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일반인을 위한 포르쉐'로 불린다면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인 크라이슬러 300C는 '일반인을 위한 벤틀리' 로 불린바 있습니다. 차량의 가치나 가격면에서 벤틀리의 상대가 되지 않음에도 '일반인들의 벤틀리'라고 불린 이유는 1세대 모델이 벤틀리를 연상시키는 전면부 디자인에 거대한 덩치가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차량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1세대 300C의 당당한 덩치만으로도 '최소 1억 이상을 호가하는 고급차'로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각설하고 이번 시간에는 미국 시장은 물론 국내 40-50대 중장년층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300C의 2세대 풀체인지 디젤 모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2004년 첫 등장했던 1세대 300C는 2000년 이후 크라이슬러 내놓은 모델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치솟는 연비와 다운사이징 열풍으로 2010년 이후 미국내의 판매고가 크게 꺾이기는 했지만 300C의 인기가 최고점에 달했던 2005년도에만 14만대 이상이 팔려나갔을 정도로 300C의 인기는 상당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300C는 미국차 특유의 당당한 사이즈에서 느껴지는 존재감을 선호하는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 꽤 높은 인기를 구가한바 있습니다. 배기량 대비 낮은 출력과 떨어지는 연비 효율, 구닥다리 냄새를 풍기는 실내 인테리어 구성 등으로 후반기 매출이 바닥을 치기는 했습니다만.
2세대 300C는 1세대 300C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는 출력, 연비, 실내 인테리어 등을 최신 트랜드에 맞게 쇄신, 차량 자체의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고 크라이슬러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뉴 300C에 대한 반응은 1세대 모델이 출시되었던 2004년도 상황과 비슷할만큼 뜨거운 상황이며 국내 시장에서도 기대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내 출시된 뉴300C는 총 3종으로 3.6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과 3리터 V6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 V8기통 6.4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인 SRT8입니다. 판매 가격은 3.6리터 가솔린 모델이 5,520만원에서 6,130만원, 3리터 디젤 모델이 5,830만원, 최고 472마력을 내는 고성능 모델인 SRT8이 8,00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경쟁 모델인 포드 토러스에 비해 전체적으로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국내 미국차 브랜드가 대부분 그렇듯 일정 비율의 상시 할인 및 파격적인 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실제 구입가격은 가격표보다 다소 낮은 수준입니다.
시승 모델은 3리터 V6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서 최고 239마력을 4,000rpm에서 내고 최대 56kg.m의 토크를 1,800~2,800rpm에서 발휘합니다. 공인 연비는 리터당 13.8km(탱트 용량 72리터)이며 자동 5단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후륜 구동 즉 뒷바퀴 굴림 방식입니다.
최고 마력은 평범하지만 최대 토크가 가솔린 5.5리터급에 해당할 정도로 강력한데다 낮은 회전수인 1,800rpm에서부터 발휘되기 때문에 2톤에 해당하는 차체를 비교적 가볍게 움직이게 합니다. 1단에서 약간 육중한 느낌을 주지만 2단으로 넘어가면서 56kg.m의 토크가 몸으로 느껴지면서 힘있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초반 응답력이 날카로운 수준까지는 못되지만 가속 패달을 밟음과 함께 육중한 차체가 제법 기민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줍니다. 고속 영역으로 접어들면서 초반의 힘있는 움직임이 다소 꺾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동력 성능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습니다.
고속 주행 성능 부분에서도 아쉽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고회전 영역에서 약점을 보이는 디젤 엔진 특성상 180km/h 이상부터 속도 상승력이 크게 둔화되기는 합니다만, 가용 영역에서 성능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평지 기준 약 200km/h 정도까지는 어렵지 않게 속도를 붙일 수 있습니다.
정숙성 부분에서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뉴 300C에는 방음 발포 소재, 두 개의 방음 마감재를 하부에 넣고 방음 코팅 윈드 실드 등을 적용하는 등 소음 진동을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이 투입되었다고 크라이슬러는 강조합니다. 실제로 소음 진동 부분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는데요, 외부에서는 디젤 엔진 특유의 덜덜거리는 소음으로 단번에 디젤 모델임을 알 수 있지만 실내로 들어가면 정지상태가 아닌 이상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라는 느낌을 거의 받을 수 없었습니다.
