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PC-Fi 완성을 위한 초소형 스피커, M2
PC와 오디오의 접목은 예견된 일이고,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CD라는 소스를 구입해 음악을 감상하는 이들보다 MP3를 비롯한 WMA, FLAC, WAVE 등의 파일 포맷 형태로 된 음악 소스를 PC와 연결해 즐기는 이들이 많아진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고, 가수들도 이런 현상 때문에 CD 제작비의 부담을 피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디지털 싱글 앨범 형태로 패키지 미디어 제작 없이 음원을 배포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PC는 이제 1가구 1PC 시대를 넘어 1인 다 PC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보편화된 기기다. 오디오 기기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해야 하는 반면, PC는 이미 보유하고 있으니 PC를 사용해 음악을 감상한다면 플레이어 구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 CD 재생 시 발생할 수 있는 디지털 에러와 튐 현상으로 인한 저더, 픽업 렌즈 교체 등의 발생할 수 있는 단점들로부터 한결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순수 음악 재생을 목표로 한 기기와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의 보드에 내포한 PC와의 음질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PC-Fi는 PC를 기본으로 하되, 다른 모든 과정은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을 따라가 음질 향상을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
▲ 묵직한 금속성 케이스를 사용한 M2와 달리 리모컨은 평범한 플라스틱 재질이다.
예를 들어, 소스 기기로 넷북과 푸바 2000 같은 음악 재생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면 그 다음 과정에는 고음질을 위한 외장 DAC, 독립된 앰프, 스피커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PC를 기반으로 보다 콤팩트하게 음악을 감상하려는 이들은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DAC만 구입하거나 하이 퀄리티의 액티브 스피커를 구입하는 정도에서 현실적인 타협을 갖기도 한다.
아메리칸 하이파이 사운드의 정수, BOSE
이번에 소개하는 보스(BOSE)란 브랜드는 미국의 MIT 공대 출신인 전자공학 교수이자 음향학 박사인 아마르 G. 보스 박사가 설립한 오디오 전문 브랜드다. MIT 공대라는 출신에서 느낄 수 있듯, 보스는 첨단 기술과 음향학을 접목해 유닛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저음의 출력을 높이고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뛰어난 기술을 지녔다. 보스는 음향학 연구의 산물인 여러 음향 관련 특허권을 취득했고 이를 바탕으로 첨단 측정기기를 이용해 고음질 제품을 다수 출시했다.
보스의 제품 중 가장 크게 히트해 브랜드를 널리 알린 제품은 단연 모델 901이라는 스피커지만 최근에는 AV 시스템이 등장한 이래로 음향 시스템과 스피커를 접목한 일체형 홈시어터 스피커 시스템, 소형 PC 스피커 시스템, 헤드폰 및 이어폰 등으로 제품 종류가 확대되었다. 현재 보스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후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브랜드이며, 다소 고급 제품이라 여겨지고 있다.
이렇듯 보스의 제품들은 전반적으로 고급 지향의 제품 판매로 쉽게 구매하기 어렵지만 보스 제품들 중에서도 컴패니언 시리즈 및 M2 같은 소형 스피커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물론 M2는 주먹 만한 초소형 스피커의 2채널 구성이지만 약 6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 때문에 오랫동안 이슈가 됐었다. 통상적으로 5만원이 넘으면 '고가 제품'으로 분류되던 PC 스피커 시장에서 60만원에 달하는 보스의 M2는 언뜻 '말도 안 되는' 가격표를 달고 있는 것 같이 생각되지만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입문용 스피커 가격에 해당하는 만큼 가격에 대한 거부감도 적었고, PC-Fi가 등장하면서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책상용 PC 스피커로는 이례적인 하이 퀄리티 때문에 다시금 재조명 받기에 이르렀다.
듀얼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사용한 사운드 증폭
보스 M2는 주먹만한 크기지만 알루미늄 케이스로 제작돼 상당히 묵직하다. 스피커 하나 당 500g씩 합 1kg의 무게지만 실제 쥐어 보면 상당히 무겁게 느껴진다. 이 무게는 작은 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량으로 인한 진동을 억제하기 위한 설계이며, 그 안에는 듀얼 패시브 라디에이터 네오디뮴 드라이브 유닛과 스위칭 앰프가 포함돼 있다. 앰프 내장 액티브 스피커인 탓에 별도의 앰프 없이 전원과 케이블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스펙을 공개하지 않는 보스 정책 탓에 상세한 스펙을 알 수 없었지만 이 풍부한 사운드의 비밀은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앞뒤로 마주보게 채택한 듀얼 패시브 라디에이터 구동 방식으로 서로의 유닛에서 재생되는 소리가 공명을 일으켜 증폭되도록 한 것이다. 게다가 사용된 풀 레인지 유닛은 중음과 고음도 제법 훌륭하게 들려준다.
