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자동차는 이전 세대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해줍니다. 일상생활의 이동수단, 누군가의 생계수단으로 이용되고, 먼 거리를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하게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다른 것들과 달리 정말 좋은 점은 꿈을 꾸게 해준다는 것이 아닐까요? 자동차를 타고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해 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 상상속에 어울리는 차량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G바겐(G 클래스)이 아닐까요?
G 바겐은 프레임 구조로 되어 있는 박스형 SUV로 최초에는 군용으로 개발되었지만, 1979년 일반용으로도 출시됩니다. 같은 성격의 군용차량인 폭스바겐 일티스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프랑스는 G바겐을 기본으로 푸조 P4를 제작해 군용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G클래스는 1972년 극한의 오프로드에서 최대한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차량을 목표로 다임러에서 제작됩니다. 첫번째 프로토타입 모델은 목재로 만들어졌으며 완성차 G 바겐의 모체가 됩니다. 이후 양산을 위해 추가로 보완을 한 뒤 1979년 첫번째 G 클래스가 출시됩니다.
G클래스는 3도어 숏바디 모델(460)과 5도어 롱바디 모델(461) 두 가지로 출시됐으며 461모델은 경찰과 소방서, 군용으로 사용됩니다.
바티칸 교황이 탑승하는 차량도 G클래스를 기반으로 제작됐습니다.
군용이나 특수목적으로 사용되는 모델은 용도에 맞게 다양한 모델로 개조되어 현재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군용으로는 호주와 캐나다, 프랑스, 크로아티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후 G클래스는 10년 뒤 1990년 부분변경모델을 한 이후 2012년 내외부 일부를 수정한 모델이 출시됩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이전 G클래스와 큰 차이가 없지만 전면 그릴과 전조등 안개등 부문은 세세하게 변화가 있습니다.
사실 G 바겐(G클래스)는 랜드로버 디펜더, 지프 랭글러 루비콘 등과 함께 오프로더의 드림카로 꼽히는 차량 중 하나 입니다. G 바겐은 지형(Terrain)의 독일어 Gelände과 자동차(wagen)의 합성어 Geländewagen을 줄인말입니다. 지형에 상관없이 달릴 수 있는 자동차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1979년 선보인 이후 외형의 변화 없이 30년 이상 생산된 G 클래스는 지난해 내외부를 개량해서 새롭게 출시됐습니다. 특히, 기존까지 국내 정식 수입되지 않아 일부 마니아들이 병행수입 등을 통해 들여왔는데, 지난해부터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정식 수입을 시작해 오프로더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G클래스의 디자인은 30년도 전에 만들어진 디자인이기 ?문에 현대 자동차 디자인 트랜드와 동떨어진 부분이 많습니다. 곡선이라고는 전조등과 로고 이외에는 찾아볼 수 없고 커다란 박스 모양을 한 G 클래스 디자인은 다른 메르세데스벤츠 차량과 달리 투박함이 느껴집니다.
처음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할아버지의 차고에서 나온 듯한 디자인의 G클래스이지만, G 클래스에서 풍기는 느낌은 투박함 속에서 위엄 있게 드러나는 무게감과 터프함입니다. 이 때문에 중장년층 뿐 아니라 남성적인 개성을 가지고 있는 G클래스의 매력에 꽂힌 분들이 G 클래스 앓이를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G클래스는 디자인만큼이나 활용도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라지는 차량입니다. 특히 자신의 용도를 명확하게 설정해야만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차량입니다.
우선 G클래스는 철저하게 오프로드 전용 차량입니다. 현재 출시되는 SUV 경우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고려해 설계했지만, G클래스가 탄생할 당시 SUV는 철저하게 오프로드를 기반으로 설계됐습니다. 험로주행을 위한 차체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수납공간과 주행성능을 상당부분 포기해야 합니다. 거대한 차체이지만 실제 내부의 수납공간이나 승차공간은 굉장히 부족합니다. 마치 오래전에 지어진 아파트와 같이 공간활용도가 극히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행성능 역시 오프로드 중심이기 때문에 도심에서 주행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부분이 많습니다. 승차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오프로드에서는 최적의 성능을 보여주지만 온로드에서는 탑승자를 배려하지 않은 딱딱한 주행성능을 보여줍니다. 패밀리카로 구입을 고려하고 계신분이라면 꼭 시승을 권하고 싶습니다.
