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 소개해 드릴 자동차는 BMW 320d 투어링 M SP입니다. '투어링'은 '왜건'으로 분류되는 모델에 붙이는 명칭입니다. 90년대 중반,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투어링과 대우의 누비라 투어링('스패건'으로 정정합니다.)이 소개된바 있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명칭입니다.
뉴(F30) 320d를 베이스로 설계된 320d 투어링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624mm, 폭 1,811mm, 높이 1,429mm이며 휠베이스는 2,810mm, 공차 중량은 1535kg입니다. 베이스 모델인 320d와 비교하면 길이, 폭은 동일하고 높이는 13mm 높으며 무게는 약 105kg 정도 무겁습니다. 320d 투어링은 2리터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한 모델만 판매되며 기본형이 5,070만원, M 팩이 추가된 M SP 모델이 5,850만원에 판매됩니다. 320d 투어링 역시 BMW의 이상한 가격 정책으로 인해 적잖은 할인이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3시리즈의 트렁크 공간을 확장한 웨건형 모델로 타 웨건과 큰 차이 없는 형태입니다. 후면부를 해치백 스타일로 각을 주어 좀 더 날렵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전면부는 기본적으로 3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헤드램프 측면을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연장하여 보다 시원한 느낌을 주었고 하단에도 아이라인을 넣어 보다 명확한 인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앞트임으로 눈을 키워 놓은듯 해서 처음에는 다소 어색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3시리즈의 개성을 적절히 표현하는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프론트 범퍼는 M 스타일 특유의 3 구획 타입이며 안개등을 감싸는 부분에 날렵한 디테일을 추가하여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습니다.
왜건은 세단의 외형에 트렁크를 박스타입으로 설계하여 짐을 효과적으로 실을 수 있도록 한 형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차고가 높아 박스타입의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SUV와 달리 세단 본연의 흐림이 트렁크 라인에서 끊어지기 ?문에 '멋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먼 컨셉이라는 선입견이 강합니다.
320d 투어링 역시 세단의 세련되고 날렵한 선의 흐름이 트렁크 후미에서 끊어지기 때문에 측면부의 디자인이 아주 멋스럽거나 우아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리어램프를 따라 떨어지는 선의 흐름과 선의 각도에 맞춰 배열돤 파이프 LED 타입의 테일 램프, 리어스포일러 효과를 내도록 커팅된 트렁크 상단이 전면부와 측면부의 흐름을 무난하게 이어주기 때문에 왜건 특유의 밋밋함이나 투박함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신형 3시리즈부터 사이드미러에 방향 지시용 LED 램프(리피터)가 추가되기 시작하여 최근 5시리즈, 신형 X5 시리즈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BMW가 사이드미러에 방향 지시등을 넣지 않았던 이유는 이 기능을 숙적인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제일 먼저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전세계 럭셔리 자동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들인만큼, 신기술 적용에 대한 경쟁 심리도 대단한데요,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BMW가 자동차 최초로 적용한 기술인 헤드업 디스프레이를 아직까지 자사 차량에 적용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이드 미러 사이즈가 커지고 사각지대도 그만큼 작아져 후방 감시력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리어 범퍼 역시 좌우측면에 날렵함이 느껴지는 M 스타일의 디테일을 첨가하였습니다.
