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준중형차 크루즈를 9년만에 세대교체한 ‘올뉴크루즈’를 출시했습니다. 크루즈는 이미 북미에서 지난해 출시됐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성능은 모두 공개된 상태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올뉴크루즈 상품성을 알아보겠습니다.
올뉴 크루즈 해치백
올뉴크루즈는 미국에서는 세단과 해치백으로 나뉘어 출시됐지만, 국내는 세단만 출시됐습니다. 북미에서도 해치백이 세단에 이어 출시됐기 때문에, 국내도 일정 기간을 두고 해치백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쉐보레 크루즈
크루즈는 쉐보레 브랜드 볼륨 모델로 국내는 2008년 출시이후 한국지엠 라세티 프리미어로 판매됐으나 이후 쉐보레 브랜드가 도입되면서 크루즈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된 크루즈는 2008년 출시 이후 115개국에서 400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입니다.
올뉴 크루즈는 엔진과 섀시, 안전시스템 등을 모두 개선한 신차로 유럽 오펠이 개발을 주도한 준중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차체는 커지고, 강성은 27% 가량 증가했지만, 중량은 10% 가량 줄인 것이 특징입니다.
전면 디자인은 쉐보레 패밀리룩을 따라 위 아래로 나눠진 그릴과 날카로운 전조등, 확대한 안개등으로 기존 모델 대비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면과 후드, 측면에 다양한 선을 적용해 볼륨감을 강조했으며,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추구했습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가 대부분 적용하고 있는 LED 주간 주행등을 적용해 존재감도 부각시켰습니다.
내부는 상위 모델인 말리부를 축소한 듯한 디자인으로 운전자와 동승자를 감싸는 듀얼콕핏 디자인을 이어갔으며, 실내에 가죽과 부드러운 우레탄을 적용했고, 플라스틱 소재도 개선했습니다. 기존 크루즈 소비자들이 불만이었던 실내 소재를 대폭 개선해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쉐보레 에퀴녹스 실내
말리부와 크루즈 실내가 유사한 것처럼, 이후 출시될 SUV 쉐보레 에퀴녹스와 트레버스도 기본적인 실내 디자인은 큰 변화 없이 패밀리룩을 따라 갈 것으로 보입니다.
파워트레인은 1.4리터 터보엔진과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고,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정차 상태에서 엔진이 정지하는 ‘스탑 앤 스타트(Stop & Start) 기능’을 통해 연비를 13.5km/l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쉐보레는 신차에 안전기능도 개선해 전트림에 6 에어백을 적용하고, 차체 74.6%에 초고장력판. 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능동형 안전기능도 대거 포함했습니다.
차선이탈 경고,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SBSA Side Blind Spot Alert), 전방충돌 경고시스템(FCA Front Collision Alert), 자동주차 보조시스템(APA Advanced Parking Assist), 전좌석 안전벨트 경고 시스템, 급제동 경고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등 중형 세단 이상에 적용되는 안전사양을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외에 편의사양에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USB 단자, 열선 스티어링 휠, 보스 프리미엄 스피커도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8인치 쉐보레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합니다.
올뉴크루즈는 제원을 경쟁 차종과 비교해보겠습니다. 한국지엠측은 올뉴크루즈 차체가 커졌기 때문에 준중형차가 아닌 준중형차와 중형차 사이의 모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올뉴크루즈 제원 비교
올뉴크루즈 제원은 전장 4665mm 전폭 1805mm, 전고 1465mm, 축거 2700mm로 전장은 현대차 아반떼에 비해 95mm 길고, 전폭은 5mm, 전고는 25mm 높습니다. 축거는 아반떼와 동일합니다.
공차중량은 1250kg으로 아반떼, 르노삼성 SM3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전 세대 대비 110kg 줄였습니다. 전장이 길어지기는 했지만 이는 기존 크루즈(4640mm)가 아반떼보다 길었으며 , 축거는 아반떼, SM3와 동일하기 때문에 실내 공간이 한국지엠이 주장하는 것처럼 중형차 수준은 아닙니다.
