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자동차의 전장이 5m에 가깝거나 넘어가는 대형 세단을 꽤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현재 제 나이가 2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에서는 '아버지 차' 로 보일 수 있지만, 제 경우엔 이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차만큼 운전자의 다양한 선호도를 만족시키는 차도 드물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차 크기가 커서 시내, 골목길에서의 운전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덩치가 큰만큼 다양한 편의장비와 안전장비를 두루 탑재하고, 여유로운 힘이 느껴지는 엔진, 특히 오래 탈수록 몸으로 체감하게 되는 묵직한 주행 감각은 '역시 덩치 큰 차는 이래서 좋아' 라는 생각을 자꾸만 갖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이유 때문에 메르세데스 벤츠 뉴 S클래스를 너무나 갖고 싶은 거고요.
이번에는 독자분들께 역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독자분들께서 '소유욕' 을 자극하는 대형 세단이 어떤 차가 있는지를 여쭤보고 싶은데요. 대표적으로 독일 3사 자동차가 생각나실 것이고, 국산 쇼퍼드리븐카의 대표주자인 현대 에쿠스를 떠올리시는 분들도 꽤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시면서 '미국차' 를 떠올리신 분이 혹시 계신지요? 아마도 왠만큼 미국차에 빠져 계신 게 아니시다면, 정말 쉽지 않았을 겁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구요. 현재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국차 중 이 그룹에 속하는 차는 몇 대 없습니다. 크라이슬러 300C와 포드 토러스 뿐이죠. 오늘 포스트에서 다뤄볼 크라이슬러 300C는 서론에서 인지하실 수 있듯이 제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차량이었습니다. 가끔씩 미국 드라마, 할리우드 영화에서 나쁜 배역들이 타고 나오는 차 정도로만 생각할 뿐이었죠. 한국 내에서는 2012년을 풍미했던 액션 & 느와르 영화 신세계에서 극중 이중구(박성웅) 가 타고 나왔던 장면이 꽤 임팩트가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오래 전에 1세대 크라이슬러 300C의 끝물 모델을 경험한 이후, 딱히 만나볼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연이 닿지 않았던 크라이슬러 300C를 크라이슬러 페이스북 페이지 이벤트에 당첨되면서 3박 4일동안 '데이트' 를 즐길 수 있었는데요.
3박 4일동안 시승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리뷰 & 시승기 포스트로 나누어 자세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시승한 모델은 현재는 판매되지 않는 당시 플래그십 모델, 뉴 300C 3.6 프레스티지 모델이었습니다.
- 크라이슬러 뉴 300C의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데에는 큰 사이즈의 휠이 큰 몫을 해낸다고 생각합니다. 보자마자 위압감을 느끼게 해주죠. 현재 한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크라이슬러 뉴 300C는 19인치(AWD) 휠, 20인치 휠(3.6, 디젤)의 두 가지 휠 라인업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제가 시승한 뉴 300C 3.6 프레스티지 모델에 장착된 굿이어 이글 F1 슈퍼카 타이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른 노면에서의 접지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타이어입니다. 주로 미국의 고성능 모델에 장착되는 서머 타이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이어 사이즈는 245/45/R20으로 비교적 무난한 편.
상당히 큰 사이즈의 휠이 장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휠 하우스가 비어보인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그만큼 휠 하우스 공간이 크기 때문입니다. 휠 하우스 공간이 커지면서 생기는 문제는 시각적인 면에서 문제가 되겠지만, 더 큰 문제는 다른 데에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밑에서 더 자세히 다뤄보죠.
크라이슬러 뉴 300C의 디자인은 1세대만큼이나 위압감과 웅장함이 돋보이며, 자꾸만 차량 가격을 검색해서 확인해보게끔 만듭니다. 시각적으로 자동차가 비싸게 느껴진다는 건 상당한 장점입니다. 특히 주위 시선을 신경 쓰는 한국 자동차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더더욱요.
1세대의 경우 책정된 차량 가격 대비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3배의 값어치를 하는 차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꽤 주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번에 2세대로 새롭게 거듭난 크라이슬러 뉴 300C 역시 기본적으로 1세대의 디자인 모토를 그대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큼지막하고, 화려하죠.
