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0대의 PC 중 외장 그래픽카드를 장착해 사용하는 PC는 36대 정도다. 나머지 60여 대는 따로 그래픽카드를 장착하지 않고, CPU 내장그래픽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 통계에 적용된 PC는 개인용과 업무용, 관공서 등 거의 모든 데스크톱 컴퓨터를 대상으로 집계를 낸 것이다. 기자를 비롯해 PC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PC 사용자 10명 중 3명 이상은 된다는 것으로 동질감을 느껴본다.
인텔은 2010년 출시한 1세대 클락데일부터 ‘HD Graphics’란 이름으로 CPU에 그래픽 프로세서를 내장한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세대 샌디브릿지 라인업부터는 CPU와 GPU가 제대로 협업을 시작하며 본격 그래픽 통합형 CPU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는 컴퓨터의 사용 범위가 책상 위에 국한되지 않고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로 급격히 확장되면서, 물리적인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PC 그래픽을 활용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인텔의 내장그래픽은 보급형인 HD Graphics, 고급형인 Iris Pro 등 2가지로 나뉜다. 코어 i3, i5, i7과 펜티엄, 셀러론 라인업에는 HD Graphics가 적용되고, Iris Pro는 4세대 하스웰 라인업부터 일부 고급형 모델과 서버용 제품에 적용돼 있다. 본 기사에선 i7-7700K를 비롯해 대부분의 카비레이크 라인업에 적용된 HD 630의 성능에 대해 알아보자.
인텔 HD Graphics 630 벤치마크 (i7-770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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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P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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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드 |
ASrock Z270 Extreme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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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쿨러 |
써모랩 트리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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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 |
삼성전자 DDR4 PC4-17000 8G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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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 |
샌디스크 SSD PLUS 120G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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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FSP FSP500-50KPN |
▶ GPU-Z
HD 630의 GPU 코어 속도는 350MHz, 최대 1150MHz로 동작한다. GPU-Z의 기본 정보로 HD 630의 기본 속도를 체크하고, 그래픽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려 최대 속도인 1.15GHz를 확인했다. 사실 동작 속도만 보면 GTX950 정도라고도 볼 수 있으나, 빌트인 GPU에는 별도의 그래픽 메모리가 없어 종합 성능은 외장 VGA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애초에 내장그래픽은 게임에 최적화된 것이 아니란 점을 상기하면 된다.
▶ 유니진 헤븐 벤치마크
그래픽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 중 기자가 가장 오래 사용한 유니진의 프로그램 중 헤븐 벤치마크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모든 테스트 결과는 같은 조건으로 3회 실행한 결과 중 중간값을 선정했다. 헤븐 벤치마크는 기본 설정으로 basic과 extreme 두 가지 조건을 진행할 수 있다. basic 테스트 결과는 평균 22.3FPS, 563점으로 측정됐고, extreme 테스트는 평균 5.5FPS, 138점으로 측정됐다. 게임을 즐기기엔 충분치 않은 성능이다.
▶ 시네벤치 R15
맥슨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시네벤치 R15 버전 테스트 결과는 사진과 같다. CPU 점수 2개는 i7-7700K와 같고, OpenGL 테스트 평균 프레임은 48.15FPS로 측정됐다. 아래의 랭킹을 보면 모바일 GPU인 엔비디아 GT650M과 비슷한 성능인 걸 확인할 수 있다. 가로세로 약 3cm 정도에 불과한 프로세서 안에 쿼드코어 유닛과 함께 이 정도의 성능을 내는 GPU가 있다는 점은, 객관적으로는 낮은 점수일지 몰라도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 3DMark
어느 정도 점수는 예상됐지만, 그래픽 성능 측정에 3DMark를 빼놓을 순 없다. 내장그래픽인 점을 감안해 클라우드 게이트와 스카이 다이버, 타임 스파이 등 3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래픽 스코어는 순서대로 8,230점, 3,995점, 349점으로 측정됐다. 클라우드 게이트에선 평균 프레임 약 35 정도로, 정확하진 않지만, 게임에 대비했을 때 720P 기준으로 해당 프레임을 낼 수 있다고 보면 된다.
▶ 게임1 -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
사실 내장그래픽 성능 테스트로 스팀 게임, 그것도 기본적으로 고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을 적용하는 건 반칙에 가깝다. 그 정도의 고퀄리티 그래픽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내장그래픽만으로 만족할 리가 없을뿐더러, 현재로선 CPU에 내장되는 GPU가 아무리 좋아져도 저가형 외장 VGA보다 성능이 나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프레임을 뽑아주는지는 궁금했기에 테스트를 진행했다. 가장 낮은 그래픽 옵션으로 진행했지만, 역시나 평균 프레임은 10을 넘기지 못하고 최대 9.90FPS를 기록했다.
▶ 게임2 - 오버워치
최적화의 왕자 블리자드의 하이퍼 FPS 게임 ‘오버워치’에선 HD 630이 그나마 제값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원래 설정된 최상 옵션에선 제대로 게임 진행이 어려웠고, 옵션을 낮춰 낮음과 중간, 높음 3가지로, 각각 공격과 방어 진영에서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자는 FPS를 못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그것도 하수 레벨로 게임과 테스트를 병행했다)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들도 고프레임 유지를 위해 그래픽 옵션은 가장 낮게 맞춘다고 하니, 옵션을 낮추는 타협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방어 쪽이 적과의 교전이 적어서인지 프레임 수치가 약간 높게 나왔다. 낮음 옵션에선 역시 평균 60프레임 이상을 뽑을 수 있었고, 최대 94프레임까지 나오는 걸 확인했다. 중간 옵션 테스트는 평균 60을 내진 못했지만 54FPS, 55FPS로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왔고, 최대 프레임도 70 중반 이상으로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하진 않았다. 높음 옵션은 최대 프레임도 50 초중반이고, 평균 프레임이 33, 34 정도였다. 30프레임 고정인 콘솔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중간중간 끊기는 현상이 잦아 게임 진행이 쉽지는 않았다.
마치며...
테스트 중간중간에 걸그룹과 댄스팀 직캠 영상을 보며 휴식을 취했다.(이 자리를 빌어 직캠 촬영자분들, 아니 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대부분 FHD 60프레임으로 촬영된 영상이고, 간혹 4K 영상도 있었다. 게임을 할 때는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영상 재생만큼은 4K 60프레임 영상도 끊기거나 깨지는 현상이 없어 흡족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본 기사를 위한 테스트 말고도 사진 편집을 위해 포토샵을 이용했는데, 브러시를 마구 사용해도 생각보다 빠르게 명령을 수행해 나가는 걸 알 수 있었다.
록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가수 한 명에게서 다양성을 찾으려 하지 말고, 다양한 뮤지션의 음악을 들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HD 630을 여기에 빗대면, 내장그래픽을 가지고 부족하나마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기보다는 PC에서 그래픽을 사용하는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HD 630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비록 게임 실행에 있어선 외장 VGA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처음 언급했던 60여 대의 PC에선 HD 630만으로도 충분히 PC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홍석표(hongdev@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황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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