헐리웃 스타와 운동선수들이 애용하는 차로 잘 알려진 G클래스이지만 연비와 주행성능, 수납공간을 고려하면 온로드 비중이 많을 경우 그만큼의 장점은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남성다운 야생의 멋스러움을 얻는대신 포기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AMG 모델 경우 다른 모델처럼 극악의 연비를 보여주기 때문에 연비를 고려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에서 주행할 경우 리터당 2~3km대를 감안해야 합니다. 다양한 편의사양이 적용돼 있지만, 2.5톤의 무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동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출시되는 나약한 모습?의 SUV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은 G클래스의 매력입니다. 워낙 독특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매력에 한없이 빠져들고,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메르세데스벤츠 로고를 단 옛날차일 뿐이지요.
국내는 3.5리터 블루텍 디젤 모델(211마력, 55kg.m토크, 연비 7.4km/l, 1억4850만원)과
5.5리터 가솔린(544마력, 77.5kg.m, 연비 5.6km/l, 2억980만원) 두 가지 모델이 출시됐습니다. 국내 많은 물량이 배정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그동안 G 클래스를 기다린 국내 고객들이 많아서인지 물량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판매 물량 중 절반은 AMG 모델로 상위 모델일수록 고성능 모델이 선호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내외부 개선이 있었지만 상당 부분은 이전 G바겐의 것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문의 걸림쇠 역시 기계적인 방식 그대로를 쓰고 있습니다.
G클래스 곳곳에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부분이 모두 존재합니다.
대부분 부품은 메르세데스벤츠 다른 모델들과 공유합니다. 실내 경우 S클래스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내부는 상당히 럭셔리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겉은 투박하지만 안은 아주 부드러운 색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부품들은 메르세데스벤츠 다른 차량들과 같은 부품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문 안쪽의 스웨이드로 되어있습니다.
4스포크 타입 운전대와 센터페시아와 계기판 등도 ML클래스와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B클래스에서 새롭게 채택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UV임에도 계기판이 시속 280km까지 표시되어 있습니다. AMG모델 경우 2.5톤에 달하는 무게지만 시속 100km까지 주파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4초, 속도제한은 210km/h입니다. 이 육중한 차량이 높은 5초대 제로백을 기록한다는 것이 놀랍기만합니다. (물론 연비는 리터당 2~3km까지 줄어듭니다)
센터페시아 위쪽에 다른 메르세데스차량에서 볼 수 없는 3개의 디퍼런셜락(Differential Lock) 버튼을 볼 수 있습니다. 디퍼런셜락은 수동으로 전축 또는 후축 바퀴 구동력을 제어해 험로에서 빠져 나오는 때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론트, 리어, 센터 버튼을 조합해서 각 상황에 맞는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험로 주행시에는 바퀴의 구동력을 얼마나 조절할 수 있는지가 험로를 벗어나는지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여러가지 방식의 디퍼런셜락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SUV 업체들은 디퍼런셜락을 어느정도까지 제공하는지가 기술력의 척도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핸드브레이크와 변속기 레버, 커맨드 조작부를 볼 수 있습니다. 내부에 수납공간이 거의 없는 것은 단점입니다. 아무리 남성적이고 야생적인 것을 강조했다고 하지만 스마트폰 하나 놓을 곳이 없는 2억원짜리 차는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구형 미니를 타는 사람 중에는 수동변속의 즐거움과 에어컨의 부재를 견디어야 진정한 마니아라는 칭호를 내리곤 합니다. 그런 고통을 즐거움으로 승화? 시킬 수 있는 분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최소한의 편의사양도 제공하지 않는 불편을 감내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차를 할 때에는 중립으로 설정한 뒤에 P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G 클래스를 선택하는 대신 수납공간에 대한 부분이나 편의장비 같은 부분의 감수를 해야 합니다. 전적으로 험로주행을 위해 설계됐고, 내외부에서 변화를 주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30년 전에 만들어진 차량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조수석에는 그물망의 수납공간이 존재합니다.
