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르노 삼성이 새롭게 출시한 SM5 TCE입니다. SM5 TCE는 기존 SM5 시리즈에 탑재되는 2.0 가솔린 엔진을 1.6리터로 배기량을 낮췄지만 터보 차저를 사용하여 출력을 대폭 높였다는 점에서 발표와 함께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신바와 같이 르노 삼성의 SM5는 국내 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중형 세단이자 현대의 쏘나타, K5의 독주를 견재할 수 있는 유일한 모델로, 지난 15년간 소비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온 르노 삼성의 주력 라인업입니다.
지난 1998년,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라는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국내 자동차 시장에 등장한 SM5는 닛산 세피로를 거의 그대로 들여와 국내 조립한 모델이었으나 '삼성' 브랜드를 단 첫 자동차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SM5는 현대자동차가 약 20만 대 정도의 내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던 당시 출시 첫 년도에 41,000대라는 놀라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닛산 세피로가 일본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지 못했던 모델이기는 하였지만 당시만 해도 일본 자동차 제조 기술이 국내 자동차 제조 기술 대비 5-6년 정도 앞서 있었고 내구성과 정숙성에 대한 호평도 SM5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습니다.
물론 SM5 돌풍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자동차 기반 시설이 전혀 없었던 삼성은 SM5 생산 라인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지만 SM5를 내놓은지 1년여만에 터진 IMF 사태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전체 부품 90% 정도를 수입에 의존했던 1세대 SM5의 비효율적 생산 체계로 인해 심각한 영업 손실까지 더해져 삼성은 자금난에 허덕이게 되었고 정부 역시 삼성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하는 등 '위기론'이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괜히 샀다가 AS도 못받는 사태가 벌어질까'를 두려워한 소비자들 역시 SM5에 등을 돌리기 시작하였고 심각한 자금난과 수월하지 못했던 부품 수급으로 인해 공장이 멈춰서는 일도 잦았습니다. 결국 1999년도 SM5의 판매량은 6,300대로 곤두박칠쳤고 벼량끝에 몰린 기업을 살리기 위해 삼성은 자동차 사업 2년만인 2000년에 삼성자동차를 '르노'에 매각하였습니다.
르노가 인수한 이후 SM5의 매출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개인 택시 기사들을 중심으로 '국산차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내구성이 뛰어나고 정숙성, 성능 또한 우수하다'는 평가가 흘러나오면서 2001년도 누적 판매량이 7만대를 넘어섰을만큼 SM5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은 급상승하였습니다.
2004년 풀체인지된 2세대 SM5 역시 닛산의 중형 세단인 티아나를 베이스로 한 모델이었습니다.(베이스라기 보다는 그냥 그대로 가져다가 브랜드만 바꿨다는 말이 더 정확합니다.) 2세대 모델부터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와 쏘나타를 견재하기 위해 타이나의 범퍼를 늘리고 줄이는 꼼수로 '중형'인 SM5, '준대형'인 SM7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때만해도 일본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었던 티아나의 품질이 그랜저, 쏘나타 등에 비해 상당 부분 앞서 있었고 세계적으로 성능과 내구성을 인정받고 있었던 VQ 엔진을 비롯해 아연강판 사용 비율, 주요 부품 내구성 부분에서도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2세대 SM5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은 1세대보다 더욱 높았습니다.
SM 시리즈는 3세대 모델에 이르러 삐걱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단 2004년에 풀체인지된 모델을 2010년까지 7년(SM7은 8년)이나 끌어온 점, 그럼에도 2004년 모델 대비 성능 향상점이 미비했다는 점, 동일 플랫폼에서 범퍼를 늘려 세그먼트를 구분했던 2새대 SM 시리즈의 꼼수를 3세대 모델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점(휠베이스를 늘이고 전, 후 디자인의 변화를 주는 등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투입되기는 하였지만) 등으로 인해 3세대 SM 시리즈의 인기는 2세대 모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3세대 SM 시리즈 가운데 SM5는 출시 초기만 해도 어느 정도 이름 값을 하는듯 했습니다만, 경쟁 모델인 현대 쏘나타, 기아 K5 대비 체감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 성능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판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습니다. 결국 SM5를 주력 모델로 국내 영업을 펼쳐온 르노 삼성은 2012년 8월, 전직원 대상 '희망 퇴직'을 실시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였습니다.
