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는 Network Attached Storage, 네트워크에 결합된 스토리지를 가리킵니다. 단순히 네트워크에 스토리지를 연결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오는 게 목적이라면 아무 NAS나 사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건 NAS의 이름에 담긴 뜻대로 NAS의 기본 기능이니까요. 허나 단순 데이터 공유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단순 다양한 기능을 쓰고 싶다면? NAS의 제조사를 잘 보고 고를 필요가 있습니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DSM 운영체제에 풍부한 패키지를 깔아 기능을 확장시킬 수 있으며, 다운로드 관리부터 스마트폰을 위한 전용 앱까지 제공하는 시놀로지의 NAS는, NAS 이상의 NAS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시놀로지 NAS도 종류가 참 다양합니다. 2베이 제품만 놓고 봐도 20만 원 대에 팔리는 DS216J부터 시작해서 60만 원 가까운 거금을 내야 구입이 가능한 DS716+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거든요. 사실 일반인이 DSM 운영체제에 몇몇 패키지를 설치해 사용하는 것이 전부라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DS716+를 살 필요가 없습니다. 허나 평범한 NAS를 넘어서 가상화를 통한 다중 사용자 환경, 체계적인 데이터 백업을 구현한 스냅샷, 스트리밍 서버를 방불케 하는 4K 영상의 실시간 트랜스코딩 중 하나라도 필요하다면,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할 고성능 프로세서를 장착한 DS716+는 분명 제 값을 하는 NAS가 될 겁니다.
육중한 검은색의 2베이 NAS
크기는 157x103.5x232mm로 다른 2베이 NAS와 비슷하나 무게는 1.75kg으로 2배 이상 무겁습니다. 2베이 NAS 주제에 뭐 이리 비싸냐고 불평을 늘어놓았을 사람도, 일단 실물을 만져보면 불평의 상당 부분이 사그라질 정도로 묵직하고 든든한 만듦새를 자랑합니다. 물론 아무 이유 없이 무게를 늘린 건 아닙니다. 내구성을 높여줄 견고한 철제 케이스와, 핫스왑이 가능한 전면 교체 방식의 슬롯형 2베이 구성을 사용하면서 무게가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지요.
NAS 전면에는 2개의 하드디스크 베이와 각종 표시 LED, 조작 버튼이 있습니다. 2개의 베이 위에는 스테이터스 LED가 있어, 해당 베이에 장착된 하드디스크의 작동 상태를 알려줍니다. 오른쪽에 달린 LED는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NAS 전체 상태를 알려주는 스테이터스, 1번과 2번 랜 포트의 통신 상황을 알려주는 LAN 1/2입니다. C 버튼은 전면 USB 3.0 포트와 함께 사용합니다. 전면 포트에 USB 스토리지를 연결하고 C 버튼을 누르면 스토리지의 내용을 자동으로 NAS에 복사하지요. 그 아래는 전원 LED와 파워 버튼입니다.
베이 아래쪽의 열쇠 구멍을 누르면 베이 커버의 아래쪽이 비스듬하게 나옵니다. 이 상태에서 하드디스크 베이를 앞으로 당기면 하드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DS716+는 작동 중에도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수 있는 핫스왑 기능을 지원하지만, 그렇다고 하드디스크가 항상 분리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선 안 되겠지요. 조립이 끝난 베이는 열쇠로 잠금 장치를 돌려주면 더 이상 빠지지 않도록 고정됩니다.
이번 테스트에는 웨스턴 디지털의 NAS용 하드디스크인 WD Red 8TB 2개를 사용했습니다. 장착 방법은 간단합니다. 베이 가이드에 맞춰 하드디스크를 끼우면 끝입니다. 2.5인치 드라이브를 장착할 경우엔 가이드 바닥의 구멍에 맞춰 나사를 조여 주면 됩니다.
드라이브 베이를 원래 자리에 끼워주면 조립은 끝납니다. 이제 남은 건 케이블을 연결해 주는 것이지요.
전원 어댑터와 전원 케이블, 2개의 1Gbps 랜 케이블, 베이 고정용 열쇠와 2.5인치 드라이브 조립용 나사입니다.
