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클럽맨은 미니(MINI) 브랜드로 나온 해치백 중에선 가장 크고 넓은 모델이다.

그동안 국내서 잘 알려진 미니의 주력 모델은 도어가 3개인 3세대형 미니 쿠퍼가 주를 이루지만, 지난 해 10월엔 미니 5도어, 한 달 뒤 곧바로 미니 클럽맨이 순차적으로 국내 출시되는 등 더 특별하고 실용적인 미니를 알라는데 앞장섰다. 최근엔 2016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인 미니 클럽맨 젠틀맨 에디션을 20대 한정판 모델로 국내 출시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2.0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미니 클럽맨S를 시승했다. 미디 5도어와 비교해 좋은 점은 무엇이고, 운전자 기준의 주행 특성, 구매 결정 시 어떤 모델이 합리적인지를 간략히 알아봤다.

■ 러기지 룸, 비교가 안 된다

미니 클럽맨의 가장 큰 장점은 러기지 룸(트렁크 적재 공간)이다. 클럽맨의 제원상 러기지 룸은 360 리터에 이른다. 미니 3도어(211 리터)와 5도어(278 리터)를 탔을 땐 생각했던 것보다 러기지 룸이 작아 여행보다는 주말 당일치기를 위한 피크닉, 마트카 정도로 소화하곤 했다. 적어도 클럽맨은 그렇지 않다. 코치 도어를 개방하면 소형 SUV만큼의 공간은 나온다.

그렇다고 눈대중으로 관찰하면 잘 모른다. 줄자로 이곳저곳 러기지 룸 내부 치수를 쟀다. 시트 끝에서 코치 도어 입구까지(깊이) 약 73 cm, 가로 길이는 약 101 cm, 높이는 최대 67 cm 수준이다. 이 정도면 내 아이를 위한 유모차 정도는 간단히 실을 수 있다. "여보, 미니는 작아서 안 돼. 유모차도 실어야 한단 말이야." 라고 생각했던 30대 가장이라면 마음이 흔들릴 수 있겠다.

해외 여행을 대비해 캐리어를 싣고 가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짐이 앞으로 넘어오면 어떡해" 라고 말해도 걱정할 일이 아니다. 러기지 스크린을 잡아당겨 고정시키면 그만이다. 코딱지만큼 작은 러기지 룸이 불만이었다면, 클럽맨 앞에선 그 생각이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 가끔은 발로 여는 코치 도어

이건 미니 중에선 클럽맨S만 소화 가능하다. 뭐 그렇다고 아주 특별한 기능은 아니지만, 양손에 무거운 짐을 들어 이동하는 중일 땐 꽤 유용하다. 엉덩이를 걷어 차듯이 발을 앞으로 쭉 뻗든지, 범퍼 밑으로 내민 앞 발을 옆으로 밀어서 잠금 해제(스와이프) 동작을 해 주면 우측 도어가 "철컥"하고서 가스 리프트로 활짝 열린다.

이런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그냥 뒤로 가서 우측 도어 핸들 안의 버튼을 살짝 누르면 열린다. 일반적인 풀 도어처럼 잡아 당겨 열지 않아도 가스 리프트가 반응해 활짝 열어 젖힌다. 우측 도어가 열리면 좌측 도어 핸들의 버튼을 눌러 개방시키면 된다. 닫는 것은 역순이다.

미니 3도어 혹은 5도어처럼 트렁크 리드를 위로 열어 젖혀 손으로 힘껏 내려 닫는 게 익숙했다면 처음엔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클럽맨의 코치 도어는 우-좌 순으로 열고, 좌-우 순으로 닫아주라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 반갑다, 후방 카메라

미니 클럽맨이 아닌 미니 3도어, 미니 5도어엔 후방 카메라가 없었다. 클럽맨S엔 후방 카메라가 내장돼 주차 및 출차가 편하다. 스티어링 휠 회전 각도에 따라 예상 진출입로까지 연동돼 나타나서 야간에도 후방 주차하기 수월하다. 미니 3도어 및 5도어는 같은 쿠퍼S 등급이라도 후방 주차 센서로 감지된 영역을 센터 디스플레이로 알려주는 식이어서 사이드미러와 룸 미러에 더 의존하게 된다.

아쉬운 게 있다면 전방 주차 센서가 장착되지 않아, 전방 주차 시 자칫하면 차체에 가려 보이지 않는 연석에 긁힐 수도 있다는 점이 되겠다. 이건 상품 구성 차원에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클럽맨의 후방 카메라는 2단계로 상품 구성된 클럽맨 미드 트림에 반영돼 있다. 미니의 다른 모델엔 후방 카메라가 적용되지 않는다. 클럽맨이 유일하다.

■ 뒷 좌석 거주성, 괜찮나?

미니 클럽맨의 뒷 좌석 승차 공간은 어떨까? 미니 5도어보다 괜찮을까? 클럽맨은 5도어보다 수치상 전장과 전폭, 전고, 휠베이스 등 모든 부위가 압도적으로 길면서 크고 넓다. 클럽맨의 전장은 4.253 m, 전폭 1.8 m, 전고 1.441 m, 휠베이스 2.67 m, 5도어 모델은 전장이 4.005 m, 전폭 1.727 m, 전고 1.425 m, 휠베이스 2.567 m다.

