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디젤엔진이 상당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시대라서 본인이나 혹은 주변의 지인들중에 디젤엔진이 장착된 차량을 타시는 분들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디젤엔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연비와 힘을 빼놓을 수 없겠죠?
자, 그렇다면 디젤엔진은 그냥 경유로 작동하는 엔진이라고만 알고 있지 말고 어떤 기술이 적용된 엔진이며 구조와 원리가 어떻게 되는게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젤엔진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엔진으로 차량에 탑재되기 시작한것은 국내에서는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국내에서 자동차에 디젤엔진이 탑재된 것은 사실 트럭과 같은 상용차나 버스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였고 보편적인 자가용 승용차에서는 가솔린 엔진이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에 차량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신 분들도 보통 디젤엔진보다는 가솔린 엔진이 더 친숙하고 익숙한 것이 보통입니다.
국내 기준으로 본다면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자가용 승용차량의 디젤엔진이지만 짧은 기간동안 디젤엔진은 기술적으로 엄청난 발전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처음 국내에서 자가용 승용차량에 디젤이 탑재된 것이 과거 로얄 디젤과 콩코드 디젤이 있었습니다.
로얄 디젤은 1980년에 첫출시를 했는데 플런저 방식의 재래식 2리터급 4기통 디젤엔진에 터보챠저도 없이 최고출력은 65마력, 최대토크는 12.6kg.m 였습니다.
당시에 나왔던 가솔린 승용차들이 1.5리터급에서 80~90마력, 2리터급에서 약 120마력 정도를 발휘했던 걸 생각해보면 정말 터무니없이 출력이 약했죠.
로얄 디젤에 이어 1988년에는 기아자동차에서 콩코드에 디젤엔진을 탑재해서 출시를 했었습니다. 로얄 디젤보다 8년이나 늦게 출시된 차량이지만 여전히 재래식 플런저 방식의 디젤엔진이였고 배기량 2리터의 4기통 디젤엔진에 최고출력은 72마력, 최대토크는 13.8kg.m로 로얄 디젤보다는 성능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가솔린 엔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성능으로 외면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당시의 디젤엔진은 지금의 커먼레일 직분사 시스템이 적용된 디젤엔진이 아니라 플런저를 이용해서 연료를 공급하는 방식의 재래식 디젤엔진이였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엄청났죠. 결국 성능도 떨어지고 진동과 소음이 심한 디젤 승용차가 인기를 끈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였습니다.
하지만 커먼레일 기술과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챠저 기술이 도입되면서 디젤엔진은 성능과 연비는 물론이고 정숙성면에서도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고 고유가 시대에 걸맞는 뛰어난 연비로 자가용 승용차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고 인기를 끄는데까지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자, 그렇다면 디젤엔진이 가솔린 엔진과 다른 부분들을 하나씩 짚어보면서 디젤엔진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자동차에 사용되는 디젤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마찬가지로 4행정 내연기관입니다. 연료는 가솔린 엔진이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경유를 사용하지만 내연기관의 기본적으로 작동 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4행정 내연기관의 각각의 행정은
1. 흡기행정
2. 압축행정
3. 폭발행정(팽창행정)
4. 배기행정
으로 이루어 집니다.
여기에서 디젤엔진이 가솔린 엔진과 다른점은 압축과 폭발의 과정에서 가솔린 엔진이 점화플러그를 이용해서 불꽃점화를 하는 것과 달리 디젤엔진은 압축착화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가 되겠습니다.
물론, 압축착화로 인해 각각의 행정에서도 디젤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세부적으로는 차이점이 존재하게 되는데 압축착화 연소를 위해 각각의 행정에 필요한 최적화된 기계적 구조와 제어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럼 여기서 커먼레일 디젤엔진의 행정을 하나하나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흡입행정 : 실린더 내부로 공기를 흡입하는 행정입니다.
디젤엔진은 압축착화를 통해 연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흡입행정에서 공기를 유입시킬때 특별한 밸브 디자인이나 흡기포트의 형상을 통해 강한 와류가 일어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부 엔진에서는 별도의 밸브를 이용해서 흡입행정의 후반부에 강한 와류를 일으키도록 밸브를 닫는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기도 하고, 혹은 2개의 흡기포트에서 공기가 유입되는 경로를 서로 비대칭으로 설계해서 2개의 흡기포트의 유속을 다르게 해서 와류를 일으키는 구조가 적용되어 있기도 합니다.
또, 디젤엔진의 경우 공기의 공급을 하는데 있어서 가솔린 엔진에 있는 쓰로틀 밸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처럼 토크조정을 쓰로틀 밸브의 개도량으로 하지 않고 연료분사량으로 조정하게 됩니다. 디젤엔진에는 쓰로틀 밸브가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에 비해서 펌프로스가 적은 것이 장점입니다.
2. 압축 및 폭발행정 : 실린더에 유입된 공기를 압축하기 위해 피스톤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자기착화가 일어나서 연소가 일어나는 행정입니다.
흡입행정 말기에 강한 와류가 형성된 공기는 피스톤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압축이 되면서 디젤엔진의 피스톤에 상부에 위치한 캐비티에 모이게 됩니다.
보통 가솔린 엔진은 헤드에 원뿔형으로 연소실이 위치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디젤엔진은 헤드가 평평하게 되어 있고, 대신 피스톤 상단에 캐피티라고 하는 연소실을 설계합니다. 다시말하면 가솔린 엔진의 경우는 흡배기 밸브가 사선으로 위치해 있지만 디젤엔진은 흡배기 밸브가 수직으로 설계되어 있죠.
