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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심즈’는 실제 세상을 축소시켜 놓은 듯한 아기자기한 재미는 물론 다양한 사회 생활을 통해 폭 넓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인 게임이다. 특히 심들이 현실 세상의 인간들처럼 다양한 욕구를 가진다거나 자유로운 행동을 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처럼 많은 매력 포인트를 가진 게임이어서인지 외국에서는 새로운 확장팩이 발매될 때마다 항상 판매 차트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모습이며, 국내에서는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인기가 상당하다. 게다가 한번 심즈의 세계에 빠진 사람이라면 그 재미에서 헤어나지 못할 정도로 중독성이 높다.
이제 NDS로도 심즈를 즐긴다
그런 심즈가 닌텐도 DS로 등장한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경쟁 기종인 PSP처럼 정통파 심즈는 아니고 다소 시스템적인 변형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오리지널 심즈와는 어떻게 다를지도 내심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데, 과연 어떤 모습일지 함께 살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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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그래픽은 3D로 이루어져 있지만 기기 자체의 한계로 인하여 퀄리티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폴리곤의 수도 부족하고 도트도 어느 정도 보인다. 비단 ‘심즈 2’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NDS 최상급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냥 적당히 즐길만 한 정도, 딱 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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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점은 8등신 체형에 서구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던 기존 심즈 시리즈와는 달리 3등신의 귀여운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는 변화된 게임 스타일과도 연관이 있겠지만 그래픽적인 부분의 성능이 어느 정도 다운그레이드 된 만큼 이를 커버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만족스럽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무난한 느낌이고 머리 스타일이나 피부색, 눈 등의 몇 가지 부분은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물론 기존 심즈 시리즈에 비하면 심히 부족하다 할 수 있지만 구색은 적당히 갖춘 느낌이랄까. 3등신 캐릭터를 사용하다 보니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기자기하면서도 귀여운 형태이다.
그래픽이나 캐릭터는 다운그레이드를 피할 수 없었지만 음성은 기존 심즈의 친숙한 언어 형태를 따르고 있어 반갑다.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기는 하지만 심즈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이러한 언어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이 역시 약간의 차이는 있다.
기존 시리즈가 다소 과장된 느낌의 억양을 선보였다면(독일어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마이 심즈는 조금 차분한 느낌으로 이것 역시 게임 스타일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듯싶다. 그리고 심즈 2에 비해서는 많이 쳐지는 편이어도 나름대로 다양한 포즈와 얼굴 표정 등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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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이름에 ‘심즈’를 쓰고 있고 제작사 역시 같지만 진행에 있어선 기존 심즈와 사뭇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심즈는 마치 현실 세계를 축소해 놓은 듯한 세상에서 심(심즈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심 이라고 한다)들의 생활을 보고 즐겼지만, 마이 심즈는 마을을 발전시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발전된 마을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된다.
마을을 발전시키는 법은 간단하다. 다양한 행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각종 임무들을 수행하는 것. 이러한 식으로 계속 하다 보면 게이지가 상승하게 되는데 게이지가 가득 찰 때 마다 스타 레벨이 오르고 스타 레벨이 상승할 수록 마을은 점점 살기 좋은 모습으로 변화한다. 최초 시작 시 마을은 아주 비좁지만 마을이 발전하게 되면 보다 많은 장소와 상점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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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목표 자체가 마을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보니 심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감상하거나 하는 요소는 느끼기 힘들다. 물론 단편적이거나 일부에 한하여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기존 심즈에 비해 어느 정도 ‘임무’를 진행한다는 분위기를 띄다 보니(게임에서 진행해야 할 임무가 존재하며 이 임무를 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가지 않는다) 다소 자유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심의 육성이나 생활 등을 즐기는 부분이 없는 만큼 기존 팬들에게는 조금 밋밋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뭐랄까 수수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고 할까. 심의 조작도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RPG처럼 직접 움직여 주어야 하고, 조작 가능한 캐릭터도 하나 뿐이기에 하나의 캐릭터로 사건을 이끌어간다는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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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대상들이 무언가 불만스러운 모습일 때가 있다. 이 경우 사람들에게 적절한 대화 아이콘을 선택, 제한 시간 내에 그들의 행복도를 높여 주어야 하는데 다른 심들의 상태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대화 아이콘이 달라지는 만큼 적절한 아이콘을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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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면 소지금이 늘어나기도 하고 마을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 게임 내 시간은 아침부터 밤까지 단계적으로 흘러가며, 시간대에 따라 대화 가능한 상대가 달라지거나 상점이 여는 시간도 정해져 있는 등 시간에 따른 차별성이 존재한다. 침대에서 취침을 통해 일정 시간을 흐르게 할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기존 심즈의 시스템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는 만큼 느껴지는 재미도 사뭇 다른데, 실시간으로 심들이 생활을 하던 전작과 달리 RPG처럼 수동적 형태로 시간이 흐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어 가지고 다니면서 즐기기에는 편리한 부분도 많다. 다만 이렇듯 잔잔하게 흐르는 게임 자체의 구성에 재미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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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즐길 거리들
본 게임의 임펙트와 몰입도가 떨어져서인지 몰라도 게임 도처에 다양한 미니 게임들이 존재한다. 스쿠버다이빙이나 패러글라이딩 같은 게임은 물론이고 카지노와 낚시 등 그 자체로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들이 많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미니 게임들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임무들을 수행하면서 마을을 발전시키고 갈 수 있는 지역이 보다 넓어지게 만들어야 이러한 게임들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미니 게임의 경우 말 그대로 간단한 게임인지라 여기에서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몰입도는 생각보다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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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심즈만큼은 아니지만 가구를 구입해 집에 배치할 수도 있고, 새로운 옷을 구입해 옷을 바꾸어 입을 수도 있는 등 나름대로 다양한 요소들도 준비되어 있다. 어느 정도 돈을 모으면 보다 좋은 시설의 집으로 이사를 갈 수도 있고 라디오를 클릭 하면 음악이 나오는 등 과거 심즈에서 볼 수 있었던 부분도 조금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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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루하다, 하지만…
기존 심즈의 시스템을 버리고 하드웨어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심즈를 선보인다는 시도 자체는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기대에 비하여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 게임이다. 완벽한 한글화를 통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 부분은 상당히 마음에 들지만 다소 밋밋한 느낌을 주다 보니(그나마 미니 게임들이 어느 정도 재미적인 측면을 채워 주고 있지만) 확 끌어들이는 무언가가 없는 느낌이랄까.
물론 이는 과거의 심즈 시리즈 때문에 드는 생각일 수도 있다. 기존 심즈를 아예 생각하지 않고 보면 휴대용으로서 즐길 만한 게임은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심즈’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만큼 적어도 이보다는 높은 자유도와 아기자기한 요소들이 포함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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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마이 심즈는 기존 심즈 시리즈를 생각하고 플레이 할 경우 게임 자체의 질을 떠나 많이 실망할 수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게임이라 생각하면 그리 나쁜 게임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비록 오리지널 심즈 정도의 만족감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조작도 단순하고 아기자기한 맛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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