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현 넥슨서 서비스하는 테라 플레이어다. 하지만 한게임에 이은 넥슨 이전까지 이어진 운영과 컨텐츠 업데이트 방식에 슬슬 질려가고 있는 차(남캐도 신직업과 코스츔을 달라!), 종종 눈팅 중이던 한 커뮤니터에 지난 3월 말 갑자기 생소한 게임이 언급된다.
바로 이번 기사에서 다룰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LAYERUNKNOWN'S BATTLEGROUNDS, 이하 배틀그라운드), 대충 해석하자면 '낯선이들의 전장'쯤 되겠다.
그 이름처럼 게임 컨셉은 러시아 군사시설로 사용되다 버려진 섬을 배경으로 무작위 100명의 게이머가 고립된 전장에 참여해 최후의 1인이 살아남을 때까지 배틀 로얄을 펼친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얼리 엑세스로 출시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지만,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헤메고 있는 테라 업데이트 상황에 지쳐있던 기자는 '엘린으로 먹여 살렸더니 외도냐!'라며 분노를 태울 뿐이었다.
▲ 배틀그라운드 세계로 낙하!
그러나, 당시도 그렇지만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테라는 물론이고 전리품 상자 여는 재미도 없어진 오버워치, 도대체 언제 끝날지 짐작도 안되는 MOBA류 게임에 지루해 하다 배틀 로얄이라는 낯선 장르의 배틀그라운드가 기자를 유혹했다.
그리고 그 유혹은 현재 진행형인데, 기자같은 아웃사이더 기질과 팀 플레이 게임에 나를 억지로 맞추는데 지친 게이머들을 위해, 조금은 늦었지만 배틀그라운드란 어떤 게임인지 정리해 보았다.
배틀그라운드의 묘미 1 : 부담없는 게임 플레이 보장
듀오(2인), 스쿼드(4인) 규모 게임 옵션도 지원하지만, 배틀그라운드는 기본적으로 1:100의 컨셉인데다 한 번 죽으면 그걸로 끝이라 못한다고 누구에게 욕먹지 않아도 되고, 전체 맵은 넓어도 수시로 생존 영역이 줄어드니 길어도 대략 15분~20분 사이에 한 게임이 끝나 간단하게 즐기기 좋다.
참고로,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임 머니(BP)를 모아 처음 시작할 때 입는 치장 아이템용 루트 박스를 구매하거나 3000BP를 모아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다시 할 수 있다. 치장 아이템용 루트 박스 가격은 처음 700BP에서 다음 루트 박스 가격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만, 매주 일요일 오후 8시(EST) 초기화되는 점을 유의해두자.
MOBA 장르 게임의 플레이 시간이 짧다지만 다른 팀원과 합을 맞추고 상대팀과 승부를 내야하니, 인공지능전이 아니면 언제 결판이 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고, 실제로 한 판에 1시간 이상 플레이가 강요되는 상황을 심심찮게 겪었던 기자에게 짧은 플레이 시간을 보장하는 배틀그라운드는 부담없이 즐기기 딱 좋은 게임이다.
또한 도중 탈락한다 해도 '다음에는 더 잘하자'는 식으로 게이머를 독려하는, 어떻게 보면 중도 탈락해서 속상한 상황에 '이것밖에 못하냐'며 게이머의 화를 돋우는 메시지 대신 '그럴 수 있어, 이런 날도 있는거지 뭐'라며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무위자연(無爲自然) 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어차피 즐기자고 하는 게임, 쓰린 중도 탈락자의 속을 긁어놓지 않으며, 게임 도중 나간다 해도 특별한 불이익도 없어, 탈주 불이익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남아있다 게임에 정 떨어지거나, 의도치 않은 플레이로 트롤 신고 받을 걱정없이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묘미 2 : 숨바꼭질 & 보물 찾기
흔히 불리는 게임 장르로 구분짓자면 배틀그라운드는 FPS 게임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런 게임의 특징은 보통 시작 지점과 장비가 정해져 있어 초보 플레이어가 초반부터 고수에게 학살 당하는 경우가 잦고, 이 경우 초보 게이머가 게임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기 쉽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는 매번 맨 몸으로 시작하는데다, 수송선의 비행 지역이 매번 바뀌고, 하강 시점을 게이머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어, 경기 초반 고수에 의한 탈락 위험을 낮출 수 있다.
▲ 초반 핫스팟 아이템에 욕심내면 광탈하기 십상
대신, 누구나 맨 몸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게임 초반에 어릴적 보물 찾기를 떠올리게 하는, 필드 내 여기 저기 풀려있는 아이템을 찾아 무장하기 위한 일명 '막싸움' 때문에 경기 초반 다수의 탈락자가 발생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경험하거나 목격할 수 있다.