디젤엔진의 압축행정이 시작되면서 피스톤이 상승하고 이로인해 공기가 압축되면서 캐비티로 공기가 모이게 되는데 이때 고압 인젝터에서 연료를 분사하면서 공기와 잘 혼합이 되도록 무화를 유발해서 확산시키게 됩니다.
이때 피스톤이 점점 더 상승해서 TDC로 가게 되는데 이로인해서 점점 압축이 증가하게 되고 분사된 고압의 연료는 압축된 고온의 공기와 만나 가열되면서 증발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연소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때 부분적으로 자기착화가 일어나면서 diffusion flame이 일어나게 되고 동시에 온도와 압력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아직 착화되지 않은 혼합기를 빠르게 연소시키게 됩니다.
4행정기관이기 때문에 흡입 압축 폭발 배기 로 나누어야 하지만 디젤엔진의 경우 압축과 착화가 연결이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쉽게 압축행정과 폭발행정을 하나로 설명해 드렸습니다.
3. 팽창 배기행정 : 착화된 상태에서 연소시의 팽창력에 의해 피스톤이 하강하고 이어서 다시 피스톤이 상승할때 연소된 가스를 배기하는 행정입니다.
디젤의 경우 압축착화 방식이다 보니 일단 착화가 시작되게 되면 이미 고온고압의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연소속도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때 실린더내의 압력이 엄청나게 높아지기 때문에 디젤엔진에서는 가솔린 엔진보다 더 높은 강도와 강성을 가진 부품을 요구하게 됩니다.
물론 이로인해서 엔진의 중량이 무거워지고 관성손실이 생기기 때문에 최근에는 압축비를 낮추어서 엔진의 중량을 줄이고 관성 모멘텀을 개선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여러가지 기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구요.
디젤엔진의 팽창 배기행정에서는 인젝터가 부분적으로 연료분사를 지속하게 되는데 이때 부분적으로 공연비가 무척 농후해지면서 미연소 가스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데 이때 매연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분사된 연료가 보다 더 잘 무화되면서 공기와 혼합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서 소개한 흡입압축 행정에서 실린더내의 스월이 더 잘 일어나도록 하는 설계가 필요하고 더 높은 분사압력의 초고압 인젝터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얼마전까지는 커먼레일 디젤엔진에 사용된 인젝터는 1600~1800바 정도가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2000바 이상의 인젝터가 보편화 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연소과정에서의 연료분사로 인한 coacervate 현상으로 디젤엔진의 연소실 내부에서 부분적으로 공연비의 차이가 발생하고 온도의 차이가 발생하면서 매연과 NOx의 발생을 처리하는 것이 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처리할 수 있는 에미션 컨트롤 시스템이 요구됩니다. 이 부분도 뒤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실린더내에서의 연소과정에서 디젤엔진은 공기속에 연료를 분사함과 동시에 가솔린 엔진이 불꽃 점화와 달리 연소실 내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연소가 일어나기 때문에 연소실내의 공연비는 실제보다 희박한 상태가 가능하게 됩니다.
이때문에 디젤엔진이 가솔린 엔진보다 높은 압축비로 설계가 되고 따라서 팽창비도 높아지게 됩니다. 이렇듯 디젤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펌프로스가 적고, 희박연소가 가능하며, 팽창비가 커짐으로서 인해 열효율이 증대되어 연비가 좋아지게 되는것이죠.
요즘 시대에 디젤엔진이 터보챠저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쉽게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디젤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달리 쓰로틀이 아닌 터보챠저를 통해 흡입 공기량을 조절하도록 설계가 되어지고 이를 통해 실용구간에서 더욱 높은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디젤엔진은 팽창비가 높기 때문에 냉각손실이 그만큼 커지게 되어 최근의 디젤엔진들은 이런 손실을 고려해서 약 14:1 정도의 압축비를 최적으로 보고 설계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기술적으로 압축비를 더 낮출 수 있다면 열효율과 에미션 컨트롤을 더 좋게 할 수 있지만 디젤엔진의 압축비가 14:1 이하로 낮아질 경우 저온시동성, 특히 겨울철 같이 추운 계절의 시동성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현재의 기술로는 14:1이 최적인 것이죠.
물론, 예열 플러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연료히팅의 기술도 있지만 이런것까지 모두 적용된 상태에서 낮춘 최적의 압축비가 바로 현재의 14:1 입니다.
디젤엔진의 압축비가 낮아지면서 동시에 팽창비가 낮아지게 되었고 이로인해서 디젤엔진의 구성 부품의 경량화가 가능해지면서 기계마찰저항까지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재래식 디젤엔진의 압축비는 심지어 30:1 정도의 압축비로 설계가 되었고 최근의 커먼레일 디젤엔진에서도 16:1~18:1 정도의 압축비가 주류이고 14:1의 압축비를 가진 디젤엔진은 아직까지는 크게 보편화 된 상황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경유라는 연료가 가지는 물성때문에 저온시동성이 나쁘다는 문제도 있어서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현재의 최신 커먼레일 디젤엔진의 압축비만 봐도 과거 재래식 디젤엔진에서는 꿈도 못꿀 수준까지 도달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디젤엔진이 자가용 승용차에 널리 보급되고 인기를 끌게 된 것이죠. ^^
디젤엔진의 구조와 연소과정에 대한 기초내용은 일단 여기서 마무리 하구요. 읽다 보시면 좀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더 자세히 쓰려고 하면 공학적이고 어려운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기본적인 이해라는 측면에서 기초는 여기까지 다루어보았습니다. 좀더 세부적인 내용들은 이어서 2부에서 디젤엔진의 연소과정의 구조적 분석을 통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