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기기가 아닌 다른 장치를 통해 유선 또는 무선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스트리밍(Streaming) 서비스가 있다. 엔비디아는 실드 포터블(SHIELD Portable)에서 PC 내 설치된 게임(스팀 기반)을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즐기도록 해 주목 받기도 했다. PC가 아니더라도 일부 모바일 기기에서는 클라우드나 다른 네트워크 환경에서 게임이나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소니도 마찬가지였다. 자사 스마트 기기 라인업인 엑스페리아에서 플레이스테이션4(PS4) 리모트 플레이(Remote Play)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PS4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게이머들에게 환영 받은 바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누군가에게 의미 없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큰 화면에서 게임을 즐기는 콘솔 게임기 특유의 매력을 포기하느냐라는 것. 반면, 정해진 장소에서 즐겨야 하는 콘솔 게임기의 아쉬움을 스트리밍으로 해소할 수 있다며 환영하는 입장도 있다. 게임을 즐기는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는 시대가 온 셈이다.
소니는 최근 PS4 리모트 컨트롤의 대응 영역을 넓혔다. PS 비타나 엑스페리아 같은 모바일 기기가 아닌 PC에서도 PS4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실시한 것. PC에서 PS4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아직은 아쉽게도 PS4 화면을 PC로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PS4 리모트 컨트롤을 직접 실행해 봤다.
■ PS4를 PC에서 즐길 수 있다고?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는 지난 4월 6일, PS4 시스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버전 3.50으로 코드명 무사시(Muusashi)로 알려진 이번 업데이트에는 여러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바로 PC로도 PS4를 즐길 수 있는 ‘리모트 플레이(Remote Play)’다. 윈도우 운영체제 또는 맥(MAC) OS X 운영체제가 설치된 PC에서도 PS4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 PS4 리모트 플레이를 PC에서 하려면 위 사양에 해당되는지 확인하자.
물론 준비물이 필요하다. 시스템 버전 3.50으로 업데이트 된 PS4와 듀얼쇼크4 컨트롤러(USB 케이블 연결 필수), 윈도우 또는 OS X 운영체제가 설치된 PC다. 이 외에 고속 네트워크 연결이 이뤄져야 한다. 공유기는 필수라는 말씀. 특히 소니는 최적의 성능을 즐기기 위해 최소 12Mbps의 업로드/다운로드 속도가 유지되는 네트워크 환경을 권장하고 있다.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특히 PC 운영체제에 따라 PS4 리모트 플레이가 불가능할 수 있으므로 사전 확인은 필수. 우선 윈도우 PC는 윈도우 8.1 또는 윈도우 10 이상이 설치되어야 원활한 실행을 보장 받는다. 이 외에 100MB 이상의 저장 용량이 확보되어야 하고, 2GB 이상의 메모리도 필요하다. OS X는 요세미티 또는 엘 캐피탄 이상이면 PS4 리모트 플레이 설치가 가능하다. 40MB 이상의 저장 공간과 2GB 이상의 메모리는 필수.
프로세서는 두 운영체제 기반에서는 요구사항이 낮은 편이다. 윈도우 PC는 인텔 코어 i5 560M 프로세서 이상을, OS X 기반 PC는 코어 i5 520M 이상이면 된다.
■ 리모트 플레이를 즐기려면 사전 준비는 필수
PC에서 그냥 PS4 리모트 플레이를 할 수 없다. 사전에 준비가 필요한데, 우선 PS4와 PC 모두 약간의 설정과 애플리케이션 설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게 어려운 작업이 아니고 몇 가지 항목 체크와 설정 클릭만 해주면 끝나는 것이므로 누구나 쉽게 진행 가능하다.
▲ PS4에서는 먼저 설정에서 리모트 플레이 활성화가 필요하다.
PS4에서는 먼저 리모트 플레이를 위한 항목을 열어야 한다. 시스템 업데이트 3.50을 마쳤거나 이미 되어 있는 PS4를 구매했다면, 홈 바에 있는 설정 항목에서 리모트 플레이 접속 설정에 체크하자.
▲ 계정관리 탭에서 주 사용 PS4로 등록해야 한다.
이후, 같은 설정 메뉴에서 ‘PlayStation Network/계정관리’에서 ‘주 사용 PS4로 등록하기’를 선택한 다음 활성화하자. 이는 PC에 설치된 PS4 리모트 플레이 애플리케이션과 네트워크 상에 연결될 PS4 기기를 서로 동기화하기 위함이다.
이제 PC에서 PS4를 연동하기 위한 첫 준비는 마쳤다. 이제 두 번째 작업이 남아 있다. 바로 PC에서의 설정이다. 여기까지 했으면 2/3 정도는 마무리 된 것이다. 이어질 작업도 난이도는 높지 않으니 두려워 말고 차근차근 실행하자.
▲ 먼저 PSN 홈페이지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자.
먼저 PC에 PS4 리모트 플레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해야 한다. 홈페이지(https://remoteplay.dl.playstation.net/remoteplay/lang/kr/index.html)에 접속하면 친절하게 윈도우 PC와 맥 OS X 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도록 해놓았다. PC 운영체제에 따라 관련 아이콘을 클릭해 파일을 내려 받자. 여기에서는 윈도우 PC 용을 선택했다.