올뉴크루즈, 크루즈 제원비교
하지만, 이전 세대 크루즈에 비해서는 확실히 차체가 커졌습니다. 전장은 25mm, 전폭은 15mm, 축거는 15mm 증가했으며, 반면 전고는 10mm 감소했습니다. 무엇보다 1355kg에 달해 경쟁 모델 대비 무거웠던 몸무게가 1250kg으로 줄어들어 연비와 주행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올뉴크루즈 동력성능 비교
동력성능은 경쟁모델 대비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1.4터보 엔진은 153마력/5600rpm, 24.5kg.m/2400~3600rpm을 발휘해 마력은 경쟁 모델 중에 가장 높고, 토크는 i30(1.4T)에 이어 높습니다.
올뉴 크루즈, 크루즈 동력성능 비교
이전세대 크루즈에 비해서도 13마력, 4.1kg.m 토크가 높아졌고, 공차중량은 110kg 줄었기 때문에 출력면에서는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연비는 휠에 따라 12.8~13.5km/l로, i30과 비슷한 수준이며, 아반떼에 비해서는 소폭 낮은 수준입니다.
올뉴 크루즈 트림별 가격 비교
성능과 편의사양이 대폭 개선됐지만, 올뉴크루즈는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이 10% 가량 인상됐습니다. 소형차와 준중형차 부문은 가격대에 따라 판매량이 직접적으로 연관을 받기 때문에, 크루즈가 최근 중형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말리부 만큼 판매량을 끌어낼지는 두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올뉴크루즈는 가격이 트림에 따라 1890만원부터 2478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1600~2100만원 가량으로 가격이 설정된 경쟁 준중형차 대비 10~15% 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이전 세대 크루즈와 비교해서도 10% 가량 가격이 높게 책정됐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측은 올뉴크루즈 신차발표회에서 경쟁 모델 대비 우수한 상품성을 고려할 때 가격이 높게 책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올뉴크루즈 트림별 사양을 살펴보겠습니다. 올뉴크루즈 트림은 LS(1890만원), LT(2134만원), LT 디럭스(2286만원), LTZ(2437만원), LTZ 디럭스(2478만원)이며, 최상위 트림인 LTZ 디럭스 트림에 선루프(60만원), 17인치 휠과 리어 스포일러 등이 포함된 LTZ 어피어런스 패키지(50만원), 내비게이션 패키지(140만원), 능동형 안전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120만원)을 모두 선택하면 2848만원입니다.
참고로 현대차 아반떼(1.6)는 최상위 프리미엄 트림에서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이 2610만원, i30(1.4t)은 프리미엄 트림(2435만원)에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2805만원입니다.
1890만원부터 시작하는 LS트림은 주요 기본 기능은 포함되어 있는 기본 트림으로 직물시트와 수동 에어컨, 16인치 휠이 포함돼 있습니다. 블루투스 핸드프리와 USB 단자를 통한 MP3 재생과 라디오 기능이 제공됩니다. 선택사양은 16인치 알로이 휠(25만원)입니다.
LS트림과 바로 위 LT트림(2134만원) 간 가격차이는 244만원입니다. LT트림은 마이링크 7인치 시스템(애플 카플레이 지원), 후방카메라, 프로젝션 안개등, 크루즈 컨트롤, 레인센싱 와이퍼, 스티어링 휠 오디오 조작이 포함됩니다. 썬루프(60만원), 17인치 휠과 리어 스포일러 등이 포함된 LTZ 어피어런스 패키지(50만원), 내비게이션 패키지(140만원), 자동 에어컨과 ECM 룸미러&하이패스 시스템을 포함한 컨비니언스 패키지(50만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죽시트는 LT 디럭스(2286만원)부터 적용됩니다. LT 사양에 가죽시트와 가죽 인테리어, 가죽 스티어링 휠, 1열 열선, 버튼 타입 스마트키, 운전석 세이프티 윈도우가 포함되며, 선택할 수 있는 사양은 LT 트림과 동일 합니다.
