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새로운 맥 운영체제인 OS X 10.8 ‘마운틴 라이언’을 선보였다. OS X은 iOS가 탄생하는 기반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와 반대로 iOS가 OS X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전 버전인 라이언이 iOS의 영향을 받은 첫 운영체제였다면, 마운틴 라이언은 iOS의 기능을 대거 채용해 모바일과 맥의 간극을 크게 좁힌 작품이라 평할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를 통한 시스템 동기화는, 사용자가 PC나 모바일 무엇을 사용하든 유사한 작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를 통해 모바일과 맥 PC 사이에 업무를 편리하게 볼 수 있게 됐고, 각 디바이스간 통합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0여 개의 새로운 기능이 적용된 OS X 10.8 마운틴 라이언. 과연 어떤 사용성을 제공해 줄지 그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직접 써봤다.
19.99달러의 저렴한 가격
애플은 라이언을 29.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고, 그 행태도 DVD가 아닌 맥 앱 스토어를 통한 다운로드를 통해 가능케했다. 한번 구입하면 언제든 내려받을 수 있었으며, DVD나 USB 설치 디스크도 사용자가 별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로는 혁신적이었다.
그리고 약 1년 후, 후속작인 ‘마운틴 라이언’이 나왔다. 의아하게도 가격은 오히려 10달러 더 저렴한 19.99달러로 책정됐다. PC 운영체제의 대표격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가격이 제법 높다보니, 운영체제는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한데, 애플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가격을 더 낮춰어 판매하고 있다.
설치 또한 수월하다. 맥 앱 스토어에서 파일을 내려받은 후 안내된 프로세스로 설치하면 된다. 별도로 백업을 하지 않더라도, 기존 맥에 저장된 자료와 설치됐던 애플리케이션은 마운틴 라이언에서 그대로 쓸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로 대동단결
마운틴 라이언으로 업그레이드한 후 처음 만나게 되는 화면은 아이폰·아이패드에서 볼 수 있는 아이클라우드 로그인 화면이다. 라이언에서 미흡했던 아이클라우드는 마운틴 라이언에 이르러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양새다.
아이클라우드로 연동되는 항목은 아이폰·아이패드와 동일하다. 메일, 연락처, 캘린더, 일정관리, 메모, 사파리, 포토 스트림, 문서 등이 그 대상이며, 이를 사용할 때마다 항상 최신 상태로 동기화된다. 즉 아이폰에서 일정을 추가하면, 맥에서도 똑같이 해당 과정이 이루어진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어떠한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이는 동일하다.
마운틴 라이언에는 미리 알림과 노트 애플리케이션이 새롭게 추가됐으며, 베타 버전이었던 아이메시지가 정식 버전으로 향상됐다. 아이폰에서 미리 알림을 사용해 '할 일' 관리가 기존 맥에서는 다소 불편했는데, 새롭게 적용된 맥용 미리 알림 덕에 활용도가 부쩍 상향된 느낌이다.
여기에 아이폰의 터치 키보드로 주고받던 아이메시지는 맥북의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어떤 작업을 진행하던 중이라 할지라도 수월하게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새롭게 추가된 미리 알림과 노트 애플리케이션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부분은 문서 작업에도 아이클라우드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맥에는 윈도우의 오피스와 유사한 아이워크(iWork)가 있다. 페이지(Pages), 넘버스(Numbers), 키노트(Keynote)로 구성되는데, 여기서 작업한 문서도 아이폰·아이패드용 아이워크와 동기화가 된다. 이젠 맥에서 하던 문서 작업도 아이패드에서 쉽게 열람하고 수정할 수 있다.
애플은 마운틴 라이언 출시와 함께 아이워크 업그레이드도 단행했다. 업그레이드 후 아이워크를 실행하면 아이클라우드에 파일을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 항목이 추가된 걸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맥에 저장된 파일을 관리할 수도 있다.
아이클라우드 파일 관리에서 눈여겨 볼 점은 복잡한 폴더 방식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파일을 저장하고 분류하기 위해 폴더를 사용하는데, 수많은 폴더와 파일로 인해 관리가 오히려 불편했다. 하지만 아이워크의 아이클라우드는 이를 탈피 아이폰·아이패드처럼 파일 위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맥에서도 직관적인 문서 관리를 할 수 있어 편리해진 셈이다.
▲ 아이클라우드 파일 관리 화면, iOS처럼 문서를 폴더로 묶을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의 편리함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연동시킬 때 일일이 로그인 할 필요 없다는 점이다. 한 번만 로그인 하면 모든 항목을 쉽게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작업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므로, 파일을 수정하는 등의 작업 시 편리하다.
