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뢰벨 은물 제품 전체 모습
은물, 혹은 가베란?
가베란 세계 최초의 유치원을 만든 독일의 교육가 프리드리히 프뢰벨이 고안한 유아 교육용 교구로 최초에는 가베(Gabe)로 시작되었습니다. 가베라는 말은 선물, 재능이라는 의미로 성장기의 어린아이들이 사물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사물의 기본 구성요소인 점, 선, 면의 기하학적 요소들을 보고, 만지고, 느끼며 가지고 노는 동안 수 개념을 형성하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가베가 일본으로 건너가 선교사들에 의해 번역된 것이 은물이라는 말이죠. 한국 프뢰벨에서는 이 은물이라는 이름으로 가베를 유통하고 있습니다. 가베는 프뢰벨의 교육 이론에 따라 10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1은물 외형과 구성
그 첫 번째 단계인 1은물은 6개의 공을 갖고 시작하게 됩니다. 구체인 공은 가장 단순하면서고 완전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것 자체가 하나의 연결된 전체로서 만물의 초상이고 모든 것의 닮은꼴이라고 볼 수 있겠죠? 어린이의 손가락이나 손, 팔의 근육 발달에 도움을 주며 처음에는 공만 자유롭게 다루는 수준에서 나중에는 다른 사물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수준까지 발달하게 됩니다.
▲ 1은물의 주요 구성품인 공
가베를 이용한 놀이교육은 상황에 따라서 각 은물별로 여러 단계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크게 4단계 수업으로 구성해보겠습니다.
먼저 수업을 소개하기 전에 유의사항을 먼저 알려 드리겠습니다. 모든 은물 수업에는 동일하게 간략한 준비물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수업에 해당하는 은물 제품, 스케치북, 색연필, 색종이, 투명테이프, 가위, 풀, 연필 정도는 항상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 외 수업에 따라 기타 준비물들을 적절히 약간씩 추가하면 됩니다.
또한, 아이들의 개인차를 고려하여 융통성 있는 상호작용과 활동의 조절은 반드시 필요함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을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이끌고 나가기보다는 대화와 소통을 하면서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방향으로 수업을 이끌 수 있는 교사가 유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생각지 못한 활동을 하자고 보채도 교육적인 방향으로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럼 각 단계별 수업을 알아볼까요?
1은물을 구성하는 네가지 단계입니다. 편의상 '차시'로 칭하겠습니다.
1) 1차시: 공과 친해지기(숨바꼭질, 상징놀이, 역할놀이)
2) 2차시: 공을 이용한 놀이(굴리기, 사물 맞추기)
3) 3차시: 물감을 이용한 공의 색깔 표현하기.
4) 4차시: 공을 이용한 물건 만들어보기
(1) 1은물 - 1차시 : 1은물 1차시의 목표는 아이들과 친숙해지는 것입니다.
1-1 은물 소개하기
처음에 은물을 꺼낼 때부터 아이들이 흥미롭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색깔 맞추기, 스무고개, 손으로 만져보기 등과 같은 간단한 게임형태로 시작하고 똑똑 문을 두드리며 은물 뚜껑을 엽니다.
▲ 은물 교재와 첫 만남. 사진을 찍으니 좀 쑥쓰러워 하네요!
▲ 1은물 공의 개수를 세는 아이
어떤 은물이든 열 때에는 똑똑 문을 두드리고 준비된 상태에서 은물을 조심스럽게 열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열고 난 후에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보이는지 탐색과 관찰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1-2 상징 놀이
▲ 주변의 가구를 이용해 열매따기 놀이를 합니다.
어느 정도 친밀도가 생기면 상징놀이로 이어갑니다. 그중에 하나로 열매따기 놀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색깔공마다 떠오르는 열매를 이야기하고 아이가 농부가 되어,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역할 놀이를 함께 진행합니다. 씨를 뿌리는 방법은 줄 달린 공을 유리창이나 가구 등에 테이프로 살짝 붙였다가 열매를 거둘 때 아이가 붙여진 공을 가지고 바구니에 담으면 됩니다.
중간중간에 열매에 대하여 상호작용하고 관련된 식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노래를 불러주면서 음악적 분위기를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열매를 다 거두면 다음 단계로 확장 활동으로 유도합니다.
1-3 시장 놀이
거둔 열매로 어떻게 시장놀이를 할 것인지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눕니다.
▲ 열매를 어떻게 시장에 내놓을 건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 서툴지만 과일과 가격을 꼼꼼히 적는 모습입니다.
이를테면 간판은 어떻게 할 것인지, 홍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 행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가격은 어떻게 할 것인지 아이와 함께 나름대로 방법을 이야기하고 스케치북에 표현하게 합니다. 필요한 돈이나 쿠폰이나 지갑들도 함께 만듭니다.
준비되면 파는 사람(판매자)과 사는 사람(구매자) 역할을 번갈아 가며 합니다.
▲ 시장 놀이을 통해 상호작용을 배우게 됩니다.
