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맥스 메트로 프로젝트의 2번째 작품인 '클래지콰이 에디션'이 대중성을 지향했던 것에 반해 기존 디제이맥스 시리즈를 오랜 시간 즐겨온 매니아층을 겨냥한 작품인 '블랙 스퀘어'가 지난 12월 25일 발매 되었다.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본질을 확장하는 정통 후속작 '디제이맥스 포터블 블랙 스퀘어'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디제이맥스 팬들의 감성을 충족시켜 주고 있을까?

시리즈 최초로 3D로 제작되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오프닝은 CE를 제외한 다른 시리즈들처럼 여성 캐릭터가 나와 매력을 뽐내며 게이머들을 한 순간에 디제이맥스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이 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소녀 캐릭터들과 매력 만점의 사나이들, 현란한 영상이 그야말로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정통을 잇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새로 선보이고 있는 곡들 또한 CE처럼 대중음악에 가깝다기 보다 지금까지 디제이맥스 시리즈에서 들려준 음악의 느낌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다.

한편, 링크디스크 기능을 이용해서 보다 '디제이맥스 다운' 패턴으로 CE의 곡들을 즐길 수도 있는데, 대중성을 지향한 CE가 전반적으로 쉬운 난이도를 보여주어 많은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시시하다'고 외면했던 것을 의식한 듯 15레벨의 어려운 패턴들도 다수 선보이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개발진이 팬들에게 '쉽다고 콧방귀를 끼었겠다? 어디 한번 도전해보시지'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블랙 스퀘어는 뭐니뭐니해도 전반적으로 높아진 난이도가 특징이다. HD나 MX, 이번에 새로 선보인 RD 패턴은 물론이고, 일반적으로 곡의 레벨이 10을 넘어가면 위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노트들을 맞춰나가느라 엄지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특히 속도가 빠른 몇몇곡은 플레이 하다 보면 '이러다 엄지손가락이 관절염에 걸리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클럽투어의 미션은 오랫동안 즐겨온 팬들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에 가면 '벽'을 느낄 만큼 어려운 과제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많은 팬들이 경악한 정확도 100% 미션이나, 깜빡거리는 효과 때문에 노트를 거의 읽을 수 없는 와중에도 정확히 연주 해서 x4 피버까지 달성해야 하는 미션, 2개 곡이 끝나기 전 1만 콤보를 달성해야 하는 미션, 2개 곡이 끝나기 전 3백만점을 올려야 하는 미션 등 '정말 인간이 깨라고 만든 미션인가', '어떤 인간이 저걸 깨나'하는 생각이 들 만큼 고난이도 미션이 플레이어를 기다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처럼 어려운 패턴에 만족하는 팬들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어려운 과제에 도전해서 성공할 때 맛보는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실패했을 때 느끼는 좌절감이나 허탈함, 그리고 다시 그 곡에 다시 도전하게 만드는가 하는 부분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패턴을 비교해 보면 디제이맥스 1과 2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지만, 블랙스퀘어는 전체 혹은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차이가 있다. 쉽게 말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불이 날 정도로 버튼을 눌러(비벼)야 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게임 오버'가 되었을 때 왠만한 근성가이가 아니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라도 그 곡을 당분간 접하고 싶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패턴 공략'보다는 음악 자체를 즐기면서 플레이 하고자 하는 유저들에게는 매우 '곤혹스러운' 타이틀이 될 수 밖에 없다. 클럽투어는 '깰 수 없는 벽' 때문에 도중에 그만두고 자신이 즐기면서 플레이 할 수 있는 레벨 대의 곡만 플레이 하게 되는, 즉 전체가 아닌 반쪽만을 플레이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플레이어들이 과연 진정으로 BS에 만족할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트릴로지 리뷰에도 잠깐 언급했던 엔타이어 컨트롤 시스템(이하 ECS)에 대한 설명은 배경음악을 좌지우지 하게 한 초록색 노트 뿐만 아니라 노트 전반적인 것에 해당 되는 것으로 정정하고자 한다. '어떤 키를 누르던 박자만 맞으면 맞게 되는 노트 판정'도 이 ECS에 포함된다. 단, 패턴에 나온대로가 아닌 다른 키로 쳤을 때는 점수가 적다는 페널티가 존재한다.

또 초록색 노트를 처음 성공시키면 1천점, 연달아 성공 시킬 때 마다 2천점, 3천점... 이라는 보너스 점수가 주어지는 플러스 스코어 시스템은 ECS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ECS는 피버 시스템 처럼 '매우 색다른' 느낌은 아니지만, 디제이맥스 시리즈를 좀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개발사의 새로운 시도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플레이 점수나 콤보 같이 직접적으로 점수에 '이점'만을 주었던 피버 시스템과는 달리, 안 누르면 음악이 안 나온다('누르면 음악이 나온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원래 배경음악은 기본으로 나오는 것이었으니까)는 '페널티'와 연달아 치면 추가 점수를 준다는 '이점'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특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CE에서도 말이 많았던 '버그' 문제는 BS에서도 만나게 된다. CE보다는 덜하지만 6키 아케이드 모드에서 곡을 선택 할 수 없는 버그나, 처음 피버를 달성했을 때 '팡'하는 효과음이 안 나오는 버그, 음악과 패턴이 안맞는 버그 등 크고 작은 버그들이 발견되었는데, 플래티넘 크루 서비스를 통한 패치 배포로 어느 정도 고쳐지는 듯 했지만 이 역시 100%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CE에서도 지적했듯이 향후에는 좀 더 신중한 내부 테스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가장 최신의 기술과 최첨단의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는 블랙 스퀘어, 그리고 종합편이라 할 수 있는 트릴로지가 나온 이 시점에 디제이맥스 포터블 1부터 플레이 해 온 게이머들 대부분이 '포터블 타이틀에서는 디제이맥스 포터블 2가 가장 완벽했다'고 다 함께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은 왜일까? 이는 클래지콰이 에디션과 블랙 스퀘어가 '새로움'을 선사했을지언정 '완벽함'을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개발사인 펜타비전은 작년 하반기 동안 네 개의 디제이맥스 시리즈를 발매하는 기염을 토하며 많은 팬들의 마음을 들뜨고 설레이게 만들었지만, 테크니카를 제외한 타이틀들은 매번 버그와 각종 추가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커뮤니티 게시판이 들썩거렸다는 점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부디 다음에는 좀 더 '확실한 물건'을 들고 나타나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