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비교될 수밖에 없는 맞수, 네이버와 카카오가  비슷한 시기에 인공지능 스피커를 내놓았다. 이미 한 번 제품을 선보였던 네이버와 첫번째  제품인 카카오의 뜨거운 대결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네이버가 10월 26일 내놓은 두 번째 인공지능스피커 프렌즈는 선보이자마자 1만대 이상 팔리면서 상당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도 하다.

인공지능스피커라는 새로움에 배터리를 담아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장점, 여기에 라인 프렌즈의 샐리와 브라운이라는 캐릭터까지 갖춘 까닭이다. 과연 네이버의 두번째 인공지능 스피커, 네이버 프렌즈는 어떤 스피커인지 살펴보자.

사양

크기 / 무게 : 72mm X 72mm X 170.3mm(브라운) / 72mm X 72mm X 166mm(샐리) / 378g
모델명 : NL-S100KR (브라운) / NL-S110KR (샐리)
스피커 : 10W Class D Amp, 45mm Full Range, 60 x 45mm Passive Radiator
사용 전원 : 5V
통신 : 블루투스 4.2 / 와이파이 802.11a/b/g/n (주파수 : 2.4GHz / 5GHz)
마이크 : 2개 내장
배터리 : 2,850mAh 내장 / 오디오 재생시간 : 5시간
USB : Type-C
값 : 네이버 뮤직 1년 결제시 99,000원 / 정가 129,000원
물어 볼 곳 : 네이버

이미 선보였던 웨이브(Wave)가 전형적인 거실형 스피커라면, 두 번째 제품은 크기와 무게를 줄인 휴대용 제품이다. 항상 와이파이와 연결되야하는 인공지능스피커에서 휴대용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조금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달리 생각하면 본격적인 야외용일 수도 있겠고, 이방, 저방, 거실을 옮겨다니며 쓸 수 있는 제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아무튼 작고 가벼워졌다.

리뷰에 쓴 제품은 곰탱이, 아니 브라운이다. 이번에는 라인프렌즈의 모티브를 따서 만들었는데, 이건 누가 봐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카카오미니와 본격적인 대결을 하고자 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카카오미니는 배터리가 없어서 항상 전원을 꽂아 써야하는데 비해, 이 제품은 배터리만으로도 약 5시간 정도 쓸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다.

카카오미니가 전형적인 스피커에 자석으로 캐릭터만 붙여두었다면, 아예 디자인부터 본격적으로 캐릭터를 썼다는 점도 차이나는 점이다. 덕분에 인공지능같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개념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 미래의 기둥인 아이들도 친근하게 느낀다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다.

얼핏 보면 전원스위치를 찾기 어려운데 특이하게도 바닥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공지능스피커가 항상 켜놓고 쓰는 제품이라는 네이버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이하게도 귀에는 마이크가, 그리고 코는 길게 누르면 굳이 깨우는 말, 그러니까 ‘클로버’라고 말하지 않고도 바로 음성을 알아채는 또 다른 스위치를 숨겨 두어 재미를 더한다.

아래쪽에는 작은 LED가 원으로 둘러쳐있는데, 그리 밝지 않아서 자세히 보거나 어둡지 않으면 이를 알기 어렵다. 음성명령을 제대로 알아챘는지, 전원은 문제가 없는지 등의 상태를 색으로 알려주는 기능인데, 실은 모두 아마존 에코에서 따온 것이다. 기왕이면 눈이나 귀에 LED로 반짝거렸다면 더욱 실감났을 듯하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인공지능스피커로 할 수 있는 일은 그지 많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 시장을 90%이상 점령하는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홈에 비하면 매우 아쉬운 점이다. 날씨, 뉴스, 도량형 환산, 영어동화 등 제법 할 말이 많은 듯 보이지만, 실제 인공지능스피커와 5분 이상 대화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

몇 번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샐리’라는 말 대신 ‘클로버’로 음성명령 명령어를 바꿨다. 클로버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이름이기도 하다. 아직 네이버가 모든 것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카카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그 차이는 아주 적지만 말이다.

그래서 여전히 두 번째 선보인 네이버 인공지능스피커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일은 여전히 음악 감상이다. 인공지능스피커의 경쟁상대가 다른 인공지능스피커가 아니라, 멜론, 네이버뮤직의 대리전쟁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도 그래서다.

네이버와 네이버뮤직과 연동하고 음악을 들려달라고 하면 상당히 잘 찾아준다. 다만 멜론에 비해서는 인터페이스나 보유 곡수가 좀 적고 인터페이스 역시 어색하다는 느낌인데, 이는 클로버나 이 인공지능스피커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단점으로 꼽기는 어렵다. 너무 인공지능스피커가 음원재생에만 특화된 현실은 씁쓸하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음질은 대부분 이를 재생하는 스피커의 크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서 아무래도 크기가 작아진 만큼 우렁찬 음질을 요구하기는 무리가 있다. 돈으로 말하면 좀 그렇지만 3-4만원대 블루투스 스피커의 음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억지로 저음을 강조한다는 느낌도 든다.

음악을 빼고 나면 네이버의 자랑과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좀 줄어든다. 일정관리, 메모, 알람 등의 서비스가 있지만, 모두 네이버 서비스와 연동되고, 뉴스 역시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언론사의 뉴스브리핑만 들을 수 있고, 번역 역시 네이버 AI 번역서비스 파파고 등을 쓴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대로 이런 기능들은 처음에는 신기하지만 아직 인공지능스피커에 특화되거나 제대로 구현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맛보기, 신기함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IoT 기능만해도 필립스 휴와 LG 스마트 가전 연결이 전부다. 아직은 갈길이 멀어 보인다.

무엇보다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검색이 문제다. 뭘 좀 물어보면 아는 게 없고 답도 영 신통찮다. 이는 아직 네이버와 100% 연동이 아니라 음성만으로 검색정보를 제공하는 탓이다. 간단한 환율, 날씨, 뉴스 정도의 단순 검색이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네이버를 쓸 때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미국식 표현이라 좀 그렇지만, 동일하거나 인공지능에 특화된 이른바 사용자경험이 전혀 없다. 물론 이제 막 두 번째 선보인 녀석에게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겠으나, 쇼핑과 검색을 어떻게 연동시키는가 하는 것이 성공의 바로메터가 될 것임은 이미 아마존과 구글이 잘 보여줬다. 그렇다면 불빛이 들어오는 것만 배낄 것이 아니라, 이런 성공의 방정식은 당연히 따라야 한다.

어느덧 네이버의 인공지능스피커도 두 번째 제품이다. 4차 산업혁명이니 AI니 말을 많지만 그게 뭔지 궁금해서 지갑을 열었다면 신기함은 금방이고 아쉬움은 한참이다. 음악말고도 네이버에 좀 더 특화된 기능이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기왕이면 세 번째 스피커도 좋고,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기존 제품을 바꿀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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