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와 본격적인 시범 경기의 시작으로 올 시즌 야구 인기가 점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시즌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기대감도 한 없이 커지고 있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설레는 시기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특히나 게이머들에게는 시즌 개막에 발 맞추어 발매되는 게임들의 소식에 더욱 즐거울 듯 하다.
독점? PS3에서는 다르다 |
삼국지를 연상시키듯 3개의 게임이 자웅을 겨루고 있는 NBA와 달리 MLB를 소재로 한 게임은 선택의 폭이 한층 좁은 것이 현실이다. 2K 스포츠의 2K9과 소니에서 만들어진 ‘THE SHOW’시리즈 단 두 개의 게임만 즐길 수 있는데다가 THE SHOW의 경우 PSP, PS3로만 발매되기 때문에 타 기종 유저들은 이를 플레이 해볼 수 조차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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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2개 이상의 게임 중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었던 과거에 비하면 최근의 상황은 참으로 열악하다 할 만 하다. 그리고 이 같은 현실이 사실 상 제작사들의 이해 관계에서 발생한 일이기에 더욱 아쉽다. 하이히트 시리즈 같은 야구 게임들이 사라져 가고 EA의 MVP 베이스볼과 2K, THE SHOW 시리즈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EA가 NFL의 독점 라이선스를 획득한데 반발해 2K는 MLB의 멀티플랫폼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덕분에 MVP 시리즈는 2005 이후 새로운 시리즈가 등장하지 못하고 있고 멀티플랫폼 라이센스에서 자유로운 THE SHOW 시리즈만이 몇 년째 발매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 PS3 유저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결론적으로 여타의 플랫폼에서는 MLB 2K 시리즈만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어 버렸다.
문제는 THE SHOW와 같은 시기에 발매된 ‘MLB 2K9’이 현재 버그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게임샷 리뷰 참조). 이로 인해 PS3 유젇르에게는‘MLB 09 THE SHOW(이하 09)’의 메리트가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인데 각 시리즈가 저마다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어느 것이 더 낫다고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이들의 경쟁이 싱겁게 끝날 것 같기도 하다.
어찌 보면 그간 다소나마 우위의 입장에 서있던 2K 시리즈가 다소 방심한 듯한 느낌이랄까. 사실 상 여러 플랫폼에서 독점적으로 MLB 게임을 발매하고 있다 보니 닥칠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한 만큼 09에 PS3 게이머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
게임 자체는 09 역시 2K9과 마찬가지로 전작과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기 힘들다. 하지만 자잘한 변화는 상당히 많다. 타격이나 투구 같은 굵직한 시스템들을 건드리지 않았을 뿐 요소 요소에 업그레이드를 실시해 완성도를 높였으며 비주얼 적으로도 세세한 변화들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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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는 비슷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점차 이러한 차이를 명확히 느낄 수 있다. 현존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그들의 시각적 변화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모션 또한 현실에 가깝게 수정되었다. 모델링이나 광원 효과와 같은 다양한 부분들에 있어서도 제법 만족스러운 편이다.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닐지라도 전작과 비교하면 차이가 느껴질 만큼 일취월장한 모습이랄까. 특히 간간히 보여주는 컷신은 재미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요소라 할 수 있는데 범타로 물러난 선수가 덕아웃에서 감독에게 지적을 받는 등의 연출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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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투구나 타격 시스템 같은 핵심적인 요소들은 거의 동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약간의 변경 점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어 전작을 즐겼던 게이머라면 이질감 없이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 단‘THE SHOW’의 타격 시스템 자체가 다른 야구 게임들과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게이머에게는 배팅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공을 때릴 때의 시원한 느낌이 부족하다는 것. 공을 맞추는 타격감이 배팅에 있어 나름대로 재미 요소라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 불만스러운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반면 투수의 구속을 쉽게 알 수 있게 된 점은 타격에 있어 플러스적인 부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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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MLB에 가까운 모습으로 |
2K 시리즈와 달리 ‘로드 투 더 쇼’와 프랜차이즈, 매니저 모드 같은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고 있는 THE SHOW인 만큼 즐길 거리는 상당히 풍부한 편이다. 특히 09에서는 별도의 연습 모드를 추가하고 프랜차이즈 모드와 로드 투 더 쇼 모드도 버전업 되어 더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이나 코치 상담, 훈련 모드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로드 투 더 쇼 모드에 새로이 등장했고 40인 로스터가 추가되어 보다 여유 있는 선수 구성이 가능해졌다. 또 ‘RULE 5 드래프트’의 도입과 로스터의 개선을 통해 보다 실감나는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전작과 비교하면 한층 실제 MLB에 가까워진 듯한 모습이다.
룰 5 드래프트는 한 팀에 유망주들이 몰리는 것을 막고 이들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3년 이상 마이너 생활을 한 선수가 팀의 가을 40인 확대 로스터에 들지 못할 경우 다른 구단에서 해당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단 선수를 데려온 구단은 다음 해 시즌에 반드시 해당 선수를 일정 기간 25인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MLB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제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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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인공지능도 대폭 향상되었다. 아직까지는 슬라이더 조정을 통한 결과가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전반적인 향상이 느껴지며 어느 정도 밸런싱을 조절한 듯 사기 같은 플레이도 많이 사라졌다. 인공지능이 좋아진 탓인지 게임의 난이도는 다소 올라간 느낌이며, 새로운 도루 시스템처럼 보다 현실감을 주도록 변화된 요소들도 만족스럽다.
이 외에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경기 중에 들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마치 실제 경기처럼 특정 선수가 등장할 때 나오는 음악을 편집할 수 있게 되었고, 마이크를 이용해 목소리를 녹음한 뒤 이 음원을 응원이나 야유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보다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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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무난한 승리랄까 |
획기적인 변화가 없어도, 뭔가 비중 있는 컨텐츠 추가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MLB 09 THE SHOW는 시리즈의 긴 역사만큼이나 높은 퀄리티를 보여 주고 있는 게임이다.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 실제 MLB 경기의 느낌을 강하게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엿보이며 자그마한 재미 요소들을 포함시켜 게임을 보다 즐겁게 플레이 하도록 만들었다.
약간의 버그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게임 플레이에는 큰 지장이 없을 만한 수준이며, PS3 유저들만 즐기기에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 정도로 이번 09의 퀄리티는 역대 최고라 할 만 하다. 2K9이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더욱 돋보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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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경쟁 구도에 있는, 그것도 각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주관이 많이 포함될 수 밖에 없고 절대적으로 우수한 게임이 나올 수도 없으며 논쟁만 가열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게임을 모두 플레이 해 본 게이머로서 적어도 올해만큼은 MLB 09 THE SHOW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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