다만 M 버전임에도 싱글 머플러팁이 장착된 부분은 아쉽군요. BMW를 비롯해 독일 프리미엄 3사의 경우 하위 라인업에 트윈 머플러 적용이 꽤나 인색합니다. 상위 모델 구입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이겠습니다만, 엔트리 라인업조차 국내 준대형 세단 가격이 넘어갈 정도의 고가임을 감안하면 감각적인 외형에 일조하는 트윈 머플러 적용 범위를 좀 더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320d 투어링 M 버전에 기본 제공되는 18인치 휠입니다. M 스타일링이 적용된 모델답게 사이즈, 디자인 등에서 불만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BMW를 비롯하여 메르세데스 벤츠의 순정 휠에 대한 만족도는 극히 떨어지는 반면, BMW의 튜닝 버전인 M이나 벤츠의 튜닝 버전인 AMG 로고가 붙을 경우 휠 디자인 만족도는 크게 상승합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BMW, 벤츠가 M, AMG를 염두해 두고 순정 휠 디자인 만족도를 고의로 떨어뜨리는게 아닌가?" 하는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트렁크 부분이 확장된 점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3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왜건의 장점은 넓은 트렁크 공간입니다. 495리터입니다. 세단 역시 480리터의 적재 공간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어보이겠지만 해치 도어 방식으로 트렁크 공간이 루프까지 확장되어 있기 때문에 활용성 면에서는 세단을 크게 앞섭니다.
2열 시트가 4:2:4 방식으로 자유롭게 폴딩(2열 시트는 완전한 수평을 이루지 않습니다), 되기 때문에 필요시 트렁크 공간을 1,500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트렁크 해치 도어는 전동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트렁크의 활용도가 좋은 이유는 예비 타이어가 필요 없는 런플랫 타이어를 기본 장착하고 있어 트렁크 바닥 부분을 예비 타이어 공간으로 할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트렁크 바닥 전면부 커버를 들면 작은 짐들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내부 인테리어 구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3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는 구성입니다만, M 버전답게 M 스티어링휠과 강렬한 레드 스포츠 시트가 눈길을 끕니다.
새로운 M 시리즈에 적용되는 스티어링휠의 모습입니다. 하단에 M 뱃지가 부착되어 있어 BMW M을 동경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물론 M 버튼과 함께 괴물로 바뀌는 리얼 버전은 아닙니다만, 320d 투어링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층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층임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구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스티어링휠은 BMW의 최신 Electric Power Steering을 적용, 기존 3시리즈에 비해 한결 부드러운 조작감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스티어링휠을 돌릴 때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직선 도로를 달리거나 완만한 코너링에서는 전기 파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유압 방식과 달리 파워 스티어링 오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친환경 부분에서의 장점입니다. 스티어링이 중앙을 찾아가는 기능도 훌륭하고 롤방지 기능, 높은 정밀도 등 전반적으로 편안하면서 우수한 사용감을 보여주었습니다.
리모트 콘트롤 버튼부도 네 개의 버튼과 중앙의 조그 다이얼로 구성력 있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틸트, 텔레스스코픽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수동 방식으로 조절됩니다. M 스티어링휠을 갖추고 있음에도 패들 쉬프트는 제외되어 있습니다.
스포츠 시트 역시 훌륭한 구성입니다. 레드의 강렬한 컬러와 스포츠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설계, 고급스러운 가죽 질감 및 우수한 착석감은 320d 투어링의 실내 구성 가운데 가장 만족도가 높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3시리즈 세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파노라마 선루프도 갖추고 있습니다. 2열 선루프 사이즈가 크고 가로대가 얇아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합니다.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역시 320d 투어링에 기본 탑재되어 있습니다.
센터페시아 패널부의 구성입니다. 상단에는 패널 방식의 8.8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아줍니다. 기존 3시리즈와 동일한 구성입니다. 태블릿 PC를 얹어 놓은 것처럼 독특하게 구성하였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는 보다 감각적으로 느껴집니다. 후방 카메라 기능을 갖추고 있는 반면 탑뷰 기능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BMW의 2세대 idrive의 모습입니다. . DMB를 비롯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소스를 즐길 수 있고 차량의 자세한 정보와 셋팅 상태, 블루투스 전화, 서비스 관련 사항 등을 조그 다이얼로 간편하게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E92 M3 버전부터 새롭게 채용되기 시작한 2세대 i 드라이브는 보다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업그레이드 되었으며 80GB의 통합 하드디스크가 내장되어 있으며 차량의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강화되어 있습니다.