주행시 엔진 소음을 비롯하여 외부 풍절음, 하부 소음도 잘 차단되어 있으며 60km/h 이상의 속도에서는 가솔린 엔진 탑재 모델과 주행 질감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럽 브랜드에 비해 디젤 엔진 기술 부분에서 약세를 보여온 미국 브랜드입니다만, NVH(소음, 진동) 대응 면에서 유럽 브랜드와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변속기는 5단 자동 방식입니다. 디젤 모델의 두터운 토크를 감안, 가솔린 모델에 탑재되는 ZF사의 8단 자동 변속기 대신 기존 1세대 300C부터 사용되어온 5단 변속기를 매칭하였습니다. 수동 모드를 지원하며 4,000rpm 부근에서 자동 쉬프트업이 이루어지는 등 기본적인 성능 부분에서 특기할만한 부분은 없습니다. 장점이라면 오랜 시간 성능과 내구성 부분에서 검증을 받은 변속기라는 점이고 단점이라면 최신 모델에 들어가기에는 다소 시대에 뒤떨어져 보인다는 점, 고속 연비와 변속 충격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점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전륜에는 더블 위쉬본 방식, 후륜에는 멀티 링크 방식이 사용된 서스펜션에 대한 느낌은 대체로 좋은 편입니다. 동급의 대형 세단과 비교하면 댐핑 스트로크가 짧은 편에 해당합니다. 대형 세단 특유의 롤이나 급선회시 쏠림 현상은 여전하지만 비슷한 사이즈의 국산 대형 세단에 비하면 한층 진중하고 안정적인 거동을 보여줍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150km/h 이상의 초고속 주행시 느껴지는 안정감입니다. 국산 대형 세단의 경우 150km/h 이하의 속도에서는 편안하면서 안정적인 느낌을 유지하다가도 150km/h 이상으로 속도를 올리면 차체가 뜨는듯한 느낌을 주면서 트랙션을 급격하게 상실하는 특성을 보여주는 반면, 300C의 경우 중고속에서의 안정감이 초고속 영역까지 무리 없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제동력 부분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본적인 제동 유지력 및 자체 제어력 등은 무리 없는 수준입니다만, 급제동시 좌우 균형감을 다소 상실하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시승차가 4,000km 내외를 주행한 새차임을 감안하면 타이어 소모에 따른 현상이 아닌 제동 시스템의 밸런스에 약간의 부조화가 의심됩니다.
뉴300C 3.0 디젤 모델의 공식 연비는 복합 13.8km/l(도심 11.4, 고속 18.6)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2리터급 디젤 세단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2.04t의 육중한 덩치를 감안하면 디젤 엔진 차량의 장점을 잘 살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승 기간 동안 약 300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하였으며 이전 시승기와 마찬가지로 약 3회의 제로백 테스트, 약 3회의 최고속 테스트를 비롯 특별히 연비 주행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편안하게 차량을 운행했습니다.
결과 리터당 10km 내외의 누적 연비를 나타냈는데요, 비슷한 사이즈의 가솔린 대형 세단 대비 약 70% 가량 높은 효율에 해당합니다. 시승 환경보다 편안하게 이루어지는 일반 사용자들의 경우 리터당 11-12km 사이의 연비 정도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능 부분을 점검했으니, 이제 외형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00C는 길이 5,045mm, 폭 1,905mm, 높이 1,410mm, 휠베이스 3,050mm, 공차 중량은 2,040kg입니다. 경쟁 모델인 포드 토러스의 경우 길이 5,153mm, 폭, 1,935mm, 높이 1,541mm, 휠베이스, 2,727mm, 공차 중량은 1,800kg이며 현대 제네시스의 경우 길이 4,985mm, 폭 1,890mm, 높이 1,480mm, 휠베이스 2,935mm, 공차 중량 1,750kg, 기아 K9의 경우 길이 5,090mm, 폭 1,900mm, 높이 1,490mm이며 휠베이스 3,045mm, 공차 무게 1,870kg이니 대형 세단으로 손색 없는 덩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길이, 폭 등은 포드 토러스보다 약간 작지만 실제 눈으로 보면 토로스보다 좀 더 크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1세대 모델과 마찬가지로 직선과 근육질의 면으로 남성다운 이미지를 최대한 강조하였기 때문입니다.