2437만원 LTZ 트림은 LT 트림에 컨비니언스 패키지가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17인치 알로이 휠, 전방주차 보조시스템, 프로젝션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자동에어컨, ECM 룸미러와 하이패스 시스템이 포함됐습니다.
썬루프(60만원), 17인치 휠과 리어 스포일러 등이 포함된 LTZ 어피어런스 패키지(50만원), 내비게이션 패키지(140만원), 자동 주차 보조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시스템이 포함된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120만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최상위 LTZ 디럭스(2478만원) 트림은 LTZ 트림에 운전석(8WAY)과 동승석(4WAY) 전동시트가 포함됩니다. 이전까지 사양에 따라 세세하게 트림을 구분했던 것과 달리 기본적으로 LS, LT, LTZ 세가지에 LT와 LTZ에 일부 사양이 추가된 디럭스 트림 총 5개 트림으로 구성됩니다.
기본 트림인 LS트림이 189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가죽시트와 자동에어컨,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LT, LT 디럭스 트림 이상에서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트림은 LT 또는 LTZ 디럭스로 예상됩니다. LT 트림 가격이 높기는 하지만 대부분 편의사양을 제공하고, LT와 LTZ의 가장 큰 차이는 능동형 안전기능인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추천트림은 가죽시트를 포기한다면 LT트림, 가죽시트가 꼭 필요하다면 LT 디럭스 트림(2286만원)입니다. LT트림을 구입한 뒤에 시트만 애프터마켓에서 시공할 수 있습니다. 국내서는 직물시트를 장기간 사용에 따른 오염 때문에 선호하지 않지만, 신차로 구입한 뒤에 2~3년 뒤 애프터마켓에서 가죽시트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 준중형차 가격이 대부분 높아지고 있지만, 사양을 고려해도 올뉴 크루즈는 기존 준중형차 가격보다 10~15% 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올뉴크루즈 가격 비교
대부분 판매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LT트림(2134만원)을 경쟁 차종과 비교해보면, 아반떼(1.6)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엄(2165만원)과 31만원 밖에 차이가 안납니다.
비슷한 사양의 현대차 i30(1.4T) 스마트(2010만원)보다 124만원이 높으며, 중형차 쏘나타 스타일(2255만원)과 121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또, SUV이기는 하지만 현대차 투싼(1.6T) 스타일(2240만원)과는 106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가격만 보면 올뉴크루즈는 기존 준중형차 뿐 아니라 중형차 기본트림, 중소형 SUV 기본트림과도 경쟁을 해야합니다.
준중형차 시장은 트림 가격 설계에 따라서 판매량이 바뀔 수도 있는 치열한 부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상황에서 이번 올뉴크루즈 가격은 시장 기대치에 비해 너무 높게 설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올뉴크루즈 국내, 미국 가격 비교
반면, 이미 판매되고 있는 미국가격과 비교해보면 국내 트림 가격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미국은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는 트림이 있고, 1만7000달러부터 2만4000달러까지 넓게 형성돼 있습니다. LT와 국내 LTZ에 해당하는 프리미어 트림을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올뉴크루즈 가격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미국 경우에는 트림을 좀 더 세분화해 선택을 다양하게 할 수 있게 한 반면, 국내는 트림을 5개만 뒀습니다. 또, 기본 트림인 LS와 LT 사이 가격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구매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지엠은 올뉴크루즈 성능과 차급이 대폭 개선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격에 민감한 준중형차량 잠재 구매자들을 이끌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한국지엠 주장대로 소비자들이 성능과 차급을 인정하고 가격이 높은 올뉴크루즈를 선택하느냐? 아니면 올뉴크루즈를 기다렸던 잠재고객들이 경쟁모델로 돌아설지는 다음달 판매량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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