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가정에서 PC는 보통 한두 대, 많아야 서너대 정도지만, PC방이나 관공서, 학교, 회사 같이 한 십여대에서 수백여대 까지 있는 곳에서는 PC로 인한 전기요금이 만만찮다.
저전력화되고 있는 CPU와 그래픽 카드, PC 저전력화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아무리 누진세가 없다해도 수십, 수백대의 PC를 사용한다면 이들이 사용하는 전기요금도 무시할 것이 못되는데, PC의 소비전력 개선을 위해서는 대표적인 고전력 부품인 CPU와 그래픽 카드의 설정 조정을 우선 떠올리게 된다.
그래픽 카드는 드라이버만 설치하면 자동으로 상황에 따라 성능과 소비전력을 조절해주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고, CPU 역시 자체적인 절전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다, 보통은 메인보드의 기본 설정에서 이들 기능을 활용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과연 PC의 절전은 CPU와 그래픽 카드로 끝일까? 다른 부분에서 소비전력을 더 줄일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을 MSI에서 들고 나왔다.
■ 이제는 메인보드도 절전시대, MSI ECO 메인보드 시리즈 |
이렇게 조금이라도 전기요금을 아끼려는 사용자들을 위해 MSI에서는 ECO 시리즈 메인보드를 출시하고 있다. 인텔 8시리즈 칩셋부터 출시된 MSI의 ECO 메인보드는 인텔 스카이레이크의 100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까지 이어져 왔는데, MSI에서는 ECO 메인보드의 소비전력 절감을 위해 사용되지 않는 컴포넌트에 공급되는 전력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도록 PCB를 설계했다고 밝히고 있다.
일반 메인보드와 다른 PCB 설계 때문인지, 현재 국내 출시된 스카이레이크 기반 ECO 메인보드인 B150M ECO와 H110 ECO는 MSI의 같은 칩셋 메인보드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PC를 새로 맞추면 보통 1년, 길면 보증기간인 3년 이상도 쓰는 것이 메인보드인데, 보통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 쓰이는 가정용 PC와 달리 PC방과 같이 하루 종일 돌아가는 PC, 하루 여덟시간에서 길게는 12시간 이상씩 돌아가는 회사나 관공서의 PC라면 이정도 비용은 절감된 전기요금으로 만회하고,
이후에는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케이벤치에서 테스트해봤다.
■ MSI H110M ECO 메인보드의 절전 효과는 어느정도? |
적게 쓰고 더 많이 일한다는 ECO 메인보드, 진짜 그런가?
케이벤치에서는 MSI ECO 메인보드의 절전 효과 확인을 위해 스카이레이크를 지원하는 H110M ECO 메인보드와 H110M PRO-VD 메인보드를 이용한 시스템에서 과연 어느정도의 소비전력 차이가 발생하는지 직접 확인해 보았다.
참고로 MSI의 ECO 메인보드는 ECO 기능을 사용자가 활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기본 절전 기능인 ECO 모드, 팬 소음 절감이 더해진 라운지(Lounge) 모드, 중단없이 사용되는 서버(Server) 환경을 위한 서버 모드의 세 가지 프리셋을 지원한다.
테스트는 부팅 중 바이오스에 진입한 상황에서의 소비전력과 부팅 후 아이들 상황에서의 소비전력, 프라임 95와 CineBench R15 버전을 이용해 CPU의 부하를 높였을 때의 총 네 가지 경우를 측정했는데, PC방이나 게임 개발자등과 같이 고사양 PC가 필요한 경우를 상정해 코어 i7 6700K를 이용했을 때와 고사양이 필요치않은 회사의 업무용이나 학교의 실습용 PC등의 경우를 상정해 코어 i3 6100을 이용한 경우를 각각 체크해봤다.
일반 메인보드와 ECO 메인보드의 ECO 모드 OFF 소비전력 차이를 확인해보면, 바이오스 진입 상황이나 아이들 상태에서는 오차 수준으로 보이지만, 프라임 95와 시네벤치 테스트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코어 i7 6700K를 썼을 때는 소비전력 차이가 최대 20W까지, 코어 i3 6100을 썼을 때는 최대 5W까지 ECO 메인보드가 적게 소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제품을 보면 알겠지만 이 둘의 하드웨어 스펙이나 레이아웃 차이는 크지 않은데, 이렇게 큰 소비전력 차이가 나는 것은 MSI가 밝힌 PCB 설계 차이가 적용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ECO 모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면 그 차이는 어떻게 될까?
H110M ECO 메인보드에서 ECO 기능을 껐을 때와 ECO/ Lounge 모드로 설정했을 때를 비교해보면, 바이오스 진입 상황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아이들 상태에서는 ECO 모드 설정시 3W ~ 4W 가량 소비전력이 감소했다. CPU 부하를 주었을 때 코어 i3 6100 시스템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코어 i7 6700K 시스템에서는 최대 15W까지 소비전력이 감소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추가로, 서버 모드에서는 소비전력 감소폭이 다른 모드들보다 대폭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ECO 기능이 어떤 역할을 하기에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실제로 해당 옵션들을 확인해 보았다.
