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에 현대기아차들을 중심으로 혹평을 받고 있는 스티어링 시스템에 대해서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언젠가부터 현대기아차에는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대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이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초기에 적용했던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바로 C-EPS 방식의 C-MDPS였습니다.
사실 현대기아자동차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차량들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에서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고 그중에서도 원가가 저렴하고 설치가 쉬운 C-EPS 시스템이 소형차를 중심으로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고급차가 아닌 이상 R-EPS 시스템은 원가가 비싸서 성능이나 조작감이 떨어지는 C-EPS 가 대부분 장착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C-MDPS 덕분에 많은 분들이 C-EPS 시스템에 대해서 굉장히 안좋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다른 브랜드의 차량에 적용된 C-EPS는 현대기아차에 적용된 초기형 C-MDPS만큼 성능이나 조작감이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역시 문제는 C-EPS 의 태생적 문제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해당 시스템에 적용된 부품의 질이나 셋업의 문제로 인해서 현대기아차의 C-MDPS가 많은 불만을 터뜨리게 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분명 C-EPS는 R-EPS보다는 성능면에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로 C-EPS 가 적용된 차량들중에서 큰 불만없이 무난하게 사용되고 있는 차량들이 많은 반면에 유독 현대기아차의 C-MDPS가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떠나서 해당 제품의 품질과 성능이 조악하다고 봐야 할겁니다.
다만, 최근에 나온 현대기아차의 C-MDPS 탑재차량을 타보면 확실히 초기의 그것보다 많이 개선되서 이제는 큰 문제없이 탈만 하더군요. 현대기아자동차에서는 C-MDPS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부시와 조인트의 강성을 높이고 제어모듈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합니다.
최근에 티볼리에도 C-EPS 가 적용되었는데 티볼리도 현대기아차의 초기형 C-MDPS에 못지 않게 이질감과 위화감이 심하더군요.
자, 그런데 많은 분들이 C-EPS와 R-EPS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고, 어떤 차이때문에 C-EPS 가 R-EPS보다 성능이 떨어지는지 잘 모르시는것 같아서 지금부터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장치에 대해서 간단히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은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이 주류이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기본 시스템은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이였습니다.
우선, 자동차의 스티어링 시스템은 랙앤 피니언 방식의 스티어링 장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스티어링은 고정된 축에서 회전하는 스티어링 휠을 이용해서 앞바퀴의 조향각도를 좌우로 조정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다시말하면 랙앤 피니언 기구는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꾸어 주는 기계장치인것이죠.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이든, 혹은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이든 상관없이 승용차량의 스티어링 시스템의 기계적으로 랙앤 피니언 방식의 기구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습니다.
랙앤 피니언 외에도 웜기어 방식도 있지만 승용차보다는 대형 트럭이나 버스에 쓰이고 승용차에서는 웜기어 방식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간혹 카센터에서 기사분들이 스티어링 기어를 오무기어라고 현장식 용어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틀린 용어입니다.
오무기어는 웜기어를 뜻하는 출처불명의 단어이고, 설사 정확한 용어인 웜기어라고 명칭하더라도 승용차에 쓰이는 것은 랙앤피니언 방식이기 때문에 당연히 웜기어라고 표현하면 틀린말이 됩니다. 따라서 승용차의 경우 오무기어라는 말은 맞지 않는 말이고 정확한 명칭은 랙앤피니언 스티어링 기어라고 해야 합니다.
다만, 일부 승용차에는 웜기어안에 베어링을 삽입해서 만든 리서큘레이팅 볼 타잎 스티어링을 적용한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가 있습니다.
랙앤피니언 방식의 스티어링 기어의 구조를 보면 스티어링 휠 다음에 컬럼이 있고 컬럼과 인터미디에이트 샤프트를 연결하는 카르단 조인트가 있습니다. (위 사진상의 랙앤피니언 스티어링 시스템은 컬럼에 모터가 달린 C-EPS 방식입니다만 어차피 랙앤 피니언의 시스템 구조는 어떤 방식의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사용했든 동일합니다.)
카르단 조인트는 십자형 조인트로 굴정된 상태로 돌리게 되면 90도마다 회전속도가 변동되는 조인트 입니다. 따라서 이 카르단 조인트를 90도 위상을 두고 요크 2개로 구성해서 연결시킴으로서 회전속도의 변동을 감쇄시키도록 합니다.
그러나, 마찰이 심하고 원할한 회전을 얻기가 어려워서 2세트의 조인트 위상을 조정해가면서 가장 적절한 위상을 찾아서 셋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르단 조인트는 스티어링 휠에서 부터 피니언까지의 축이 직선이 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어서 컬럼에서 카르단 조인트로 연결된 인터미디에이트 샤프트는 다시 피니언 기어와 연결되기 위해 또 한번 카르단 조인트로 연결되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인터미디에이트 샤프트의 양쪽 끝단은 각각 컬럼쪽과 피니언 쪽으로 카르단 조인트에 의해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죠.