미려한 곡선과 균형미, 세부 디테일에 주력하는 일본, 국산 브랜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디자인 코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멀리서 봐도 미국 브랜드 세단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단순히 사이즈가 크기 때문이 아니라 300C 특유의 선과 면이 최신 자동차 시장의 디자인 트랜드와는 확실한 괴리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300C의 디자인이 시대를 역행하는 괴작(?)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양한 시각적 효과들과 요소요소에서 빛을 발하는 디테일로 섬세한 완성도를 추구하는 유럽과 동양의 기업들과 달리 당당하면서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기 좋아하는 미국식 디자인 코드에서 오는 명확한 컬러 차이이지 '다르기 때문에 열등한 디자인'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미국인들 시각으로 보면 유럽과 아시아 브랜드의 차량들이 되려 '복잡한 디테일로 난해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정서와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뉴 300C의 외형은 차체 사이즈와 체급을 외형적으로 잘 강조한 디자인으로 고유 모델 특유의 개성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전면부의 모습입니다. 1세대 모델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곡면이 강조되어 둔탁한 느낌을 주었던 1 세대 모델에 비해 보다 간결하면서 날렵한 이미지로 변화하였습니다.
7줄로 강인한 느낌을 주는 라디에이터 그릴부입니다. 1세대 모델의 경우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아래로 둥글게 처진 헤드램프가 밴틀리와 유사한 느낌을 주었습니다만 2세대 모델의 경우 1세대 300C의 격자 무늬를 직선 형태로 변경하고 사이즈를 좀 더 줄였기 때문에 벤틀리와 연관짓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외형적인 특징을 LED로 포인트를 준 해드램프도 1세대 모델의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어로다이나믹 디자인이 적용된 차량과 달리 전면부가 높아 당당한 느낌을 주지만 공기 저행 계수는 0.32로 에어로 다이나믹 디자인이 적용된 대형 세단과 차이가 없습니다.
엔진 후드는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연장되어 있지 않고 앞 부분과 구분되어 있으며 4개의 엣지를 넣어 강인한 느낌을 연출하였습니다.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에 얇게 들어간 로고나 헤드램프 전면부에 ㄷ자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데이라이트, 전면부와 일체 타입의 프론트 범퍼 구성 등 이전 모델 대비 섬세하고 세련된 부분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높에 치켜 올라간 후면부 역시 300C의 특징 그대로입니다. 300C의 성공으로 미국 브랜드들은 대형 세단의 후면부를 두툼하게 디자인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는데요, 포드 토러스, 캐딜락 CTS, XTS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1세대 모델에서 바뀐 부분은 리어 램프가 LED 방식으로 바뀐 점과 가운데 부분에 크롬 라인이 들어간 점, 듀얼 머플러로 포인트를 준 점 정도입니다. 그외의 부분은 1세대 모델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습니다.
측면부의 모습입니다. 앞뒤 오버행이 좀 더 짧아졌고 도어를 가로지르는 몰딩이 삭제된 점, A 필러가 약간 더 뒤로 후퇴한 점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1세대 모델과 비슷한 라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직선 위주의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크롬으로 덮여진 사이드 미러의 마감은 1세대 모델과 동일합니다.
2중 6스포크 타입의 18인치 휠입니다. 타이어 편평비가 높고 21인치 휠까지 커버하는 휠하우스의 넓이로 인해 17인치같은 느낌을 주는군요. 특별히 고급스럽거나 세련된 디자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순정휠로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성력 있고 전후 밸런스나 데티일이 뛰어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대하면서 밋밋한 전형적인 미국차로 보이겠고 외형 사이즈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여 당당하면서 존재감이 확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호감가는 스타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큰 변화가 이루어진 인테리어 구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 미국차의 단점을 그대로 보여주었던 1세대 모델의 실내를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개선, 실내 인테리어 만족도를 크게 높인 점이 2세대 300C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내장재는 가격대에 크게 손색이 없는 수준입니다. 데쉬보드를 가죽으로 감싸거나 카본과 같은 고급 재료가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우레탄 재질의 마감재나 플라스틱, 우드 그레인, 메탈 트림 등이 요소요소 잘 조화되어 있고 품질도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립 마감, 내장재 품질 부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 왔던 기존 미국차 대비 실내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음을 느끼게 합니다.
