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면에 발생하는 결함은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도장면 위에 달라붙는 오염물(Contamination)과 도장면이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패이고 깎여나간 RDS(Random Deep Scratches)인데요, 발생하는 원인이 다르듯, 두 종류의 결함을 제거하는 방법 역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오늘은 도장면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결함의 유형과 각각의 결함에 대응하여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오염물(Contamination)과 워터에칭, 그리고 RDS
차량을 운행하는 과정에서 차량의 도장면에는 매우 다양한 오염물이 달라 붙습니다. 일반적인 먼지와 같은 오염물은 세차 과정에서 쉽게 씻겨나가지만 트래픽 필름, 브레이크 분진, 타르 등의 오염물은 도장면과의 접착력이 매우 강해 쉽게 씻겨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그러한 오염물들이 도장면에 오래 남아 있게 되면 차량의 도장면을 침식해 들어가며 2차 데미지를 남기기도 합니다.
[그림 1] 다양한 종류의 오염물(Contamination)
도장면 위의 오염물들은 차량의 색상이 탁해보이게 하거나, 도장면을 만졌을 때 꺼끌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타르나 브레이크 분진 같은 경우 육안으로도 지저분함이 관찰되는 등 차량의 미관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해외 디테일링 포럼에서 유래된 단어인 RDS(Random Deep Scratches)는 스월마크부터 스크래치까지 도장면에 발생하는 다양한 결함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클리어코트는 여러 다양한 외부자극에 의해 깎여나가게 되는데요, RDS가 심한 상태에선 세차를 통해 오염물을 제거하더라도 도장면 자체에서 난반사가 발생되므로 도장면이 흐릿하게 보이고 차량의 광택감이 매우 저하되어 보입니다.
[그림 2] 워터에칭과 RDS
위와 같은 도장면 결함에 대해 각각의 현상별로 알맞은 방법을 사용해야합니다. 흔히 워터스팟(물얼룩)의 상태에서는 퀵디테일러를 뿌리고 버핑타월로 닦아내는 정도만으로 얼룩을 지워낼 수 있지만, 워터스팟이 오래되어 도장면을 침식한 워터에칭으로 발전한 경우에는 컴파운드와 폴리싱패드를 이용해 도장면을 연마해야만 자국을 지워낼 수 있습니다.
또한 도장면 위 오염물의 경우에도 클레잉을 하는 경우 시간은 더디 걸리더라도 타르, 철분 등의 오염물을 모두 제거할 수 있는 반면, 타르제거제나 철분제거제는 타르와 브레이크 분진과 같은 특정 오염물만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죠.
그러면 도장면의 결함과 각각의 제거방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화학 반응 케미컬을 통해 제거 가능한 오염물 : 브레이크분진, 타르, 철가루 날림
브레이크 분진이나 타르, 철가루 날림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오염물을 제거하는 전용 케미컬을 이용해 제거할 수 있습니다. 도장면을 쓸어봤을 때 매끄럽지 못하고 오돌토돌한 느낌이 난다면 철가루나 페인트 날림을 의심해봐야하는데요. 철가루 날림이 심할 경우 도장면에 퍼져 있는 미세한 붉은 점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타르의 경우에는 오염물의 발견이 보다 용이한데요, 좁쌀만한 까만 점의 형태로 차량에 붙어 있으며 갖 포장한 도로를 지나거나 하는 경우 매우 넓은 부위에 튀어 있기도 합니다.
타르는 차량의 하부에 주로 분포되어 있고, 당연한 말이지만 밝은 색상 차량의 경우 타르에 의한 오염이 보다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브레이크 분진이나 철가루 날림은 철분제거제로, 타르는 타르제거제로 제거하면 되고, 브랜드에 따라 기능적인 차이도 크지 않은 분야이니 가격 비교를 통해 저렴한 것으로 구매하면 되는데요, 다른 디테일링 케미컬과 달리 철분제거제나 타르제거제는 매우 흥건하게 뿌려주는게 좋습니다.
