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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리뷰 (PS3)

게임샷
2009.07.29. 16: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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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시리즈는 소설에서 거둔 성공을 다른 분야로 확장해 나가는데 적극적이다. 가장 대표적이고 모범적인 사례는 최근 『혼혈왕자』라는 이름으로 개봉된 영화일 것이고, 그 외에도 오디오북, 테마파크 등의 사업을 활발히 진행해 『성공적인 원 소스 멀티 유즈』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그 놀라운 성공 사이에서 늘 소외되는 분야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게임이었다.

 

소설과 영화의 팬 층이 워낙 두텁기 때문에 꾸준히 팔리긴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 거두고 있는 화려한 성공을 게임 시리즈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동안 유저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반다이의 『건담』 시리즈 만큼은 아니지만, 『해리 포터』 게임들은 영화관에서 막 나온 유저들의 흥분된 마음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만큼의 완성도는 아니었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영화 기반 게임들의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수 많은 영화 원작 게임들(황금나침반, 반지의 제왕, 트랜스포머 등)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문제점은, 너무 심심하다는 것이다. 영화와 비교된다는 핸디캡도 있고, 영화를 따라가야 한다는 부담도 있기 때문에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도 그다지 자유롭진 않다. 그 안에서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어쩌면 영화 원작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이하 혼혈왕자)』는 어떨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게임도 그렇게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아마도 영화의 팬이 아니라면 그렇게 만족할 만한 게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영화 원작 게임이 늘 그렇듯, 게임을 영화의 일부로 본다면 만족할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사실 이러한 부류의 게임 선택은 늘 그런 부분에 달려있다.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지금부터 그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해리 맞아? ?  #1 너무 수수한 그래픽

 

『혼혈 왕자』의 그래픽은 PS3치고는 꽤나 수수한 편이다. 특히 영화를 재현한다는 측면에서 더더욱 그렇다. 실제 배우들을 모델링한 캐릭터들은 대략적인 특징만 재현되어 있고, 자세히 보면 전혀 다른 사람같을 정도로 딴판이다. 특히 헤르미온느는 쳐다보기가 민망할 정도의 모델링이었다.

 

 

 

 

 

 

게다가 움직임도 그다지 부드럽지 않아서, 영화를 생각하면서 바라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픽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영화 원작 게임에서는 얼마나 영화와 비슷한가가 플레이어의 경험에 많은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모델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특히 이벤트 신이나 대화 장면에서 더욱 강하게 든다.

 

완전히 같은 장면은 아니더라도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말을 걸 때 짓는 다양한 표정들, 산들거리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이 생각날 것이고, 론의 시무룩한 표정, 영국식 액센트가 떠오를 수 밖에 없는데, 게임 중의 이벤트 신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어찌 보면 이미 이 단계에서 유저가 흥미를 잃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니, 오히려 이러한 단계에서 게임의 흥행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아쉽다.

 

 

 

 

 

 

이게 무슨 내용이야? - #2 단편적인 이야기들

 

어쩌면 게임 안에 책과 영화 속 모든 내용을 다 녹아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나 그것이 방대한 『해리 포터』시리즈라면 더더욱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스토리를 압축해 내는 것도 능력이고 기술이라고 본다.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어떤 느낌인지는 대강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필자는 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이게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기에 할 수 없이 영화 대신 책을 읽어가며 맥락을 파악해야 했다.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단편적이고, 왜 이 장면에서 내가 이렇게 해리를 움직여야 하는가, 갑자기 왜 마술 대결을 해야 하고, 내가 왜 마법약을 조제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따라서 게임의 흐름은 계속 끊기게 되고, 스토리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미니 게임들을 즐기는 듯한 착각이 들기까지 한다. 물론 게임 안에서 이런 저런 마법들을 써 먹거나,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그런 단순한 일면만 보자면 이 게임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이것을 엮어내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의 컨셉을 아예 미니 게임 모음이나 다인 대전 게임(대난투 시리즈처럼)으로 가져갔다면, 오히려 『혼혈 왕자』가 더 빛날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그 만큼 개개의 게임플레이는 제법 할만 하지만, 이걸 언제나 내킬 때 할 수 없다는 점과 불만스러운 스토리라인을 억지로 따라가야 하는 단점이 연결된다.

 

 

재미는 있는데.. - #3 얕은 깊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하나 하나의 게임플레이 요소는 재미있는 편이다. 특히 처음 패드를 잡았을 때는 신선한 기분마저 들 정도이다. 하지만 조금만 파고들거나 익숙해지면 금세 시들해지게 된다. 말하자면 깊이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쿼디치 게임은 엄청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다. 3D공간을 중력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떠다니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들을 즐길 수 있는데, 이 변수들이 과감하게 삭제되고 자유도가 줄어들면서 그저 그런 게임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게임이 너무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에 난이도 조정 측면에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지 모르지만, 익숙해진 사람들을 배려할 필요는 있었다고 본다.

 

 

 

 

 

 

이는 마법 대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초반의 신선한 감각은 몇 회의 플레이만으로 금세 무뎌진다. 파해법이 굉장히 쉽고, 이해한 사람들은 더 이상 파고 들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시스템이 간단하다. 따라서 뭔가 재미를 느낀 순간, 더 이상 할 거리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이라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볼까 하는 순간 접시가 비워지는, 감질맛만 가득한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게임은 그렇게 재미없진 않다. 완성도가 낮다고 한 것 역시 상대적인 개념이지, 절대적으로 못 만들었으니 절대 하지 말라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인퍼머스』나 『데드 스페이스』, 비슷한 영화 원작 게임인 『원티드』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잘 만든 게임에 비해 떨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재미 없지는 않다는 말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영화를 보고 온 사람의 기대치나, 해리 포터라는 이름값에 비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게임이다. 분명 이 게임은 원작의 유명세를 타고 많은 게이머들에게 소개될 것이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높은 완성도로 조금 더 즐겁게 해 주는 편이 좋을 것이다. 계속 이 정도 수준만을 유지한다면 다음 시리즈(공교롭게도 마지막 편이다)에서는 사람들이 영화만 보고 말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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