두 개의 실린더와 중앙의 LCD 창으로 구성, 간결하면서 시인성이 높아진 계기판의 모습입니다. 푸른색 조명을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실린더 바깥 부분에 푸른색 LED를 넓게 넣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포드의 다기능 계기판에 비해 단순한 구성입니다만, 차량 정보를 모니터링 하는 용도로는 크게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센터페시아 중앙의 구성에서도 큰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외관적으로 깔끔하게 바뀌었지만 기능적으로 훌륭한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세부 기능들을 터치 스크린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모니터부 역시 버튼 기능을 하는 하단을 분리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하였습니다.
센터페시아 중앙 상단부의 모습입니다. 중심을 잡고 있는 8.4인치 4:3 비율입니다. 일반적으로 모니터 영역은 16:9 와이드 영역이지만 하단에 남는 공간에 주요 메뉴 아이콘이 상시 출력되도록 하여 세부 메뉴로 들어갔을 때에도 다른 메뉴로의 전환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운전시 전방 주시를 위해 한번의 버튼 조작이라도 줄어야 하는 자동차의 특성을 감안한 좋은 배치라 하겠습니다.
내비게이션을 기본 내장하고 있으며 터치 스크린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화면을 직접 손가락으로 터치하여 각 기능을 실행시킬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AV 기능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에어컨디셔너, 시트 열선, 통풍 기능 등 매우 다양한 기능들을 모니터 터치로 조작이 가능합니다.
모니터 상단에는 아날로그 시계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시계에 비해 실내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어주는 소품입니다.
에에컨디셔너와 오디오 유닛이 통합되어 있습니다. 에어컨디셔너는 중앙 다이얼과 좌우의 버튼으로 사용하기 쉽게 배치되어 있으며 오디오 기능 역시 터치 스크린과 두 개의 다이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뉴 300C에는 기본적으로 알파인 6채널, 6스피커, 276W의 디지털 앰프가 장착되며 프리스지티 트림에는 알파인 7.1 채널, 9스피커, 506W의 디지털 엠프가 장착됩니다. 디젤 모델에는 6개 스피커로 구성된 알파인 기본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으며 기본적으로 평균 이상의 품질을 갖추고 있어 자동차를 훌륭한 음악감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쭉 뻗은 도로를 장시간 달려야 하는 미국차의 경우 카스테레오 성능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요, 스피커 갯수만 늘려놓은 유럽, 국산 모델 대비 우수한 오디오 성능을 갖춘 모델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모니터를 통해서 핸즈프리를 비롯 에어컨디셔너와 오디오 세부 조작이 가능합니다. 터치 방식이라 첨단 IT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만, 주행중에는 다소 조작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흠입니다.
열선 시트, 통풍 시트는 물론 스티어링 열선 기능도 탑재하고 있습니다만, 하드웨어 버튼 방식이 아닌, 모니터 터치 방식이여서 사용 편의성이 떨어집니다. 하드웨어 버튼을 따로 만들어 놓아 세부 메뉴로 들어가지 않아도 바로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으면 합니다.
4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휠의 모습입니다. 좌우 스포크에 리모트 콘트롤 버튼을 넣었고 실버 트림으로 멋을 냈습니다. 스티어링휠 그립감은 두툼한 편입니다. 특히 상단의 우드 트림 부분과 하단의 가죽 트림 부분의 두께가 약간 달라 회전시 독특한 그립감이 느껴집니다. 틸트, 텔레스코픽, 열선 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좌측 리모트 컨트롤 버튼부의 모습입니다. 음성 기능, 핸즈 프리 기능, 계기판 정보 검색 기능 등의 구성입니다.
오디오 볼륨 조절 및 소스 조작 버튼은 스티어링휠 캐빈 안쪽에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 역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위치이지만, 크라이슬러 차량에서 잘 쓰이는 배치입니다.
우측 버튼 구성입니다. 크루즈 콘트롤 기능을 제어합니다.
뉴 300C 역시 풀스마트키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키를 지닌 상태에서 시동을 걸고 끌 수 있으며 도어 열림, 잠금 기능도 가능합니다.
스마트키의 모습입니다. 차체 사이즈에 비해 시동키는 작고 가볍습니다. 도어 잠금, 해제, 트렁크 열림 버튼으로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계기판 조도 조절 및 헤드램프 각도 조절 다이얼과 트렁크 열림 버튼입니다. 트렁크 열림 버튼의 위치가 다소 생소하군요.
