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기어 스피릿’은 만화 ‘원피스’의 캐릭터들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대전 액션 게임이다. 네 가지 유형의 속성을 가진 130여 장의 카드를 수집하면서 나만의 덱을 편집해 보다 효과적이면서 독특한 필살기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며 진행하는 카드 배틀 시스템을 갖고 있고, 카드 수집이라는 요소가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카드와 추가 캐릭터를 얻기 위해서는 스토리 모드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각 캐릭터마다 조금씩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기승전결이 담긴 통상적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전체 스테이지 8개 중 여섯 군데를 서로 다른 순서로 방문해 매번 동일한 대화 이벤트를 지나고 나면 방문할 때마다 달라지는 보너스 카드 입수 조건을 알려주고 전투가 시작된다.

전체 스테이지는 8개인데 대단한 스토리의 전개가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든 6개의 스테이지를 방문하고 나면 엔딩 화면을 잠시 보여주고 제작진의 이름이 포함된 엔딩 크레딧이 스크롤되는 정도로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보다도 스토리 모드의 존재 의미는 앞서 언급한 카드 입수에서 찾을 수 있다.

전투 중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캐릭터와는 상관없이 활용할 수 있는 공격력과 방어력, 그리고 체력 회복이나 다른 캐릭터의 상태를 제어하는 카드 유형과 선택한 캐릭터에만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 카드가 있다. 범용 카드 또는 필살기 카드는 전투가 끝날 때마다 얻는 현상금 포인트라든가 특별한 조건을 만족시킬 때 얻을 수 있고 조금 더 독특한 기능을 가진 카드는 각 대전이 시작되기에 앞서 알려주는 카드 획득 조건이라는 것을 만족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전투가 시작되는 초기 화면에 참여하는 캐릭터의 목록과 함께 '카드를 모두 사용' 또는 '필살기를 이용해 적 쓰러뜨리기' 등의 특별 조건이 표시되는데 조건을 만족시키면 조금 더 특별한 카드를 얻게 된다. 카드는 서로 다른 슬롯 크기를 갖고 있고, 특별할 수록, 그리고 포함된 기능이 강할수록 더 큰 슬롯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음 전투에 이용할 카드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에는 약간의 고민이 필요할 때도 있다.

전투에 사용하는 키가 간단해 쉽게 익숙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적을 공략하는 방법이 쉽게 정형화될 수 있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약한 공격과 강한 공격 키를 번갈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에 떨어져 죽을 수 있는 장소가 있는 스테이지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전투에 이겨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특별 조건을 만족시키는 데에만 집중해도 될 정도.

캐릭터에 할당되어 있는 몇 가지 이벤트에 만족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우승의 기쁨을 안겨준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게임이다. 여기에 더해 혹시라도 수집 욕구가 강하다면 모든 카드를 얻기 위해 다양한 캐릭터를 번갈아 선택하며 끊임 없이 반복되는 전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항상 같은 음악, 부족한 스테이지 종류, 별로 다양하지 않으면서 반복이 잦은 특별 카드 획득 조건 등 여러 모로 아쉬움을 경험하게 될 게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