그냥 스티어링이 피니언까지 직선으로 연결되어 카르단 조인트 없이 되어 있다면 스티어링의 회전을 원할하게 하기위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실제로는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두개의 카르단 조인트의 위상을 어떻게 셋팅하는가가 원할한 스티어링 회전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예를 든 사진은 C-EPS 방식을 모델링한 사진인데 C-EPS의 경우 모터가 컬럼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R-EPS의 경우는 랙앤 피니언기구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재래식으로 널리 사용되는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의 경우 유압 어시스트를 랙에서 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랙에서 어시스트를 하는 R-EPS 시스템이 C-EPS보다 자연스러운 작동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랙 앤 피니언 기구는 스티어링을 돌리는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꾸어서 앞바퀴를 좌우로 돌리는 조향을 하게 되는데 이때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이나 R-EPS의 경우 랙앤피니언 기구쪽의 랙에서 어시스트를 하게 됩니다. (위의 사진은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적용된 랙앤 피니언 시스템입니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피니언 기어가 회전하면서 랙을 움직여 가로방향의 좌우 직선운동으로 전환되게 됩니다. 이때 R-EPS의 경우 랙앤피니언 기구쪽에 토크센서를 설치해서 스티어링 토크를 검출한 뒤 어시스트에 필요한 모터의 토크를 결정하고 파워를 발생시켜 랙에서 어시스트를 하게 되는 것이죠.
랙인 피니언 기구에 의해 회전운동에서 가로방향의 직선운동으로 바뀐 뒤 타이로드에 의해 너클을 밀고 달기면서 앞바퀴의 조향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앞바퀴의 조향축의 지지기반은 랙앤 피니언의 작은 톱니바퀴 하나에 불과하다는 건데...
달리는 차량에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서 선회를 한다거나 할때 바퀴에 의해 전달되는 반력을 지지하는 것은 오직 랙앤피니언 기구안에 접촉된 톱니이빨 하나에 불과하다는 거죠. 그만큼 랙앤피니언 기구의 톱니는 매우 정밀한 가공과 높은 강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적인 차량의 경우 랙인피니언 기구의 공정상 원가의 문제도 따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강성이나 정밀도에 있어서는 한계가 따르게 됩니다.
강성이 뛰어나고 품질이 좋은 랙앤피니언 기구를 장착한 차량의 경우는 노후된 상태에서 하체 부시류와 링키지류만 갈아줘도 스티어링 질감이 상당히 회복되지만, 랙인피니언 기구의 정밀도나 강성이 떨어지는 경우 차량이 노후된 상태에서 하체를 아무리 정비하고 신품으로 싹 교체를 해도 스티어링 질감이 좋지 못하게 됩니다.
랙앤피니언 기구의 톱니의 클리어런스가 악화되었기 때문이죠. 이렇때는 스티어링 기어박스를 교체를 하면 신차수준의 스티어링 질감으로 복원이 가능하지만 비용문제로 대부분의 경우 그냥 참고 타는 경우가 많죠.ㅎㅎ
참고로 스티어링 기어의 랙 케이스를 차체에 마운팅하는 부분에는 진동을 감쇄하기 위한 고무부시 같은 것들이 사용되는데 이 부분을 강화하거나 혹은 노후된 부시를 갈아주는 것으로도 스티어링 휠의 조향 반응성은 보다 더 민첩하게 됩니다. 물론 너무 강하게 하면 노면 피드백이 스티어링 휠로 지나치게 전달되서 승차감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랙에서 어시스트를 하는 R-EPS와 달리 C-EPS 방식에서는 컬럼쪽에 모터가 있기 때문에 기존 차량의 레이아웃에서 큰 개조없이 쉽게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스티어링 휠 바로 뒷쪽에 모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손으로 모터의 질감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모터가 가동하는 토크, 관성력, 마찰등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상당히 이질감이 크게 되는거죠. 게다가 랙에서 어시스트를 하는 경우에는 랙앤 피니언 기구의 톱니에 전달되는 토크가 어시스트 토크에 의해 반력이 줄어들게 되지만, C-EPS 방식에서는 컬럼쪽에 모터가 있기 때문에 랙앤피니언 기구의 톱니는 물론이고 샤프트와 카르단 조인트도 큰 반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기존의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의 부품을 개조해서 그대로 C-EPS 를 적용할 경우 랙앤피니언의 톱니쪽에 문제가 생기거나 샤프트 혹은 조인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가적인 문제 때문에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 도입 초기에는 그냥 기존 스티어링 시스템의 부품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모터를 컬럼에 적용한 C-EPS타잎으로 변경한 경우가 있었다보니 문제점들도 많이 일어났었습니다.