뒷면에는 90mm 구경의 쿨링팬이 장착돼 NAS의 온도를 낮춰줍니다. 그 아래엔 1Gbps 유선 네트워크 포트 2개, 전원 포트, 리셋 버튼, USB 3.0 포트 2개, eSATA 포트, 켄싱턴 락이 있네요. 여기에 네트워크와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NAS를 사용할 하드웨어적인 준비는 끝난 셈입니다.
시놀로지 NAS의 시작. DSM의 설치와 볼륨 생성
시놀로지 NAS는 전용 운영체제인 DSM(DiskStation Manager)을 설치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NAS와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시스템에서 웹브라우저로 http://find.synology.com나 http://diskstation:5000에 접속하면 되는데요. 간혹 연결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Synology Assistant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됩니다.
DSM은 설치 파일을 직접 지정하는 수동 설치도 가능하지만, 인터넷이 연결된 상황에선 굳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시놀로지 사이트에 접속해 최신 버전을 자동으로 설치할 수 있거든요. 이 과정에선 ‘지금 설치’나 ‘다음’ 버튼을 눌러주는 것 외에는 따로 할 일은 없습니다.
설치가 끝나면 NAS를 관리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몇 가지 입력합니다. 서버 이름은 네트워크에서 DS716+을 구분할 때 쓰며, 사용자 이름과 패스워드는 관리자 정보를 확인하는 용도입니다. 필수 정보 입력을 마치면 DSM의 업데이트와 하드디스크 상태를 확인하는 S.M.A.R.T 테스트 주기 설정을 확인한 후 DSM의 설치가 끝납니다.
DSM의 기본 화면입니다. 파일 스테이션에서 데이터를 주고받고, 패키지 센터에서 추가 기능을 설치하는 것이 시놀로지 NAS의 기본적인 사용 방법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그 전에 우선 해야 할 것은 저장소 관리자에서 볼륨을 지정하는 것입니다. 일반 윈도우 PC로 치자면 지금은 새 드라이브를 장착하기만 했지 아직 포맷을 하지 않은 상태이니까요.
볼륨은 저장소 관리자의 볼륨 생성 마법사를 통해 간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빠름’ 모드에서는 볼륨 생성 마법사가 알아서 SHR 볼륨을 만드나, ‘사용자 지정’에서는 레이드 구성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하게 되지요.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일 시스템을 Btrfs로 설정하는 것입니다.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Btrfs는 DS716+의 주요 기능 중 하나거든요.
볼륨 생성까지 마치면 NAS를 사용할 기본적인 준비가 모두 끝난 셈입니다. 이제 남은 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용도에 따라 기능을 설정하고 추가 패키지를 설치해 쓰는 것이지요. DS716+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야 무궁무진하지만 여기에선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걸로 몇 개 뽑아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NAS의 기본인 파일 공유. 시놀로지라 가능한 패키지 설치
NAS와 PC 사이에서 파일을 공유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공유 폴더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제어판의 공유 폴더에서 새로운 폴더를 생성하고, 사용 권한과 추가 옵션을 설정하면 NAS 쪽에서 해야 할 일은 끝납니다.
PC에서 설정할 것도 그리 많진 않습니다. ‘네트워크 드라이브 연결’을 실행해 DS716+를 골라주고 연결 암호를 지정하면 기본적인 설정은 끝나거든요. 이렇게 추가된 네트워크 드라이브는 PC의 로컬 드라이브처럼 간단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네트워크 외부에서도 NAS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싶다면 제어판의 파일 서비스에서 FTP 서비스를 활성화하면 되지요.
여기까지라면 굳이 시놀로지 NAS를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NAS건 이 정도 기능은 모두 갖췄으니까요. NAS의 기본 기능을 넘어서 시놀로지 NAS이기에 쓸 수 있는 기능을 찾고 싶다면 패키지 센터를 보면 됩니다. 이곳에는 시놀로지와 써드파티 개발자들이 만든 패키지가 용도에 따라 정리돼 있으며, 저마다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를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시놀로지 NAS만의 앱 스토어인 셈이지요.
