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SLR에 처음 입문한 사용자들은 막 찍어도 예술 같은 사진을 기대한다. 사진에 대한 모든 스킬을 습득했어도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는 찍을 수 없는 사진이 DSLR에는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판형의 차이가 그러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은 맞지만 더 큰 센서만으로 DSLR을 정의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DSLR은 단지 밥상에 불과할 뿐이지 멋진 사진에 해당되는 밥과 반찬에 해당되는 렌즈에 따라 결정되고 그런 이유로 많은 DSLR 사용자들이 더 좋은 렌즈를 소유하고 싶어한다.
오늘은 DSLR 사용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표준 줌 렌즈 중에서도 니콘 DSLR 사용자들이 그토록 기다려온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에 대해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 뽀대나는 디자인,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 |
렌즈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은 해상력이다. 하지만 아무리 해상력이 높은 궁극의 렌즈라 할지라도 말도 안 되는 이상한 디자인을 채택했다면 솔직히 구매하기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경통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줌 렌즈들은 구조적인 특성 때문에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뚜렸한 경우가 많은데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는 디자인에서 딱히 문제될 부분은 없어 보였다.
82mm 필터를 사용하는 대구경 대물렌즈부터 최종 접안렌즈 부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 사다리꼴 모양의 바디 라인도 표준 줌 렌즈 디자인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다. 원통형 직선으로 이어지다가 마운트 부분에서 크기가 급격하게 작아지는 일면 만두 모습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대부분의 DSLR 유저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다.
경통의 돌출 방식은 아쉽게도 이너 줌 형태는 아니다. 50mm에선 경통이 튀어나오지 않지만 광각으로 조절하면 조절할 수록 경통이 튀어 나오게 되는데 그 차이는 약 2.1com 정도다. 그렇게 많이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고 후드를 장착하면 가려지기 때문에 튀어나오는 경통이 눈에 거슬릴 일은 없을 것이다.
후드는 사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꽃잎모양으로 제작됐고 내부 경통이 아닌 외부에 고정되기 때문에 화각을 조절해도 동일한 방향이 유지된다. 보급형 렌즈들이나 구형 렌즈 중에서는 후드가 내부 경통에 결합되는 경우도 많다.
■ F2.8 개방에서 해상력 확인 |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는 2007년 출시된 NIKKOR 24-70mm f/2.8G ED 렌즈의 후속 제품이다.
2410만 화소는 기본이고 36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소 바디들이 플래그쉽 라인업으로 자리 잡을 만큼 고화소 바디가 늘어 남에 따라 3000만 이상의 화소에 맞는 해상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리뉴얼 된 렌즈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단순한 리뉴얼은 아니고 NIKKOR 렌즈 최초로 ED 비구면 렌즈를 채택할 만큼 해상력 향상에 포커스 된 제품이다.
니콘이 공개한 MTF 성능 곡선도만 보더라도 24mm 광각에서도 극 주변부 해상도와 컨트라스트가 향상 됐고 70mm 주변부 해상도 또한 기존 모델 보다 향상된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MTF 성능 곡선도에 나타난 S10과 M10은 세로 그래프에서 1에 가까울 수록 컨트라스트와 투과도가 높은 것을 뜻하며 S30과 M30이 1에 가까울 수록 해상력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가로 그래프는 렌즈 중심에서 주변부까지의 거리를 말하는 것이다.
메이커가 제시한 MTF 성능 곡선도를 확인하기 위해 ISO12233 확장 해상도 차트로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의 해상력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기존 렌즈와 직접적인 비교는 아니고 바디에 따라 측정되는 해상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참고용으로만 봐주기 바란다.
ISO12233 확장 해상도 차트에서 확인된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의 해상력은 렌즈 중심부를 기준으로 24mm에선 약 3000lw/ph 36mm에선 약 3400 lw/ph, 70mm에선 3000 lw/ph로 나타났는데 24mm에서는 초점 거리 문제로 좀 더 떨어져 측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를 감안하면 24mm에사도 3200 lw/ph 정도는 소화가 가능할 정도라 생각된다.