2세대가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하더라도 '너무 혁신적인 디테일을 가미해 이 차급에 어울리지 않는다' 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니 그런 생각은 눈 녹듯이 사라지게 되었네요. 미국차 특유의 단조롭고, 예측 가능한 디자인이 외관 곳곳에 녹아들었지만, 출시된 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멋져보인다는 건 그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현재 미국 내에는 크라이슬러의 최근 패밀리룩을 가미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되었는데, 이 모델 역시 2세대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디자인이 아직은 낯설게 느껴져서요.
어찌 됐건 현재 한국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크라이슬러 뉴 300C의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단정한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자동차의 인상을 바꿀 수 있는 램프류, 라디에이터 그릴, 투박한 캐릭터 라인을 더해 미국차로서는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의 크기 (전장 5,045mm, 전폭 1,905mm, 전고 1,410mm, 휠베이스 3,050mm)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단정하면서 위화감 없는 디자인을 기초로 깔 수 있었고, 여기에 최근 출시되는 차와 비교해서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디테일을 더하면서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차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몸 좋은 사람이 슈트를 걸친 느낌.
크라이슬러 뉴 300C의 실내는 크롬, 알루미늄 룩 플라스틱, 나파 가죽, 리얼 우드 등으로 제법 고급스럽게 마무리된 모습입니다. 단정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U Connect를 통해 각종 편의 기능들을 조작할 수 있죠. 그리고 실내 조명 색상은 요즘 현대자동차에서 볼 수 있는 블루 톤인데, 그 덕분인지 야간에 주행할 때에는 꽤 친숙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블루 톤이 흔치 않으니.
크라이슬러 뉴 300C의 실내는 외관에 비해서 더욱 점잖아보입니다.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고급차들 중 상당수가 추구하는 요트 느낌의 실내를 미국적인 감성으로 제법 잘 풀어낸 모습입니다. 시각적으로 단정하면서도 시원스러운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적어도 이번 크라이슬러 뉴 300C의 실내는 1세대가 벗어나지 못했던 '투박한 미국차' 라는 굴레를 잘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실내에 마련된 버튼의 수를 대폭 줄이면서 조잡해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죠. 실내의 버튼 수가 대폭 줄어든 데에는 경쟁 차종과 마찬가지로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U Connect를 적용한 덕분입니다. U Connect는 터치를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오디오, 공조장치, 네비게이션, 차량 설정 등을 터치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덕분에 버튼 및 다이얼 수를 대폭 줄일 수 있었고, 운전자의 기호에 따라 직관적인 조작이 필요한 오디오, 공조장치를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버튼 및 다이얼을 단정하게 정리할 수 있던 겁니다.
단 버튼 및 다이얼 수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에 처음 차를 타는 사람에게는 완벽히 적응하는 데까지 꽤 시간이 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제 지인들과 이 차를 타면서 생각보다 많은 지인들이 원하는 기능을 사용하지 못해 제게 질문하는 횟수가 많았거든요. 그만큼 U Connect 의존도가 높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화려해보이는 계기판은 크라이슬러 뉴 300C 실내에서 돋보이는 디테일 중 하나입니다. 마치 '값 비싼 보석' 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데, 디자인이 너무 화려한 탓에 야간 주행시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 계기판을 통해서는 일반적인 트립 컴퓨터 기능(연비, 주행거리) 확인 및 차량 상태 확인, 주차 센서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속도 단위 변환이 가능하다는 점은 미국차임을 나타내주는 상징적인 디테일이고, 에코와 스포츠가 동시에 떠 있는 계기판은 꽤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별도의 에코 모드가 있는 것으로 인지했지만, 계기판 하단에 에코가 점등된다는 의미는 운전자가 경제 운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반면 스포츠 모드는 전자식 기어 레버를 밑으로 내리면, 상시 작동되는 기능이고요. 그렇다보니 스포츠 모드가 작동하는 상태에서 에코가 점등되는 독특한 상황이 펼쳐지는 겁니다. 아무래도 휘발유 모델이다보니 에코 모드가 뜬 상태로 주행하려 노력했죠.
