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새 플래그쉽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G5가 아닐까 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V10이라는 이름의 패블릿 폰이다. 사실상 G Pro 3 대신 V10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이다. 아무튼 중요한건 이름이 아니다. LG V10에는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실험적인 기술들이 탑재 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듀얼 셀피 카메라, 32Bit DAC, 후면 카메라의 강화된 손떨림방지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언론매체 및 소비자들은 이번 V10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세컨드 스크린'에 주목하고 있다.
세컨드스크린은 스마트폰의 전면 상단에 독립적으로 위치한 또 하나의 디스플레이인데, LG의 설명으론 세컨드 스크린을 통해 화면이 꺼져있는 상태에서도 시간, 날씨, 일정, 배터리, 문자, 전화 등 곧바로 확인할 수 있고 화면이 켜져있는 상황에서도 더 나은 사용자 편의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형(異形) 디스플레이 개념은 삼성의 갤럭시 노트 엣지에서 선보인 적이 있지만, 생각보다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평이 많았고 갤럭시 S6 엣지의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 부터는 독립적인 공간이 아니게 되면서 기능적인 면에서도 그다지 특별할 게 없어진 그저 디자인적 요소가 되어버렸다.
반면, LG의 V10은 이형 디스플레이의 후발대로 나선 첫 제품이지만, 디자인 적 요소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 화면이 꺼져있을 땐 어떤 기능들이? |
LG V10의 세컨드 스크린은 메인 디스플레이와 다른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구동된다. 여기에서 여러 이점이 나타나는데, 기존에 화면을 가리던 알림들이 세컨드 스크린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하던 작업에 방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여기까지 들으면 아주 유용한 기술이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 실사용에선 얼마나 실용적인 역할을 할지 필자가 사용해봤다.
▲왼쪽으로 밀면 기능 단축키들이 등장한다
일단 화면이 꺼져있는 상태에서는 24시간 시계/날짜/배터리 상태를 표시하고 근접센서를 이용해 손에 들고 있을 때만 세컨드스크린이 켜져있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 문제와 터치 오작동 문제를 예방했다. 또한,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세컨드 스크린을 통해 바로 와이파이를 켜고 끄거나 플래시라이트를 켜고 끄는 등의 조작이 가능하다. 배터리 소모 절감 효과도 있지만 보다 빠른 접근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자 수신 시(좌), 전화 수신 시(우)
문자나 전화가 오면 세컨드스크린에 표시되지 않고 전체화면이 켜지게 된다. 플립커버를 사용할 경우 다를 수도 있지만(케이스는 준비가 안됐다), 일단 화면이 꺼져있는 상태에서 세컨드 스크린의 기능은 시간표시 및 간편 설정 기능만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화면이 켜져있을 땐, 무궁무진한 활용성 돋보여 |
일반적인 사용 때에는 세컨드스크린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일단 제일 많이 쓸 기능은 즐겨찾기 기능이라고 생각된다. 설정을 통해 총 5가지의 어플을 등록할 수 있는데, 홈화면에서 어플을 드래그해도 바로 등록이 되고, 반대로 세컨드 스크린에서 어플을 끌어당기면 홈화면에 배치할 수 있다.
보통 어플을 새로 실행하려면 홈화면으로 나가서 어플서랍을 통해 실행해야 했지만, 세컨드 스크린을 이용하면 한번의 터치로 원하는 어플을 실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실행해 둔 어플 사이를 바로 바로 전환 할 수 있는 일종의 '작업 표시줄' 기능도 있다.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직전에 사용하던 앱으로 돌아가려면 '최근 어플 스위치'를 눌러 어플을 고르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세컨드 스크린을 이용하면 한번의 터치로 어플 사이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필자는 이 부분이 세컨드 스크린을 이용하는데 있어 가장 활용적인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또다른 기능으로는 음악 위젯이 있다. 자신이 평소에 음악 위젯을 홈화면이나 알림바에 띄워서 쓰는 경우가 잦다면, 세컨드 스크린으로 더 편한 조작을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던 작업을 가리거나 벗어날 필요 없이 미디어 컨트롤이 가능하다.
이번에는 게임을 전체화면으로 즐기다 전화가 오는 상황을 가정했다. 보통 화면 전체가 다이얼러 화면으로 전환되거나, 화면의 상단 부분을 전화 수신 팝업이 가리게 되는데, LG V10은 전혀 화면을 가리는 것 없이 세컨드 스크린을 통해 수신 정보가 표시된다. 게임 도중 화면이 가려져서 지장을 입을 일이 없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서명을 기입하는 기능이 있는데, 솔직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기능이지만 자신만의 좌우명을 기입해 두고 쓰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세컨드 스크린은 노크온에 이은 LG만의 새 아이덴티티 |
LG의 세컨드 스크린. 우려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편리하고 괜찮은 기능이 개발되었다. 특히 필자는 갤럭시노트 엣지에서 실패했던 '작업표시줄' 기능이 세컨드 스크린에 탑재 된 것이 만족스러웠다.
LG는 세컨드 스크린이라는 개념을 떠올렸을 때 부터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혀줄 새로운 방안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개발해 낸 것이 느껴진다. 실제로 처음 도입 된 기능임에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기능들은 대부분 구현되어 있었다.
이전에, LG가 스마트폰에 최초로 탑재했던 '노크 온' 기능과 같이 별 것 아닌거 같은 소소한 기능이 사용자 편의성 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처럼, 이번에 시도한 '세컨드 스크린' 또한 사용자의 편의성에서 어느정도 반향을 일으킬만한 기능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LG가 계속해서 시도하는 사용자 편의성을 위한 도전은 LG 폰에만 존재하는, 적응해버리면 헤어나올 수 없는 이런 LG만의 차별화 요소들이 계속해서 쌓인다면, LG 스마트폰 사용자가 타사 폰으로 넘어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LG만의 '가두리'가 점점 더 튼튼해지고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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