NAS의 기본 기능이 데이터를 공유하고 저장하는 것이라면, 패키지는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데 무게를 둔 것이 많습니다. NAS에 저장된 사진과 음악, 영상을 더욱 편리하게 감상하거나, 파일 다운로드와 공유를 간단하게 끝내도록 해 주는 것들이 있지요. 또 CCTV를 NAS에 연결해 관리하거나, NAS에서 워드프레스, 메일, 위키 등의 서비스를 구동하도록 해주는 패키지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패키지를 골라 어떤 방식으로 쓰느냐에 따라 NAS의 사용 방식도 크게 달라집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은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으나 로컬 저장 용량은 부족합니다. 따라서 스마트 디바이스와 NAS의 조합은 상당히 뛰어난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시놀로지 NAS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위한 앱 지원도 풍부합니다. 멀티미디어부터 파일 공유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DS 앱을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무료로 쓸 수 있거든요. 덕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NAS에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하기가 한결 편합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듀얼 기가비트 랜의 높은 성능
파일 공유가 NAS의 기본이라면 DSM과 패키지는 시놀로지 NAS의 기본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봤던 기능들은 DS716+만의 특징이 아니라, 시놀로지 NAS라면 어떤 제품이건 모두 제공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지요. 허나 여기서부터는 다릅니다. DS716+은 시놀로지 2베이 NAS의 플래그쉽 모델을 표방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겉으로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면 역시 높은 성능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DS716+는 시놀로지 NAS 중에선 처음으로 인텔 브라스웰 기반의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한 모델입니다. 모델명은 셀러론 N3150. 데스크탑 PC에선 보급형에 불과하겠지만 NAS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NAS는 장시간 켜두는 걸 염두에 둔 물건이며, 그 용도도 데이터 전송과 처리 등에 한정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필요 이상으로 성능이 높아봤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보다는 높은 효율을 지닌 프로세서가 필요한데요. 저가형 NAS의 경우엔 ARM 아키텍처 기반의 싱글이나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많이 씁니다. 여기에 비하면 브라스웰 쿼드코어는 오히려 고급형 프로세서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요.
브라스웰 프로세서는 한 가지 무기를 더 갖고 있는데요. AES-NI 하드웨어 암호화 엔진이 바로 그것입니다. AES-NI는 AES를 사용해서 암호화와 복호화를 처리하는 인텔의 x86 명령어 셋트 확장인데, 이를 소프트웨어가 아닌 전용 하드웨어 엔진으로 처리함으로서 성능과 효율을 더 높여줍니다. AES 256비트 암호화 처리에서 DS716+는 기존의 DS713+보다 최대 2.6배 더 빠른 성능을 낸다고 하니, 이만하면 AES-NI 하드웨어 암호화 엔진이 얼마나 큰 작용을 하는지를 알 수 있겠지요.
DS716+는 두 개의 기가비트 랜 포트를 갖춘 NAS입니다. 랜 포트가 두 개라는 건 여러 의미가 있는데요. 우선 백업입니다.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쪽에서 여전히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으니 보다 안정적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다른 하나는 분산입니다. 특정 패키지나 작업이 특정 포트를 통해서만 진행되도록 지정해주는 것이 가능한데요. 예를 들어 1번 포트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다운받을 때 2번 포트에선 동영상 스트리밍을 진행하도록 설정하면, 각각 서로 다른 네트워크 대역을 사용하니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아예 두 개의 포트를 하나로 묶어 더 높은 속도를 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링크 어그리게이션이라 불리는 이 기능은 제어판의 네트워크에서 Bond 생성으로 간단하게 설정할 수 있는데, 이를 활성화하면 하나의 작업이 더욱 넓은 네트워크 대역을 차지할 수 있어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대용량 데이터를 자주 전송한다면 꼭 필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겠지요.