SM5의 판매량을 반등시키기 위해 르노는 출시 3년만에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지만 동력 성능에 큰 변화 없이 일부 외형만 바꾼 정도로 소비자들의 구심을 자극할 수 없음은 자명하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SM5 상품성에서 가장 시급한 개선점으로 꼽혔던 성능 부분을 대폭 손질한 SM5 TCE의 등장은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가장 핫한 뉴스에 해당하였습니다.
장황한 사족은 이정도로 갈음하고, 자동차에서 중요한 부분인 동력 성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SM5 TCE에는 르노 클레오 RS200에 탑재된바 있는 1.6리터(1,618cc)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MR19DDT)이 새롭게 탑재되었습니다. 1.6리터는 주로 소형 및 준중형차에 탑재되는 배기량이기 때문에 길이 4.885mm의 중형 세단을 감당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엔진처럼 보입니다만 터보 차저를 사용, 최고 190 마력을 6,000rpm에서 내고 최대 24.5kgm 토크를 2,000rpm~5,200rpm 영역에서 두텁게 발휘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기존 SM5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동력 성능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터보 차저 사이즈 변경으로 인해 RS200에 탑재된 엔진 대비 성능이 디튠되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리터당 118마력을 내는데다 무게당 마력, 토크 모두 중형 세단을 움직이는 동력원으로 손색 없는 출력에 해당합니다.
무엇보다 배기량이 약 400cc 높지만 49마력, 4.7kg.m 토크가 떨어지는 기존 SM5 2.0 모델 대비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배기량을 낮추고 출력은 높였지만 연비는 기존 12.6km/l(복합 기준)에서 13km/l으로 소폭 향상되었습니다. 가격까지 저렴해졌다면 정말 좋았겠습니다만, 아쉽게도 SM5 TCE의 판매 가격은 기존 SM5 2.0 플래티넘에서 최상위 모델인 RE CVT(2,810만원)와 최상위 바로 아래 트림인 LE CVT(2,660만원)의 중간 수준인 2,710만원입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1.6리터 터보 엔진의 성능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SM5 TCE의 체감 성능은 기존 2.0 가솔린 모델 대비 확실한 향상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초반 응답력을 비롯해 중속에서 고속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확실히 빨라졌고(특히 80~140km/h에서의 움직임 역시 기존 모델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추월 가속 성능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 시간은 8.6초(3회 평균, 건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 특성상 런치 스타트는 지원하지 않습니다.)를 나타냈습니다.
기존 2.0 가솔린 모델의 경우 한적한 고속도로에서도 180km/h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을만큼 고속 주행 성능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습니다만, SM5 TCE는 고속 주행 성능 면에서도 적지 않은 성능 향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단 170km/h까지는 무리 없이 속도를 올릴 수 있었고 그 이후부터는 속도 상승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고회전 구간에서 뚜렷한 출력 저하 현상 없이 꾸준히 밀어주는듯한 느낌을 주면서 200km/h까지 도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시승 구간에서 기록한 최고 속도는 210km/h(5,600rpm 내외)였지만 도로 상황이 뒷받침 될 경우 제조사에 명시된 220km/h까지는 무리 없이 낼 수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상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2,000RPM부터 5,200rpm까지 투텁게 발휘되는 토크 밴드 덕분에 추월 가속 성능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고속 주행 이후 흡기 온도 상승에 따른 성능 저하 및 터보랙 현상이 다소 아쉬웠습니다만, 시승 기간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초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급 엔진의 특성상 30도를 오르내리는 높은 기온에서 장시간 정상 출력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SM5 TCE의 구조적인 단점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터보 엔진은 터보차저라 불리는 과급기를 사용하여 엔진 출력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엔진은 공기와 연료가 혼합 연소를 하면서 피스톤을 움직이고 그 운동 에너지를 사용하여 자동차를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가솔린(또는 디젤)이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배기 가스는 배기 매니폴더를 통해 머플러로 빠져 나가게 됩니다. 터보 엔진은 연소시 발생하는 배기 가스의 압력을 사용하여 임펠러라 불리는 팬을 돌려 공기 압축 비율을 높입니다. 공기 압축 비율이 높이질수록 가솔린(또는 디젤)의 폭발력은 강해지고 피스톤을 움직이는 운동 에너지 역시 강력해져 자동차는 더 빠르고 힘있게 움직이게 됩니다.