5도어보다는 뒷 좌석에 편히 앉아갈 수 있다. 시팅 포인트(엉덩이가 시트에 닿는 부분)부터 등받이를 따라 잰 루프 높이는 약 94 cm다. 키 180 cm인 성인 남성이 앉아갈 땐 헤드 룸(머리 공간)이 부족해 헤드레스트를 올리고 등받이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는 것이 편하고, 160~170 cm 이하의 성인 혹은 청소년의 경우엔 등받이에 바짝 붙어 앉는 것이 좋다.

무릎 공간(레그 룸)은 소형 SUV만큼의 여유를 보인다. 등받이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 편히 앉아간다면 앞 좌석과 7~8 cm, 등받이에 바짝 붙어 앉아가는 경우엔 운전석 기준 15 cm, 동승석 기준 12 cm 정도 남는다. 뒷 좌석 양측엔 어린이 카 시트를 고정하는 ISOFIX가 위치해 있다.

■ 여성한텐 부담될 주행 특성

미니 클럽맨은 5도어보다 스티어링 휠 조향 감도가 상대적으로 무겁다. 이는 차체 크기 확장에 따른 공차 중량의 증가(클럽맨 쿠퍼S : 1,485 kg, 5도어 쿠퍼S : 1,240 kg), 쿠퍼S에 장착되는 18 인치형 휠 타이어의 영향을 고려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 스티어링 휠 시스템 셋팅 중 조향 감도 자체를 무겁게 설정해 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미니쿠퍼 JCW와 3도어 쿠퍼S의 중간 정도가 되겠다.

클럽맨의 룸 미러는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후방 시야가 일부 제한된다. 코치 도어의 영향으로 가운데 영역이 프레임으로 가려진 것인데, 차량 구조 특성상 이를 프레임리스로 처리하기는 곤란하다. 후방 주차할 땐 카메라가 사각지대를 보여줘 큰 문제가 없지만, 일반 주행 시엔 뒤따르는 후방 차량을 관찰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이드미러는 다른 미니와 같이 시야 범위가 같고,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이 따로 없기 때문에 차선 변경이 미숙한 초보 운전자에겐 클럽맨은 훨씬 어려운 차가 될 수 있다.

■ 장거리 운행 시 연비 분포는?

미니 클럽맨의 주행 연비는 대략 얼마나 될까? 금요일 저녁 7시, 서울 마포구에서 경북 경산까지 308 km를 4시간 반 운행한 장거리 주행 연비 기록을 그래프로 표시했다. 섭씨 23도로 100 km 구간까지, 220 km를 조금 넘은 시점에서 잠시 휴식했다가 도착지까지 오토 에어컨을 항시 가동하는 조건으로 진행했다.

처음 10 km까지는 러시아워 시간대의 정체 및 지체 현상으로 7~8 km/l 수준의 평균 연비가 표시됐다. 대략 한 시간이 걸려 성남시에 도착(30 km 지점)했을 때는 12.9 km/l, 3번 국도를 주행하면서 영동선 이천IC(80 km 지점)로 진입해 들어갈 때는 13.8 km/l, 이후 선산휴게소(220 km 지점)에서 15.6 km/l, 최종 도착 후 확인한 연비는 16.2 km/l가 출력됐다. 원래 클럽맨의 국내 복합 연비는 12.8 km/l(도심 : 11.8 km/l, 고속도로 : 14.3 km/l) 수준이다.

실제 일반 모드로 주행 시엔 공차 중량과 휠타이어의 영향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연비가 잘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효율 위주의 장거리 운행을 시도한다면 그린 모드를 활용해 보길 바란다.

■ 쿠퍼S보단 미드 트림이 합리적

미니 클럽맨은 30~40대의 가장이 타기 괜찮은 차다. 전반적으로 5도어보다 크고 넓어 실내 거주성이 좋고, 러기지 룸도 미니 컨트리맨 다음으로 충분히 넓어 유모차 정도는 간단히 실어 갈 수 있다. 가끔 한 발로 스와이프하거나 범퍼 밑으로 툭 치듯 가볍게 넣어 코치 도어를 여는 것도 재밌기는 하다. 그냥 3초 간 머물러 있으면 코치 도어가 열리도록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한다.

미니 클럽맨을 산다면 어떤 모델이 가장 괜찮을까? 현재 국내 시판 중인 클럽맨은 가솔린 모델이 4종(쿠퍼 : 3,590만 원, 쿠퍼 미드트림 : 3,760만 원, 쿠퍼 하이트림 : 4,090만 원, 쿠퍼S : 4,670만 원), 디젤 모델이 3종(쿠퍼 D : 3,950만 원, 쿠퍼 D 하이트림 : 4,280만 원, 쿠퍼 SD : 4,830만 원)이다.

가격 대비 상품성을 고려한 추천 모델로는 가솔린의 쿠퍼 미드트림을 추천할 수 있다. 후방 카메라와 운전석 전동 시트,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기본 구성된 합리적인 모델이다. 쿠퍼 하이트림엔 헤드업 디스플레이, 8.8 인치형 내비게이션이 포함된 와이어드 패키지가 적용되기는 하나, 꼭 필요한 구성은 아니라고 본다.

클럽맨 쿠퍼S는 클럽맨 최상위 모델의 특별함을 누리면서 주행 성능과의 타협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운전자에게 어울리는 구성이다. 쿠퍼 하이트림까지는 1.5 3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136 마력 / 22.5 kg.m 토크)이 탑재되지만, 쿠퍼S엔 192 마력에 28.6 kg.m 토크를 내는 2.0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적용된다. 휠타이어도 18 인치형으로 더 크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클럽맨을 갖고 싶은 운전자라면 이를 고려해 선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