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미학, 그 병렬할 수 없는 아찔한 속성을, 닌자라는 독특한 소재로 그려 낸 무사 쥬베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필자도 대학생 때 친구로부터 정말 잔인하고 야한 영화라는 말에 무심코 호기심에 보게 된, 그러나 아직도 강렬하게 자리 잡은 일본의 독특한 이중성을 결코 지울 수 없던 작품으로, 칼날 속에 스며든 진한 장미향과 같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영화엔 얇은 옷을 입은 아름다운 여성 닌자 ‘쿠노이치’ 가 적을 소리없이 베어버리는, 다시 말해 여인의 아름다움과 칼이 주는 섬뜩함을 아찔한 성적 판타지라는 공존으로 재창조 해낸 화면이 여과 없이 들어 있다. 필자는 이를 남성 시각에서의 성적 판타지의 평하는 바, 아마 오늘날의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짧은 치마를 입고 뱀파이어를 사정없이 섬멸하는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일본인의 이중적인 ,아니 현대의 잔인한 섹스 판타지를 여성의 미로 포장하여 이어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필자의 짧은 소견일 뿐이다.
자, 이제 리뷰를 시작해볼까? 아무래도 이번 리뷰는 글보다 그림이 더 중요해질 것 같은데, 그 이유가 바로 앞서 언급한 고어 액션과 함께 여성 닌자를 전면에 부각시킨 닌자 가이덴 시리즈의 최신판, [닌자 가이덴 시그마2] 라는 게임이기 때문이며, 특히 이번엔 여성 캐릭터를 조작(?) 할 수 있는 특전을 넣어 팬들의 간절한 소망을 이뤄냈다는 평을 받고 있고, 대다수 남성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육측 센서를 이용한 무언가’ 도 팀 닌자 답게 구현되어 있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리뷰의 거의 마지막에서 확인할 것이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세계의 평화를 위해 용족의 피가 흐르는 젊은 무사 하야부사가 악을 멸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중간중간 서브 스토리로 여성 캐릭터를 조작하게 되며 일본이 아닌 세계를 구하는 닌자의 출중함(?)을 그리고 있다.
게임의 흐름은 스테이지 내의 적을 쓰러뜨리면 에센스가 나오게 되어, 각각 게임머니로 활용되거나, 체력 회복, 초필살기인 인법을 사용할 수 있는 빨간 에센스를 얻어가며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가는 형태로, 스테이지의 끝엔 정해진 보스가 등장하는 방식이다. 예전 시리즈에서 보여주던 퍼즐 식의 복잡함은 걷어내고 오로지 액션 후 정해진 길만 따라가는 이른 바 오락실에서 보여지던 스크롤 액션 형태의 본능에 충실해졌다는 평이다.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무기로 버튼 몇 개의 조합만으로 화면 가득 펼쳐지는 아찔한 액션에 있다. 빠른 공격과 강한 공격 두가지의 버튼만 존재하지만 연타 혹은 컴보에 따라 적절하게 구사되는 호쾌함이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타격감을 제공하며, 나아가 닌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가 준비되어 있어 무엇을 선택하든 베어버리고 때리고, 찌르고 파괴하는 화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필자가 애용했던 무기는 매발톱으로 뭔가 티타늄 재질로 적을 갈기갈기 그어버리는 재미와 그 끝에 묻은 흥건한 피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신의 마음 속에 숨겨진 파괴의 본능을 자극하여 흥분을 자아내게 한다.
이 밖에 직접적인 타격 이외 간접 공격 기술로 다가오는 적을 저지하는 수리검 공격과 멀리 떨어져 있는 원거리 공격이 있는데, 주로 활과 총을 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보스전에 상당히 유리하게 사용되며, 스타일리쉬한 닌자를 보여주는 게임 답게 적을 때리는 공격 이외에도, 벽을 타거나, 양 옆의 벽을 번갈아 점프하며 올라가는 ‘비조의 비법’, 물 위를 뛰어다니는, 수상 질주 등 다양한 액션이 준비되어 있다.