터보 엔진은 터보 차저의 크기와 특성에 따라 출력 향상폭에 차이가 납니다만 일반적으로 자연 흡기 엔진 대비 30~50% 정도의 출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배기 가스의 압력을 이용하는데다 공기 압축을 위해 회전하는 임펠러의 회전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터보 엔진은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높은 발열을 특징으로 합니다.(흔히 터보 엔진은 예열, 후열을 해야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구조적으로 높은 발열을 내는 터보차저의 구조 때문입니다.) 때문에 터보 엔진에서 효율적인 냉각을 위한 인터쿨러는 매우 중요한 부품 중 하나입니다. 무더위에 약점을 드러내는 터보 엔진의 특성을 어느 정도 보여주기는 하였으나 SM5 TCE의 인터쿨러의 위치나 사이즈, 쿨링 능력은 일단 엔진 성능에 맞는 적정 수준이라 보여집니다.
SM5 TCE에는 르노 삼성차 최초로 듀얼 클러치 방식의 6단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게트락(GETRAG) 파워쉬프트 6DCT250 DCT(Dual Clutch Transmission)로 건식 타입입니다. 6DCT250 DCT는 A~C 세그먼트 사이의 전륜 구동 자동차를 위해 개발된 방식으로 대응 토크는 24.4~28.5kg.m이고 사이드 댐퍼 포함 전체 중량은 82kg 미만입니다. 게트락에 따르면 토크 컨버터 방식의 자동 변속기 대비 약 20% 정도의 연비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게트락은 독일 미션 전문 업체로 BMW의 DCT 변속기 역시 게트락에서 제조를 하고 있습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 답게 체결성, 직결성, 변속 속도 등은 일반 자동 변속기 대비 확실히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기본적으로 수동 변속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토크 컨버터 방식의 자동 변속기에서 발생하는 클리핑 현상이 없습니다. 따라서 경사로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차가 뒤로 밀리는 현상을 보입니다. 물론 힐어시스트 기능이 언덕에서의 밀림 현상을 바로 잡아주기 때문에 아주 잠낀 밀리는 정도이지만,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특성을 잘 모르는 분들은 순간적으로 차가 밀리는 현상 때문에 긴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속에서 듀얼 클러치 변속기 특유의 울컥거리는 느낌(특히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에서)을 제외하면 변속기 부분에서의 불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으며 기존 2.0 가솔린 모델에 탑재된 CVT 변속기 대비 고속 주행 부분에서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특히 추월 가속시 다운 쉬프트가 빠르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보다 적극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체 성능 역시 비교적 만족스러운 수준을 보였습니다. 예리함보다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특성에 맞게 셋팅되어 있습니다만, 도심에서 100km/h 이하의 속도에서는 차량의 움직임을 제법 신뢰감 있게 제어하며 고속 코너링에서의 안정감 역시 부드러운 승차감을 감안하면 기대보다 좋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편안한 승차감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각이 큰 회전 구간을 빠르게 빠져나갈 때 언더스티어 현상이 도드라지고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시 롤현상이 도드라집니다만,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 위조로 셋팅된 패밀리형 중형 세단임을 감안하면 감수해야 할 부분입니다.
