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선악과를 먹은 벌로 남자는 죽을 때까지 일을 하고, 여자는 출산의 고통을 얻게 된다. 다른 것은 짐작할 수나 있지만, 남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출산의 고통이다.
출산의 고통에 비유하는 어렵겠지만, 생리통 역시 여성들만이 겪는 고통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날 거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고통을 겪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인체는 신비롭고 복잡해서 쉽게 ‘그 정도 고통쯤이야’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못된다. 좌우간 생리통은 그 원인이 다양하다보니, 단순한 진통제보다는 다양한 치료법이 발달해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온열치료다. 아랫배에 따뜻한 수건이나 돌 등을 덥혀 올려두면 한결 낫다는 이들이 많다. 대증요법이기는 하지만, 효과는 좋은 편인데, 문제는 집이라면 몰라도 사무실이나 학교에서 이렇게 따뜻한 수건이나 돌을 쓰기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배터리를 이용해 열을 내는 다양한 미니 찜질기 형태의 제품이 선보여 왔다. 보통 충전한 다음, 켜고 배에 대는 것이 기본 원리다. 미리 설정해둔 온도가 하나이거나 많아야 두 가지를 넘지 않는 정도였다.
스마트기술의 발달은 이런 생리통을 줄이는 스마트한 제품까지 발전하고 있다. 슬림히트(SlimHeat)라는 이름의 미니 찜질기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쓰는 그날을 위한 제품이다. 생리통이 심해 고생이 많았거나, 예전에 쓰던 찜질기가 불편했다면 이제 스마트한 선택을 해보자. 충전해서 배 위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고통을 줄일 수 있으니 말이다.
사양
크기 / 무게 : 165 * 100 * 9mm / 100g
충전시간 : 약 150분
동작시간 : 약 (5시간) 중 (3시간) 강 (2시간)
배터리 : 3.7V / 1500mAh (리튬 폴리머)
충방전 사이클 : 약 500회
앱 지원 : iOS / 안드로이드
통신 : 안드로이드
값 : 79,200원
이 제품을 뭐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정식 명칭은 무선 충전식 아랫배용 찜질기이고, 배난로라고도 한단다. 뭐가되었던 그 쓰임새만큼이나 이름이 특이하다. 먼저 제품이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넘어가자. 디럭스와 미니인데, 크기가 다르다. 디럭스는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안쪽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도 커서 한 번 충전하면 더욱 오랜 시간 쓸 수 있다는 점도 다르다. 물론 그만큼 더 비싸서 보통의 쓰임새라면 굳이 디럭스까지는 필요하지 않지 싶다. 미니라고는 해도 충분한 크기라서 더욱 그렇다.
아랫배는 인체의 핵심이란다. 그래서 아랫배를 적정온도, 그러니까 체온보다 약 1~3도 높은 온도로 유지하면, 생리통은 물론 면역력 증대, 혈액순환에도 좋다고 제조사는 광고하고 있다. 100% 믿기는 어려워도 찜질이 생리통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비교적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것이니 그렇다고 넘어가자.
여성용품답게 분홍분홍한 디자인이다. 이미 어디에 쓰는 제품인지를 알고는 오해할 일이 없겠지만, 생김새만으로는 아주 독특하다. 이는 배 위에 올려두거나, 아랫배에 살짝 감춰두고 쓰기 좋도록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즉, 얇고 약간의 유선형에 배에 딱 맞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 가지고 다니기 좋도록 휴대용 충전기에 전용 파우치까지 한데 담았다. 사소한 것 같아도 바로 이런 배려들이 제품의 가치를 높여준다. 보기에도 좋고, 몸에 직접 닿은 물건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구성일지도 모른다.
제품은 생각보다 작고 무엇보다 매우 얇다. 이미 설명한대로 몸에 착 붙여서 쓰도록 된 디자인에, 쓸 때 티가 안 나도록 만든 까닭이다. 재질 역시 의료용품 등에 흔히 쓰이는 실리콘 재질이라 안심이다. 재질 특성과 잘 만든 디자인 덕분에 몸에 찰싹 달라붙어 어지간한 움직임에도 돌아다니는 일은 없다. 물론 이 제품을 쓴 상태로 운동을 한다는 것은 무리겠지만, 어지간한 일상생활은 충분히 버틴다.
제일 처음 할 일은 역시 충전. 함께 들어있는 전용 충전기를 써도 좋고, 집에 있는 스마트폰 충전기로도 잘 충전된다. 제품 크기에 비해 충전시간은 좀 긴 편인데, 약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조금 충전 속도가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번 충전하면 2시간에서 5시간까지 쓸 수 있는데, 온도를 높이면 쓰는 시간이 줄고, 반대로 온도를 낮추면 쓰는 시간이 늘어난다.
실제 모델이 착용해서 일주일 정도를 썼는데 가장 큰 불만은 다름 아닌 배터리다. 제품 특성상 이 제품은 거의 강 모드로만 쓴다. 약이나 중모드의 경우 온도가 낮은 편이라 그리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 모드에서는 쓸 수 있는 시간이 최대 2시간이다. 물론 보조배터리로 충전을 하면서도 쓸 수는 있겠지만, 짧은 사용시간은 못내 아쉽다. 참고로 시간이 짧다고 느낀다면 크기가 크고 배터리 용량이 넉넉한 디럭스 제품을 추천한다.
크기는 작지만 본체에는 전원스위치를 비롯해서 상태표시등, 온도표시등 같은 LED가 달려있다. 전원 스위치는 켜고 끄는 동작은 물론 온도조절에 블루투스 연결을 위한 페어링 모드까지 모든 조작을 이 전원버튼 하나로 한다. 덕분에 어지간한 작업은 굳이 스마트폰을 연결하지 않고도 할 수 있기도 하다. 스마트기기라면 본체를 더욱 간결하고 심플하게 만들고, 모든 작업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상대적으로 배터리도 오래 쓰고 쓰기도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한다. 다음 제품에서는 좀 더 개선된 모습을 기대한다. 페어링 모드로 진입하기가 조금 불편한 점도 같이 고쳤으면 좋겠다. 전원을 켜자마자 빠르게 3번 누르는 것은 숙달된 조교가 아니고서는 상당히 횟갈리는 일이다. 그냥 5초, 10초 정도 길게 누르면 연결되도록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일단 앱과 연결하면 좀 더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앱으로 이 제품을 쓰나, 스위치를 눌러 쓰나 똑같다. 예를 들어 체온감지 센서를 달아 스마트하게 온도를 조절한다던가, 수면모드나 진통경감모드, 생리통모드, 온열모드 등 다양한 모드를 갖춰 좀 더 사용자가 쓰는 맛을 느끼도록 하면 좋은데, 강, 중, 약 3가지 모드에 켜고, 크기, 그리고 타이머 기능이 전부다. 이 정도 제품으로 스마트기능을 운운한다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다. 굳이 앱을 깔고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쓰는 것이 타이머 하나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슬림히트는 오랜만에 만나는 토종 제품이다. 여성 건강이라는 괜찮은 테마에 깔끔한 디자인, 휴대하기 편한 이동성 등 장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사용시간, 너무도 간단한 앱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이런 피드백을 경청해서 다음 버전에서는 좀 더 발전된 제품으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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