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연결만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컨셉의 누포스 아이콘 uDAC도 어느덧 3세대 모델에 이르렀다. 한때 봇물을 이루던 이런 심플한 컨셉의 USB DAC은 이제 시장의 상향평준화에 의해, 충분한 고성능의 제품이 아닌 이상은 거의 도태되고 있는 단계이다. 그런 와중에 등장한 것이 바로 uDAC-2의 심플한 컨셉에 스펙이 업그레이드된 uDAC-3이다.

uDAC-3은 기존의 uDAC-2과 외관은 거의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내부적인 스펙을 향상시킨 모델이다. PCM 음원의 경우 24bit/96kHz까지 지원하는 점은 동일한데, uDAC-3은 여기에 DSD 재생 기능을 추가하였다. 그러면서 uDAC-3을 기존의 uDAC-2의 가격과 거의 동일하게 출시하면서 uDAC-2의 가격을 낮추어 제품 라인업을 재편성하였다.

외관상의 유일한 차이점은 PC와 연결되는 USB 단자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로-B 단자로 변경된 부분이다. 이는 uDAC 모델을 휴대해 가지고 가서 사용하는 경우를 상정했을 때 나름대로의 유의미한 변화인데, 기존에는 여타 거치형 USB DAC들과 동일한 타입-B 단자를 사용했기에 무조건 uDAC을 위한 케이블을 별도로 가지고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케이블 하나만 휴대해도 스마트폰과 uDAC3을 아웃도어에서 PC와 연결할 수 있는 편리함이 생긴다.

여타 하드웨어적인 특징은 외관부터 내부 설계까지 uDAC2와 거의 동일하다. 68x68x21mm라는 놀라울 정도로 작은 크기에서 디지털 동축 / 아날로그 라인아웃 / 헤드폰의 세 가지 출력을 지원하는 점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실제로 외관을 보면 각종 단자와 볼륨을 빼면 과연 기판에 다른 부품들을 공간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기능적 순수함과 음질적 순수함을 추구하여 최소한의 필요한 기능들은 모두 담으면서도 회로 구성을 가능한 한 최소화 하였기에 가능한 구성이다.

외부 공급전원 없이 USB 케이블 연결만으로 작동하며 전원 스위치마저도 스위치 일체형 볼륨을 사용함으로써 극도의 간소화를 추구한 제품이지만, 음질 면에서는 충분히 신경을 썼다. USB 연결은 비동기식 전송을 통해 데이터 레벨과 오버샘플링 필터 스테이지에서 각각 지터 저감 매커니즘을 도입하여 2중으로 지터를 억제하고 있다. 오디오 신호 경로에는 커플링 커패시터를 사용하지 않아 음질 열화의 소지를 최소화하였다. 또 한 16~300Ω 부하의 헤드폰을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헤드폰 앰프의 볼륨을 조절하는 TOCOS 스위치 볼륨은 낮은 볼륨에서의 편차 면에서 우수한 특성을 보여준다. 이런 특징들로부터 작지만 내부는 충분히 알차게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uDAC-3의 사운드는 uDAC-2와 기본 설계를 공유하고 있기에 여러모로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 우선 신호 경로에 커플링 커패시터가 없어 초저역까지 특성 저하 없이 평탄하게 출력되는 주파수응답을 보여준다. 그리고 초고역의 로우패스 특성이 10kHz부터 천천히 감쇄되는 특성 상 고음은 약간 부드럽게 마무리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샘플링 주파수를 96kHz까지만 지원하는 제품이니만큼 그에 최적화하여 튜닝한 인상이다. 주파수응답의 전체적인 느낌은 제품의 작은 크기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묵직하며 단단한 소리를 들려준다.

또한 그 크기에 비하면 노이즈 특성이 상당히 우수하여, 어지간히 감도가 좋은 이어폰을 연결해서 감상할 때에도 화이트노이즈가 감지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USB 전원만으로 동작하는데다 제품의 크기도 작아 노이즈 면에선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임에도 노이즈 특성 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uDAC-3을 가장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내장 사운드의 잡음이 많은 노트북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인데, 그런 상황에서 노이즈 회피를 위한 목적으로 적절한 특성이다.

청감 상 영향이 큰 주파수응답이나 노이즈 면에서는 준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는데, 왜율 면에서는 청감 상 유의미한 차이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지만 수치적으로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제품의 컨셉과 가격을 생각하면 THD 스펙이 0.05%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으며, 배경이 조용한 소편성 음악에서의 특정 포인트에서 간혹 거칠게 들리는 것을 제외하면 왜율에 의한 실제 사용상의 음질 저하는 느끼기 어려웠다. 

출력 임피던스는 전면의 헤드폰 출력은 6Ω, 후면 RCA 라인 출력은 100Ω 정도로 설정되어 있다. 스펙 상 최대출력은 아날로그 출력은 2V, 헤드폰 출력은 16Ω 부하에서 80mW로써 이를 전압으로 환산하면 1.23V 수준이다. USB 전원을 공급받으면서 5V에 80mA의 전력만을 소모하는 기기로써는 준수한 수준의 출력을 보여주는데, 물론 고임피던스의 거치형 헤드폰을 물려 쓰기에는 출력이 다소 모자란 느낌이 있다. 전후의 아날로그 출력은 전면의 볼륨 노브를 통해 공통적으로 볼륨 조절이 가능하다.

아날로그 출력뿐만 아니라 uDAC-3은 디지털 동축 출력단자도 갖추고 있다. uDAC-3의 비동기식 USB 연결 및 2중 지터 저감 매커니즘을 활용하여, DAC 뿐만 아니라 DDC로써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제공한다. 작은 크기에 꼭 필요한 기능들을 알차게 담은 기능성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uDAC-3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ASIO 드라이버를 통한 DSD 음원을 추가하면서도, PCM 음원만을 재생할 때에는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가 필요 없는 USB Audio Class 1.0 스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작의 훌륭한 활용성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최근의 USB DAC들이 점점 하이스펙화 되어가는 와중에 uDAC-3 특유 간편함은 여전히 그러한 용도로 USB DAC을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층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다. 필자는 3년 전에 uDAC-2을 리뷰했던 적이 있는데, uDAC-3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가치가 무엇인지 새삼스레 뒤돌아보게 해주는 제품이다.

좋은점

DSD 음원 미사용 시에는 드라이버 설치 불필요

USB 단자 변경으로 안드로이드 기기와 케이블 호환

작은 크기에 잘 담아낸 기능성과 편리함

크기를 감안하면 충분히 준수한 음질적 특성

아쉬운점

uDAC-2에서 제공했던 휴대용 파우치 미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