핸들링 역시 날카로움보다는 편안한 조작감을 특징으로 합니다. 스티어링 답력 역시 가벼운 편입니다. 스티어링휠 조작이 빈번한 도심에서는 효율적인 반면 고속 주행시 안정감은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3세대 SM5의 스티어링휠은 유압식과 전동식의 장점이 취합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고속 주행시 답력을 좀 더 묵직하게 셋팅하여 안정감을 높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SM5의 장점인 정숙성 부분에서도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링시 터보 엔진 특유의 잔진동이 감지되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정숙성은 동급 모델 중 상위에 해당한다고 보여집니다. 무엇보다 터보 엔진 특유의 거친 질감과 달리 중저속 영역에서는 자연 흡기 엔진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속 주행시 소음 억제력도 우수하였고 고회전 영역에서 두드러졌던 인더션 노이즈 역시 거칠게 내뱉는 호흡처럼 힘에 부치다는 느낌을 주었던 2.0 플래티넘 모델과 달리 스포티하고 경쾌한 느낌에 더 가까웠습니다. 풍절음, 하부에서 유입되는 소음 역시 잘 차단되어 있어 전체적인 정숙성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만합니다.
브레이크 성능도 상위 라인업인 SM7과 동일 부품을 적용, 성능을 강화하였습니다. SM5 플래티넘의 경우 초기 응답력이 민감하지 않다는 느낌을 준 반면 SM5 TCE는 초기 응답력이 좀 더 예민해졌으며 제동력이 걸리는 내내 정확하면서 고른 제동력이 발휘되었습니다. 급제동시 약간의 밀림 현상이 감지되기는 하였으나 부드럽고 편안한 특성의 패밀리 세단으로는 큰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SM5 TCE의 공인 연비는 13km/l로 명시되어 있는데요, 시승 기간동안 약 330km의 거리를 시내와 시외를 5:5 비율로 주행하였고 3회의 제로백 테스트, 3회의 최고속 테스트를 포함 특별히 연비 주행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적 연비를 측정해본 결과 트림 컴퓨터상 7.8km를 가리켰으며 실제 소모된 연료를 기준으로는 7.5km 내외를 나타냈습니다.
1.6 리터 터보 엔진이 탑재된 모델답게 주행 환경에 따른 연비 편차가 상당히 컷습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도로 흐름에 맞춰 주행을 할 경우 리터당 6km 내외까지 연비가 떨어지는가하면 90~110km/h 정도의 속도로 한적한 고속도를 주행하면서 타력 주행을 하는 등 적당히 연비 주행을 할 경우 리터당 15~17km 사이의 연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시승 환경에 비해 편안하게 이루어지는 실소비자들의 경우 9~10km 사이의 실연비는 무난하게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운전 습관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연비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작은 엔진에서 터보 차저로 출력을 높였기 때문에 공인 연비와 실연비 사이의 괴리가 크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일단 피해갈 수 있는 결과입니다만, SM5 TCE의 특성상 '연비 주행'보다는 고회전 영역을 사용하는 적극적인 운전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선택할텐데, 샌님(?)처럼 오른 발을 정밀하게 사용해야지만 원하는 수준의 연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2리터급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한 수입 자동차가 급성장을 하는 비결은 단순히 높은 연비 효율 높아서가 아니라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가속 패달을 밟아도 리터당 10km 이상의 연비를 내주기' 때문입니다. 스포츠 드라이빙과 연비 주행 사이의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연비 운전에 몰두하지 않고 편안하게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고유가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구미에 딱 맞는 특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면에서 주행 환경에 따라 들쑥날쑥한 SM5 TCE의 연비는 소비자들을 다소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SM5 TCE를 성능에 맞게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향상된 연비 효율의 잇점을 얻을 수 없고 평소 연비 운전을 생활화하는 사람의 경우 기존 SM5의 동력 성능으로도 불편함이 없을테니 선택을 놓고 고민이 될 수 밖에요.)
성능 부분을 대충 점검해 보았으니 SM5 TCE의 외형 디자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미 이전 시승기를 통해 알아본 SM5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플리티넘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주요 부분만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형 디자인에서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스포티한 듀얼 머플러 적용과 트렁크 상단에 추가된 리어스포일러 부분입니다. 물론 기존 SM5 플래티넘에서도 해당 부분이 포함된 에어로파츠 바디킷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SM5 TCE만의 특징으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SM5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885mm, 폭 1,860mm, 높이 1,485mm, 휠베이스 2,760mm이며 공차 무게는 1,415kg입니다. 현대 쏘나타의 경우 길이 4,825mm, 폭 1,835mm, 높이 1,470mm, 휠베이스 2,795mm이며 공차 무게가 1,415kg이니, 휠베이스가 35mm 짧은 점을 제외하고 약간씩 크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GM 말리부의 경우 길이 4,865mm, 폭 1,855mm, 높이 1,465mm, 휠베이스 2,737mm이며 공차 무게는 1,530kg이니 공차 무게를 제외한 수치에서는 조금씩 앞섭니다.