변속기 레버 박스입니다. 별도의 조작 버튼 없는 깔끔한 구성입니다. 변속기 레버 박스 옆으로는 스마트폰이나 지갑 등을 넣을 수 있는 얇고 긴 홈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변속기 레버 뒷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컵홀더의 모습입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커버로 덮어 놓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컵홀더 기능만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음료를 냉각하거나 따듯한 음료를 데워주는 냉온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컵홀더 옆의 버튼을 좌우로 눌러서 냉/온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냉/온 설정에 따라 컵홀더 상당의 링이 푸른색, 붉은색으로 표시됩니다. 운전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좋은 예라 하겠습니다.
암레스부의 모습입니다. 시트와 동일한 재질로 마감되어 있으며 쿠션감이 있어 팔을 거치하는 느낌이 좋습니다. 암레스트는 앞뒤로 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안쪽 수납함의 모습입니다. 수납함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내부에는 USB 단자, AUX 단자, DV 아웃 단자를 갖추고 있습니다.
글로브 박스 안쪽의 수납합입니다. 수납 공간이 넓고 깊어 활용도가 좋습니다. 상단 부분에는 책자나 각종 서류들을 따로 보관할 수 있도록 파티션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만 우측 부분에 네비게이션 박스가 들어가 활용도가 좋지는 못합니다.
선루프의 모습입니다. 파노라마 방식입니다. 글라스 면적도 넓은 편이고 중앙 가로대도 시야를 많이 가리지 않아 시원한 개방감을 제공합니다.
ECM(자동 눈부심 방지 기능) 룸미러, 실내등, 선루프 조작 버튼부의 모습입니다. 전면에 선글래스 수납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햇빛 가리개 안쪽에 화장 거울과 조명을 넣어 여성 탑승자를 배려하였습니다.
도어 안쪽면의 마감입니다. 상단 우드그레인을 얇게 쓰고 매탈 트림을 넣어 세련된 느낌을 살렸으며 암레스트 부분을 가죽 트림으로 마감하였습니다. 버튼 구성이나 스피커 배치, 하단의 수납함 구성 등 전체적으로 무리 없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차에서 불만으로 제기되었던 조립 단차나 마감 부실 등의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도어 개방 각이 80도가 넘어 체격이 큰 남성도 타고 내리는 과정이 편합니다.
운전석 시트의 모습입니다. 시트는 쿠션감이나 지지력 등에서 무난한 특성을 보여줍니다만 디자인, 구성 면에서 고급스러운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열선 시트 기능은 물론 통풍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열선, 통풍 시트 기능은 모니터 상에서 터치로 조작할 수 있으며 단계 조절 기능은 하이/로우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전동 시트는 12웨이 방식입니다.
2열 시트부의 모습입니다. 6:4 폴딩 방식으로 성인 남성 3인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공간을 제공합니다만 기대보다 2열 시트 공간이 넓찍하지는 않습니다. 실내 공간 문제라기 보다는 시트 두께 때문으로 보입니다. 물론 차체 사이즈나 휄베이스 대비 그렇다는 것이고 2열 시트 자체는 좋은 착석감을 제공하며 헤드룸도 넉넉하기 때문에 쾌적한 느낌을 줍니다.
2열 탑승자를 위해 열선 기능, 후면 글래스 차단막, 에어컨디셔너 통풍구, DC 아웃 단자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2열 시트 중앙의 암레스트입니다. 두 개의 컵을 전면에 거치할 수 있고 내부에 수납 공간을 갖추고 있어 편리합니다.
트렁크 공간입니다. 453리터의 짐을 실을 수 있습니다. 차체 사이즈에 비해 트렁크 공간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안쪽의 좌우 돌출부도 커서 트렁크 활용도는 동급 대비 좋은 편이 못됩니다.