크라이슬러 뉴 300C의 앞 좌석은 무지막지한 차량 크기를 체감하게 만드는데요. 스티어링 휠, 앞 좌석, 도어트림 등 어느 하나 작게 디자인된 것이 없습니다. 시각적으로 봐도 그렇지만, 실제로 손이 닿게 되면 크기를 절로 실감하게 되죠. 특히 앞 좌석은 미국차의 고유 특징을 갖춰뒀다고 할 수 있는데, 시트의 착좌감과 크기부터가 경쟁 차종의 시트와 확실히 다릅니다. 정말 앉자마자 엉덩이가 푹 가라앉는 소파에 앉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제 체형이 서양인과는 가깝지 않기 ?문인지 크라이슬러 뉴 300C의 앞 좌석은 제 몸을 딱 잡아주진 못했습니다. 사실 시트의 형상만 보더라도 운전자의 착좌감을 타이트하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는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죠. 몸에서 겉도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편안한 착좌감 때문에 크게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몸에 부담이 가는 장거리 주행 시에는 허리 쪽이 조금씩 아파오긴 하더군요.
도어트림 디자인은 다른 실내 디테일과 마찬가지로 시원스러운 디자인이 특징이며, 도어트림에 마련된 버튼 위치, 여유로운 수납 공간은 다른 경쟁 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미국차만의 감성을 잘 살려냈습니다. 도어트림 디자인이 화려한 탓에 기능성이 떨어지는 도어트림을 주위에서 꽤 쉽게 볼 수 있는데, 크라이슬러 뉴 300C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운전석 좌우에 도어 잠금 장치를 구비해둔 점 역시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시트 조절 레버 가장 좌측에 위치한 레버를 통해 페달의 상하 위치를 조절할 수 있고, 파워윈도우는 앞에만 오토 기능이 적용됐습니다. 주차 브레이크는 족동식. 도어 자체가 크기도 크지만, 무게감도 확실하기 때문에 도어를 여닫을 때마다 '역시 대형 세단이긴 하구나' 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확실하게 여닫히는 느낌! 한편, 시승차에는 알파인 9스피커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었는데, 음질이 좋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겠더군요. 큰 기대는 안하시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겁니다.
크라이슬러 뉴 300C의 뒷 좌석은 이 차의 컨셉트를 확실하게 확인시켜 줍니다. 나름대로 편의장비를 구축해뒀지만, 뒷 좌석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 차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알려주거든요. 이 차는 엄연히 운전자를 위해서 만들어진 오너드리븐 카입니다. 쇼퍼드리븐 카가 아니란 거죠.
다양한 편의장비를 요구하는 한국 시장 입맛에 맞추기 위해 뒷 좌석 에어 벤트, 뒷 좌석 열선 시트, 전동식 롤 블라인드(뒷 유리)를 갖춰두긴 했지만, 고정식 헤드레스트를 보면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지게 됩니다. 뒷 좌석 착좌감은 앞 좌석과 마찬가지로 푹신푹신한 쇼파에 앉은 느낌. 조금 몽에서 겉돕니다.
휠베이스 길이가 3,000mm가 넘는 차가 많지 않은데, 대부분 이 그룹에 속하는 차들의 실내 공간은 상당히 넓기 마련입니다. 특히 뒷 좌석 공간에 있어 다른 차에 비해 확연히 넓은 게 사실이죠. 그러나 크라이슬러 뉴 300C의 뒷 좌석은 솔직히 넓지 않습니다. 국산차로 따진다면, 현대 쏘나타의 뒷 좌석보다도 더 좁은 수준입니다. 이런 특성은 앞 좌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틀이 큰 디자인을 적용한 탓에 실내 공간 손해가 꽤 큰 겁니다. 여기에 휠 하우스가 상당히 큰 관계로 실내 공간의 손해를 보게 됐죠. 트렁크를 열어보면, 확실하게 확인 가능합니다. 공간 활용도는 좀 부족하죠.
- 듀얼 패널 파노라마 썬루프를 채용한 탓에 실내 분위기를 꽤 화사하게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썬루프 개폐 방식은 당연히 앞쪽 유리만 열리는 타입.
룸 램프는 다른 크라이슬러 그룹 차량과 마찬가지로 단정하게 마무리된 모습이며, 조명 색상 역시 평범한 할로겐 타입입니다. ECM 룸미러가 적용되어 있어 야간 운전 시 뒷 차의 하이빔이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고, 선글라스 케이스의 활용도는 무난한 수준.
스티어링 휠은 크라이슬러 뉴 300C의 실내에서 크게 관심이 가는 디테일이며, 정말 요트 조향대에 버금 가는 수준의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지게 됩니다.