기존 SM5의 외형 디자인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부분이 프론트 라인이었는데요, 헤드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역동적인 곡선으로 연결하고 엔진 후드 라인과 겹치도록 한 부분이 마치 뭔가에 눌린듯한 '어눌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르노에서도 이를 많이 의식했는지, 카탈로그 사진에서 전면부를 강조한 샷보다는 후면부 위주의 샷이 더 많았습니다.
SM5 TCE는 기존 SM5 플래티넘 모델의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연결선을 끊고 엔진 후드 전면을 볼륨감 있게 다듬어 '눌린듯한 느낌'의 전면부를 두툼하면서 산뜻한 형태로 변경하였습니다. 크게 디자인은 변경하지 않고 몇 가지 터치만으로 상당히 다른 느낌을 연출하였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군요.
기본적인 디자인은 큰 차이 없습니다만, 라디에이터와 이어지는 라인을 끊고 하단에 데이라이트를 넣어 포인트를 준 헤드램프의 모습입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최신 모델다운 터치를 가미하여 산뜻한 느낌을 살렸습니다.
기본 휠도 고급스러운 18인치 사이즈를 기본 제공합니다. 역동적인 V 스포크 형태의 신형 휠은 SM7에 들어가는 고급형휠 디자인을 변형한 형태로 2000만원대 중형 세단의 순정 휠 가운데서는 가장 돋보이는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보통 자동차 외관에 민감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손을 보는 곳이 '순정휠'인데요, SM5 플래티넘의 18인치 순정휠 정도면 익스테리어 튜닝에 민감한 사람들도 꽤 만족할만한 수준이라 여겨집니다.
후면부 디자인은 기존 3세대 SM5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3세대 SM5의 외형에서 후면부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좋았기 때문인지,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서도 이렇다할 변경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하단의 제동등 부분에서 이어지는 얇은 트림을 상단에 가미하여 포인트를 주었고 고성능 터보 모델에 걸맞게 듀얼 머플러 팁과 리어 스포일러를 적용하여 외형적인 포인트를 주었다는 점입니다.
실내 인테리어 구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실내 구성 역시 SM5 플래티넘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고출력에 민감한 젊은층의 수요를 고려, 화이트 컬러의 하이그로시 패널로 보다 젊고 심플한 느낌을 연출하였습니다.
실내 마감재는 가격 대비 적당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가격대에 비해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격대에 비해 싼티가 나보이지도 않습니다. 호불호가 나뉘기는 하겠지만 2.0 플래티넘 모델의 실내에 비해 다소 심심한 느낌을 주는데요, 단순한 컬러의 하이그로시 화이트 패널보다는 메탈 트림이 보다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SM5 TCE 역시 '사각지대 경고시스템'을 기본 탑재하고 있습니다. SM7 2013년형 모델에도 도입된 기능으로 사이드미러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차량이 있을 때 점멸해서 경고해 줍니다. 볼보가 블리스라는 이름으로 처음 적용하기 시작한 이 기능은 사각 지대 감시 장치로서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다른 차량에도 폭넓게 적용되었으면 하는 기능입니다. 사이드 미러 하단에 장착된 카메라가 사각지대에 진입한 차량을 인식, 경고등을 점등하는 방식으로 경고를 해줍니다.