트렁크 바닥을 들어 올리면 간이 타이어와 배터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평
최근 미국차의 경쟁력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향상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차가 세계적인 위기에 직면한 가장 큰 원인이 변화된 시장 트랜드와 소비자들의 섬세한 감성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지, 차량 본연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기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유가에 맞는 저배기량, 고효율 차량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을 때에도 여전히 쭉 뻗은 도로를 편안하게 질주하는데 적합한 대배기량 대형 세단에 주력했고 섬세한 조립 완성도와 편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유럽, 일본 차량에 비해 허술해 보이는 마감과 부실한 IT 관련 기능 등 소비자들이 지향하는 최신 트랜드를 발빠르게 쫒아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차가 고전을 면치 못할 때에도 여전히 미국차는 경쟁 모델 대비 단단하고 고속 안정성 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시장에서 인기는 바닥을 쳤지만 자동차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안전 및 안정성 부분에서 만큼은 인정을 받은 것인데요, 우리나라보다 반세기 앞서 자동차 문화를 꽃피운 미국 기업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이상할게 없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빅 3사가 동시 다발적으로 퇴출 위기까지 몰린 이후, 미국 자동차 업계는 드디어 세계 자동차 시장이 돌아가는 판세를 정확하게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기존의 대비기량 저효율 엔진으로 기름 먹는 하마라는 비아냥을 들어었던 모델들이 2리터~3.6리터의 고효율 가솔린 엔진으로 교체되고 있고 배기량 대비 출력과 연비도 유럽, 일본 차량 못지 않은 수준으로 향상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무식하게 크다'는 느낌을 주었던 외형 디자인 부분에서도 크기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되 좀 더 고급스럽고 섬세한 느낌이 들도록 구성력을 높였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미국차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부실한 마감과 조악한 수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입니다. 심할 경우 조립 단차가 눈으로 느껴질 정도였던 마감은 유럽, 일본 브랜드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좋아졌고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모니터 탑재 정도가 전부였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계기판과 차량의 각종 세부 기능을 종합적으로 제어하는 '터치 스크린 시스템'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누적거리, 구간 거리, 외부 온도, 연비 정도만 표시했던 계기판도 차량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복합형 계기판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여기에 미국차 특유의 안전성과 고속 주행시 뛰어난 안정감이 더해졌고 가격 조건 역시 동사이즈 유럽, 일본 수입 세단은 물론 국산 세단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니 미국 자동차 기업이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높은 상품성, 효율 높은 동력계로 경제성까지 갖춘 신형 300C 디젤 모델이 국내 대형 세단 시장에서 선전을 펼칠 가능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물론 미국차가 국내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이끌어낼 수 있으려면 오랜 시간 '미국차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깰만한 시간 및 소비자 계몽을 위한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들이 알아볼 수 있을만큼 경쟁력 있는 상품성을 갖춘만큼 크라이슬러가 국내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방법(가격 할인 및 파격적인 금융 지원 등)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해 나간다면 국산 대형 세단의 수요를 상당 부분 끌어 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6단 이상의 다단 변속기가 대중화된 시점에서 5단 변속기의 적용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단수가 많은 변속기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변속 충격, 연비 부분에서 다단 변속기의 이점이 확실한만큼 6단 변속기 정도를 매칭을 하였다면 차량 경쟁력이 좀 더 향상되었을 것이라 봅니다.
미국 시장에 비해 국내 판매가격이 다소 높은감이 있습니다.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에쿠스, K9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가격이 저렴한 수준이지만 포드 토러스의 가격 조건과 비교하면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미국 시장에서는 두 모델의 가격 조건이 거의 비슷합니다.) 크라이슬러의 경우 상시 가격 할인 해택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것은 카탈로그에 명시된 권장 판매 가격인만큼 좀 더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낮추었으면 합니다.(5,000 만원 내외로 책정된다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터치 스크린을 통해 세부 기능을 제어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그동안 미국차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적인 구성입니다. 하지만 열선,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휠과 같은 기능들도 터치 스크린에서만 조작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불만입니다. 계절에 따라 빈번하게 사용되는 주요 편의 장치인만큼 간단한 버튼 조작 한번으로 간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하드웨어 버튼도 배치를 했으면 합니다.
도어가 80도 정도로 열리는 구조라 편하게 탑승하고 내릴 수 있습니다만, 중간 부분에서 도어를 보다 확실히 잡아줄 수 있도록 힌지부를 조절했으면 합니다. 도어를 세게 열 경우 개방 각이 커져서 주차시 옆차에 '문콕'을 남기거나 다시 닫을 때 앉은 상태에서 손이 닫지 않는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차량일까?
미국차 특유의 당당한 덩치와 우수한 고속 안정성, 단단한 차체가 주는 안정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차량입니다. 디젤 엔진 특유의 경재성과 높은 토크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도 높은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디자인이나 사이즈를 감안하면 여성 오너보다는 30-40대 중년 남성들과 훌륭한 매칭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저작권자(c) 오토기어(www.autogear.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오토기어
* 본 시승기는 2012년 10월 8일 작성된 시승기로 최근 상황과 다소 다른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