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니스트 김성일] 최근 탑기어를 통해서도 보셨듯이 비슷하거나 같은 차종이지만 스테이지 튜닝에 따라 차량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을 보셨을 것이다. 그렇다. 스테이지 튜닝은 튜닝의 단계를 뜻하는 것이다. 제조사에서는 범용성과 내구성을 생각하여 발휘할 수 있는 출력보다 낮은 출력으로 출시한다.
그래서 튜닝 회사에서는 그 잠재된 출력, 즉 봉인을 단계별로 나누었는데 휠타이어 교체나 바디킷과 같이 익스테리어 튜닝, 즉 드레스업과는 별개로 차량의 퍼포먼스, 성능에 치중된 튜닝만 스테이지 튜닝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스테이지 단계에 따른 튜닝은 무엇이 있을까?

브랜드에 따라 5까지도 존재하지만, 세분화한 것이고, 일반적으로 스테이지는 크게 1부터 3으로 나뉜다. 튜닝의 시작이라고도 불리는 스테이지1(Stage 1)는 엔진 및 미션과 같이 기본적인 하드웨어는 교체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나 볼트 하나로 가볍게 바꿀 수 있는 부품만 교체한 경우에 뜻한다.
일반적으로 ECU, 흡기, 배기를 스테이지 1이라고 칭하는데, 자동차의 컴퓨터라 할 수 있는 ECU를 더 높은 연료 값과 부스트 값 등, 리 프로그래밍 하는 것이 스테이지 1단계에 속하며 조금 더 하면 흡기 튜닝이라 불리는 에어필터, 자동차의 소음기를 교체하는 것들이 있다.

스테이지2(Stage 2)부터는 조금 더 강력한 출력을 낼 수 있도록 ECU를 스테이지 1 상태에서 리 프로그래밍하고, ECU 와 함께 미션의 컴퓨터라 불리는 TCU의 리 프로그래밍을 하는 경우이다. 이에 맞게 연료펌프나 캠샤프트와 같이 엔진의 하드웨어를 ECU와 TCU 에 맞게 교체한다. 자동차의 소음기와 불리는 앤드 머플러 또한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배기라인 전체를 튜닝한다.
냉각 시스템도 스테이지 2에 해당한다. 튜닝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오로지 출력만 생각하는데, 효율적인 냉각시스템 없이는 내구성을 보장할 수 없다. 냉각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라지에이터를 대용량으로 바꾸고 과급기 차량은 보다 나은 흡기 효율을 위하여 인터쿨러를 대용량으로 튜닝하기도 한다. 스테이지 2부터는 출력에 걸맞게 더 넓은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 그리고 서스펜션과 같은 하체 부품을 튜닝하는게 일반적이다.

스테이지 3(Stage 3)부터는 목적에 따른 하드코어 튜닝에 접어든다.
최고속을 목표로 하는 경우에는 엔진에 투자하고, 서킷과 같은 운동성능이 중요한 곳에 치중한다면 엔진과 함께 하체, 섀시에도 튜닝을 한다. 터빈이나 슈퍼차져가 장착되어있지 않은 차량에 터빈 혹은 슈퍼차져를 장착하고, 이미 장착돼 있는 차량이라 하더라도 더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게 대용량으로 바꾼다. 이때부터는 차량은 출고상태보다 적게는 50%, 많게는 100%까지 출력이 향상되는 경우가 있으니 브레이크 튜닝도 하게 된다.

그 출력을 노면에 전달하고 받아주기 위해서는 하체도 손봐야 한다. 출력은 높은데 그 출력을 노면에 전달할 수 없으면 모두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롤케이지나 하체 보강킷을 통하여 차대를 잡아주며, 더 나아가 차량의 뼈대라 불리우는 섀시를 재용접하는 등 말하자면 끝도 없을 정도로 많은 부분이 튜닝되어 진다.

튜닝은 신중해야 한다.
이렇게 튜닝은 끝이 없다. 오죽했으면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하지만 튜닝은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 ECU 만 해도 분명히 차는 빨라지고, 자연 흡기 차량에 터보나 슈퍼차져와 같은 과급기를 장착했을 경우, 느껴보지 못했던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따른 수업료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부작용도 많다는 뜻이다. 특히 가장 쉽게 접하는 ECU가 그렇다.

필자는 2007년도에 그 당시 갖고 있던 폭스바겐 5세대 골프 GTI 에 ECU를 튜닝했다. 미국에서 꽤나 유명한 회사였고, 출력도 200마력에서 260마력으로 무려 60마력을 높여주었기 때문에 튜닝 직후에는 아주 만족했다.
ECU 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만 튜닝하더라도 0-100km/h 까지의 가속 시간이 1초 이상 줄어드는 등, 그 체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에 맞게 빨아들이는 공기량을 늘리기 위하여 인테이크 파이프, 즉 흡기 라인도 개선하였으며, 배기 시스템도 그에 맞게 개선했다. 일명 스테이지 1이라 불리는 튜닝을 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차는 속을 썩이기 시작했다. 단순히 컴퓨터를 통해 그 차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출력을 발휘하다 보니 내구성이 떨어진 것이다.
한번 맛본 출력은 마약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순정으로 돌리지 못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입했다. 문제점을 파악, 연료펌프를 대용량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냉각 시스템을 개선하였으며 꾸준히 차량관리를 해 주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그런데도 차는 내구성을 버티지 못하고 구동장치의 중요한 부품인 캠샤프트에도 문제가 발생, 교체하기도 했다.
ECU를 하면 내구성은 떨어지게 되어있다. 아무리 안정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조사에서 오랜 시간 테스트한 데이터보다 안정적일 수는 없다. 물론 5세대 GTI 의 고질적인 문제도 있었고 지금은 많이 개선, 안정적으로 바뀌었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올바른 지식과 정확한 정보 없이 함부로 튜닝을 해서는 안된다’ 이다.

제조사에서는 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 동안 큰 비용을 들여 차를 개발한다. 심지어 각각 나라별 기후와 도로환경에 맞추어 만들어진 차량을 출시하기 몇 달 전에 들여와 재 세팅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무리 달리는 데에 집중된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 같은 차를 운행하다 보면 운전자는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면 나는 튜닝을 권장하지 않는다.


휠이나 배기음과 같은 부분은 주관적인 요소가 훨씬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어설픈 튜닝보다는 순정이 훨씬 더 낫다는 뜻이다. 많은 이들이 ‘ECU 하니까 차가 빨라졌어!’,‘서스펜션을 하니까 코너링이 좋아지고 고속 안정성이 좋아졌어!’ 라고 하는데, 하는 것을 잘 알고 튜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가장 쉽게 접하는 ECU 같은 경우, 정확히 무엇이 변경되는지도 모른 채 단순히 빨라진다는 이유로 튜닝을 하는데, 사실 정확한 데이터 없이 돈만 내고 튜닝하는 것은 앞서 계속 언급했듯이 튜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스테이지 튜닝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키는 것이 튜닝이지 스테이지 단계가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것이 튜닝이지 남들이 한다고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은 튜닝이 아니다.

‘케토시닷컴’ 블로그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8년 네이버 자동차 파워 블로그 1세대에 선정되었고, 다수 방송출연 및 자동차 전문 객원기자 등 각종 기고를 통해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