스티어링휠의 모습입니다. 3포크 타입으로 르노 모델의 공통 디자인입니다. 그립감은 두툼하지도 그렇다고 얇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입니다. 틸트, 텔레스코픽은 수동 방식입니다. 좌우의 리모트 버튼부의 공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는데요, 왼쪽 스포크에 크루즈 콘트롤 버튼 대신 속도 리미트 조작 버튼이 배치되어 있으며 오른쪽 스포크 역시 유용하지 않은 버튼을 넣어 공간을 낭비하였습니다. 수동 기어 조작시 유용한 쉬프트 패들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안쪽에는 르노삼성차의 특징인 인포테인먼트 조작 레버를 배치하였습니다. 스티어링휠 좌우 버튼 구성으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기능을 별도로 배치하였는데요, 이런 구조는 푸조가 즐겨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버튼 위치를 완전히 숙지하기 전까지는 조작이 꽤 힘듭니다만 손에 익으면 나름 편리하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계기판은 두 개의 원과 두 개의 서브 게이지, 중앙의 LCD 정보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 플래티넘 모델과 큰 차이 없는 구성입니다만, 게이지 바늘에 레드 LED로 포인트를 준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시인성이 좋은 직관적 구조입니다만 최신 IT 느낌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이며 고급스러운 느낌도 떨어지는 편입니다.
시동 버튼의 모습입니다. 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시동을 걸고 끌 수 있으며 1열 도어를 잡으면 잠금이 열리고 자동차로부터 5m 정도 떨어지면 자동으로 잠기는 풀스마트키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카드 형태의 시동키입니다. 2004년 2세대 모델부터 사용해온 디자인입니다. 2004년 당시에도 그리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았던 디자인을 10년 동안 줄기차게 고수하고 있습니다. 2세대 SM 시리즈 운영 당시 스마트키를 대량 주문해 놓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현재의 디자인이 제조 단가 면에서 큰 이득이 되기 때문일까요? 자동차 시동키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잡한 카드형 시동키를 언제쯤 묵직하고 산뜻한 디자인의 시동키로 바꿔줄까요?
센터페시아 패널부입니다. 기본적으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한 7인치 사이즈의 AV 모니터와 에이컨디셔너 통풍구, 보스 오디오 시스템 조작 패널, 에어컨디셔너 조작 패널 순입니다. 반갑게도(?) 이오나이저 기능을 갖춘 방향제는 제외되어 있습니다.
인공 향도 담배처럼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에서는 향수를 비롯해 향이 강한 섬유유연제를 사용한 옷을 입은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는 병원이 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자동차 제조사가 앞장서 방향제를 자동차에 장착한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방향제는 시중에서 간단한 형태로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소품인만큼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내비게이션은 기존 아이나비에서 T맵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스마트폰 T 맵에 비해 정보량이 다소 부실하기는 하지만 와이파이 존에서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은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물론 여전히 모니터는 에프터마켓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매립한 형태로 국내 완성차 브랜드로서는 불만스러운 부분입니다.
현재의 구성은 7인치 매립형 유닛을 넣고 커버로 마감한 다음 AUX 단자로 오디오와 연결을 해놓은 형태이기 때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완벽하게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SM5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차량의 조그다이얼과 조작 패드로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펌웨어를 제작하고 다양한 조작 메뉴들을 삽입하여 순정 시스템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를 했습니다만, 자동차 특성에 맞게 처음부터 세심하게 설계된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동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 부분은 현대기아차 경쟁 모델 대비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전체 시스템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우선 모니터 측면부에 내비게이션 맵용 SD 단자를 노출한 부분이나 모니터 중앙점이 맞지 않아 한쪽으로 쏠려 있는 부분이라도 개선이 되었으면 합니다.
새롭게 스마트폰 링크 기능도 지원을 하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체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아닌, 매립 네비게이션의 부가 기능으로 포함되어 있는 부분을 리모트 콘트롤 버튼과 연동시킨 수준에 불과합니다. 스마트폰의 핫AP(테더링) 기능을 활성화하여 연결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에 비해 사용 편의성 및 실용성은 떨어집니다.
오디오 조작 패널부와 에어컨디셔너 패널부입니다. SM5 플래티넘과 동일한 구성입니다. 에어컨디셔너 통풍구 아래로 스마트키를 꼽을 수 있는 홈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키를 홈에 꼽으면 차내 전원이 켜지면서 전자 장치 사용이 가능합니다.