▲ 이 집에선 뭐가 나올까? 두근두근 보물찾기
배틀그라운드는 '생존 게임'이라는 배틀로얄 장르 특성상 킬뎃(Kill / Death) 수치에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으므로, 주요 아이템 포인트 외에 한적한 외곽에도 그럭 저럭 쓸만한 아이템은 있으니 FPS 게임에 익숙치 않다면 외곽부터 천천히 아이템을 파밍해 업그레이드하며 기회를 노리는 방식의 플레이도 노려볼 수 있다. 이때는 먼저 각종 장비를 챙기고 숨어서 헤드샷을 노리는 다른 플레이어를 주의하면서 움직여야한다.
▲ 무작위 폭격지 레드존, 시시각각 조여오는 전자기장
내가 안 죽여도 초반 아이템 파밍이나 상대를 탈락 시키는데 희열을 느끼는 누군가에 의해, 혹은 맵에 붉은 색으로 표시되는 무작위 폭격 지역 레드존, 맵에서 파란 외곽선으로 표시되는 동시에 시시각각 조여오는 전기장을 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게임 내 경쟁자는 줄어든다. (줄어드는 경쟁자 중 1인이 내가 될 수 있으니 이동시 사주경계는 철저히)
다른 플레이어를 많이 죽이면 그에 따라 게임 머니 획득량도 늘어나지만, 현재 게임 머니로 할 수 있는건 치장 아이템이 든 랜덤 박스 구매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정도라 게임 머니에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 물론 자신이나 다른 플레이어에 의해 사살된 다른 플레이어의 시체를 루팅하면 해당 플레이어가 수집한 아이템을 챙길 수 있으니, 기본적인 아이템을 갖췄다면 적극적인 PK를 시도해 좋은 장비를 파밍하는 것도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 투하된 보급품을 놓고 싸우는 플레이어들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는 플레이어1
다시 말하지만 배틀그라운드 게임의 최종 목적은 최후의 1인이 되는 것이고, 게임 시스템상 한 번 죽으면 그걸로 끝이기 때문에 최대한 전투를 피해 순위권에 드는 일명 '간디메타'의 긴장을 즐기는 것 또한 배틀그라운드의 한 방식이고 재미다.(저 멀리서 다투는 어리석은 중생들의 싸움을 느긋하게 감상해주자.)
배틀그라운드 예상 권장 시스템 구성은?
배틀그라운드는 스팀의 얼리 액세스로 출시되었다.
▲ 얼리 액세스 최고 인기작, 배틀그라운드
얼리 액세스는 개발중인 게임을 싸게 공급해 많은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취지를 보면 크라우드펀딩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러한 얼리 액세스 취지에 맞게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인 블루홀은 매달 대규모 업데이트를 해가고 있다.
그래도 테라의 발적화 역사를 이어가는지 몇 차례의 성능 최적화 패치가 이뤄진 현재까지도 보이는 그래픽에 비해 상당히 높은 그래픽이 요구된다는 평이 많은 편이라 공식 요구사양보다 조금은 넉넉한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공식 최소 요구사양은 인텔 코어 i3 4340, 시스템 메모리 6GB, 지포스 GTX 660 2GB 사양이 명시되어 있지만, 얼리 액세스로 선보인 게임이기 때문인지 공식 권장 사양은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식 최소 사양 기준으로 최신 제품에 대응해보면 지포스 GTX 1050 수준의 그래픽 카드와 코어 i3 7100급 CPU가 예상되니, 정식 버전에서 최소 코어 i5 급의 CPU와 지포스 GTX 1060급 그래픽 카드가 권장 사양으로 요구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실제 플레이에서는 어떨까?
카비레이크 코어 i7 7700으로 즐기는 배틀그라운드
권장 사양으로 코어 i5급 CPU와 지포스 GTX 1060급 그래픽 카드가 예상되지만, 게임 개발이 진행 중인 얼리 액세스 과정인 점과 최근 코어 i7급 CPU를 요구하는 게임들이 늘어가는 상황을 감안해 코어 i7 7700과 지포스 GTX 1070을 기반으로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 해보았다.
우선, 배틀그라운드가 CPU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점검해봤다.
경기 초반 플레이어들이 모여있는 곳은 물론 전 맵을 살펴볼 수 있는 낙하 상황, 실제 플레이 상황에서 코어 i7 7700의 전체 점유율이 50% 이상에 달하며 전체 스레드가 고루 동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리 액세스 2.3.34버전 기준)
코어 i5라면 100% 점유율로 인한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버거워 프레임 드랍이 예상되는 대목인데, 현재도 열심히 최적화를 하고 있어 얼리 액세스 초기 버전과 비교해 체감 요구 사양이 많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8스레드 활용이 이뤄지는 게임 클라이언트 구조 자체가 변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다.
