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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드라이브 시절 RPG를 이끌었던 ‘판타시스타’ 시리즈, 그리고 시리즈 최초로 온라인에 도전했던 ‘판타시스타 온라인’을 계승한 ‘판타시스타 유니버스’는 판타시스타 시리즈 특유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와 더불어 본격적인 온라인 기반으로서 입지 기반을 굳힌 게임이다.
비록 PC 전용 온라인 게임들에 비해서는 운신의 폭이 좁은 것이 사실이지만 콘솔 게임 특유의 장점과 온라인 플레이뿐 아니라 싱글 플레이까지 가능하여 여전히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비록 스퀘어 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11’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제법 좋은 게임으로 인정 받고 있는 것이다.
유니버스의 뒷 이야기? |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는 판타시스타 유니버스가 정식 발매되지 않은 관계로 이를 국내에서 즐기기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이다. 물론 해외판 소프트를 구입해 해외 서버에서 플레이 하고자 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정상적으로 즐기는 것에 비해 몇 배나 힘든 것이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 판타시스타 유니버스의 연장 선상에 있는 ‘판타시스타 포터블’의 정식 발매는 판타시스타 유니버스를 플레이 해보지 못해 아쉬웠던 팬들에게 있어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정도 다른 점도 있지만 판타시스타 유니버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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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시스타 포터블(이하 포터블로 호칭)은 유니버스의 시스템을 그대로 채용하고 있지만 유니버스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시스템적인 부분에서는 유니버스에 기반을 둔 게임이 분명하지만, 싱글 플레이의 내용에 있어서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말이다.
싱글 플레이의 진행은 물론이고 스토리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게임의 배경 역시 유니버스의 뒷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유니버스가 이산과 가디언을 중심으로 한 SEED와의 결전을 그리고 있다면, 포터블은 이들의 노력을 통해 SEED를 물리치고 난 후 남아 있는 SEED의 위협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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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스토리와 싱글 플레이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포터블이 유니버스와 동일한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시스템 자체가 동일한 게임에 후속작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조금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유니버스의 ‘파트 2’격인 게임, 그것이 판타시스타 포터블을 정의하는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
어쨌든 이처럼 유니버스와 동일 선상에 놓여 있는 게임이어서인지 다양한 부분에 걸쳐 유니버스와 연동이 가능하다. 유니버스의 네트워크 모드에 등장하는 캐릭터 데이터를 포터블로 임포트 할 수 있다거나, 미션을 다운로드 하는 등 유니버스를 플레이 하고 있는 게이머라면 어느 정도 메리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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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은 유니버스 |
판타시스타 온라인의 차기작으로 등장한 유니버스이지만 게임 자체의 그래픽은 그리 멋들어진 편이 아니다. 이는 전작인 판타시스타 온라인이 그리 나쁘지 않은 비주얼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유니버스가 PS2로 발매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단, PC판 유니버스도 그리 향상된 모습은 아니다).
그런데, 그 덕분에 오히려 PSP용 포터블의 비주얼이 그리 떨어지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자잘한 로딩이 자주 걸리는 것은 비슷하지만 그래픽 퀄리티도 높은 편이고 화면이 작다 보니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든 모습이랄까. 캐릭터의 디테일도 나쁘지 않고 각종 필드의 퀄리티 역시 괜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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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조작이나 각종 시스템은 유니버스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무기나 아이템을 슬롯에 등록해 손쉽게 변경하여 사용하는 점이나 양손과 한손 무기 등에 따른 스킬 시스템, 그리고 락이 걸린 방에서 적들을 모두 쓰러뜨린 후 카드 키로 락을 해제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전투와 관련된 모든 부분이 동일하여 유니버스를 즐겨 본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적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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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록온 하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던가 하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동일성은 등장하는 아이템이나 적들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니버스를 경험했다면 익숙할 법한 적들의 모습이나 각종 아이템에서 반가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똑같기만 하면 유니버스 유저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있을 터.
이를 위해 유니버스에 등장하지 않는 보스 캐릭터나 추가 아이템(일반 아이템부터 레어 아이템까지 골고루 등장한다), 의상 등이 등장해 추가적인 즐거움을 유도한다. 사실 유니버스를 접해보지 못한 게이머에게도 풍성해진 아이템은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무기 수집이나 몬스터 토벌 기록 같은 일람을 제공함으로써 컬렉팅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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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아쉬운 싱글 플레이 |
이번 포터블은 PSP의 애드혹 모드를 이용해 친구들과 협동 플레이가 가능하고(멀티플레이 모드) 이를 위한 별도의 미션도 준비되어 있는 등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한다(멀티플레이 모드에서는 스토리 모드의 캐릭터를 제한 없이 사용해 볼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러나 유니버스와는 달리 온라인 플레이에 기반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스토리 모드로 대변되는 싱글 플레이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토리 자체가 다른 만큼 싱글 플레이 역시 유니버스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진행되는데, 유니버스의 경우 이산이라는 고유한 주인공을 내세워 게임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게임 시작 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플레이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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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플레이 진행도 조금 단순화 되었다. 유니버스의 싱글 플레이는 여타의 RPG와 같은 형태로 필드를 이동하면서 대화를 하고 미션을 진행하는 형태였지만 포터블에서는 간략화된 필드를 사용해 이리 저리 뛰고 움직이는 형태가 아니라 특정 장소로의 이동이 쉽게 이루어지며 해당 장소의 NPC들 역시 보기 쉽게 표시되어 있어 이들을 선택해 대화를 하거나 다른 장소로의 이동이 상당히 수월한 편이다.
이러다 보니 어느 정도 이벤트도 존재하고 NPC들과의 대화도 필요하지만 ‘정비 후 미션 진행’ 같은 식으로 조금 획일적인 느낌이 없지 않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꽤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싱글 플레이가 단순화 됨에 따라 유니버스에서 느꼈던 즐거움이 많이 희석되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플레이를 제외한 싱글 플레이 만으로도 큰 재미를 주었던 유니버스와 비교하면 보다 ‘PSP스럽게’변한 싱글 플레이가 걸린다고나 할까. 전투 자체는 전과 같은 모습이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이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비비안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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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은 기존에 있던 캐스트(인공 생명체)의 강화 버전으로 테스트를 위해 가디언즈에 몸을 담게 되는데, 모험을 할 때 가장 확실한 파티원으로 처음부터 등장하는 만큼 새로운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게이머의 진행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는 멀티 엔딩을 채택하고 있는데, 비비안이 엔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할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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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는 인간형과 흡사하다
조금 부족하지만 그래도 만족 |
싱글 플레이의 재미가 다소 약해진 듯 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판타시스타 포터블은 모태가 된 유니버스의 재미를 PSP로 잘 옮겨 놓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전투는 물론이고 아이템을 모으는 등의 다양한 요소에서 그 즐거움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게임이랄까.
애드혹 모드를 이용한 멀티플레이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유니버스와의 연동을 이용할 경우 추가적인 즐길 거리를 얻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연동이 쉽지 않다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중독성도 강하고 플레이 타임도 나쁘지 않은, 참으로 매력적인 게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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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일본에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것이 괜한 일이 아닐 정도로 판타시스타 포터블은 게임성이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이다. 다만 몬스터헌터 시리즈와는 느낌이 다르기에 이와 비슷한 게임으로 생각하고 접근할 경우 아쉬움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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