애플은 마운틴 라이언 잠자기 모드에 ‘파워 냅(Power Nap)’ 기능을 적용해 아이클라우드의 동기화를 잠자기 모드에서도 이어지게끔 했다.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한 모든 변경 내용은 맥이 잠자기 모드에 진입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진행되며, 맥이 깨어나면 사용자는 업데이트된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원이 연결되어 있으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다운로드하고, 타임 머신 백업을 수행한다.
새로운 소식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알림 센터
스마트폰의 좋은 점은 다양한 소식을 알림을 통해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있다. 그리고 iOS5에서부터는 이럼 알림을 한곳에서 모아 볼 수 있는 알림 센터를 채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마운틴 라이언에도 이 알림 센터가 도입되며 PC를 더욱 개인화 기기로 만들어 주고 있다. 이제 사용자는 스마트폰이 없더라도 알림을 통해 메일, 메시지, 일정, 해야 할 일 등을 놓치지 않으며, 알림 센터에서 한눈에 모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같은 애플리케이션 제조사의 중요 알림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방면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알림은 우측 상단에 나타나게 되며, iOS처럼 배너, 알림 등으로 표기 방식을 설정할 수 있다. 배너는 5초 후 자동으로 사라지며, 알림은 닫기 버트을 누르기 전까지 화면에 계속 나타난다.
▲ 우측에 알림 센터가 숨겨져 있다
알림 센터는 화면 우측에 숨겨져 있다. 두 손가락으로 트랙패드를 오른쪽 밖에서 안으로 밀면 나타난다. 메뉴바 우측의 아이콘을 클릭해도 활성화가 된다. 이는 iOS와 흡사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으며, 트위터 계정을 연동해 놓았다면 바로 글쓰기도 할 수 있다.
알림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꺼 놓고 싶을때도 있기 마련. 마운틴 라이언은 간단하게 끄는 기능도 제공한다. 알림 센터를 열고 아래로 스크롤을 하면 숨겨진 ‘알림 및 배너 보기’ 버튼이 나타난다. 옵션 키를 누르고 메뉴바의 알림 센터 아이콘을 클릭하면 숨김 처리가 된다.
알림 센터의 도입은 PC 사용을 한결 편하게 해준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지 않아도 새로운 소식을 바로 알 수 있으며, SNS 같은 시의성을 요하는 서비스에 무척 유용하다.
그외 편의 기능들
마운틴 라이언은 공유 버튼을 사파리, 메모, 아이포토 등에 다양하게 배치해 놓았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사진 및 동영상, 웹사이트 링크 등을 이메일, 메시지, 트위터 등으로 쉽게 보낼 수 있다. 더는 웹브라우저를 열고, 사이트에 접속해 업로드할 필요가 사라진 것이다.
사파리는 속도가 한층 빨라 졌으며, 쿽 서치 기능 대신 주소창을 통해 검색과 웹사이트 접속을 모두 할 수 있게 했다.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아이폰·아이패드에서 활성화시킨 사이트를 맥에서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링크가 아닌 웹페이지 전체를 읽기 목록에 저장해 준다.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도 읽기 목록에 저장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iOS처럼 운영체제에 기본 탑재됐다. 현재는 트위터만 적용된 상태지만, 올 가을 페이스북 역시 적용될 전망이다.
맥 화면을 TV에 그대로 미러링해 띄워 주는 에어플레이도 추가됐다. 물론 애플 TV가 있어야 하지만, 이를 사용하면 이전보다 쉽게 대형 스크린에서 맥 화면을 볼 수 있다. 강의실에서 수업용 자료를 보여주기 위해, 회의실에서 발표를 하기 위해 더는 유선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악성 소프트웨어로부터 맥을 보호하기 위한 케이트키퍼(GateKeeper)는 앱 설치를 좀 더 안전하게 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PC가 악성 소프트웨어에 감염되는 첫 번째 이유는 사용자의 무분별한 프로그램 설치 때문인데, 마운틴 라이언은 앱 설치 권한을 3단계로 나눴다.
우선 애플이 직접 관리하는 맥 앱 스토어 앱만 설치가 되도록 설정할 수 있으며, 애플 개발자 ID를 가진 개발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가할 수도 있다. 아울러 모든 앱을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줄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에 메트로 UI를 얹어 PC와 태블릿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기기마다 적합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아이클라우드를 활용해 작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모바일과 PC의 경계를 허무는 중이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마운틴 라이언에 적용된 여러 iOS 기능과의 호흡이 과히 나쁘지 않다.
다만 이런 점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제품을 같이 써야 느낄 수 있다는 부분에서 한계로 다가오며, 아이클라우드의 무료 공간은 고작 5GB 밖에 안 된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물론 유료로 용량을 늘릴 수 있지만, 비교적 비싼 편이다.
글 다피
기획 및 편집 이진 기자 miffy@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