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들여 LSP(Last Step Product ; 왁스, 실런트, 유리막코팅 등)를 올려준 차량이 비를 맞으면 도장면에서는 송글송글 물방울들이 생겨납니다.
'환공포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대체로 '예쁘다,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가질텐데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도장면에 있는 왁스 피막의 건재함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비딩과 시팅을 중심으로 일반 동호인은 물론 디테일링 매니아들도 오인을 하고있는 몇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비딩(Beading)과 시팅(Sheeting)
잠시 디테일링을 막 입문했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볼까요? "세차와 디테일링에 관심이 생기고 제대로 해보려고 네이버카페 '퍼펙트샤인 (http://cafe.naver.com/perfectshine) 에 가입했다. 오~ 세차와 왁스에 이런 세상이 있었다니 그런데 이사람들... 비오는 날도 세차를 하나? 아... 자세히 보니 비오는 날 차량 사진을 찍었네..
'○○왁스, 비딩 죽이네요!!' 하는 말들이 있군, 비딩이 뭐지?
음... 아마도 왁스를 올리면 맺히는 물방울들을 이야기하나보다. 내차도 물방울이 생기는데 이것도 비딩일까?"
특히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도장면에 맺히는 물방울들이 제대로 된 비딩인지를 문의하는 글이 꽤 많이 올라옵니다. 성능 좋은 왁스로 도장면이 제대로 마무리 되었다면 비오는 날 도장면은 아래와 같은 향연이 펼쳐집니다. 클릭해서 보시죠.^^
(동영상은 최대 1080p의 해상도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도장면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퍼지는게 아니라 표면장력에 의해 동글동글하게 뭉치며 원형의 구체를 그리고 있는데요, 매우 양호한 비딩의 모습중 하나입니다. 여기에서 하나 더 주목해야할 현상이 있는데, 그렇게 송글송글 맺히다 뭉쳐진 비딩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흘러내리는 모습이 있는데요, 이러한 현상을 '시팅(Sheeting)'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비딩과 시팅을 혼용해 부르는 '발수 또는 초발수'와 같은 단어나 일본에서 표현하는 '활수'라는 단어들이 비딩과 시팅을 구분하지 않고 모호하게 '물을 팅겨낸다'라는 정도의 의미로 통용되어 왔는데요, 정리해보면>>
- 도장면에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는 모습 = 비딩(Beading)
- 물방울, 물줄기 등이 무게, 도장면의 경사도의 원인 등으로 흘러내리는 현상 = 시팅(Sheeting)
비딩은 정적인 개념, 시팅은 동적인 개념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비딩과 시팅의 사전적인 구분은 위와 같은데요, 대체로 비딩이 좋은 왁스는 시팅도 좋은 현상을 보입니다.
비딩과 시팅의 유효성
위 동영상에서 봤듯이 비딩과 시팅은 일단 보여지는 모습이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모습만 괜찮은 것일까요? 차량 도장면 관리와 메인터넌스 측면에서 비딩과 시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몇가지 것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1. 비록 불완전하지만 도장면이 왁스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2. 힘든 디테일링 작업을 취미가 아닌 메인터넌스의 목적으로 생각할 때 최장기간의 작업텀을 설정할 수 있다.
(비딩이 오래도록 버텨주는 왁스를 선택하고 비딩의 모습이 없어졌을 때 세차와 왁스를 먹여주면 작업텀을 최대한 길게 가져갈 수 있다.)
3. 양호한 비딩/시팅을 보여주는 LSP(왁스 등)는 그렇지 못한 LSP 보다 방오력이 뛰어나다.
4. 양호한 비딩/시팅을 보여주는 LSP는 그렇지 못한 LSP보다 워터스팟 등 세차로 지워지지 않는 결함을 덜 남긴다.
위와 같은 연유로 이왕이면 동글동글한 비딩이 잘 맺히고 시팅이 원활한 왁스를 선택해주는게 좋습니다.
비딩을 둘러싼 몇가지 오해들
"비딩이 워터스팟을 생성한다, 워터스팟만 본다면 그냥 왁스를 바르지 않는 편이 더 좋다?"
자동차 동호인은 물론 디테일링 매니아들도 '비딩은 보기는 좋지만 워터스팟 생성의 원인이 된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은데요, 위에서 봤듯이 양호한 비딩의 모습은 완벽한 구체를 이룹니다.
반면 비를 맞고 차량을 오래도록 방치해 발생한 워터스팟은 여기저기 찌그러진 불규칙한 모양인데요, 비딩이 워터스팟의 원인이라면 워터스팟의 모양 역시 원형에 가까운 구체를 이루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양호한 비딩은 아래 사진처럼 흉칙한 워터스팟이 생성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주죠.
"도장면 위의 물방울은 볼록렌즈 역할을 해서 도장면에 열을 집중시켜 워터스팟을 생성한다?"
개인적으로 전 이러한 주장을 처음으로 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일까 정말 궁금한데요, 의외로 '광택집'에서 손님들에게 심심치않게 하는 표현입니다. 아래는 네이버 지식검색에서 발췌한 워터스팟을 없애는 방법과 발생 원인에 대한 답변글중 하나입니다.
초등학교(저를 포함해 일부 년식이 된 분들께는 국민학교이겠지만 ㅎㅎ)에서 배운 것처럼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는 통과하는 광선을 굴절시키는데 볼록렌즈를 이용하면 굴절된 광선을 한곳의 초점에 모을 수 있고, 태양에너지를 집중시켜 열도 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볼록렌즈가 비딩이라고 생각하고 도장면의 위치를 잡아보죠. 아래 그림에서 파랑색 선이 도장면, 그리고 앞으로 투명한 하늘색면이 클리어코트로 볼 수 있습니다. 도장면 위에 맺힌 물방울이 볼록렌즈의 역할을 하더라도 광선을 굴절시켜 특정 초점에 모을 수 있는 거리 자체가 확보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백번을 양보해 물방울이 볼록렌즈 역할을 해서 열을 발생시킨다면 도장면을 태우기 전에 먼저 물방울이 증발하겠죠.
여기까지 비딩과 시팅을 다시 한번 구분해보고, 비딩을 둘러싼 몇가지 오해까지 이야기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