■ ECO 기능의 동작 원리는? 성능이 낮아지지는 않나? |
위 스크린 샷은 H110M ECO 메인보드에서 ECO 기능을 껐을 때와 각 모드를 선택했을 때의 CPU 기능들의 변화를 확인한 것이다. ECO 기능의 각 모드를 이용할 때는 CPU의 소비전력과 관련된 일부 기능을 사용자가 바꿀 수 없도록 자동 조정되며, 특히 서버 모드에서는 하이퍼쓰레딩의 비활성화 및 듀얼 코어로 강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안정성이 중요한 서버 환경을 감안해 다수의 코어와 하이퍼쓰레딩 사용이 미칠 수 있는 '만약'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세대 CPU의 기본 코어 구조인 듀얼 코어를 강제하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결국 코어 i3급 이상의 멀티코어 CPU를 ECO - Server 프리셋으로 사용한다면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
그리고 위에서 잠깐 놓치고 간 부분이 있는데, 바로 성능.
아무리 MSI ECO 메인보드가 일반 메인보드와 비교해 소비전력 감소 효과가 있다지만, 차라리 처음부터 성능 낮고 소비전력 낮은 CPU를 사고말지, 성능을 희생하면서까지 소비전력을 아끼고 싶은 사용자는 별로 없을텐데, ECO 기능을 쓰면 성능이 낮아지지 않을까?
다행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위 결과는 CineBench R15 멀티 쓰레드와 3DMark Fire Strike 테스트 결과다. 보면 알겠지만 ECO 모드를 활용한다 해도 CPU 성능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평소에 CPU 절전 기능을 이용한다고 해서 성능 저하를 체감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참고로, 위 3DMark fire Strike 테스트 결과는 CineBench R15와 한 차트안에 넣기 위해 비율을 조정한 것으로, 전체 스코어에 x10을 한 값이 최종 테스트 스코어임을 알아두기 바란다.
■ 대규모 PC 사용차에 적합한 MSI ECO 메인보드, 개인 사용자에게도 재격 |
사실, 테스트에 들어가기 전만해도 기자는 '메인보드에서 소비전력 줄여봐야 얼마나 줄겠어?'라며 MSI ECO 메인보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메인보드도 설계하기에 따라 상당한 소비전력을 아낄 수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하며 이런 생각은 바뀌었다.
물론, 기사 초반에 언급한 것 처럼 최대 20W의 소비전력 차이는 개인에게 한 달 전기요금 몇 천원에 불과하기에 특별한 의미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망할 누진세!), 사용 환경에 따라서는 반 년 정도만 써도 일반 메인보드와의 가격 차이를 전기요금 아낀 것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수십대에서 수백여대의 PC가 사용되는 PC방이나 관공서, 학교등에서는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 100대의 PC가 사용되는 PC방의 전기요금을 분석해보면, 소비전력 20W 차이는 곧 최대 한 달 전기요금 14만 5천원(100원/kWh 기준), 일년에 최대 174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위 자료는 특정 가정하에 작성된 자료로,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일반 메인보드를 썼을 때 매달 100만원의 전기 요금과 ECO 메인보드의 가격 차이를 1만원으로 가정한다면, 일곱 달만 쓰면 일반 메인보드와의 가격 차이를 만회하고 그 이후부터 오히려 전기요금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실제 전기요금 절감양은 운영 환경이나 전력 요금 종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어차피 메인보드는 그래픽 카드만큼 자주 바꾸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증 기간인 3년은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득으로 돌아올 수 있는 부분임은 분명하다.
MSI ECO 메인보드는 ECO 모드에 따라 FAN 및 LED의 동작도 조절한다
단지, ECO 메인보드의 소비전력 절감 기능은 메인보드의 PCB 설계와 메인보드에 연결된 쿨링팬 및 LED 조절 및 CPU의 소비전력 조절 기능을 함께 활용하는 복합 기능이므로, 보드에 연결된 쿨링팬이 없거나 코어 i3급의 소비전력이 원래 낮은 CPU를 사용한다면 소비전력 절감 효과는 기대보다 낮을 수 있으며, 실제로 이번 기사에서도 동일 시스템임에도 코어 i7 6700K 시스템의 소비절감 효과가 코어 i3 6100 시스템의 경우보다 높게 파악되었다.
즉, MSI의 ECO 메인보드가 모든 경우에 획기적으로 전기요금을 줄여주지는 못한다. 모든 기술은 관점에 따라 효용이 달라지고 일장 일단이 있기 마련이므로, MSI ECO 메인보드의 이러한 제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좀 더 가격이 싼 다른 제품을 찾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다.
하지만 전기요금에 민감해 CPU와 그래픽 카드외에 어떻게든 PC의 추가적인 절전 방법을 찾아해메던 사용자들에게 추가적인 PC의 절전을 꾀하던 사용자들에게 MSI가 선보인 ECO 메인보드는 한번쯤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임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Copyrightⓒ 넥스젠리서치(주) 케이벤치 미디어국. www.kben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