▲ 듀얼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사용한 풀레인지 유닛은 무척 강력하며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
베이스는 무척 단단하고, 기타의 소리도 무척 투명하게 들린다. 보스 스피커들은 저음이 과하다는 편견이 있지만 실제 들어보면 심하게 과장된 저음은 결코 아니며 특히 고음부의 재생 음질이 좋아 상당히 또렷하게 음을 묘사한다.
풀 레인지 유닛 특성에 따른 저음-중음-고음 간 밸런스 분배도 좋다. 보컬의 소리 또한 무척 섬세하게 들려준다. 다만 저음이 풍부하다 보니 클래식 대편성을 듣기에는 벅찬 감이 있다. 일반적인 가요나 팝, 록, 재즈는 무리 없이 소화해내지만 소형 스피커 유닛의 한계는 어쩔 수 없이 체감하게 된다. 공간을 가득 메우는 소리를 들려주지 못하고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 연주될 때에는 악기 별 분리가 세심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차갑게 느껴지지만 건조한 성향은 아니다.
▲ M2에는 여러 나라의 전원 콘센트가 포함돼 있어 국가에 상관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다.
볼륨을 높이면 음이 고루게 퍼지지 않아 살짝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풍성하게 연주음을 듣고 싶은데 군데 군데 소리가 가볍게 들리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스피커 좌우 너비를 벌리면서 위치 조정을 해줘야 한다. 또한 M2도 외장 DAC와 고급 선재의 오디오 케이블로 연결할 경우 음 성향이 달라지곤 하니 여유가 있다면 DAC와 케이블에도 투자하도록 하자.
묵직한 금속 질감과 그레이 컬러는 쉽게 질리지 않아
M2는 PC 스피커 컨셉 제품인 만큼 1m 이내에서 듣는 것을 상정하여 설계한 제품이다. 제품 하단을 살짝 기울여 유닛이 책상에 앉은 청취자 얼굴 쪽을 향하도록 했으며, 진동 억제를 위해 바닥 면에 고무를 덧대었다.
전원부와 아날로그 잭을 연결할 수 있는 오른쪽 스피커의 왼쪽 면에는 전원 버튼과 볼륨 조절 버튼이 자리했고 전원을 켜면 금속재 그릴 안쪽에서 백색 LED가 은은하게 점등된다. 그레이 실버 컬러는 밋밋해 보이지만 몇 년을 봐도 질리지 않을 법한 컬러다. 묵직한 금속 질감과 잘 어울린다.
▲ 유닛 방향이 위쪽으로 조정돼 있어 근거리 청취에 취약한
음상을 보다 분명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M2는 작은 크기 때문에 설치 공간이 협소한 이들이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이, 그리고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이 특히 선호한다. 특히 맥북이나 아이패드 같은 제품과 함께 둘 경우에는 비슷한 실버 컬러로 인해 시각적인 일치감을 주며 전반적으로 플랫한 사운드 특성의 애플 제품의 부족한 저음을 보충해 줄 수 있어 애플 제품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보스 제품이 늘 추천되곤 한다. 비싼 M2의 가격도 비싼 애플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에게는 비교적 덜 부담되는 듯하다.
▲ 애플 제품과 궁합이 좋다는 평가를 수 년 동안 받아온 M2
좁은 공간 위 하이파이를 꿈꾼다면…
M2가 출시된 지는 꽤 오래됐지만 PC-Fi 유저들의 증가와 함께 판매량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비싼 제품이지만 제품의 완성도와 음질이 뛰어나다 보니 소비자 가격이 잘 유지되고 있다. M2를 구매하려는 이에게는 이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몇 년을 사용해도 그 가치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격일 수도 있다.
PC 스피커들의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책상 위를 깔끔하게 유지하면서 고음질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특히나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같은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M2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디어잇 이상훈 기자 tearhunter@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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