브라스웰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2GB DDR3 메모리, AES-NI 하드웨어 암호화 엔진, 2개의 베이와 2개의 기가비트 랜 포트를 모두 조합하면 당연히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물론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닙니다. NAS의 성능은 하드디스크나 네트워크 대역에 따라 큰 영향을 받거든요. 또 DS716+가 고성능 환경을 구축한 것은 그저 파일을 더 빠르게 저장하고 불러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4K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면서 실시간으로 트랜스코팅하거나, Btrfs 파일 시스템을 기반으로 실행되는 가상화 솔루션은 모두 DS716+의 출중한 기본 성능 덕분에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4K 동영상도 끊김 없이. 실시간 트랜스코딩
보급형 NAS라 해도 단순한 파일 전송이나 이미지, 오디오 재생 정도로는 성능이 부족하다고 느낄 일이 별로 없습니다. 문제는 동영상이지요. 동영상은 다른 컨텐츠보다 용량이 커서 NAS에 저장하고 스트리밍해서 보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요. 동영상의 해상도가 풀 HD 1080p를 넘어 UHD 4K까지 도달하고, 스마트폰부터 태블릿에 셋톱박스까지 각양각색의 디바이스가 나온 지금은, 동영상 스트리밍을 끊김 없이 부드럽게 재생하는 것도 은근히 까다로운 일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아직까진 4K 동영상을 재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프로세서가 고해상도 영상을 처리할 성능을 갖추지 못하거나, 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뒷받침하지 않아 대용량 동영상을 재생하기가 마땅치 않은 경우도 있거든요. 이럴 땐 동영상의 해상도를 풀 HD 수준으로 낮춰야 하지요. 또 재생 장치가 지원하는 동영상 포맷도 문제가 됩니다. 애플 TV를 예로 들어보면 대표적인 영상 포맷 중 하나인 AVI 파일을 지원하지 않거든요. 이럴 땐 동영상을 애플 TV에서 지원하는 규격으로 바꿔줘야 합니다.
주로 사용하는 영상 재생 장치가 한 개 뿐이라면 거기에 맞춰 인코딩을 다시 하면 되지만, 여럿이라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데스크탑 PC에서 보던 영화를 거실의 TV에 연결된 셋톱박스에서 보다가, 다시 자리를 옮겨 침대 위에서 스마트폰으로 보고 싶다면? 분명 동영상은 하나인데 재생 장치에 맞춰 3가지 파일을 따로 저장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어디까지 봤는지 일일이 찾아야 하는 건 둘째 치고, 같은 영상을 제각기 따로 인코딩해야 하니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모든 일을 한 번에 해결하는 기능이 바로 DS716+의 4K H.264 하드웨어 트랜스코딩입니다. 비디오 스테이션에서 하드웨어 가속 활성화 항목을 체크하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실행되는 이 기능은, NAS에서 재생 장치로 영상을 스트리밍함과 동시에, 해상도나 포맷을 재생 환경에 맞춰 변환해 줍니다. 4K 동영상을 원활하게 재생하지 못하는 스마트폰에선 풀 HD로, AVI 포맷을 지원하지 않는 애플 TV에선 동영상 규격을 맞춰주는 일을 자동으로, 그것도 하드웨어 가속을 통해 보다 빠르고 쾌적하게 수행해주는 것이지요. 물론 4K 트랜스코딩이 필요 없다면 원본 영상을 바로 스트리밍해서 보여줍니다.
하드웨어 트랜스코딩의 위력은 매우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802.11n 무선으로 DS716+와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한 갤럭시 S5 광대역 스마트폰에서, 치메이의 60Mbps 4K 해상도 영상 샘플을 재생해 봤는데요. 이 기능을 껐을 때는 순간순간 동영상이 끊기거나, 구간 이동을 했을 때 바로 따라가지 못하고 버벅거리는 모습이 자주 나왔는데요. 하드웨어 트랜스코딩을 켠 상태에선 그런 증상 없이 쾌적하게 동영상을 재생했습니다.
시놀로지의 NAS 중에 트랜스코딩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은 많지만, 최신 기술이라 할 수 있는 4K 트랜스코딩까지 처리 가능한 NAS는 DS716+이나 DS216+같은 신형 제품뿐입니다. 다른 회사의 NAS에선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지요. 앞으로는 4K UHD가 보급되면서 NAS에서 4K 트랜스코딩 기능의 지원이 더욱 중요해지며, 이를 지원하는 NAS의 수도 늘어날 것입니다. 허나 지금 당장 4K 트랜스코딩 기능이 필요하다면 선택의 폭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DS716+는 그 몇 안 되는 NAS 중에서도 가장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지요.
