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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 시절 ‘낚시광’에서 시작된 국내 낚시 게임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게임 시장의 틈새를 파고 들며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이 주류인 지금도 다양한 종류의 낚시 게임이 짜릿한 손 맛을 전해주고 있는데, 시대가 시대인 만큼 실제 같은 그래픽은 물론 바다 낚시, 민물 낚시 가릴 것 없이 다양한 낚시를 경험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게임이 진화 했어도, 그리고 전용 컨트롤러를 쓴다 하더라도 낚시 게임은 콘텐츠의 한계를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게임이 있다. 엠게임이 서비스하고 인포렉스가 개발한 ‘초괴물낚시’가 그것이다. 초괴물낚시는 화려하고 실감나는 그래픽 보다는 웹 게임처럼 간편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낚시 게임이다. 지금까지의 낚시 게임과는 다른 스타일의 이 게임에 낚싯대를 드리워 보도록 하겠다.
오마주 낚시광
올드 게이머라면 아마 낚시광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 보기 드문 낚시 게임인데다 국내에서 개발 된 게임이라 말 그대로 수많은 낚시광을 양산해 낸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초괴물낚시에 처음 접속하면 단출한 그래픽으로 인해 왠지 모르게 낚시광이 떠오른다. 전체적인 구도도 그렇고 한적한 느낌이 드는 것이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다.
낚시광 특유의 정적인 게임성도 닮아 있는데, 최근의 온라인 낚시 게임들이 대부분 경쾌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위기인데 반해 초 괴물 낚시는 지나치게 정적이고, 차분하다. 기존 온라인 낚시 게임들이 트롤링 낚시라면, 초괴물낚시는 마치 한적한 저수지에서 즐기는 야간 낚시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픽이나 게임 구성만 보면 혹시 웹 게임이 아닌가 착각 할 만큼 너무나도 심심한 모습이다.
외형 못지 않게 게임 내용도 심심하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낚시’ 그 자체인 게임인 것이다. 금강, 인천, 군산 등 레벨 별로 정해진 낚시터 맵이 있어서, 맵에 입장하여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하면 된다. 아무런 설정도 필요 없고, 미끼만 사서 캐스팅만 하면 그 다음엔 찌가 움직이기만 기다린다.
물고기가 찌를 물면 물고기와의 파이팅이 시작되는데 마우스로 릴을 감고 방향키나 WASD 키를 이용해 물고기의 움직임을 컨트롤 하게 된다. 점점 줄어드는 낚싯줄 게이지가 0이 되면 물고기를 잡게 되고, 잡은 물고기는 그 자리에서 팔거나 해체 하거나 미끼로 쓰이게 된다. 낚시 외에 황당한 배경 시나리오를 가진 퀘스트가 있긴 한데 워낙 심심한 게임이다 보니 보통 게임에서는 그저 그런 내용의 퀘스트 마저 이 게임에서는 도전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이제 게임에 등장하는 물고기를 살펴보자. 물고기는 크게 일반 물고기, 괴물 물고기 초 괴물 물고기로 구분이 되며, 일반 물고기의 경우 레벨과 크기가 달라서 크기에 따라 대물, 월척, 굵은 씨알, 작은 씨알로 나뉜다. 레벨이 높고 큰 물고기 일수록 파이팅 과정이 힘들기 때문에 쉽게 잡을 수 없으며, 괴물이나 초 괴물 등급의 경우 한참 동안 파이팅을 해야 한다.
하지만 괴물 등급 이상이라고 해도 그다지 박력이 있지는 않는데, 움직이는 패턴은 결국 일반 어종과 같기 때문에 손가락만 더 피곤 할 뿐 별다른 흥미거리가 되지 못한다. 이렇듯 게임 자체가 전반적으로 느슨한 감이 있고, 낚시 외에는 딱히 즐길 만한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쉽게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인 듯 초괴물낚시에는 강태공 모드라는 일종의 자동 낚시 기능이 있다. 일일이 캐스팅 하는 낚시에 비해 시간 대비 많은 양의 물고기를 낚을 수는 없지만, 작업을 한다거나 웹 서핑을 하면서 강태공 모드로 설정해 놓고 있으면 자동으로 물고기를 잡아 주기 때문에 굉장히 유용하다.
그렇다고 마냥 자동 낚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강태공 모드에서는 괴물급 어종은 등장하지 않고 퀘스트에는 잡은 물고기가 반영되지 않아 퀘스트 진행을 할 수 없으며, 어망의 크기에 따라 최대로 잡을 수 있는 물고기가 한정되어 있어 게임의 밸런스를 잘 맞추고 있다. 사실상 한계가 있는 게임성을 자동 낚시로 커버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커뮤니티 기능이 부실하다는 것도 문제다. 게임의 특성상 옆 유저가 보이지 않아 오로지 전체 채팅이나 방을 만들어 한정된 유저와 채팅을 하는 것이 전부이고, 시종일관 화면에 보이는 것은 낚시터와 물위에 떠 있는 찌 밖엔 없기 때문에 시각적인 감흥이 떨어진다. 게다가 유저들 사이에서 자랑할 수 있는 거리도 크게 눈에 띄질 않아 도전 욕구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유저간 낚시 대결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초괴물낚시는 사실상 채팅이 가능한 싱글 낚시 게임이나 다름이 없다. 아이템을 자유롭게 거래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채팅창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지만, 경매장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두지 않아 채팅창의 대부분은 거래 글로 시끌벅적해 실제 대화가 오가지는 않는다.
이름과 동떨어진 느낌
초괴물낚시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액션성 넘치는 다이나믹한 낚시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고요해도 너무 고요한 게임이었다. 괴물이라는 이름이 풍기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너무나도 평범한 낚시 게임이었고, 그나마 내놓은 괴물 급 어종의 출현 빈도도 인색해서 괴물로 흥미를 끌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고 손 맛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물고기의 행동 패턴도 한정적이고 지나치게 단조로워 파이팅 자체가 지루하고, 무엇보다 게임의 그래픽이 시각적으로 너무 제한되어 있어 8비트 게임 시절처럼 상상력을 동원해야 했다. 이미 게임이 완성 단계에 접어든 만큼, 미래를 위해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면서 유저들의 입맛에 맞추는 운영의 묘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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