다만 스티어링 휠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기 때문에 손에 딱 붙는다는 느낌이 덜하고, 그에 비해 버튼 크기는 자그맣기 때문에 처음에 손에 익는 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더군요. 다른 크라이슬러 & 지프 차량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 뒤에는 오디오 버튼을 조작할 수 있는 스킵 버튼, 오디오 볼륨 조절 버튼이 마련되어 있으며, 이 버튼과의 간섭을 막기 위해 패들 시프트는 스티어링 휠 상단 끝에 가지런히 자리잡게 됐습니다. 조금은 낯선 구성이긴 하지만, 막상 적응이 되면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버튼을 뒤로 배치하면서 스티어링 휠에 마련된 버튼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한편, 스티어링 휠 조향 방식은 최근 판매되는 차에서는 흔치 않은 유압식 스티어링이 적용되었으며, 그 덕분에 시종일관 '묵직함' 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처음에 조향할 때에는 무겁다는 생각이 들게 되지만, 유압식 스티어링 특유의 속도에 관계 없이 꾸준히 운전자에게 노면 피드백을 전달해주고, 운전자로 하여금 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는 데에서 여전히 가치 있는 사양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단 차량의 회전 반경이 큰 탓에 유턴을 돌릴 때에는 조금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며, 특히 주차 시에는 조향감이 가볍지 않은 유압식 스티어링의 위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도 이 차의 매력이 될 수 있겠죠.
- 스티어링 휠 좌측에는 자동차의 라이트와 실내 조명 밝기, 트렁크 개폐 버튼이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으며, 전방 & 후방 안개등은 푸시라 각인된 레버를 누르는 것으로 순차적으로 작동 가능합니다. 한 번 누르면 전방, 두 번 누르면 후방 안개등이 켜지는거죠. 전방 & 후방 안개등이 점등된 사진은 포스트 최하단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심플하게 마무리된 엔진 스타트 버튼은 말 그대로 엔진 시동을 켜고 끌 수 있는 기능만을 갖춰뒀습니다. 마치 스톱 & 고가 있는 것처럼 보여질 뿐.
- 독자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너무 단정한 디자인의 아날로그 시계는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진 않더군요. 더군다나 실내 조명이 블루톤으로 점등될 때 그 생각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로렉스, IWC 같은 명품 시계 메이커와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잘 알려져 있는 시계 브랜드 로고가 각인되었다면, 조금은 더 고급스럽게 보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히 크라이슬러 뉴 300C만의 문제는 아니며, 상당수 자동차 메이커들이 겪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국산차 역시도 이런 단점이 분명히 존재하죠. 어쩌다보니 덩그러니 아날로그 시계만 존재하면, 저렴해보인다는 생각이 좀처럼 떠나질 않네요.
- 크라이슬러 뉴 300C에 적용된 U Connec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인터페이스가 투박하다는 점, 후방 카메라의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울 뿐. 적어도 기능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습니다. 나온지 꽤 시간이 흐른 차임에도 터치 & 드래그가 가능하다는 건 정말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크라이슬러 뉴 300C의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U Connect는 앞서 언급했듯이 실내 디자인을 심플하게 뽑아낼 수 있게 한 일등공신입니다. 참고로, 현재 피아트 & 크라이슬러 그룹에 속해 있는 마세라티의 경우 동일한 U Connect가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U Connect는 8.4인치 대형 화면을 통해 오디오, 공조장치, 네비게이션, 블루투스, 차량 관련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터치 기반 시스템인데요. 나온지 꽤 시간이 흐른 차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기능의 구성이 생각 이상으로 좋습니다. 완벽한 한글화를 거쳤다는 점, 터치 앤 드래그 기능이 구현되어 있다는 점(공조 기능)이 만족스러운 점이었습니다. 터치 기반 시스템치고는 상당히 직관적인 시스템이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블루투스 통화 음질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점 역시 마음에 들더군요. 다만 시스템이 나온지 꽤 됐기 때문에 인터페이스가 너무 단조롭고, 폰트가 고급스러움과 거리가 멀다는 점, 해상도가 낮은 후방카메라의 화질이 아쉽더군요. 단 인터페이스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개선이 이뤄졌고, 폰트의 개선 역시 크라이슬러 코리아에서 충분히 문제를 자각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미국차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혁신적인데 비해 폰트가 다들 조금씩 부족한 듯.