SM5 TCE 역시 보스 오디오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보스는 적은 출력에도 맑은 음질과 베이스를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오디오 분야의 명품 브랜드로 마니아들에게는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만큼 유명합니다. 하지만 SM5에 탑재된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출력, 해상력, 우퍼 음압 등에서 가장용 고급 오디오의 품질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일반 사용자들이 운전하면서 음악감상을 즐기기에는 무리 없는 성능을 제공하지만, 오디오 마니아급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성능과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에 사용되는 엠프나 스피커 유닛은 중저가형 제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조작용 버튼입니다. 조그 다이얼과 함께 9개의 버튼으로 세부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QM5에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버튼으로 네비게이션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에 터치 기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장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큰 불편은 없습니다만, 보다 편안한 자세에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하겠습니다. 파킹 브레이크는 전자식입니다.
변속기 박스 부분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첨단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많은 버튼을 배치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크루즈 콘트롤 ON/OFF 버튼을 이 부분이 끌어 내린 것이 일례입니다. 단순한 형태의 기어 레버와 모니터 기능 설정 버튼, 파킹 브레이크 버튼 등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컵홀더의 모습입니다. 두 개의 컵을 거치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깔끔하게 커버를 덮을 수 있습니다. 컵을 잡아주는 홀더가 세밀하지 않아 종이컵과 같은 연질컵을 거치하는데는 불편이 따르며 직경이 큰 아이스 컵 두 개를 거치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암레스트부 내부의 수납 공간입니다. 전륜 구동 모델입니다만, 암레스트 수납 공간은 좁습니다. 수납함 내부에는 AUX 단자, USB 단자, 동전 홀더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대신 글로브 박스 수납함은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넓고 깊어 실용적입니다.
계기판 조명 조절 다이얼, 파킹 센서 버튼, 차량 자세 제어 장치 버튼 밑에 작은 수납함이 하나 더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넣을만큼의 공간은 못되고 동전이나 열쇠같은 작은 소지품을 넣기 적당합니다.
파노라마 선루프입니다. 가로 지지대가 두꺼워 아주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1열 선루프 폭이 좁습니다. 선루프 차단막은 수동 방식입니다. 1열의 경우 운전자가 열고 닫는데 문제가 없습니다만, 2열 선루프 차단막은 운전석과 반대 방향으로 체결되기 때문에 2열 탑승자가 없을 경우 운전중에 열고 닫을 수 없어 불편합니다. 선루프는 폴크스바겐 모델처럼 다이얼로 틸팅 조작 및 열고 닫습니다. 운전중에도 선루프 조작을 쉽게 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도어 안쪽의 마감은 무난한 수준입니다. 도어 트림을 실버 컬러로 마감하였고 윈도우 조작 버튼부를 포함한 암레스트부는 가죽으로 마감하였습니다. 특별히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깔끔한 구성입니다.
1열 시트의 모습입니다. 적당한 쿠션과 좋은 가죽 질감을 갖추고 있어 시트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장시간 운전시 불편감이 크지 않고 몸을 지지하는 성능도 무난한 수준이며 장시간 사용에 따른 가죽 늘어짐 현상도 크게 염려되지 않습니다.
다만 1열 동승석 시트의 포지션이 너무 높아 앉은 키가 큰 사람의 경우 루프에 머리가 닿을만큼 충분한 헤드룸 확보가 되지 않습니다. 동승석 시트를 수동으로 조작하도록 한 점 역시 가격대에 걸맞지 않는 구성입니다.
2열 시트의 구성입니다. 중형 세단 답게 비교적 넉넉한 2열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평균 체격의 성인 남성 3명이 탑승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레그룸과 헤드룸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시승자(181cm, 86kg)가 평소 운전하는 포지션에 맞게 1열 시트를 조절한 상태에서 2열 시트에 앉아 보았습니다. 레그룸이 아주 충분한 정도는 아니지만 장시간 탑승에 어려움이 없을만큼의 공간은 확보하고 있습니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450리터로 중형 세단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입니다. 아쉽게도 2열은 폴딩되지 않습니다.
