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체온계가 가져야할 여러 덕목이 있겠지만, 가장 기본은 뭐니 해도 정확하고 빠르게 체온을 재는 것이다. 아무리 이런 저런 최신 스마트 기능이 듬뿍 담겼다고 하더라도, 체온 측정 자체가 잘못된다면 체온계로서는 실격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 스마트 헬스기업인 킨사(Kinsa)가 내놓은 제품은 기존 제품의 장점과 스마트 제품의 특징을 모두 살린, 전통과 최신 기술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최고의 의료진이 건네는 든든한 조언도 들을 수 있다.
사양
측정시간 약 1초
인증 ASTM E19650-98 / ISO EN 12470-5 performance standards 적합
메모리 50개
통신 블루투스 4.0 Smart Low Energy (BLE)
전원 AAA 배터리 2개
배터리 수명 약 2년 / 1,000번 사용 가능
센서 적외선 온도 센서
청결 유지 천이나 알코올을 묻힌 솜으로 귀 접촉 부위를 닦아줌
크기 15cm X 2.5cm X 4.5cm
값 $49.99
일단 생김새를 보자. 이름처럼 귀에 꽂아 쓰는 체온계다. 체온을 재는 부위는 이마, 혀, 겨드랑이, 엉덩이 등 여러 군데가 있지만, 귀는, 보다 정확히는 귓속은 가장 오랫동안 측정해온, 한마디로 신뢰도가 높은 체온측정부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접촉식, 그것도 귀에 쓰는 체온계의 장점이다.
생김새만으로는 전형적인 기존 체온계와 전혀 다르지 않다. 큼직한 LCD창이 달려 있어 쉽게 체온을 파악할 수 있어 유심히 보지 않으면 이 제품에 스마트기능이 담겨 있는지도 모를 정도다. 실제로 스마트기능없이 그대로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귓속에 끝부분을 조금 집어넣고 본체에 달린 큰 스위치를 누르면 비프음과 함께 바로 체온이 측정된다. 우리가 흔히 보던 체온 측정방법이다.
큼직한 LCD창에는 측정된 체온은 물론 이모티콘으로 지금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즉 흔히 알고 있는 35.6도씨나 36.7도씨는 숫자로는 분명 차이가 나지만, 전문 의료진이 아닌 다음에야 그 의미를 정확히 알기 어려울 수도 있다. 문제가 없을 때는 스마일 아이콘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웃지 않는 아이콘이 뜬다. 더욱 쉽게 지금 상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전원은 대부분의 체온계가 그렇듯 배터리를 쓴다. 충전식 대신 흔히 볼 수 있는 AAA타입 두 개를 쓰는데, 배터리 소모량이 그리 크지 않고, 체온계가 그리 자주 쓰는 제품은 아니기에 거의 2년 정도 문제없이 쓸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배터리 덮개 안에 작은 스위치가 있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화씨와 섭씨를 바꿀 수 있다. 스마트한 제품답지 않은 아날로그 감성이 숨어 있는데, 이는 제조사가 이 제품을 첨단 제품보다는, 기존 체온계를 써보았던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빠른 체온 측정을 빼고 나면, 모든 스마트한 기능은 앱을 설치해서 스마트폰과 연결한 다음에야 재대로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아쉽게도 아직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수입하는 제품이 아닌 까닭에 앱스토어에서 검색하면 특정지역에서는 쓸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물론 구글검색 등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설치파일을 내려 받아 이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 연결은 옆면에 달린 작은 스위치를 눌러주면 블루투스 연결은 쉽게 된다. 큼직한 전원, 측정 스위치에 비해 매우 작은데, 사실 생각해보면 블루투스 연결은 한 번만 하면 되니 그리 크게 만들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참고로 연결하는 데는 불과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체온계의 주된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영유아들의 건강을 위해,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검출되지 않은 친환경 제품이기도 하다. 참고로 비스페놀A (BPA)는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라텍스 성분도 없다. 참고로 제품을 쓰지 않을 때는 함께 들어있는 캡으로 센서부분을 막아 보관한다.
체온 측정은 34도씨에서 42.4도씨까지 체온을 잴 수 있다. 스마트체온계답게 체온은 50개까지를 저장할 수 있다. 횟수가 50번이 넘으면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연동해 계정과 연결된 클라우드에 보관할 수 있다. 참고로 제품은 땀이나 침 정도는 괜찮지만, 완전한 방수제품은 아니니 주의해서 써야한다. 만약 애플 헬스키트를 쓴다면 이를 연동해 쓸 수도 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다름 아닌 조언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제조사와 미리 협의된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과 WebMD는 체온에 따른 친절한 조언을 해준다. 참고로 메이요 클리닉은 존스홉킨스병원과 함께 미국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규모가 중요한 것만은 아니겠지만 의료진만 4만 명이 넘는다. 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녹여, 지금 측정된 체온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좋은지 이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가까운 의료기관 등을 알려주는것은 기본이다.
문제는 이런 모든 조언이 미국에서만 쓸모 있다는 것이다. 제공되는 조언이 모두 영어인데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실시간 조언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써먹기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점이 매우 아쉬운 점이다.
당연히 스마트체온계답게, 가족 여러 명을 지정해두고 따로 따로 체온을 관리하는 것 정도는 기본. 그룹기능을 이용하면, 근처 지역이나, 학교 등 이 제품을 쓰는 다른 사용자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즉, 이를 통해 근처 학교에 체온이상환자가 늘어났다는 지, 전염병 등이 유행하는지 등도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온도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것이다. 이는 스마트체온계의 장점인 클라우드로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얻어진다. 아직 베타버전이지만 이런 그룹 기능을 잘 활용하면,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역시 아쉬운 것은 이렇게 좋은 기능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써먹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킨사 스마트 귀 체온계(Kinsa Smart Ear Thermometer)는 무척 빠르고 정확한 체온 측정을 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에 충실하다. 여기에 체온에 맞는 적절한 조언을 해주는 것은 매우 쓸모가 있다. 만약 이 제품이 국내 진출을 하면서 한국 의료기관과 협력한다면 제법 쓸모가 있을 것이다. 또 이런 아이디어는 앞으로 스마트헬스기기를 개발하려는 국내업체들도 적극 받아들이면 좋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일반 체온계보다는 조금 비싸고, 우리나라에서는 정식서비스를 하지 않는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에 충실한 체온계에 쓰기 편한 스마트 기능을 더한 좋은 제품으로 이 제품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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