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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과 커맨드 앤 컨커, 그리고 레드 얼럿과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웨스트우드와 EA의 RTS 게임들은 다른 어떤 제작사보다 많이 발매되었고, 그 속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을 꼽는다면 역시나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또 다시 돌아온 케인
GDI와 NOD라는 이름은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정도로 커맨드 앤 컨커의 인지도는 높을 뿐 아니라 재미나 완성도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처음 이 시리즈가 등장했을 무렵 지원했던 멀티플레이는 그간 컴퓨터와의 인공 지능만이 가능했던 RTS에 있어 획기적이고도 엄청난 사건이었다.
비록 지금처럼 빠른 회선도 편리한 대전 시스템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모뎀을 이용해 2인 플레이를 즐기던 그 때의 추억은 30줄에 접어 든 게이머라면 익히 알고 있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고나 할까. 특히 ‘커맨드 앤 컨커 3’에서는 기존의 두 진영간의 대립에 추가로 스크린이라는 외계 종족을 추가시켜 종족 선택의 폭을 넓히기도 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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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맨드 앤 컨커 3 케인의 분노’는 일전에 발매된 ‘타이베리움 워’의 확장팩이다. 일반적인 경우 확장팩은 미션이나 새로운 유닛, 신 종족이 추가되는 것에 그치기 마련이고,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는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케인의 분노는 각종 이펙트를 더욱 강화해서 보다 멋들어진 모습을 과시한다.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케인이 부활, 다시 NOD의 재건에 힘쓰는 이번 확장팩은 NOD의 팬이라면 더욱 더 놓치기 힘든 게임이 아닐까 싶다. 특히 ‘레드 얼럿 3’의 베타 키를 특전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팬들에게는 메리트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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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리움 워와 마찬가지로 케인의 분노 역시 한글화를 거쳐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반적인 시스템은 원작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인터페이스 면에서도 크게 변화된 부분이 없다. 조작에 있어서도 그 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작을 즐겼다면 바로 적응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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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진영, 새로운 유닛
확장팩이 발매될 경우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새로운 유닛이 아닐까 한다. 새로운 유닛의 추가는 전략의 활용 면에서도 변화를 주기 마련이고 한 진영의 스타일을 변화시키는데도 일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유닛의 이야기에 앞서 케인의 분노에서 추구하는 하위 진영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언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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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진영은 각 진영의 변종 조합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기본적으로 각 진영에는 2개의 하위 진영이 존재하는데 어떠한 진영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용 가능한 유닛들이 달라지기도 하고 유닛에 새로운 능력이 부여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대전에 있어 이러한 하위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진영과 함께 추가적인 선택이 이루어진다는 것.
즉, NOD를 선택하고자 할 때는 기존의 NDD 뿐만 아니라 블랙 핸드와 마크 오브 케인까지 총 3가지 형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하위 진영의 구분은 자신의 전투 스타일에 따라 보다 적합한 진영을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메리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본 3개 진영의 경우 타이베리움 워의 구성에 추가로 2개의 하위 진영 유닛과 기술이 섞인 절충적인 구성을 하고 있는 반면(따라서 하위 진영 선택을 하지 않아도 신규 유닛의 일부는 사용이 가능하다) 하위 진영은 특정 컨셉에 맞게 유닛이 구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하위 진영에는 특정 유닛이 존재하지 않거나 새로운 유닛이 추가되어 있는 등의 변경점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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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선택란에서 총 9개의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하위 진영 별 유닛 분포에 있어 특징적인 점은 동일한 유닛일지라도 어떤 진영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강화되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계 지네와 같은 독특한 성격의 유닛들이 추가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인데, 기계 지네의 경우 생산 후 별도의 꼬리를 8개 추가함으로써 성능 향상을 이룰 수 있다.
꼬리는 대공이나 차량, 보병 및 치료 형태로 자신이 원하는 위주로 세팅이 가능하기 때문에(파괴 되면 다시 붙일 수도 있다) 상황에 맞게 유용한 세팅이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타이베리움 워에 비해 상위 능력을 보이는 유닛들이 대거 추가되었고, 하위 진영도 추가됨으로써 이들과 연계한 새로운 조합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또 보병의 경우 특수 유닛이 많아지면서 활용도가 높아진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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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마디를 붙일 수 있는 기계 지네
각 하위 진영 별 특징
1. [GDI]
- 스틸 탤런즈
스틸 탤런즈는 과거의 주력 병기인 타이탄과 울버린을 사용할 수 있으며 모든 차량에 베테랑 승무원이, 저거넛은 보병을 탑승시킬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보병과 공중 유닛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갑 부대 중시 형 스타일에 적합한 진영이다.