그래도 조수석 앞에 수납함은 있군요. 컵홀더를 사용하려면 수납함을 열어여 겠군요.
AMG 모델의 공인연비입니다. 실제 주행시에는 리터당 3km 전후가 나옵니다. 험로에서 장거리를 뛸 경우에는 여분의 유류를 준비해야합니다.
2열과 트렁크 사이에는 그물막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AMG 모델에는 2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장착돼 있습니다.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이 일상화되면서 이 같은 2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효용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폭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트렁크 부문은 생각보다 넓지 않습니다. 하지만 2열을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적재공간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차체크기를 감안하면 절대적인 트렁크 공간 자체가 크지 않습니다.
대신 박스형의 디자인은 길이가 긴 짐도 실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천장을 만들어 줬습니다. 사자 한마리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군요.
유행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이기도 합니다. 30년 뒤에 현재 차량의 디자인은 옛날 것처럼 보이겠지만 G클래스의 디자인은 그대로 G클래스의 디자인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주행성능은 어떨까요?
대관령 험로를 G클래스로 주행해 봤습니다. 각 상황에 따른 험로를 안전규정에 맞춰 다양한 상황을 진행했습니다.
눈밭과 자갈밭에서 G클래스의 주행성능은 빛을 발했습니다. 높은 차체 강성은 바닥이 고르지 못한 도로를 지나갈 때에 오히려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길을 과연 갈 수 있나? 하는 길들도 큰 무리 없이 주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G클래스는 수심 60cm까지 도강이 가능합니다.
디퍼런셜락은 바위로 이뤄진 수로를 통과할 때에 제 역할을 발휘했습니다. 접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축 또는 후축에 구동력을 배분해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눈이 상당히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스노우 타이어에 물이 뭍자 바로 얼어서 평지에서도 주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디퍼런셜 락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퍼런셜 락이 만능 해결사는 아닙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운전기술이 없으면 디퍼런셜 락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는 없으며, 디퍼런셜 락을 사용해도 주행이 불가능한 상황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도 악천후로 인해 G클래스로도 진행할 수 없는 구간이 있어서 독일에서 온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자를 교대해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급경사 경우에는 힐어시스트 기능을 이용해 브레이크 페달만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힐 어시스트 기능은 내리막길에서 자동으로 저단기어와 브레이크가 작동해 속도를 천천히 조절해 주는 기능입니다. 높은 전고는 고르지 않은 바닥에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오프로드 전용인 G클래스를 온로드에서 사용하기 위해서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용도가 분명한 차량을 다르게 사용하는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지요. 도심을 잠시 벗어나면 산과 들이 가득한 국내는 오프로더에게는 최적의 지형입니다. 미국 경우에는 험로를 경험하기 위해서 수백km를 달려야 하는 일도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주말에 보통 차량으로는 접근하지 못하는 험로를 오프로드 차량으로 주행할 때의 느낌은 도심주행과는 또 다른 자동차의 '재미'를 주는 부분입니다.
G클래스는 어떤 불의의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켜줄 것 같은 든든한 믿음이 묻어나는 차량입니다. 30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험로주행에서 최고의 성능에 모든 것을 담았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철학입니다.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편하지만,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차량입니다.
G클래스의 우직함은 실제 구입했다가 불편해서 판매하고 난뒤, 결국은 그 불편함을 잊게 못해서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오래된 차로만 보이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자동차가 아닌 미지의 세계로 가는 열쇠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 오토기어
브랜드 : 메르세데스벤츠
엔진 : G350 CDI 블루텍 2987cc,디젤 211마력/3400rpm 55kg.m/1600rpm 연비 7.4km/l
G63 4matic AMG 5461cc 가솔린 544마력/5250rpm, 77.5kg.m/2000rpm 연비 5.6km/l
변속기 : 자동 7단
서스펜션 : 전륜 리지드 엑슬, 후륜 리지드 엑슬
크기 : G350 4725 X 1770 X 1970mm (전장X전폭X전고)
AMG 4760 X 1865 X 1975mm
연료탱크 : 96리터
무게 : G350 모델 2550kg, AMG 모델 2530kg
타이어 : G350 전후 265/60R 18 AMG 275/50R 20
가격 : G350 1억4850만원. AMG 2억 9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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