철가루 날림의 경우 대체로 본넷, 트렁크와 같은 평평한 면, 그리고 브레이크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휠과 그 주변에 분포합니다. 따라서 철분제거제를 뿌릴 때는 해당 부위를 중심으로 뿌려주면 되는데요.
케미컬을 아끼지 말고 아주 흥건하게 뿌려주는게 좋습니다. 철분제거제를 뿌리면 철분이 분해되며 도장면에 박혀 있던 철분이 올라오게 됩니다. 철분제거제를 흥건하지 않고 미량 뿌리게 되면 도장면 속에 박혀 있던 철분은 채 분해되지 않고 남게 되는데요, 그러한 경우 까끌까끌한 도장면의 느낌이 완벽하게 없어지지 않고 불완전한 철분제거가 되게 됩니다.
도장면에 씌워진 얇은 유막, Traffic Film
트래픽 필름(Traffic Film)은 차량 운행 과정에서 도장면에 쌓인 유막과 같은 오염물을 말합니다. 차량의 운행 과정에서 쌓이는 모래먼지가 아닌 다른 차량 또는 도로 위에서 튀어올라 차량에 흡착된 다양한 오염물들로 광의의 의미로는 위에서 이야기한 타르나 브레이크 분진, 철분 등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해외 디테일링 포럼이나 유명 케미컬 제조 브랜드에서 정의한 Traffic Film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다른 차량으로 인한 오염물
- 불완전 연소된 연료
- 다양한 연료 및 오일 첨가제
- (디젤을 연소시킬 때 발생되는) 바나듐
- 철이나 황산, 그을음, 브레이크 분진
* 도로에서 튀어오르는 오염물
- 타르, 구리스, 시멘트 분진 등
트래픽 필름은 일반적인 세차방법으로는 잘 제거되지 않고, 특히 겨울철에 보다 많은 양의 트래픽 필름이 쌓이는데요 그러한 이유는
첫번째로 위 오염물들이 대체로 수용성 물질들이 아닌 관계로 비나 고압수에 씻겨 나가지 않고 두번째로 트래픽 필름은 대체로 철이나 바나듐 등 금속성 입자로 되어 있으며 ' '의 전극을 띄는 관계로 '-' 전극인 차량의 도장면과 자석처럼 달라 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에 대한 자세한 지식은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만, 차량에 달라붙은 철가루를 때어보면 어지간해서는 다시 달라붙는 것을 보면 ' ' 또는 '-'의 극성까지는 몰라도 차량과 금속성 오염물이 잘 달라붙는 성질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차량에 쌓이 위와 같은 오염물들은 햇빛에 의해 마치 오븐에 들어간 것처럼 도장면 위에서 구워지게 되며,
이렇게 물에도 잘 녹지 않고, 자석처럼 도장면과 달라 붙는 트래픽 필름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 트래픽 필름에 대한 정의는 다음 링크를 참고하세요.(원문 여러가지중 비교적 설명이 잘 되어 있는 곳을 링크합니다.)
http://www.autoday.co.uk/story/2012/02/15/what-is-traffic-film-remover-amp-why-do-you-need-it-/5/
이러한 트래픽 필름은 심한 경우 카샴푸 세차 이후에도 군데 군데 얼룩을 남기는데요. 특히 요즘처럼 도로나 타 차량으로부터 오염물이 심하게 달라붙고 세차를 자주 하기 힘든 겨울철에 더욱 심합니다. 그러한 경우에는 트래픽 필름을 제거해주는 절차가 필요한데요, 매니아들이 흔히 하는 프리워시 또는 스노우폼 세차를 통해 트래픽 필름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다만 흔히 버킷용 샴푸나 단순히 거품이 많이 나는 폼샴푸를 사용하곤 하는데요, 풍성한 거품에 주안점을 맞추기 보다는 충분한 세정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해주는게 좋습니다.