트렁크 바닥을 들어내면 타이어 교체 공구와 예비 타이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평
현대 쏘나타 터보, 기아 K5 터보 대비 배기량, 출력 등에서 열세를 보이는 반면 가격적인 부분에서는 큰 매리트가 없다는 점을 들어 SM5 TCE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습니다만 일단 시승자는 국내 시장에서 SM5 TCE의 성공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하체 성능 대비 오버 스펙에 해당하는 쏘나타 터보, K5 터보는 엄밀히 말해 실용적인 패밀리 세단이라기 보다는 브랜드 밸류를 위한 전시용 모델에 더 가깝습니다. 타깃층 역시 일반 소비자층 보다는 높은 엔진 출력에 항상 목말라 있지만 차량 구매력에 한계가 있는 젊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합니다.
반면 SM5 TCE는 성능과 실용성, 편의성의 조화가 돋보입니다. 부드러우면서 편안한 승차감을 특징으로 하지만 최고 190마력, 최대 24.5kg.m의 토크를 적절히 받아내는 하체와 효율 높은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조합, 다운 사이징에 따른 세금 혜택 등 SM5 TCE은 볼륨 모델인 2.0 라인업을 대체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상품성을 보여주었으며 패밀리 세단으로서 SM5의 종합적인 가치를 높였다는 점에서 높은 기대감을 갖게합니다.
2,850~2,960만원에 판매되는 소나타 2.0 터보나 2,795~2,995만원에 판매되는 K5 2.0 터보에 비해서는 판매 가격이 낮습니다만, 배기량과 출력 면에서 열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SM5 TCE의 표면적 가격 경쟁력은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존 SM5 2.0 플래티넘 라인업과 비교해 보면 옵션 대비 약 80만원 정도 가격이 오른 수준인데요, 출력, 토크 향상 부분과 듀얼 클러치 채용 부분, 직경이 큰 디스크 로터가 적용된 점 등을 감안하면 가격 대비 상품성은 오히려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드럽고 정숙하며 편안함을 장점으로 하는데다 성공적인 다운사이징을 통해 성능적 단점을 말끔히 씻어낸 SM5 TCE는 2013년 후반기 중형차 시장에서 현대 쏘나타, 기아 K5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경쟁 모델이자 바닥을 치고 있는 르노 삼성의 매출을 반등시키는 효자 모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시승자의 총평입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경쟁 모델 대비 떨어지는 동력 성능은 확실하게 개선된 반면 연비 향상 부분은 다소 애매합니다. 마음 놓고 쓰면 평균치에 크게 못미치고 아껴 쓰면 평균치를 좀 더 상회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입니다.(체급에 비해 낮은 배기량의 터보 엔진 탑재 모델의 공통적인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성능이 크게 개선된만큼 '기분 좋은 드라이빙 감성'을 느끼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많을텐데, 연비를 생각하면 가속 패달을 살랑살랑 밟아야 하니 그야말로 고민스러운 일입니다. 소비자들이 크게 향상된 SM5 TCE 성능을 좀 더 마음 편하게 만끽할 수 있도록 '성능과 연비의 효율적인 접점'을 재점검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실내 구성에서 아쉬운 부분은 여전합니다. 무엇보다 크루즈 콘트롤 버튼을 비롯하여 내비게이션 조작부, 스티어링휠 버튼 구성 등 전체 기능 조작 버튼 배치가 산만하고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좀더 밀도 있으면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전면적인 개선작업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새롭게 적용된 화이트 컬러의 하이그로시 트림 역시 밋밋한 느낌이 앞섭니다. 현재의 구성보다는 메탈 트림을 사용하는 것이 젊은 취향에 보다 잘 맞을듯 합니다.
국내 생산 기반을 둔 양산 모델인만큼 내비게이션도 르노에서 직접 개발한 순정품을 사용했으면 합니다. T맵과 에프터마켓용 유닛을 매립한 현재의 구성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겉돌뿐 아니라 차량 자체의 가치를 떨어 뜨리는 부분입니다. 카드 타입의 스마트키도 고급스럽고 세련된 형태로 변경되었으면 합니다. 무게감도 없고 자동차 시동키로 보이지도 않는 현재의 시동키 역시 차량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모델일까?
조용함과 편안함이 잘 조화된 모델로 가족들과 함께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2000만원대 중형 세단 가운데 SM5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지만 경쟁 모델 대비 떨어지는 성능 때문에 망설였던 분들이라면 더 이상 고민하지 않으셔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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