내장 하드디스크 용량이 SSD나 플래시 메모리 수준에 불과한데요, 이는 잦은 진동으로부터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PC용이 아닌 특수 제작된 산업용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PC 용에 비해 사용량이 극히 적어 대용량 제품 개발이 더딘 산업용 하드디스크 대신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인데, 자동차 분야의 첨단 IT 기술 적응력이 생각보다 빠르지 못하군요.
320d 투어링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기본 장착되어 있습니다. BMW가 직접 제작한 한국형 네비게이션은 계기판, HUD(지원모델)와도 연동이 됩니다. 모니터가 터치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조그 다이얼만으로 세부 기능을 사용해야 합니다. 내부 장치와 유기적으로 연동한다는 점에서 나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만 국내 내비게이션맵 전문 업체의 지도에 비해 정확도, 정보량이 부족합니다. 특히 네비게이션 구동시 진입로 표시가 명확하지 않아 길을 놓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데요, 국내 실정에 맞게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3시리즈에 탑재되는 8.8인치 모니터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센터페시아 매립형이 아닌, 태블릿 PC를 거치한 듯한 느낌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매립 타입에 비해 좀 더 고급스러우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BMW 3시리즈에는 버전에 관계 없이 가장 낮은 등급의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스피커 모듈의 마감도 좋지 않은데요, 앞좌석 시트 아래에 배치된 우퍼(6인치)는 볼트가 아닌 접착제로 고정이 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오디오 성능이 조잡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소 음악 감상에 민감하지 않는 오너라면 큰 불편이 없겠지만 고품질의 음악을 즐기는 마니아라면 기본적인 스피커 튜닝 작업은 필수입니다. 순정 스피커를 30-40만원 정도의 엔트급 모듈로 교체만 해도 음질이 확연하게 달라질 정도이니, 3시리즈의 순정 스피커 시스템의 품질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조이스틱 타입의 전자식 변속 레버 역시 3시리즈와 동일합니다.
변속기 레버 우측에는 ESP OFF 버튼과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 버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은 주행 타입에 다라 스포츠+, 스포츠, 컴포트, 에코 프로모드로 자동 설정해 줍니다. 각 모드에 맞게 엔진의 회전수, 변속 패턴, 스티어링 응답성, 댐퍼 감쇠력 등 4가지 부분이 통합적으로 제어됩니다. 배기량의 제약으로 극적인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습니다만 상황에 맞게 자동차의 특성을 변화시키 운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법 실용적인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기반 역시 3시리즈와 동일합니다. 두 개의 실린더와 우측 실린더 하단과 겹치는 직사각형 컬러 LC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계기판은 식별이 쉽고 네비게이션 등과 유기적으로 연동되며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습니다. 계기판 조명은 BMW 특유의 오랜지 컬러입니다.
엔진 스타트 버튼입니다. 스타트 버튼 위로 정차 상태에서 시동을 꺼 연비 효율을 높이는 스타트 앤 스톱 기능을 끌 수 있는 작은 버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헤드램프를 조절하는 다이얼부입니다. 독일 차들 대부분이 위와 같은 배치를 따릅니다. 320ed에는 3시리즈에 새롭게 추가된 HUD 기능이 빠져 있습니다. 그 아래로 커버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수납함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꽤 깊어 지갑, 스마트폰 등을 넣을 수 있습니다. 역시 3시리즈와 동일한 구성입니다.
데시 보드 전면을 비롯해 실내 곳곳에 우드 그레인 대신 젊은층이 선호하는 알루미늄 플레이트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도어 안쪽면 구성도 감각적입니다. 가죽 트림을 넓게 사용하였고 시트와 같은 레드 컬러를 입혔습니다. 외장 컬러인 아쿠아 블루와 좋은 매칭을 이루고 있군요.