백업은 스냅샷, 가상화는 도커
위에서 Btrfs 파일 시스템이 DS716+의 주요 기능이라고 했습니다. Btrfs는 기존의 시놀로지 NAS 시스템이나 리눅스에서 널리 사용했던 ext4나 윈도우에서 주로 쓰는 NTFS와는 또 다른 형태의 파일 시스템인데요. Binary Tree File System라는 이름답게 나무 형태의 데이터 저장 알고리즘을 사용, 데이터를 자주 기록하고 지울 때 유리합니다. 또 Btrts라서 사용 가능한 특징도 여럿 있지요. Btrfs는 원래 시놀로지의 엔터프라이즈 제품군에서만 쓰였던 고급 기능이나, 2베이 NAS 중에선 처음으로 DS716+가 Btrfs을 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Btrfs는 폴더 구조, 파일 이름, 액세스 권한, 위치 등의 중요 정보의 복사본을 저장합니다. 이 과정 중에서 잘못 기록되거나 손상된 부분을 감지하며, 원본이 손상돼도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습니다. Btrfs에 클라우드 스테이션이나 공유 폴더 기능을 조합하면 보다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차지하는 스토리지 용량이 줄어들게 되지요. 일반 사용자에게 더욱 와 닿는 기능이라면 하드디스크 조각 모음이 있습니다. 기존의 ext4 파일 시스템은 조각 모음을 지원하긴 하나 DSM에서 이 기능을 직접 실행하진 못했는데요. Btrfs 파일 시스템을 적용한 볼륨에선 간단하게 조각 모음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Btrfs 파일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서 얻게 되는 또 다른 장점은 스냅샷 기능의 사용입니다. 이는 윈도우의 시스템 복원 기능과 비슷한데요. 백업을 위해 거추장스러운 데이터 복사를 할 필요 없이, 스크린샷을 찍는 것 마냥 간단한 조작 몇 번이면 스냅샷 복원 시점의 복사본을 만들어 둘 수 있습니다. 복구 역시 클릭 몇 번으로 끝나며, 주기적으로 실행되도록 예약을 걸어두거나, 복원 지역을 따로 설정하고 외부 디바이스에 따로 보관하는 것도 물론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매력적인 기능은 스냅샷이 차지하는 용량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겁니다. Btrfs 특유의 알고리즘 덕분에 백업한 데이터에 비해 많은 용량을 쓰지 않으며, 시스템 성능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
NAS는 다양한 사용자 계정을 만들 수 있고, 각각의 계정마다 공유 폴더나 권한을 따로 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허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제각기 다른 NAS를 쓰는 것처럼 설정하거나, 패키지나 프로그램만 따로 구분해서 실행하길 원한다면? 서버도 아닌 NAS에 뭐 이리 많은 것을 바라냐고 생각이 들 수도 있겠으나, 평범한 NAS가 아닌 DS716+라면 가능합니다. 일종의 가상화 기술인 도커를 써서 말이지요.
DSM은 시놀로지 NAS의 운영체제입니다. 시놀로지 NAS의 시작은 DSM을 실행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도커에선 DSM을 따로 실행해 마치 시놀로지 NAS가 한 대 더 있는 것처럼 가상 NAS를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CPU 우선순위, 메모리와 스토리지 용량은 물론이고, 어떤 네트워크 포트를 사용할 것인지도 지정해줄 수 있지요. 제각기 다른 구성으로 NAS를 쓰는 사람은 많지만 그 활용 빈도가 낮다면, 도커로 만든 가상 시스템을 따로 사용하도록 설정함으로서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NAS를 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DSM을 통째로 실행할 필요도 없습니다. 필요에 따라선 특정 패키지만 가상 시스템에서 실행되도록 할 수도 있거든요. 운영체제인 DSM을 실행하지 않고 패키지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만 실행하니 그만큼 더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또 패키지를 이미지 단위로 관리함으로서 쉽고 빠르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쯤 되면 단순한 NAS가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서버가 되는 셈이지요.