차량 설정 기능을 통해서는 크라이슬러 뉴 300C에 마련된 다양한 편의장비와 안전장비의 활성화 & 비활성화를 할 수 있게 해뒀는데, 유용한 기능들이 많았습니다. 도어 잠금 해제시 램프류 점등 시간, 초기 시동시 히팅 & 쿨링 시트 자동 작동 기능 등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유용히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었습니다.
- 전자식 기어 레버는 크라이슬러 뉴 300C 모델 중에서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모델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됩니다. 이중 주차를 가능케 해주는 N에 넣는 기어 레버 옆 수납함 케이스를 떼서 빨간색 줄을 당기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납니다.
즉,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모델에만 적용되는 거죠. 참고로, 5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는 크라이슬러 뉴 300C 디젤 모델은 미국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기어 노브 디자인이 적용됩니다. 세련된 맛은 덜한 게 사실이지요.
전자식 기어 레버는 시스템 특성상 변속 모드를 바쁘게 오가야 하는 유턴 및 주차 상황에서 조금 번거롭게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운전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힘을 줘야 원하는 변속 모드를 선택할 수 있거든요. 이는 이 시스템이 구현된 모든 차가 겪는 문제입니다. 크라이슬러 뉴 300C 그렇고, 아우디 뉴 A8도 그렇습니다. P에 넣어야 할 때 R에 들어가고, D에 넣어야할 때 N에 들어가는 조금은 난감한 상황. 전 시승차 반납할 때까지도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 크라이슬러 뉴 300C의 실내는 상당히 큼지막하게 디자인된 탓에 실내에 마련된 수납 공간의 활용도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국산차 뺨칠 정도. 적재 공간이 넓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거죠. 특히 센터 콘솔, 글러브 박스의 수납 공간은 넓다는 표현으론 설명이 부족합니다.
특히 크라이슬러 차량에 적용되고 있는 쿨링 & 히팅 기능을 갖춰둔 컵홀더는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의사양입니다. 컵홀더 안쪽 메탈에 냉기, 온기를 확실하게 가하는 기능인데, 이 기능을 켠지 5분만에 금새 따뜻해지고, 차가워지더군요.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 크라이슬러 뉴 300C의 스마트키 디자인은 생각한 것보다 화려하진 않고, 다른 크라이슬러 그룹 차량의 스마트키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버튼 수도 많지 않지요. 다소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스마트키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만드는데 가장 노력을 기울인 메이커는 재규어 뉴 XJ 같습니다. 물론 그게 마냥 좋다는 건 아니지만요.
- 크라이슬러 뉴 300C의 트렁크 용량은 460리터로 차급을 생각해보면 적당한 수준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휠 하우스 크기가 큰 탓에 드넓은 트렁크로 다 활용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차 1대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수가 꽤 있는데, 그 수요를 만족시키기엔 어려움이 있겠네요. 트렁크 끝 공간의 넓은 공간이 트렁크 전체로 이어졌다면, 트렁크 용량은 거의 600리터에 버금갈 정도로 넓어졌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단 적재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동급 차로서는 흔치 않게 뒷 좌석 폴딩 기능을 갖춰둔 건 이 차만의 특징.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진에서도 보여지듯이 트렁크 하단 마감 품질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 국산차에서나 볼 법한 퍼티 마감은 '이 차가 사고차가 아닌가' 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요. 처음에는 제가 탄 시승차만의 문제인 줄 알았지만, 이건 크라이슬러 뉴 300C 전체의 문제인 것 같더군요. 시승 도중 크라이슬러 & 지프 매장에 전시된 전시차를 확인했을 때에도 동일하게 마감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크라이슬러 뉴 300C는 리뷰보다 시승기가 더 궁금하실거라 생각하는데요. 시승기 포스트는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해서 업로드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아쉽게 느껴지는 점들이 여럿 있었지만, 실제로 운전을 하면서는 그런 자잘한 아쉬운 점을 잊게 만드는 이 차만의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그래서 외적인 부분을 봤을 때 좀처럼 공감할 수 없었던 이 차를 구매하는 이유를 나름대로 확인할 수 있었지요. 시승기는 곧 올릴께요! :)
* 본 포스트는 크라이슬러 코리아 페이스북 이벤트를 통해 시승 기회를 제공받아 작성된 포스트로 포스트 작성에는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음을 알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