무시무시한 침투력을 가진 새똥과 시멘트물
다른 오염물들의 경우 제거하는데 어느 정도 텀을 둬도 괜찮지만, 만일 차량에 새똥이나 시멘트물이 떨어졌다면 발견 즉시 바로 제거해줘야합니다. 새똥은 pH 3~4 수준의 강산성이고 시멘트물은 pH 12 수준의 강알칼리성이기 때문에 며칠만 방치해도 클리어코트를 침식합니다.
새똥이야 퀵디테일러를 분무한 후 닦아내면 그만입니다만, 시멘트물의 경우 도장면에 딱딱하게 달라붙으면 어지간해서는 지워지지 않는데요, 여기에는 익히 잘 알려진 방법인 해당 부위에 키친타월 등을 올려놓고 식초를 흥건하게 분무하고 약 5분에서 10분정도 불려주면 시멘트물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멘트 낙수를 꽤 오랜 기간 방치해 시멘트물의 표면 경화가 완료되면 식초로는 잘 제거되지 않는데요. 이때 '묽은 염산'을 이용하면 오래되어 굳은 시멘트물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묽은 염산'을 이용해야할 정도로 오랜 시간을 방치한 경우라면 시멘트물에 의한 도장면 침식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일 수밖에 없으므로, 시멘트물을 제거하더라도 시멘트 자국에 따라 워터에칭이 남게 되므로 컴파운딩을 통해 이를 제거하는 후속 공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기타 클레잉으로 제거 가능한 페인트 날림 등의 오염물
재도색을 시공받으면 간혹 이상 없는 부위까지 페인트가 날려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는 클레잉을 통해 날린 페인트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페인트 날림 뿐만 아니라 상기에서 예를 들지 않은 다양한 오염물들을 클레잉을 통해 제거할 수 있고, 위에서 예로 든 철분이나 타르와 같은 오염물 역시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지만 클레잉을 통해 제거할 수 있기도 합니다.
도장면 연마를 통해 제거 가능한 워터에칭과 RDS
설명의 편의를 위해 오염물과 RDS(Random Deep Scratches)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이야기했는데요. 실제로는 여러 다양한 오염물들과 RDS가 섞여 도장면 위에 혼재합니다.
그러한 것을 위에서 먼저 설명한 여러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오염물을 제거하고 나면 그제서야 비로서 도장면이 제대로 드러나 있을 것입니다.
여러 다양한 깊이를 가진 스월/스크래치들로 가득한 도장면은 광원의 주위로 난반사를 만들며 동그란 거미줄 모양으로 나타나는데요.
광원에 결함들이 비춰지며 그렇게 보일 뿐 실제로는 매우 불규칙하게 결함들이 퍼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결함들은 난반사를 일으키고 도장면에 반사되는 사물의 경계면을 흐릿하게 함으로써 차량의 리플렉션을 떨어뜨리는 주범인데요.
제대로 된 관리방법을 적용해주지 않더라도 처음 신차 상태에선 밝은 광원에 비춰보지 않는 이상 별다른 티가 나지 않습니다만, RDS 들이 누적되면 굳이 광원에 비춰보지 않더라도 차량을 가득 매우고 있는 스월들을 바로 볼 수 있는데요. 신차의 블링블링한 도장면이 그렇게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 출고후 2년간 셀프세차장 세차솔로 관리해온 액센트의 도장면
위와 같은 결함들을 영구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컴파운드를 이용해 도장면을 연마하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지금까지 몇차례 이야기된 결함제거 방법, 페인트 클렌징 등 핸드폴리싱 방법 뿐만 아니라 머신을 이용한 결함제거 방법이 모두 이 범주에 해당한데요.
디테일링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고 장비와 케미컬을 갖추려면 상당한 초기 비용이 수반되기도 하므로, 그간 잘못된 관리로 인해 차량 도장면 전체에 스월과 스크래치가 심한 상태라면 디테일링샵에서 광택서비스를 먼저 한번 받고 제대로 된 관리를 시작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