오랜만에 보는 타이탄의 모습
- ZOCOM (aka Zone Operations Command)
발전된 음파 기술을 이용한 광역 범위의 무력화 공격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기갑 유닛의 수는 적지만 다양한 보병과 공중 유닛을 통해 입체적 전투가 가능한 진영이다. 오르카와 광역 파쇄기, 존 레이더 등을 통해 다양한 음파 공격이 가능하며 하나의 적을 상대하기 보다는 여러 적을 상대하는데 특화되어 있는 스타일. 하베스터가 로켓을 장착해 공격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기술은 역시 음파 관련이 많다
2. [Nod]
- 블랙 핸드
케인의 정예 근위병단으로 상대적으로 보병의 능력이 대단히 높다. 저가의 유닛이라고 하기에 높은 능력을 발휘하는 컨페서 카발이나 향상된 전투력으로 보강 된 강력한 블랙 핸드 등 보병에 특화된 진영. 다만 공중 유닛의 생산이 불가능하고 NOD의 자랑인 스텔스 유닛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진영의 이름과 동일한 강력한 유닛 블랙 핸드
- 마크 오브 케인
블랙 핸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독특한 공격을 행하는 타이베리움 돌격대와 구원자를 사용할 수 있고, NOD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스텔스 능력을 가진 모든 유닛을 선택 가능한 진영. 아군의 다양한 유닛을 파괴, 독특한 능력을 입수할 수 있는 아바타는 물론이고 (스텔스도 가능) 스텔스 탱크와 같은 스텔스 유닛을 기반으로 한 작전 구사에 효과적이다.
3. [스크린]
- 리퍼 - 17
빠르게 치고 빠지는 스타일의 히트 앤드 런 중심의 진영. 공중 유닛이 타 진영에 비해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보다 강화된 능력의 약탈자와 리퍼 트라이포드를 이용해 효과적인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하베스터에 실드가 추가되어 있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트래블러 59
강력한 마인드콘트롤 유닛들과 스텔스 유닛이 포함된 이 진영은 전체적인 화력이 그리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다양한 부수 기술을 사용하여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간다는 무시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중화기 유닛은 다소 적은 편이지만 비행 유닛은 충분한 모습이다.
역시 트래블러의 특징은 마인드 컨트롤?
강력한 에픽 유닛의 등장
새로운 유닛의 등장과 함께 살펴볼 부분은 확장팩에 새로 등장한 강력한 에픽 유닛이다. 타이베리움 워에서도 보병의 경우 코만도나 미스터마인드와 같이 1개체만 소유할 수 있는 에픽 유닛이 존재했지만, 이번에는 차량용 그것도 보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에픽 유닛이추가되었다.
이러한 에픽 유닛은 가장 최종적인 테크 트리에 위치하고 있고 가격도 상당히 높지만(5000) 생각보다 짧은 생산 시간과 엄청난 체력, 그리고 강력한 공격 능력으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전투력을 보여 준다. 가격 대 성능비를 생각하면 가히 견줄 수 있는 유닛이 없을 정도라고 할까.
가격이 꽤나 비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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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크기도 상당한 수준 |
특히나 이러한 에픽 유닛은 별도로 보병 유닛이 탑승 가능한 슬롯을 장착해 추가적인 공격 능력까지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 계열의 유닛을 넣으면 자체 수리가 이루어지고 로켓이나 수류탄 등 탑승시킨 보병 유닛의 공격 형태에 따라 그에 맞는 공격이 추가된다. 게다가 이러한 부수적인 공격은 에픽 유닛이 움직이는 동안에도 발휘되기 때문에 효용성도 높다.
이들의 전투 능력은 몇 기의 고급 유닛만으로는 하나의 에픽 유닛을 상대하기가 부족할 정도이며 엔지니어 등을 넣은 경우 중간 중간 수리를 통해(수리는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회복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컨트롤만 좋다면 상당한 생존률을 보일 수 있다. 여기에 보병이나 차량, 구조물 등의 모든 종류 유닛에 강력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만큼 부대의 주력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런 만큼 상대 진영의 에픽 유닛은 우선적으로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이들에게는 핸디캡으로 커다란 크기와 느린 이동 속도가 설정되어 있어 전체적인 부대의 이동 속도가 느려진다는 단점이 있다. 참고로 에픽 유닛은 어떠한 하위 진영을 선택하더라도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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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렇듯 강력한 능력을 자랑하다 보니 다양한 유닛들을 이용하여 적 진영을 교란하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다소 떨어지며,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가 사실 상 이온 캐논이나 기타 여러 가지 특수 공격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보니 너무 한방 싸움으로 변질되는 듯한 느낌도 든다.
