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니스트 최근영] 자동차를 좀 아는 사람들이 차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 마력과 토크라는 단어다. 자동차 회사들이 차를 홍보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수치일 정도로 자동차에서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는 의미 있는 수치인데, 마력과 토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를 볼 때 중요한 포인트
마력은 일을 하는 ‘양’, 토크는 일을 하는 ‘세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1마력은 75kg을 1초 동안 1m의 높이로 이동시키는 힘을 말하고, 토크 단위인 1kg.m는 실린더에 연결된 커넥팅 로드로 전달시키는 1kg의 힘을 뜻한다. 결국 마력은 힘의 양이므로 최고 시속과 관련이 있고, 토크는 힘의 세기이므로 최고 시속에 도달하는 시간, 즉 순발력과 관련이 있다.
※ 자동차가 정지 상태에서 100km 속도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제로백(100km/h 도달 시간) 수치는 순발력을 나타내는 제원이므로 토크와 관련이 깊다.
최대 출력 : 303마력/6,300rpm - 엔진이 1분에 6,300번 회전하는 동안 22.7톤을 1초 동안에 1m의 높이로 이동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최대 토크 : 36.8kg.m/4,700rpm - 엔진이 1분에 4,700번 회전하는 동안 구동축으로 36.8kg의 힘을 전달한다. |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는 명시된 수치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런 수치까지 도달하는 RPM 구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수치만 높다고 차 자체의 모든 성능이 우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현대 i40 2.0 GDI 가솔린 모델 - 178마력/6500rpm, 21.6kg.m/4,700rpm 현대 i40 1.8 VGT 디젤 모델 - 140마력/4,000rpm, 33.0kg.m/2000~2,500rpm |
현대자동차의 i40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1.8 VGT 디젤 모델의 경우 가솔린 엔진에 비해 배기량 대비 최대 토크가 좋고, 2,000~2,500rpm일 때 최대 토크가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디젤 모델은 여기에서 RPM이 더 증가하면 토크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즉, 고회전 영역(4,000~5,000rpm 이상)에 진입하면서부터는 RPM이 증가할수록 토크도 증가하는 가솔린 엔진의 순발력이 더 나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신호 대기 후 출발할 때 디젤 모델의 초반 가속이 뛰어난 이유도 바로 이런 특성 때문이다. 결국 자동차에서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를 이야기할 때는 어떤 RPM 구간에서 최대 토크와 출력 곡선이 나오는가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 최근 출시되는 디젤 승용차들은 기술개발을 통해 2,000~4,000rpm까지 플랫하게 최대 토크가 나오는 차량이 많아져서 고속에서도 힘이 있는 모델이 많다.
다양한 마력의 단위와 표기법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에 대한 해외 자료를 찾아보면 우리나라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위와 달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마력, 토크, 속도 같은 단위가 표기 방법에 따라 나라마다 다르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인데, 각각의 단위들이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환산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마력의 단위는 대표적으로 PS, HP, kW가 있다. PS는 미터법을 사용하는 프랑스, HP는 파운드/피트를 사용하는 영국에서 만들어졌으며, kW는 미터법으로 환산되는 공학 단위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터, kg을 사용하기 때문에 프랑스처럼 PS 단위를 채용하고 있다.

다음은 영국에서 판매하는 i40 1.7 디젤 모델로 표기된 마력을 환산해보면 136마력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i40 1.7 디젤 모델이 140마력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 차이는 영국에서 사용하는 HP 단위와 우리나라의 마력 단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3가지의 마력 단위 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HP = 1.013xPS 1PS = 0.736kW 1kw = 0.746 |

다양한 토크의 단위와 표기법
토크의 표기 단위로는 Nm(뉴턴미터), lb-tf(피트 파운드), kg.m(킬로그램미터) 이렇게 3가지가 주로 사용되며, 한국은 이 중에서 kg.m를 채용하고 있다. 미국의 모터트렌드 웹진에서 쉐보레 크루즈의 토크 수치를 찾아보면 ‘123 tf lb’라고 표기된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쉐보레 크루즈 1.8리터 가솔린 엔진의 토크를 ‘17kg.m’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환산 로직을 적용하여 계산해보면 된다.
1kg.m = 9.807Nm 1kg.m = 7.233lb-ft 1Nm = 0.102kg.m 1lb-ft = 0.1383kg.m |
다양한 속도의 단위와 표기법
속도의 단위는 대표적으로 mph(마일)과 km/h(킬로미터)를 사용하며, 다음과 같은 환산 로직을 가지고 있다.
1mph = 1.609344km/h 1km = 0.621mph |

속도에 대한 표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제로백 수치를 확인할 때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제로백에 대한 수치는 mph와 km/h 두 가지 표기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 가지 표기는 엄밀하게 따졌을 때 수치가 동일하지 않다. 0→60mph를 km로 환산하면 0→96.561km/h이므로, 결국 0→60mph 수치는 0→100km/h보다 잘 나올 수밖에 없는 표기이다. 그런 이유로 다음과 같이 60mph/62mph라고 동시에 표기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현재IT 기업의 소셜 마케터로 재직 중인 그는 소셜 마케팅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으며 각종 기고를 통한 자동차컬럼니스트 활동과 함께 자동차 전문 블로그 '거꾸로보는백미러'를 운영해오고 있다.
저서 : 100만 방문자와 소통하는 소셜 마케팅, 다함께 차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