한편, 게임의 전반적인 난이도는 XBOX360판에 비해 절대적으로 쉬워졌다는 느낌이며, 또한 너무 고어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느 정도 표현을 제어한 점도 눈에 띄고, 에센스를 통해 행해지던 무기 업그레이드도 스테이지당 하나씩 선택하게 하는 등, 어느 정도의 난이도 하락이 유저 편의를 고려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다시 말해, 그 동안 닌자 가이덴이 걸어왔던 양날의 검, 즉 상당히 높은 난이도를 통해 매니아 층에게 어필하던 것에서 탈피, 처음으로 액션 팬이라면 한번 쯤은 해볼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 하향은 이제 시리즈물이 하드코어를 떠난 어느 정도 대중으로의 어필을 기대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연? 혹은 이번엔 여성 캐릭터 어필을 위해?
특별히 게임모드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온라인 모드를 통해 같이 미션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는 닌자 레코드라는 다양한 데이터로 저장되어 자신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파트너 액션인 합체 인법과 상대방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구해줄 수 있는 빈사 구원 등 태그 플레이를 통해 전세계 모든 닌자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고, 무엇보다도 시꺼먼 남정네들만 볼 수 없다는 제작사의 의도(?)에 따라 아야네, 모미지, 레이첼 등 여러 아리따운 여성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그리고 많은 독자 분들이 기대하셨을 육측 센서를 이용한 특별한 플레이는 바로 개발사 팀닌자의 가장 큰 장기인 가슴이 흔들거리는 ‘바스트 모핑’ 을 직접 패드를 통해 해볼 수가 있다는 것인데, 게임 패드를 좌우로 흔들거나 앞뒤로 흔드는 그 강도(?)에 따라 캐릭터으 가슴이 흔들리는 정도가 결정되는, 좀 더 유저가 원하는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선 거의 팔운동 수준의 패드 흔들기가 동반되어야 하므로, 어느 정도 각오를 단단히 하시는 것이 좋다. 한번 ‘흔들흔들’ 을 하고 난다면 그 동안 유투브등에 올라온 영상들이 얼마나 대단한 기술을 요하는 것인지, 혹은 그 영상을 찍기 위해 미친 듯이 패드를 흔들고 있을 전세계의 유저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과 함께 진한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흔히, 이 플레이를 위해 최초 여성 캐릭터로 플레이할 수 있는 챕터5까지 목숨을 맬 유저들에게 조언을 해드린다면, 달리기, 점프, 벽타기 등을 통해 적들의 공격을 피하며 공격을 넣는 기술의 탁월함을 익히고, 무기 강화, 기술 수련을 통해 더욱 더 강해지며, 적의 행동을 파악하며 미리 계산하는 치밀함까지 모든 액션의 식스 센스를 동원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묘하게도 이 게임은 중반부터가 쉬워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닌자 가이덴은 철저히 남성 중심의 액션 게임, 나아가 액션 게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난이도라고 할 수 있는 높은 반사 실력을 요하는 게임이다. 물론 전반적으로 난이도를 많이 하락시킨 느낌이 들긴 하지만, 몇몇 좌절스런 적들은 대체 어떻게 클리어를 하란 말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적도 있었으며, 몇 번이나 죽고나서야 클리어 했을 때는 묘한 만족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즐기면서 독자 여러분이 가이덴에서 즐길 점은, 첫째는 호쾌한 액션과 화면 가득 펼쳐지는 스타일리쉬 액션이요, 둘째는 여성 닌자 캐릭터를 조작하며 느낄 수 있는 하야부사가 아닌 섬세한 공격과 함께 눈이 즐거워지는 여러 가지 모션(+알파)들일 것이며, 마지막은 온라인 플레이를 통한 화려한 스타일리쉬 태그 플레이일 것이다.
앞으로 팀닌자가 이 시리즈를 어떻게 더 멋진 작품으로 승화시킬지는 알 수도 없고 게이머로서, 남자로서 더욱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할 수도 있지만 필자가 바라는 것은 타협하지 않는 테크모만의 장인정신으로 닌자 가이덴의 액션성은 잃지 않되 이제 스토리가 거듭되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액션 플레이를 도입해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갓오브 워, 용과 같이와 같은 게임을 통해 액션의 재미와 스토리텔링의 다른 재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조금은 무겁지만 정성어른 팬으로서의 당부를 드리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모두 근하신년 되시길..
미디어잇 리뷰어/ 귀염둥이 편집/ 미디어잇 신성철 multic00@i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