2열 시트의 구성입니다. 세단과 휠베이스가 동일하지만 2열 시트의 레그룸이 좀 더 넉넉합니다. 등받이 각도도 세단에 비해 좀 더 깊어 보다 편안한 착석감이 느껴집니다.
시승자(181cm, 86kg)가 평소 운전하는 위치로 1열 시트를 맞춰 놓은 상태에서 2열 시트에 앉은 모습입니다. 3시리즈 세단에 비해 레그룸이 좀 더 여유롭습니다. 왜건이기 때문에 헤드룸 역시 충분합니다.
2열 시트를 접은 모습입니다. 트렁크와 완전한 평면을 이루지는 않지만 각도가 완만하여 트렁크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6:4 폴딩 방식과 달리 4:2:4 형태로 조합하여 시트를 다양하게 폴딩할 수 있습니다.
글로브 박스 사물함의 사이즈는 새로 폭이 좋은 편이라서 그리 실용적이지는 않습니다. 내부 수납함 구성은 별로입니다. 국내에서는 무용지물인 카폰 거치대가 자리를 차지하는데다 깊이도 얕아 작은 소지품 밖에 넣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사물함 안쪽에는 aux 단자와 USB 단자를 배치, 외부 기기 연결성을 높였습니다.
기존 3시리즈의 경우 컵홀더를 위한 공간이 없어 센터페시아 패널에 트레이식으로 컵홀더를 배치하여 외관 및 사용 편의성을 떨어뜨렸습니다만, 신형 3시리즈는 컴팩트한 8단 변속기 적용 덕분에 기어 박스 앞 부분에 두 개의 풀사이즈 컵홀더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었습니다. 이 컵홀더 위에 트레이를 끼워 넣을 수 있어 지갑, 휴대폰을 놓을 수 있는 수납함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컵홀더 윗 부분에는 재떨이와 시거잭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동력 성능 부분입니다.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모두 320d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특기할만한 부분은 없습니다. 직렬 4기통 1,955cc 트윈 파워 디젤 터보 엔진은 4,000rpm에서 최고 184마력을 내고 1,750~2,750rpm에서 최대 38.8kg.m 토크를 발휘합니다. 여기에 자동 8단 변속기가 매칭되며 연비는 복합 기준 17.5km/l입니다. 외형적으로 320d와 다른 점은 후면부의 짐칸이 확장된 왜건 형태이고 중량이 320d 대비 약 105kg 정도 증가했다는 점 정도입니다. 동력 성능이 동일하면서 중량이 증가했으니 320d 대비 체감 성능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BMW 홈페이지에 명시된 제원을 보면 320d의 제로백은 7.4초로 명시되어 있고 320d 투어링의 제로백은 7.1초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중량 대비 마력, 토크가 떨어짐에도 가속 성능이 좋아졌다니, 신기한 일입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약 5번의 제로백 테스트를 진행해 본 결과 시승차의 평균 제로백은 7.8초로 제원과 차이가 있음은 물론 320d 세단보다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시승차 한 대로 전체 차량의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만, 증가한 무게와 세단 대비 저항 계수가 높은 웨건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320d 투어링 역시 BMW 최신 모델에 적용되는 '드라이빙 익피리언스 컨트롤' 기능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에코 모드, 컴포트 모드, 스포츠 모드,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포츠 모드는 ESP 장치 개입을 최대한 늦추면서 엔진의 스로틀 반응이 예민해지고 고회전에서 변속이 진행됩니다. 스티어링휠 답력이 묵직해지고 댐퍼 답력도 단단해져 다이나믹한 주행에 적합한 조건으로 차량 상태를 자동 셋팅해줍니다. 컴포트 모드는 문자 그대로 편안한 주행을 상정하여 차량의 각 부분이 셋팅되어 있고 에코 모드는 제한 속도, 냉난방 제한 등으로 최적의 연비 주행을 위한 조건을 맞출 수 있습니다.