놀이가 끝나고 나면 재미있었던 것과 느낌을 이야기하도록 하고 수업을 마무리합니다. 가능하다면 은물을 제자리에 정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사후 활동을 원하면 아이가 놀고 정리하도록 지도합니다.
(2) 1은물 - 2차시 : 2차시의 목표는 색감놀이를 통하여 색의 인지와 다양함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 다양한 색깔을 접함으로 색의 인지능력을 배양합니다.
2-1 주스 만들기 놀이
준비물: 물감, 물통, 물, 주스통으로 사용할 통 6개
▲ 알록달록한 물감을 보니 아이가 무척 재미있어 합니다.
1차시에 했던 시장놀이에서 공을 상징화했던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물감으로 주스를 만들자고 제안해봅니다. 즉, 주스가게 놀이가 되는 것입니다. 3원색(빨강, 파랑, 노랑)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주스를 아이에게 물어봅니다. 3원색 이외의 색상은 어떻게 만들지 아이와 함께 대화로 풀어봅니다. 교사는 색상을 섞어서 새로운 색상을 만드는 것을 유도하며 다른 주스를 만들어 봅니다. 1차시의 시장놀이와 동일한 방법으로 주스가게 놀이를 진행합니다.
2-2 붓으로 색칠하기 놀이
물감을 본 아이들은 색을 칠하고 싶어합니다. 교사가 스케치북에 여섯 개의 공을 그려주고 원하는 색을 만들어서 칠하게 도와줍니다. 은물공과 똑같은 색을 만들어 칠해보는 것이 좋으므로 그렇게 유도합니다.
▲ 색칠놀이는 아이들 흥미에 따라 놀이시간을 달리 해주세요!
▲ 색상에 대한 인지능력을 키웁니다.
아이가 즐겁게 마음껏 물감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에 따라 물감놀이를 짧게 하기를 원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1차시에 했던 놀이 중에 즐거워했던 놀이를 재차 다시 하면 됩니다.
(3) 1은물 - 3차시 : 목표는 공을 이용한 구르기 활동을 통해 조절력을 향상시키고 사회성을 기를 수 있습니다.
준비물: 준은물1 이나 다 먹은 요쿠르트병 10개
3-1 기둥 만들기
은물 외에도 주변에 재활용품에 대한 사용을 경험하기 위해 요구르트 병으로 기둥을 5개를 만들며 수에 관한 상호작용을 합니다. 요구르트 병 준비가 어려우면 준은물1(구슬꿰기)을 이용해서 기둥 5-6개를 만들어 봅니다 . 이때 사용되는 기둥의 모양에 대해 상호작용을 합니다.
▲ 색칠놀이는 그저 그랬는데 기둥 쌓기 놀이는 꽤 흥미로워 하더군요!
3-2 볼링 놀이
▲ 역시 남아는 남아인가 봅니다.
기둥을 벽 쪽에 세우고 공을 굴려 맞추어 쓰러진 수만큼 점수판에 적는 놀이로 볼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던지는 횟수를 어떻게 할 것이며 점수 판은 어떻게 할 것인지, 기록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 조절력과 수에 대한 개념을 동시에 익힐 수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할 때는 교사가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주며 중간중간에 점수를 점검하며 수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게임 후에는 잘한 점을 칭찬해주고 게임 규칙 중에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하여 다음 시간에 연장할 수도 있습니다.
(4) 1은물 - 4차시 : 목표는 공을 이용하여 조형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준비물: 종이컵 4-5개
4-1 가족에 관한 이야기 나누기
교사는 아이들에게 내가 어떻게 출생했고 가족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즐겁게 이야기하도록 합니다. 엄마의 가족관계와 아빠의 가족관계를 대화를 통해서 아이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고, 외가와 친가와의 차이점도 나눌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 역시 가족관계도는 어른이 봐도 살짝 복잡하네요.
4-2 인형 만들기
▲ 종이컵과 은물공을 이용해 가족인형을 만듭니다.
가족 중에 인형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을 결정하게 하고 인형을 만들어갑니다. 준비된 종이컵을 거꾸로 뒤집어서 위에 공을 얹으면 인형모양이 됩니다.
▲ 엄마, 아빠와 함께 소풍을 간다는 가정입니다. 무척 즐거워합니다.
눈, 코, 입, 머리, 팔다리를 색종이로 구성하고 설정된 상황에 맞는 특징들을 아이와 함께 만들어 갑니다. 설정된 상황은 엄마 아빠와 함께 소풍 가기나 생일파티를 하는 등 아이가 좋아하는 상황을 연출하면 됩니다.
지금까지 1은물에서 진행되는 여러가지 놀이를 설명해드렸습니다. 단순히 놀이에 그치지 않고 교육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준비물도 많고 다소 복잡해 보이죠? 하지만, 차근차근 내 아이를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는 과정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의 입장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합니다. 인지능력은 물론 가족간의 상호작용을 습득함으로 인성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1은물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2은물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글 윤혜정 / 사진 강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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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윤혜정님은 덕성여대 유아교육학 석사출신으로 유치원 1급 정교사로 9년동안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은물 개인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