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원티드』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 게임이 원작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가 너무나 비디오 게임적인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레벨 업, 회복,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액션까지 영화를 보는 내내 패드를 잡고 게임을 한다는 착각이 들 만큼 이 영화는 액션 게임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처럼 『원티드』는 비디오 게임으로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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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한 영화를 게임으로 내놓는다는 것은 일견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사실 히트한 게임을 영화로 보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 이는 드래곤볼이나 북두의 권 같은 만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원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반짝 인기를 노렸다가 혹평을 받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도 만화의 경우 최근 양질의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인기 영화가 게임화되어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점을 생각하니, 이번에 소개할 『원티드: 웨폰 오브 페이트(이하 원티드)』역시 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을 비판해야 하나” 하는 심정으로 패드를 잡았던 것도 미리 고백해 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게임은 몇 되지 않는 “예외적으로 잘 만든” 게임 중 하나이며, 굳이 원작에 기대지 않더라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만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약간 주저하고 있었다면 당장 게임을 구매해도 좋을 수준인데, 다만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는 있다.
높은 완성도의 액션 시스템 |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한 『원티드』의 주인공은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수천 분의 1초를 볼 수 있다거나, 엄청난 거리를 점프한다거나, 심지어는 총탄을 휘게 만들 수도 있다. 영화가 물리 법칙을 화끈하게 거스르는 만큼, 게임 속에서도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조작계는 굉장히 심플하고, 직관적이고, 반응은 경쾌하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게임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조작계를 몰라서 초반에 고생하거나 강한 적에 당해서 게임 오버 화면을 볼 정도로 어렵지도 않다. 말 그대로 신나게 뛰어다니면서 적을 해치우면 그만인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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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적이고 호쾌한 진행 덕분에 막힐 일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버튼을 연타하면 어느 새 엔딩을 볼 수준은 아니어서 조작계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면 버벅거릴 만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은/엄폐에서 파생되는 “빠른 이동”인데, 절묘한 조작계로 손쉽게 영화와 같은 장면을 연출해 낼 수 있다. 조작계에 제법 익숙해진 후에는 연속으로 화려한 장면을 연출해내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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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메탈 기어 솔리드』와 『바이오하자드 4』의 조작계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위에 『원티드』만의 색깔을 입힌 느낌인데, 따라하기에 그치지 않고 나름대로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한 점은 칭찬할 만 하다. 이처럼 액션의 핵심적인 부분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취향을 떠나서 누구나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만 하다고 생각한다.
다소 짧은 볼륨은 약점 |
필자 같은 경우 리뷰를 할 때 게임의 길이를 가지고 트집을 잡는 편은 아니다. 재미없이 긴 것보다는 짧고 굵게 재미있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돈을 내고 게임을 사는 경우에는 “이 정도는 즐길 수 있겠지” 하고 기대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있다.
필자는 그것이 한 10시간 내외의 플레잉 타임이라고 생각하는데, 흔히들 대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의 플레잉 타임이 20시간은 우습게 넘는 것을 보면 10시간도 짧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원티드』는 10시간에 채 미치지 못하는 플레잉 타임(좀 빨리 클리어 하는 경우엔 4시간에서 6시간도 걸릴 수 있을 듯)이라 더욱 짧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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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짧고 압축적으로 즐겨서 뭔가 시원하게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느낌이라고 하기에는 클라이막스가 너무 심심하다. 점점 고조되는 난이도와 능숙한 조작을 요한다기 보다는 배경만 바뀌고 하는 짓은 비슷하고, 특별히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 같지도 않아서 밍숭맹숭하게 게임을 끝내게 되는 느낌이라 전체적인 볼륨이 더욱 작게 느껴진다.
혹시 이 게임이 미니 게임이나 다운로드 전용 게임이라면 평가 기준이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엄연히 패키지에 담겨 나오는 게임인 만큼 어느 정도의 볼륨은 있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게임의 초반 인상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그러한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
영화를 베이스로 이만한 재미를 주는 게임이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팬들에게는 환호할 만한 일일 것이다. 다소 짧은 볼륨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후반부가 아예 재미가 없거나 완성도가 뒤에 가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여러 번 플레이 하기에는 다소 깊이가 떨어지는 감이 있지만, 한번쯤은 플레이 해볼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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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기에 어울리는 그래픽에 영화의 다음 이야기를 담고 있으므로 영화를 보고 나서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이나, “요새 재미있는 액션 게임 뭐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사람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구입하시길. 적어도 총알이 휘어서 적의 머리를 관통할 때 느끼는 짜릿함 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