각각의 변화가 아주 크게 체감되지는 않지만 간단한 버튼 설정만으로 다양한 환경에 맞게 자동차의 주행 환경을 설정하여 운전의 재미를 배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다운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차 중량 증가로 인해 연비 부분에서는 리터당 1km 정도 손해를 보았습니다. 320d 투어링의 공인 연비는 리터당 17.1km(복합 연비 기준)입니다. 시승 기간동안 약 300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하였고 시내 : 시외 2:8 비율로 다섯 번의 제로백 테스트를 포함 편안하게 운전을 해보았습니다. 결과 트립 컴퓨터상에 명시된 연비는 평균 14km/l 내외였으며 실제 소비된 디젤을 기준으로 하면 리터당 13km 초반대 정도를 나타냈습니다. 참고로 시내 주행보다는 고속도로 주행 비율이 높고 과도한 급출발, 급정거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 운전자 위주의 주행이 많았기 때문에 오토기어 이전 시승 모델들의 누적 연비와의 비교 자료로는 적합치 않습니다.(실제 운전자의 환경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는 결과입니다.) 320d 투어링 역시 연비 절약을 위한 스타트 앤 스톱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320d 투어링의 동력 성능은 3시리즈 세단의 엔트리 모델인 320ed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제로백은 야간 빠른 수준이나 가속이 진행되는 느낌을 비롯해 전반적인 동력 성능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최고 속도는 225km/h로 명시되어 있는데요, 200km/h 이상부터 속도 상승력이 급격하게 저하되기 때문에 일반 도로에서는 210km/h 정도가 실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로 보여집니다.
차고가 높아졌고 차체 중량도 증가하였지만 하체 성능 부분에서는 세단 못지 않은 우수한 밸런스를 보여주었습니다. F30의 하체가 E90 3시리즈 대비 부드럽게 변화하기는 하였지만 고속 안정성, 코너링시 제어력, 스티어링휠과 함게 정교하게 움직이는 서스펜션의 답력은 동급 모델 가운데 여전히 돋보이는 수준에 해당하였는데요, 3시리즈 투어링 역시 구조적 변경이 이루어졌음에도 3시리즈 특유의 우수한 하체 밸런스가 그대로 유지되어 있었습니다.
3시리즈의 하체 밸런스가 우수하기 때문에 구조 변경에 따른 성능 저하 현상이 크지 않음을 보여주는 경우이기도 하지만 M 버전의 경우 18인치 휠과 스포츠 주행에 적합한 스포츠형 타이어(프론트 225/45/R18. 리어 255/40/R18)가 장착되어 주행 안정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동력 부분에서도 BMW 특유의 날카로운 느낌이 잘 살아 있습니다. 패달을 밟는 즉시 운전자가 브레이크가 작동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는 즉답식이며 급제동시 제동 유지력, 반복 제동시의 열제어력 등에서 높은 신뢰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총평
국내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왜건이라는 점만 빼면 성능, 연비, 인테리어, 실용성 등이 훌륭하게 조합된 모델로 높은 상품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왜건이면서 투박하지 않은 바디 라인을 갖추고 있고 320d의 효율을 유지하면서 넉넉한 적재 공간과 풍부한 옵션, 젊은 소비자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실내 구성 등 크게 흠잡을만한 부분이 없을만큼 만족도가 높은 모델이라 판단됩니다.
그러나 고급 브랜드일수록 왜건을 극히 꺼리는 국내 정서상 320d 투어링의 국내 매출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짐차', '비즈니스용'이라는 선입견이 짙은 왜건에 5,000만원 이상을 선뜻 지불할만큼 진보적 성향의 소비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왜건의 성공 확률은 극히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왜건의 인기가 왜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열중 아홉은 '고급스러운 세단에 비해 왜건은 영업용차라는 선입견이 강하기 때문' 혹은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합니다. 물론 틀린 답변은 아닙니다.