물론 특수 공격이나 에픽 유닛은 후반부 트리에서 많이 등장하는 만큼 사용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처음 C&C 시리즈가 등장했을 때의 이온 캐논 한방이나 A10 폭격기, 그리고 맘모스 탱크가 보일 때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를 정도로 강력한 특수 기술과 유닛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역으로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할까. 역시 RTS란 적절히 유닛을 조합하고 두뇌와 컨트롤로 승부하는 데 재미가 있는 법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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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의 승부이기는 했지만 에픽 유닛 하나로 화면의 모든 적을 몰살시켰다
각 진영 별 중화기 에픽 유닛 - [GDI] - MARV - [NOD] – 라디머 - [스크린] - 이레디케이터 |
세계 정복 모드를 즐기자
통상적으로 확장팩이 발매되면 모든 진영이나 종족의 캠페인이 새로 추가되지만 케인의 분노는 NOD 중심의 게임답게 NOD 미션만을 새로 추가했다. 다른 진영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조금 아쉬움이 느껴질 만 한 부분인데, 그렇다고 즐길 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 정복 모드가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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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튜토리얼도 제공된다
세계 정복 모드에서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략 부분과 전투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턴의 흐름은 본격적인 시뮬레이션 장르의 느낌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투에 있어서도 자동 전투가 지원되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귀찮은 전투를 편안하게 넘길 수 있다. 물론 중요한 전투에서는 직접 플레이를 하고 말이다.
규칙은 매우 단순하다. 상대 진영을 모두 없애거나 진영 별로 준비된 승리 조건을 달성하는 것이 전부. 전술 맵의 기본은 턴 방식의 시뮬레이션 형태로 진행되며, 세계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자신의 기지를 발전시키고 타격대를 이용해 상대 진영의 기지를 제압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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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진영의 승리 조건들
자신의 턴에서는 자원을 사용해 각 지역의 기지 단계를 향상시키거나 방어 시설 등을 확충할 수 있다. 또 기지에서 별도의 타격대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보다 높은 등급을 가진 기지에서는 더욱 강력한 타격대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보다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타격대 구성은 스스로 편집할 수 있다.
이렇듯 기지를 발전시키면서 타격대를 이용, 상대 기지와 타격대를 제압하는 것이 세계 정복 모드의 주된 흐름이다. 기지에 특수한 건물을 건설, 상대 기지나 타격대에 큰 피해를 줄 수도 있고 타격대를 이용해 새로운 기지를 건설할 수도 있다. 전투는 진영 간 분쟁이 일어날 경우 발생하는데 주변에 있는 진영 간 기지나 타격대에 따라 3개의 종족 모두가 한번에 전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일대 일 전투가 벌어지기도 한다.
일반적인 전투와 다른 점이라면 타격대에 속한 인원이나 기지 내 시설을 기반으로 전투를 진행한다는 점. 타격대의 경우 MCV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과 같이 건물을 짓고 타이베리움을 채집하면서 전투가 벌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기지 건설 등으로 MCV가 없거나 하면 생산 없이 전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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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참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세계 정복 모드이지만 보너스 요소이기 때문인지 반복적으로 즐기기에 적합한 각종 장치가 부족해 한 두 번 경험하면 재미가 반감된다. 조금 더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면 스커미시처럼 혼자서 몇 번이고 즐길 만한 요소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할까.
만족감 반 아쉬움 반
기존에 발매된 게임의 확장팩이라는 특성 상 여타 게임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추가된 캠페인 미션이 적다는 점을 제외하면 하위 진영의 추가도 참신하고 등장하는 새로운 유닛이나 기술도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그래픽 퀄리티도 더 좋아졌고 한글화 덕분에 접근성도 용이하며, 전략적인 측면도 더욱 풍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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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너무 강력한 무기와 유닛이 많다는 점이 RTS 장르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 3편으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종족이 추가되었는데 여기에 강력한 에픽 유닛까지 등장하는 등 파격적인 요소들이 이어지고 있어 과거의 그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약간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을 법 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확장팩의 퀄리티는 그리 나쁘지 않다. 즐길 거리도 많아졌고 팬이라면 반길 만한 부분이 곳곳에 내포되어 있다. 사실 팬이 아니더라도 RTS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플레이를 권하고 싶은 게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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