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최근영] 연비는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고를 때 가장 민감하게 비교해보는 요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개정된 연비 제도를 적용하고 있는데, 도심 연비와 고속도로 연비 그리고 이를 특정 비율로 혼합한 복합 연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연비 표기에 대한 이해부터 실제 연비 차에 따른 경제성 분석까지 운전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연비에 대한 궁금증들을 이야기해보자.
● 연비 표기 이해하기
2012년부터 새롭게 적용된 연비 표기법에는 도심 연비와 고속도로 연비 그리고 복합 연비 수치와 친환경 흐름에 맞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표시되어 있다. 복합 연비는 도심 연비 55%, 고속도로 연비 45%를 환산하여 표기되며, 복합 연비가 16km/L 이상 되어야 1등급으로 분류된다. 연비 등급은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연비의 차로 이해하면 쉽다. 또 하이브리드 카, 전기차의 경우 1kw당 갈 수 있는 킬로미터 수,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표기되어 있다.
[ 연비 표기 스티커 ]

[ 하이브리드 연비 표기 스티커 ]

과거에는 공인된 계측 실험실에서 차량을 주행한 후 머플러를 통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수치로 연비를 환산했는데, 도심 주행(FTP-75) 모드에서 측정한 연비에 고속 주행(HWEET) 모드 측정값을 환산 계수로 적용한 수치가 그 로직이었다.
도심 주행 연비는 FTP-75 모드에서 최대 속도 91.4km/h, 평균 속도 34km/h, 중간에 10분 휴식을 공통 기준으로 하여 총 2,500초(31.25분) 동안 측정한다. 고속 주행 연비는 HWEET 모드에서 주로 80~90km/h를 넘나들다가 한 번씩 속도를 50km/h 근방까지 떨어뜨려 800초(13.3분) 동안 측정한다.(최대 속도 100km/h)
그런데 새로운 연비 표기에서는 도심 주행 연비와 고속 주행 연비를 각각 측정한 후 5-Cycle 보정식을 통해 복합 연비를 산출한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즉 에어컨 가동, 추운 날 도심 주행, 최고속, 급가감속 같은 실제 운전 환경을 고려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의 개정된 연비 표기가 과거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운전 환경을 반영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자동차 제조사나 모델별로 공인 연비와 실제 연비의 격차 비율이 다른 것을 보면 연비 표기 기준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차가 출시되어 직접 시승을 해보면 경쟁 차에 비해 우월하다고 표시된 공연 연비가 실제로는 더 떨어진다거나 특별히 실연비가 좋은 차종이 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공인 연비와 실연비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제품이 상용화된 이후에도 엄격한 기준을 두고 연비를 재측정하거나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소비자들이 공인 연비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 공인연비 측정 시험의 FTP-75모드 ]

[ 공인연비 측정 시험의 HWFET모드 ]

● 연비에 따른 경제적 이익 계산하기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연비 좋은 디젤 차량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1.6리터 디젤 엔진에 정차 시 자동으로 시동을 끄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 연비 효율을 높인 듀얼 클러치 변속기, 접지 면적을 줄인 타이어 등 연료 소비 효율을 극대화한 차량들은 20km/L 이상의 연비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차를 구입할 때 연비가 좋으면 경제적으로 절약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연비 차이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연간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계산은 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제부터 연비 차이에 따라 연료비를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금액으로 정확히 알아보자.
ㅁ 연간 유류비 비교 기준
o 가솔린 : 1,950원(L)
o 디젤 : 1,800원(L)
o 주행 거리(연) : 20,000km
o 연비 : 공인 연비의 75% 수준으로 측정
이렇게 연비에 의한 경제성을 따져볼 때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자동차의 구입 가격이다. 만약 연비가 3km/L 좋은 차 A가 B보다 4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면 5년 정도 타고 다녀야 연료비 절감으로 구입비의 차액을 상쇄한다는 뜻이다.
[ 동일 연료 모델 간 연비 차이에 의한 유류비 ]

[ 휘발유 차량에서 디젤 차량으로 바꿀 경우 연비 차이에 의한 유류비 ]

※디젤 차량과 휘발유 차량은 연비에 의한 절감액 차이가 크지만 디젤 자동차의 경우 원가가 비싸고 정비 가격도 높다는 점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현재IT 기업의 소셜 마케터로 재직 중인 그는 소셜 마케팅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으며 각종 기고를 통한 자동차컬럼니스트 활동과 함께 자동차 전문 블로그 '거꾸로보는백미러'를 운영해오고 있다.
저서 : 100만 방문자와 소통하는 소셜 마케팅, 다함께 차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