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어 실질적인 사용기에 들어갈 참이다. 스팀 링크는 자신의 데스크탑 PC에서 구동중인 게임을 거실의 TV로 옮겨와 즐길 수 있게 하는 장치다.

단순히 화면만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스팀 링크 기기 자체에서 각종 게임 컨트롤러를 지원하며, 스팀의 '빅픽쳐모드'를 통해 마치 스팀OS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이제 스팀링크의 설치부터 활용기까지 천천히 알아보자.

스팀링크의 설치는 아주 간단하다. 본체를 TV 옆에 놔두고 스팀링크와 TV를 HDMI 케이블로 연결한다.

그리고 스팀링크와 PC를 랜선을 통해 연결해야 하는데, 그 중간에 공유기가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 즉, 유선이든 무선이든 공유기를 통해 서로를 연결할 수 있다.

데스크탑 PC가 공유기에 연결되있고, 스팀링크에 랜선을 꽂아 공유기와 연결하면 유선모드고, 스팀링크와 공유기가 무선으로 연결된다면 무선 모드가 된다.

처음 스팀링크를 연결하여 전원을 공급하면, 자동으로 켜지면서 언어 설정을 하게 된다. 한국에 정식 출시는 하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한국어를 100% 지원한다.

다음은 스팀링크의 네트워크 설정이다. 스팀링크를 Wi-Fi를 이용해 공유기와 무선 연결한다면, 가급적 5GHz 주파수를 지원하는 AP에 연결하는 것을 권장한다.

유선 연결의 경우 스팀링크와 공유기 그리고 PC까지 서로 유선랜으로 연결되어있어야 한다. 유선랜은 무선랜 대비 스트리밍 지연시간과 품질에서 우위를 취할 수 있다.

여기까지 하면, 스팀링크에서 할 설정은 모두 마치게 된다. 다음은 데스크탑(혹은 노트북)에서 설정을 해야한다. 우선 당연하지만, 자신의 PC에 스팀 클라이언트를 설치해 놔야한다.

스팀 링크가 공유기에 연결된 상태에서 스팀 클라이언트에 로그인하면 자동으로 연결을 시도한다. 스팀 링크 화면에 PIN 번호가 뜨고 이 번호를 스팀 클라이언트에 입력하면 서로간의 연결이 이뤄진다.

여기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스팀 링크가 스팀 클라이언트만을 스트리밍하냐는 것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자신이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EA오리진 등에 게임을 소유한 경우 스팀링크를 사용하지 못하는건가 걱정을 할 수도 있다.

필자가 직접 확인해본 모습은 그냥 데스크탑 화면을 통째로 스트리밍 한다는 것이다. 스팀링크가 마우스 및 키보드 연결도 지원하기 때문에 완전히 컴퓨터를 쓰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스트리밍 중에는 스팀 클라이언트가 최소한 백그라운드 상태로 실행되고 있어야 하며, 그 외에는 전혀 제한이 없다.

▲ 4K 샘플 영상을 구동해 본 영상

실제로, 게임이 아니라 영화를 감상하거나 웹서핑, 유튜브에서 영상을 감상하는 등 일반적인 작업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스팀 링크가 오직 게임만을 위한 기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미러링 기능으로써도 매우 활용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팀링크를 이용하면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크롬 캐스트'처럼 미러링으로써 스팀링크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스팀 링크가 가진 차별성, 아이덴티티는 게임 컨트롤러 지원에 있다.

스팀 링크는 '게임 스트리밍'을 위한 기기인 만큼, 다양한 게임 컨트롤러를 지원한다. 자사의 스팀 컨트롤러는 물론, PC 게이머들에게 진리라 일궈지는 Xbox 360 및 One 패드 컨트롤러를 지원한다.

스팀링크는 블루투스 모듈도 탑재되어 있어, 블루투스 키보드나 마우스를 동글없이 바로 연결할 수 있다.

게임 스트리밍 테스트는 케이벤치 사무실 안에서 진행되었다. 공유기는 iptime A3004 Dual 제품을 사용했고 호스트PC는 MSI의 게이밍 노트북 GT72S-6QE 제품을 사용했다.

스팀링크 베타 펌웨어에 엑스박스 원 무선 컨트롤러를 사용, 위쳐 3를 플레이 해봤다. 유선 상태에서의 게임 스트리밍은 아주 쾌적했다.

컨트롤러 입력 지연은 항상 1ms아래로 유지됐고, 디스플레이 인풋렉은 20~40ms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무선 연결시에도 응답속도(=입력지연속도, 인풋렉 등)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무선 상태에 따라 화면 디테일이 뭉게지거나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게임화면을 항상 최고의 품질로 스트리밍하고 싶다면 유선 연결이 답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원 무선 어댑터를 윈도우 10에서만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었다. 밸브는 이 때문에 스팀링크가 Xbox One 무선 컨트롤러를 지원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최근, 수많은 네티즌들의 반발로 인해 MS에서 Xbox One 무선 어댑터를 윈도우 10 뿐만 아니라 윈도우 7/8.1에서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번복하게 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스팀 링크에서도 지원하게 될 지는 미지수이다.

한편, 밸브는 이 것과는 별개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던 걸로 보인다. '베타'버전의 펌웨어에서 엑스박스 원 무선 컨트롤러를 지원할 해결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스팀링크의 베타 펌웨어를 설치하면, 'USB 포트 공유'라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리눅스를 위한 솔루션인데, 스팀링크의 USB 포트를 호스트PC와 공유하는 기능이다.

즉, 스팀링크가 무선 USB 허브가 되버리는 것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엑스박스원 무선 어댑터를 스팀링크에 연결하면 호스트PC에서 인식하게 된다.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호스트PC에 VirtualHere 유틸리티를 설치해야 한다. 위의 주소로 가면 쉽게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실행하게 되면 위와 같이 스팀링크의 USB 포트 1개를 호스트PC와 동기화할 수 있다.

엑스박스원 컨트롤러를 오른쪽 클릭하여 Auto-Use Device를 체크하면, 항상 자동으로 엑스박스 원 무선 어댑터와 연결시켜준다.

이렇게 되면 전 단락의 게이밍 테스트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엑스박스 원 무선 컨트롤러를 스팀링크와 연결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것 때문에 스팀링크 구매를 보류중이었다면, 걱정을 떨쳐버려도 좋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네이티브 지원이 아니기 때문에 호스트 PC에 연결하기 전까지는 엑스박스 원 무선 컨트롤러가 스팀링크에서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팀 링크에 마우스나 키보드를 연결해야 할 부분이다.

스팀 링크는 분명 가격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게임 스트리밍에 있어 최적의 기기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화면만 스트리밍하는 크롬캐스트가 5만원이다. 그에 비해 게임 컨트롤러까지 지원하는 게임 특화 스트리밍 기기인 '스팀 링크'는 약 6만원($49.99) 선에 판매될 예정이다.

비슷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쉴드 TV는 199달러로 가격이 무려 네배다. 거기다 엑스박스 360/원 컨트롤러는 제대로 지원하지도 않는다.

거실로 PC 게임을 옮겨오는데 돈을 아끼면서도 최대한의 만족감을 위해서라면, 스팀 링크가 유일한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