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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그리고 수 없이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단독으로 발매가 되기 보다는 대부분 시리즈 형태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각각의 라인 업이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니 자신이 원하는 장르를 선택해 플레이를 하기가 용이하고, 같은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서로 다른 재미를 준다.
전작과 변함 없는 모습 |
이처럼 다양한 건담 게임들 중 건담 배틀 시리즈는 PSP를 대표하는 건담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SP로 등장한 여타의 건담 관련 게임들이 과거 PS2로 발매되었던 게임을 이식하거나 다운그레이드 하는 것과 달리 건담 배틀은 순수하게 PSP로의 발매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은 물론 오직 PSP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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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휴대용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아니면 건담이라는 소재 자체의 우려먹기가 원인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발매된 3개의 게임은 같은 시리즈라는 것을 확인이라도 하듯 모두 비슷 비슷한 모습이었다. 물론 다른 건담 시리즈들도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건담 배틀 시리즈에서는 조금 더 심한 모습이랄까.
새로운 기체가 등장하는 등 게임의 볼륨 면에서는 계속 풍성해지고 있고, 배틀 크로니클에서는 무기 개조가 가능해지는 등 몇 가지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하기도 했지만(그리고 실제 플레이 감각에서도 조금 다른 점이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기본적인’ 게임 스타일은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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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4번째 작품인‘건담 배틀 유니버스(이하 유니버스)’도 마찬가지이지만, 다행히 전작들에 비해서는 변화 폭이 큰 편이다. 이렇듯 ‘변한 것 없는 모습’은 주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리즈라는 것이 어느 정도 통일성을 가져야 하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신작이라면 조금이나마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변함 없는 모습을 당연하게 느낄 수도 있고 아쉬움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라면 안도감을 느끼기 보다는 아쉬움을 갖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형태의 모드를 추가한다든지 보다 많은 기술이 수록되는 등의 양적인 증가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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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볼륨! 강화된 게임성! |
결국 유니버스의 플레이 방식과 준비된 모드 등은 전작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공격이나 조작도 그렇다.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기는 했지만 근본은 전작들과 같다. 그래픽에 있어서도 특정 부분이 향상되었다거나 모션이 보다 사실적으로 변한 것 같지만, 전작들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 왔던지라 체감적으로는 전작인 크로니클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맵과 배경 음악 역시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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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볼륨 면에서는 상당히 우수하다. 지금까지의 건담 배틀 시리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미션을 즐길 수 있고 새로운 기체들이 대거 등장해 유닛의 라인 업도 한층 풍성해졌다. 기존 크로니클에 등장했던 148기의 기체에 새로 42기가 추가되어 190기라는 경이적인 숫자의 기체를 만날 수 있으니 팬들에게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파일럿도 무려 22명이나 추가되었고 말이다.
미션 진행에 있어서도 복잡성을 가미해 수 많은 미션들이 고정적인 진행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가 어떻게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변하는 가변적인 미션 구조 형태가 많아졌으며, 연계 미션 수도 증가해 만족감이 더욱 높아졌다. 다만 게임이 1년 전쟁부터 역습의 샤아까지만 다루고 있다 보니 너무 동일한 배경을 사용하고 있는 듯한 불만은 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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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약의 차이가 분명한 유닛들의 성능을 밸런싱 조정을 통해 갭을 줄인 것 역시 눈 여겨 볼 부분이다. 비록 아직까지도 유닛 간의 능력 차이가 상당하지만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고(양산형과 대표급 유닛의 성능이 비슷하다면 그 편이 더 이상하지 않은가), 사기성에 가까운 부분들이 수정되어 전작에서 주력으로 사용하던 기체와 공격 패턴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크로니클에 비해서는 탄 계열의 무기가 조금 더 좋아진 듯한 인상이며(전작에서 빔 계열의 무기가 좋았던 것에 대한 밸런싱 조정이 아닐까 싶다) 공중에서도 방패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팬널의 사용 방식이 변화해 쿨타임이 지나야 생성되는 등 자잘한 변경점들이 존재한다.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상승해 최고 랭크를 받기가 어려워진 것도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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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과의 데이터 연계가 상당한 수준인 만큼 이를 이용하면 꽤 쉬운 진행이 이루어지기도 하고(개인적으로 워낙 후한 수준이기에 재미를 위해 연동을 권하지는 않고 싶다) 또 단순히 전작들의 세이브 데이터가 존재하기만 해도 게임 시작 시 약간의 개조 포인트를 받기 때문에(3개의 전작 데이터가 모두 있다면 각 연대 별로 500 포인트를 얻고 시작하게 된다) 더 나은 진행을 할 수 있지만 처음 건담 배틀 시리즈를 시작한 게이머라면 조금 부담이 갈 정도의 난이도라는 느낌이다. 덕분에 다양한 기체나 파일럿을 모으기는 힘들어졌지만 게임을 즐기는 재미는 더 커진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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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유니버스 만의 특징 |
기본적으로 전작들과 ‘동일’한 규칙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유니버스 만의 새로운 요소가 존재하기도 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다양한 오퍼레이터의 등장. 게임 자체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유니버스의 경우 오퍼레이터의 대화가 보다 구체화 된 모습이기에 보고 듣는 메리트가 더욱 커졌다.
시리즈 최초로 캐릭터 별 특성도 도입되었다. 특성은 크게 패시브 스킬과 애디셔널 스킬로 나뉘는데, 애디셔널 스킬의 경우 빈사 상태에서 발동되는 만큼 이를 잘 선택하면 일발 역전의 기회가 오기도 한다(반대로 어이 없는 경우를 당할 수도 있다) 스킬은 캐릭터의 이름과 어떤 오퍼레이터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장착할 스킬이 결정되는데 효과적인 것들도 존재하다 보니 이를 위해 반복적인 노가다가 이루어질 소지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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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많은 소녀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셀렉트 버튼을 통해 미션 진행 중 파트너에게 약간의 지시를 내릴 수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아주 간단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세부 지시는 불가능하지만 특성 시스템과 더불어 그간 변화가 없던 플레이에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파트너의 활용을 높여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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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낫지만… |
기본적인 게임 구조가 전작들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신선함이 떨어지는 부분은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신경을 쓴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게임이 아닐까 한다. 볼륨도 만족스럽고 뻔한 미션 진행을 탈피해 보다 입체감을 주려고 노력한 인상도 풍긴다. 기체 간의 밸런싱에 있어서도 보다 신경을 쓴 듯 하고 말이다.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역대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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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리즈 각각의 특징이 별로 없다 보니 유니버스 하나가 다른 시리즈들을 모두 포괄하는 듯한 모습이고 이로 인해 전작이 죽어버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물론 각종 무기나 유닛의 성능이 시리즈마다 차이가 있는 만큼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플레이가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신작이 발매될 때 마다 전작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다. 향후에는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여 각 작품만의 메리트를 주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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