DS716+을 확장하는 다양한 방법
DS716+는 분명 뛰어난 성능을 지닌 NAS지만 쓰다보면 부족함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성능이 아닌 확장성 때문에 말입니다. 처음에는 분명 넉넉해 보였어도 언젠간 2개의 드라이브 베이로는 용량을 확보하거나 백업 구성에 한계가 생길수도 있거든요. 이 때 유용한 것이 DX513 같은 확장 전용 유닛입니다. DS513을 DS716+에 연결하면 5개의 베이가 더 늘어나게 됩니다. 물론 DS716+의 성능이나 기능은 그대로 쓸 수 있지요.
좀 다른 형식으로의 확장도 있습니다. 2개의 베이, 2개의 네트워크 포트로도 예기치 못한 서비스 중단이 생길까봐 염려된다면, 아예 2개의 NAS를 연결해서 고가용성 솔루션을 구축하면 됩니다. 두 대의 NAS 중 하나를 활성 서버로 사용하다가, 문제가 발생 시 나머지 한쪽이 활성 서버를 대체하는 방식이지요. 고가용성 클러스터는 활성 서버의 데이터를 대체 서버에 지속적으로 복제하기에, 장애 발생 시 빠르게 대체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핫 스페어는 디스크에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시스템을 끄지 않고 바로 디스크를 교체하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2베이 NAS인 DS716+에선 보통 핫 스페어까진 설정하지 않고 레이드 5나 10 구성을 쓰는 경우가 많으나, DS513 같은 확장 유닛을 연결해서 드라이브 베이에 여유가 생긴다면 핫 스페어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유지 관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NAS는 자료를 저장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그래서 가격 대비 용량이 큰 하드디스크를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허나 NAS라고 해서 빠른 속도의 SSD를 쓰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SSD를 NAS의 캐시로 사용하면 그만큼 빠르고 지연 없는 스토리지 환경을 구축하게 될 겁니다.
DS716+는 2개의 베이 외에도 3개의 USB 3.0 포트와 1개의 eSATA 포트를 제공합니다. 전면에 달린 USB 포트는 버튼 한 번으로 데이터를 자동으로 복사하는 USBCopy 기능이 있어, 데이터를 편리하게 NAS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또 일반 프린터를 연결하면 네트워크 프린터로, USB 무선 랜을 꽂으면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하거나 무선 공유기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플래그쉽 2베이 NAS란 이런 것
DS716+는 우수한 성능과 풍부한 기능을 갖춘 NAS지만, NAS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이 DS716+ 같은 제품을 쓰기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가격 부담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간단한 파일 공유와 풀 HD 급의 영상 스트리밍, DSM 패키지 한두 개를 운용하는 수준이라면 하위 모델인 DS216 시리즈만 해도 큰 지장은 없을 겁니다. 허나 그 이상의 성능이나 활용을 원한다면 플래그쉽 2베이 NAS인 DS716+이 필요해 집니다.
DS716+는 높은 성능의 프로세서와 이를 뒷받침하는 2개의 드라이브 베이, 2개의 기가비트 랜을 갖춘 NAS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4K H.264 영상을 실시간 하드웨어 트랜스코딩 처리해, 어떤 장치에서건 끊김 없이 부드럽게 동영상을 재생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4K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면서 불편함을 많이 느낀 사람이라면, DS716+를 스트리밍 서버로 운용하는 것으로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기업이나 단체에서 쓰기에도 알맞은 NAS이기도 합니다. Btrfs 파일 시스템과 스냅샷은 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백업 시점을 자유롭게 저장하도록 도와줍니다. 다양한 사용 환경을 필요로 하는 다수의 사용자는 도커를 써서 여러 가상 NAS나 패키지를 하나의 DS716+에서 운용하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사용 환경이 변하면서 스토리지 구성이 늘어난다면 확장 유닛을 연결하는 것만으로 해결된다는 점도 DS716+이 지닌 매력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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