 점은 정말 가슴을 설레게 했던 원작과는 달리 너무 빨리 끝나 버린다는 것. 같은 아파트 위층에서 아래로 눈 뿌리는 장면이 컷이 얼마인데, 게임에서는 딱 한컷 나오고 만다.
[상단 우측 Q글자가 반짝인다, 맵을 열어라]
[퀘스트 발생 장소까지 걸어갈지, 버스, 택시 등을 타고갈지 결정]
[그녀가 나를 기다린다,
밤이 되면 이렇게 변한다...
하지만 이 변화를 처음 맞게 되면
"아...핸드폰 다운됐나?"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당황스럽다]
메인퀘스트만 진행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잠도 자야 한다. 메인 상단 'Q'자 바로 옆에 침대 아이콘이 반짝거리면 다시 맵(*)키를 눌러 0번을 눌러야 하며, 이 때 자동으로 방안으로 이동하는데 여기서 침대로 가면 휴식을 취하면서 하루밤이 지난다.
그리고 방을 나올 때는 항상 세이브를 해야 한다. 방에서만 세이브가 되기 때문에 잊지 말아야할 사항이다(덕분에 버스나 지하철 등지에서 플레이 할 때 저장이 되지 않아 불편하다).
[건물들이 다양하다, 동급생...-,.-]
이제 오락실로 가보자. 오락실에 가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풍선 터뜨리기 게임, 소, 돼지, 말 등 동물들이 레이스를 펼치는데 배팅 하는 게임, 점수별로 배팅한 다음 원반을 던지는 게임의 3가지를 즐길 수 있다.
오락실에는 이 뿐이지만 밖에서는 더 많은 미니게임을 찾을 수 있다. 낚시 게임 외에도 복권이 있는데, 500원이나 1000원을 내고 즉석에서 긁으면 당첨금이 나온다(물론 큰 돈 바라기는 어렵다).
이렇듯 많은 미니게임이 있지만 돈 벌기는 힘들다. 소, 돼지, 양, 말, 맷돼지 5마리가 있는데 이 중 누가 가장 빨리 달릴 것 같은가? 대충 말, 맷돼지, 소, 양, 돼지의 순으로 했다가는 돈 잃기 쉽상이다(가장 느리다고 생각되는 양이나 돼지가 1등을 할 때도 있다). 이 외에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면 걸어가는 방향이 거꾸로 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원반을 던져서 잘 맞춰 보셈, 어떻게 돼지가 1등을 하냐고?]
[저 빨간색까지 가기도 힘들어, 넘 빨리 지나가 버리는 풍선들]
가치는 있으나 문제가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 흔치 않은 '연애'를 소재로 했다는 점, 여기에 만화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도 그리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희소성면에서의 가치는 충분한 듯 보인다.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캐릭터들의 큼직큼직한 화면 대비 사이즈로 인해 인물들의 표정을 금방 읽을 수 있어서 게임에 더욱 빠져 들게 만드는 요소도 있다.
하지만 연애를 하기 위한 스토리(메인퀘스트) 부분과 서브퀘스트의 연결 고리가 적으며, 메인퀘스트에서 유저들이 할 게 없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메인퀘스트의 경우 '뭔가를 해와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만나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방식이어서 너무 밋밋해 보인다는 것이 단점이다.
서브퀘스트에도 문제가 있는데, 낚시는 처음 접하는 유저들에게 너무 어려운 시스템이라 금방 단념해 버리기 쉽상이고, 중간 중간 나오는 피아노 건반치기는 건반 앞에 앉으면 여러 가지 동요가 나오는데, 그 동요 제목만 보고 피아노를 쳐야 한다. 종류가 다양한 것은 좋은데 질적인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미로는 몇번 연습하면 된다.. 하지만 피아노는 귀차니즘의 절정]
[저 변태가 20만원씩이나... 단순한 돈 받아주기 퀘스트도 있다]
4명의 등장 캐릭터, 그리고...
4명의 캐릭터가 등장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나쁜 점은 만화에서는 다른 사람이 어떤 이유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설명이 가능하지만 게임에서는 4명 모두 플레이 해보지 않고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많다. 그리고 만화를 보지 않았다면 중간에 삭제된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 때문에 스토리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존재한다.
물론 한 사람으로 클리어 한 후 상대편의 역할을 맡아 진행하다 보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게 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상호 보완적인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은 장점이다. 플레이 타임 측면에서도 일찍 1명을 클리어 하더라도 2명, 3명, 4명째가 남아 있어 더욱 즐겁다.
결론을 말하자면 대개의 캐릭터 게임이 그렇듯 팬들을 위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만화로 재미있게 본 작품을 게임으로 만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4명의 캐릭터를 각기 다른 입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 학교나 회사를 가지 않고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농땡이 치는 재미(?), 무척이나 힘들지만 곳곳에 미니게임이 존재한다는 점,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이 게임은 출시 2-3일만에 SKT 주간 다운로드 순위 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나중에 생각해요.
어쩔지는 나중에 생각해요. 지금 이렇게 잘 나가고 있으니까...
미리 겁먹지 말아요...우리...
여름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여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