적어도 C-EPS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랙앤피니언 기구 및 샤프트와 조인트의 강성을 더욱 높이고 정밀하게 반력을 계산해서 어시스트 해주는 컨트롤러의 프로세싱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초기 현대기아자동차의 C-MDPS가 많은 문제점들을 나타낸 것이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더구나 초기의 C-EPS에 적용된 감속기구는 비가역 기어를 이용해서 감속을 하는 형태여서 조종성이 나쁘고 위화감이 크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신형 C-EPS 는 분명 이런 부분들에 대한 문제점들을 개선하면서 발전해 왔고 그 결과로 C-EPS가 장착된 차량을 운전할때 초기형태의 C-EPS와 달리 위화감이 적고 조종성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C-MDPS도 마찬가지로 이런 문제들을 겪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개선과 새로운 고안으로 상당한 향상을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구조적으로 C-MDPS로는 R-MDPS정도의 성능을 낼 수 는 없습니다.
R-EPS 의 경우는 유압식 스티어링 어시스트와 마찬가지로 랙에 어시스트를 하는 형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처럼 타이어의 반력이나 조향에 의해 발생되는 기구의 마찰이나 부하등 모든 충격량이 어시스트되고 있는 토크를 뺀 나머지만 전달되기 때문에 훨씬 더 안락하고 부드러우면서 조작성이 뛰어나면서 내구성도 좋아지게 됩니다.
다시말하면 C-EPS에서는 랙앤피니언 기구에 가해지는 하중이 마치 파워 스티어링이 아닌 차량의 스티어링휠을 돌리때 느껴지는 반력만큼 기구에 부하를 주게 되지만, R-EPS에서는 실제 어시스트가 되고 있는 상태의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가벼운 느낌정도의 부하만을 기구가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C-EPS도 아니고 R-EPS도 아닌 P-EPS 시스템도 있는데, 이경우에도 랙에 어시스트 하지 않고 피니언에서 어시스트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랙에 가해지는 하중은 상당히 커지게 됩니다. 다만, P-EPS는 피니언에서 어시스트를 하기 때문에 샤프트나 조인트에 가해지는 하중은 작아지게 됩니다.
참고로 제가 타고 있는 골프의 경우를 보면 R-EPS 가 적용되어 있는데 여기에 특이한 장치가 하나 더 추가되어 있습니다.
바로 보조 피니언 어시스트가 추가되어 있는데요. 이 피니언 기어의 어시스트는 조향용 피니언 기구가 아닌 개별 피니언 기구에 의해 어시스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폭스바겐 그룹의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보면 피니언이 두개가 설치가 되어 있어서 이것을 더블 피니언 EPS라고 부릅니다.
즉, 기본적으로는 R-EPS이면서 개별적인 어시스트용 피니언 기구를 추가한 형태의 전동 시스템으로 적용초기에는 조향용 피니언에 가해지는 힘과 어시스트용 피니언의 토크가 서로 간섭하는 문제가 있었으나 현재는 개선이 되어 스티어링휠의 중립상태나 돌리는 와중에 멈추고, 돌리는 와중에 되돌리는 일련의 작동중에 발생하는 간섭을 해소하는 러버 커플링을 조향측 피니언과 어스시트측 피니언 사이에 설치함으로서 현재로서는 현존하는 최고의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작은 소형차나 경차에서는 실제로 파워 스티어링이 아니여도 스티어링을 돌리는데 큰 문제가 없을 만큼 반력이 약하기 때문에 C-EPS를 쓰건 R-EPS를 쓰건 스티어링 기구에 가해지는 하중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굳이 비싼 R-EPS를 쓸 이유가 없겠지만 고성능 차량, 혹은 차체 중량이 무겁고, 타이어가 큰 차량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적어도 중형차급 이상의 차급에서는 R-EPS를 사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정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터를 사용하는 전동식 스티어링 어시스트의 정점이 현재로서는 폭스바겐 그룹의 더블 피니언 랙 EPS 방식이라면 좀 다른 메커니즘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바로 밸트 드라이브 EPS 가 그것인데요. 지난해 출시했던 임팔라 3.6에 적용된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바로 이 밸트 드라이브 EPS 입니다.
밸트 드라이브 EPS에 대해서는 여기서는 자세히 다루진 않고 간단하게 개요만 설명하자면 일단 기본적으로 파워 어시스트는 랙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R-EPS나 유압식 스티어링과 같습니다.
그런데 이 어시스트가 모터의 출력을 톱니로 직접 가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모터축에 연결된 밸트가 랙에 설치된 풀리에 연결되어 어시스트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밸트가 연결된 랙의 풀리 안쪽은 볼 베어링에 의해 감속이 되면서 모터의 토크를 랙에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때 밸트는 굴절요소가 되어주기 때문에 어시스트 토크가 발생할때나 전환될때의 특성을 좋게하는데 일조를 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