플레이 환경에 따라 4개 스레드에 부하기 집중되는 모습이 보이긴 해도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내내 전반적으로 8스레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얼리 액세스가 끝나고 정식 출시될 때 인텔 플랫폼 기준 권장 사양으로는 코어 i5급의 CPU가 지정되더라도 실제 월활한 플레이를 위해서는 현재와 같이 코어 i7 7700급의 CPU가 필요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얼리 액세스 단계이긴 하지만 게임 특성이 극적으로 변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므로, 배틀그라운드를 즐겨보겠다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 인텔 플랫폼에서는 코어 i7 7700급 이상의 CPU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코어 i7은 배틀그라운드 뿐 아니라 둠, 히트맨,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 Deus Ex Mankind Dvided, 위처 3 등 최신 유명 게임들의 권장 사양으로 요구되는 CPU이니, 다른 게임들을 즐기는데 있어 부족함 없는 게임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배틀그라운드, 지포스 GTX 1070으로 즐겨볼까?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6월 24일 개최되었던 엔비디아 지포스 데이 행사서 엔비디아는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노트북으로 인텔 코어 i7 7700HQ(4C/8T) CPU와 지포스 GTX 1080 MAX-Q 디자인의 ASUS ROG GX501 VI 제피러스 노트북을, 조텍은 인텔 코어 i7 7700T와 지포스 GTX 1070 그래픽을 탑재한 미니 PC MAGNES EN1070X를 사용했다.
완제품 PC/ 노트북 업체 입장에서는 기껏 특정 타이틀 데모 플레이를 위해 마련한 시스템으로 실제 플레이에 지장이 있다면 이미지 타격이 있기에 신중하게 선택하게 되는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보드나라에서도 이들 시스템을 참고해 지포스 GTX 1070과 인텔 코어 i7 7700 기반 시스템에서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해 보았다.
위 차트는 배틀그라운드의 소집장소부터 약 4분간의 플레이 성능을 FRAPS로 측정한 것이다. 수송기를 타고 맵 전체를 조망할 때와 낙하 시점에서 성능이 약간 떨어지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60프레임 이상의 성능을 발휘해 매우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는데, 단순 그래프만으로 잘 감을 잡기 어려운 독자들을 위해 가볍게 배틀 그라운드의 플레이 장면을 담아봤다.
위 영상은 코어 i7 7700과 지포스 GTX 1070 시스템에서 배틀그라운드를 Full HD 해상도에 울트라 옵션으로 즐길 때의 영상으로, 초반 아이템 파밍과 4분 시점에서 사살한 적으로 부터의 루팅, 약 17분 시점에서 레드존 진입 등 몇 가지 특징정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얼리 액세스 단계인데다 성능 벤치마크 기능이 제공되지 않기에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앞서 벤치마크와 같이 초반 수송선을 타고 날아갈 때와 레드존 폭격 시퀀스 등 일부 장면을 제외하면 인텔 코어 i7 7700과 지포스 GTX 1070 조합 시스템이라면 배틀그라운드를 매우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협력과 경쟁 강요 플레이가 부담되는 그대여, 배틀그라운드로 오라
배틀그라운드는 1:100이라는 배틀 로얄 장르의 게임으로 FPS나 MOBA, MMORPG 같은 주류 게임들과 같이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을 소재로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생판 모르는 남과의 협력에서 오는 스트래스를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게이밍 시스템으로 선호도 높은 인텔 코어 i7 7700 카비레이크 기반 시스템에 지포스 GTX 1070 그래픽을 더해 체험해 보았으며, 결과적으로 충분히 만족할 성능을 뽑아주었는데, 앞으로도 성능 개선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정식 버전에서는 이보다 더 나은 퍼포먼스가 기대된다.
배틀그라운드는 아르마2와 헤이즈(H1Z1)에서 배틀 로얄 장르를 개척한 Brendan Greene가 블루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해 개발 중인 게임으로, 이미 두 차례의 배틀로얄 장르 개발 경험이 있는 디렉터가 참여한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솔직히 배틀 로얄 게임을 처음 접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어떤 점에서 완성도가 높다는지 공감하긴 어렵지만, 처음 접한 배틀 로얄 게임으로서 배틀그라운드 플레이는 썩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앞서 말한대로 어릴적 동네 친구들과 즐기던 보물찾기 및 숨바꼭질도 떠오르고, 무엇보다 상대로부터 이유없이 부모님 안부를 묻게 되는 불쾌한 경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게임에서 승리할 것을 강요받는 느낌도 없다.
여타 FPS서 움직이는 과녁판에 불과했던 기자도 잘 숨어다니기만 해도 순위권에 들 수 있고, 그 숨바꼭질의 긴장감도 즐길만한 배틀그라운드.
솔직히, 이번 테스트로 확인해 본 실 권장 사양이 살짝 높은 감도 있지만, 누군지도 모를 팀원과의 무한 경쟁 및 협력이 강요되는 게임에 지친 FPS 게이머라면 옵션을 타협해서라도 한번쯤 즐겨볼만한 게임인데, 오픈월드 FPS 게임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VGA뿐 아니라 CPU 성능도 충분히 확보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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