하지만 왜건이 잘 팔리지 않는 원인을 그저 '자동차 편식이 심한 국내 시장 상황'이나 '우리나라의 경직된 자동차 문화'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왜건의 인기가 높지 않은 또 다른 원인은 '환경적인 요인'입니다. 북미와 달리 우리나라는 반나절이면 어디든 도달할 수 있을만큼 국토가 작고 읍단위로 깨끗한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캠핑'이라는 문화가 그리 익숙치 않습니다. 때문에 세단처럼 편안하게 이용 가능하면서 SUV처럼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세단의 변형인 왜건에 대한 수요가 적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가족들과 활발한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경우 세단에서 후미를 확장한 왜건보다는 차고가 높아 시야 확보가 좋고 보다 개성적이면서 당당한 느낌을 주는 도심형 SUV에 눈을 돌립니다.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왜건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절대적으로 '가격적 이점'이 먼저 확보되어야 합니다. 고급 옵션을 몇 가지 추가하여 세단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현재의 판매 방식은 국내 실정에 맞지 않습니다. 이는 북미나 유럽처럼 짐을 효율적으로 실을 수 있는 편안한 왜건이 각광받는 시장에서나 주요한 마케팅입니다. 환경상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지 않는 왜건을 세단보다 비싸게 구입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는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베이스가 되는 세단 대비 적어도 10% 이상 낮은 가격(고급 옵션들을 제외하고) 으로 확실한 경제적 혜택을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반면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왜건형 모델들의 가격 조건을 보면 베이스 모델인 세단 대비 10% 이상 비싼 가격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가격이 더 저렴해도 '환경적인 요인'으로 왜건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상황인데, 가격마저 세단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으니 구조적으로 왜건의 판매량이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3시리즈의 경제성, 우수한 밸런스에 고급 옵션으로 가치를 높였고 효율적인 짐칸을 추가하여 편의성까지 확보하였다는 이유로 BMW는 '320d 투어링'이 왜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몇몇 딜러들은 320d 투어링이 거의 완판되어 구입자들이 차를 받기 위해서는 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예상 외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320d 투어링이 높은 매출을 올리기 때문이 아니라 초기 수입된 물량이 많지 않음에서 비롯된 현상입니다. 320d 투어링보다 앞서 출시된 525d 투어링의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BMW가 320d 투어링의 초기 물량을 많이 확보했을리 없습니다. 즉 높은 매출에 따른 물량 부족 현상이 아닌, 초기 물량의 많지 않음에 따른 현상인 것이지요. 만약 320d 투어링의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면 현재 암암리에 제공되는 큰 폭의 (M팩 트림)의 할인률은 자취를 감췄을테지요.
결론적으로 국내 시장에 맞는 실제적인 마케팅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320d 투어링과 같은 왜건이 성공할 확률은 여전히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가격 조건이 국내 시장과 맞지 않습니다. 현재의 프리미엄 컨셉에서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컨셉'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옵션 및 인테리어 구성을 320ed 수준으로 맞추고 가격을 4,000만원 초반 정도로 낮추지 않는 이상 높은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국내 시장에서 '답이 없'어 보이는 525d 투어링 매출보다는 낫겠지만) 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구성은 해치백을 선호하면서 M팩의 가치에 열광하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세단 중심의 국내 자동차 시장에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을만큼 현실적이지는 못합니다. 상품에 대한 가치는 로컬 소비자들에 의해 결정되는만큼 '고급스러운 왜건으로 승부'하기 앞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왜건의 실용성과 가치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대중화에 먼저 주력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어울리는 자동차일까?
'짐차', '영업차' 느낌을 주지 않을만큼 세련미를 갖추고 있으면서 레저용으로 활용하기 적합한 특성을 갖춘 멀티 플레이어입니다. 따라서 효율 높은 세단을 필요로 하지만 주말에 활발한 야외 할동을 즐기는 30대 초반의 젊은 가장들에게 적합한 자동차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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