이 수치가 절대적인 값은 아니지만 타 매체에서 측정된 서드파티 업체의 비슷한 컨셉 렌즈와 비슷했다.
화각에 따른 해상력은 35mm 근처가 가장 높은 해상력을 나타냈고 70mm 망원의 해상력이 가장 낮아 보였다.
이러한 특성은 니콘이 제시한 MTF 곡선도에도 그대로 나타나 있다.
해상력이 가장 낮게 측정된 70mm 망원에서의 1:1 크롭 선예도는 위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필자가 사용한 바디인 D750이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지만 로우패스 필터를 포함한 센서 구조라서 개방에서의 선예도가 실제 보다 좀 부족한 경향이 있다.
■ 보케와 플레어 그리고 수차, 어느 정도인가? |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에는 9배로 구성된 원형 조리개가 사용됐다. 덕분에 조리개를 조여서 야경을 촬영하면 아름다운(?) 빛 갈라짐을 표현할 수 있으며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하면 동그란 원형 보케를 담아낼 수 있다.
역광 촬영에서 가장 큰 적인 플레어도 잘 억제되어 있었다. 전 모델에도 적용했던 나노 크리스탈 코팅이 대물렌즈에 적용되면서 필터 없는 역광 촬영에서도 눈에 띄는 플레어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위 사진은 플레어 부분만 찾아내서 보여주기 위해 원본 사진을 크롭한 것인데
원본 사진 그대로에선 신경 쓰일 만큼 눈에 띄진 않는다.
색수차도 잘 억제됐다. 원본을 100% 확대해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색수차가 전혀 없는 이상적인 렌즈였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렌즈는 본적이 없고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정도면 꽤 괜찮은 수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 4스탑 보정 가능한 VR, On/Off 차이는? |
망원을 제외한 표준과 광각 줌 렌즈 계열에선 F2.8 고정 조리개와 VR 기능의 조합은 이상에 가까웠다.
두 조합을 실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제품 성격이나 가격 그리고 전략적인 이유로 두 가지가 모두 조합된 표준 줌 렌즈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탐론이 이 조합을 가장 먼저 실현하면서 DSLR 사용자의 갈증을 일부 해소해 줬지만 서드 파티의 한계까지 극복한 것은 아니라서 니콘이 이 조합을 실현해 내길 바래 왔는데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이 바로 그 렌즈다.
AF-S NIKKOR 24-70mm f/2.8E ED VR에는 4스탑까지 흔들림을 보정할 수 있는 VR 기능이 탑재됐다. 촬영자의 손 떨림 외에 움직이는 피사체에도 최적의 보정이 가능하도록 액티브 모드가 추가 됐는데 1/8초의 저속 셔터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진을 담아낼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의 흔들림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메이커가 주장한 대로 최대 망원(70mm)에서 1/8초로 흔들림 없는 사진과 영상을 담아 낼 수 있는가를 확인했다.
위 사진과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AF-S NIKKOR 24-70mm f/2.8E ED VR의 VR은 완벽에 가까울 만큼 흔들림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으며 촬영하는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림을 느끼지 못할 만큼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 F2.8 표준 줌 렌즈의 이상향 |
24-70mm 화각에 F2.8 고정 조리개가 가능한 줌 렌즈는 DSLR 사용자라면 누구나 갖고 싶은 렌즈다. F1.4 이상 단렌즈 수준의 심도를 표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제를 충분히 부각시킬 수 있을 만큼의 심도에 다양한 화각 까지 가능하니 이를 마다할 사람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4스탑 보정이 가능한 VR 기능을 24-70mm F2.8 고정 조리개 렌즈에 적용 했으니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를 탐내지 않을 자 없을 것이다.
개방에서 칼 같은 선예도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지만 그렇다고 AF-S NIKKOR 24-70mm f/2.8E ED VR 렌즈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라 생각한다.
진짜 가격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면 꼭 써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렌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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