▲ PS4 리모트 플레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다음, 실행한 화면. 먼저 듀얼쇼크4를 USB로 연결하자.
설치하면 바탕화면에 ‘PS4 리모트 플레이’ 아이콘이 생성된다. 이를 클릭해 실행하면 리모트 플레이를 위한 준비 과정이 나타난다. PS4 전용 컨트롤러인 듀얼쇼크4는 본래 두 기기 사이에서는 무선 작동 가능하지만 PC에서는 불가능하기에 USB 연결은 필수다. 컨트롤러를 연결하라는 메시지가 나올 때 작업해도 상관 없지만 귀찮으니 미리 연결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 PS4와 PC 모두 PSN 계정을 등록해야 즐길 수 있다.
연결 작업 도중 또 다른 창이 하나 나타난다.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 계정을 입력하기 위함이다. 두 기기에 등록된 계정이 일치해야 PS4 리모트 컨트롤 기능을 쓸 수 있다. 사전에 주 사용 PS4 등록을 요구한 점도 여기에 있다 하겠다. 한 네트워크 상에 연결된 PS4 화면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계정 연동을 하면서 사용자 계정을 보호하려는 최소한의 작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로그인과 간단한 사양 설정을 마치면 바탕화면 위에 작은 창이 하나 나타나고, PS4 홈 화면이 모습을 드러낸다. PS4 리모트 컨트롤을 시작해 보자.
■ 직접 해봤습니다!
PC에서 PS4 리모트 플레이를 직접 실행해 봤다. 시스템 사양은 인텔 코어 i7 5960X와 X99 칩셋 메인보드, 32GB DDR4 메모리 등이다. 모니터는 델 울트라샤프 3008WFP다. 네트워크는 기가비트는 아니지만 FTTH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 화질이나 프레임 레이트를 설정해 줄 수 있다. 최대 720p, 60프레임을 지원한다
설정은 리모트 플레이 비디오 품질과 프레임 레이트 조절이 전부다. 영상은 360, 540, 720p 등 3가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영상 움직임은 표준과 높음 조절이 제공된다. 표준은 30프레임, 높음은 60 프레임을 지원한다. 네트워크 상태가 취향에 따라 선택하자.
▲ 대전격투 게임을 즐겨보니 약간의 지연은 있지만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다.
먼저 보유하고 있는 대전격투 게임인 길티기어 이그저드 사인(Guilty Gear Xrd SIGN))을 실행했다. 처음 PS4 메뉴 화면에서의 전환은 매끄럽지 않지만 방향키를 누를 때마다 반응은 즉각적인 편이다. 약 0.1~0.2초 정도의 지연은 느껴지는 듯 하다. PS4 자체로 다루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대전격투 게임은 상대방과의 심리전은 물론이거니와 프레임 단위 입력이 승패에 영향을 준다. 때문에 민첩한 반응속도를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 과연 네트워크로 연결해 화면을 보여주는 PS4 리모트 플레이는 어떤 모습일까?
즐겨보니, 약간의 지연시간은 존재했다. PS4 메뉴 화면에서 느꼈던 0.1~0.2초 가량의 지연시간이 게임에도 영향을 준다는 느낌이다. 화면이 느려지거나 깨지는 현상은 찾기 어려웠다. 대신 PS4와 모니터(또는 TV)에 연결하면 1080p 해상도로 즐길 수 있는 것과 달리 PC에서는 최대 720p가 한계다. 아무래도 대형 디스플레이로는 흐릿한 화면을 볼 수 밖에 없다.
▲ 지연시간에 둔감한 어드벤처 게임은 무난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어드벤처 게임이나 롤플레잉(RPG) 게임은 대전격투와 비교해 지연시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게임이다. 보유하고 있는 어드벤처 게임 언틸 던(Until Dawn)을 실행해 확인해 봤다. 게임은 공포물이니 심장이 약하거나 임산부 등은 시청을 가급적 삼가자(그렇게 어마무시한 영상은 없지만…).
게임 몰입감은 무난하다. 반응속도나 화면 자체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연시간은 있지만 빠른 반사신경을 요하는 게임 장르가 아니어서 즐기는데 어려움은 없다. 역시나 PS4와 디스플레이 연결로 1080p 해상도 게이밍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720p라는게 못내 아쉽다.
■ 누구에게 필요한 기능일까?
솔직히 거실에서 오롯히 PS4를 즐겨왔다면 큰 의미 없을 수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거실에서 게임을 하기 어렵고, 내 방에서 살포시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은 기능일 수 있다. 또한 PS비타나 스마트 디바이스 같은 작은 화면이 아니라, 24인치 이상의 큰 모니터에서 즐기는 PS4 게임이라는 점에서 접근해 보자.
아쉬움은 있다. 최대 해상도가 720p라는 점.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화질이 떨어져 보이는 영상 특유의 문제는 게임 몰입감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 네트워크 속도 환경 영향을 많이 받는 점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1080p 지원과 영상 품질 개선이 이뤄지면 특정 환경에서 쓰기에 좋은 애플리케이션이 아닐까 싶다.
테크니컬라이터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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